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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화요일 오전에 서울특별시 특정 버스에 미모의 안내양들이 나타나 깜짝쇼를 펼쳤습니다. 지난 7~80년대를 회상하는 사람들에게는 추억의 장면이라 궁금증을 유발했습니다. 그런데, 그 내용을 살펴보면, 젊고 예쁜 도우미 여성들을 이용한 전시행정의 쇼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거둘 수 없습니다.

지난 7~80년대 버스 안내양은 시골에서 상경한 10대 후반 소녀들의 대표적 직업이었습니다. 저임금에 하루 14시간 이상의 고된 일을 해야 했습니다. 교통수단이 적었던 시절이라, 버스에는 승객들이 가득 찼고 안내양들은 버스 문도 안닫히는 상태에서 '오라이~'를 외치곤 했습니다. 당시 저를 비롯한 학생들은 버스 토큰과 회수권을 이용해 버스를 타곤 했습니다. 머리 좋은 녀석들은 회수권 10개가 붙은 회수권표을 11개로 만들어내는 신공을 발휘하거나, 아예 회수권을 똑같이 그린 위조 승차권으로 타기도 했습니다.

지난 80년대에 사라졌던 버스 안내양이 서울에 나타났으니 그 때를 추억하는 사람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던 것입니다. 게다가, 나래이터 모델과 같은 도우미 안내양이니 금상첨화였던 셈입니다. 신문 방송 등 언론은 도우미 안내양의 이벤트를 촬영해 소개하기에 바빴습니다. 그런데 실상을 보면, 서울시는 특정버스(151번)오전 몇시간만 버스 안내양 10명을 배치했다고 합니다. 명분은 최근 경기침체로 고통을 겪고 있는 시민들에게 버스를 활용한 즐거움을 주기 위한 이벤트라지만 공공기관이 전시회의 나래이터 모델 이벤트와 별반 차이없는 전시성 행사를 해야 하는가 의문도 듭니다.

[안내양 모델이 위험한 포즈로 사진찍는데 여념이 없어 보입니다.]

서울시의 버스 안내양 이벤트는 분기별로 한번씩 열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상시적인 것도 아니고 특정 요일에 특정 버스에서 잠깐 열리는 전시성 이벤트인 셈입니다. 실질적으로 서울 시민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 시행하기 보다는 옛날 추억을 이용한 눈요기감으로 일회성 성격의 이벤트에 골몰한 것이 아쉽습니다. 잠시 반짝 이벤트로 성공했다고 자평할지 모르지만 시민들 피부에 와닿지 않는 전시행정은 오래갈 수 없습니다. 특히나 요즘 故 장자연 자살 사건을 계기로 성의 상품화 논란이 많은데 서울시가 젊은 도우미 여성을 고용해 이런 이벤트 행사를 해야 하는가 의문입니다.

옛날 향수를 이용한 이벤트지만 과거 버스 안내양들이 생존을 위해 고통받던 측면을 고려하면 안일한 발상일 수 있어 보입니다. 과거 안내양들은 버스 회사로부터 승객의 돈을 숨겼을 것으로 의심받아 회사측으로부터 알몸 수색을 당하기도 하고 성적으로 학대받아 자살한 사건도 많았습니다. 어린 10대 후반 소녀들이 인격적으로 얼마나 수난받았는지 고단한 삶이었습니다. 그들의 애환을 담은 70년대 '영자의 전성시대'라는 과거 영화에서도 버스 안내양이 사고로 팔을 하나 잃고 갈 곳이 없어 창녀로 전락한 삶을 통해 사회적 메시지를 강하게 던져주었습니다. 그 만큼 열악한 시절이었던 것인데 단순히 서울시는 도우미를 통한 여성 상품화로 보일 수 있는 이벤트를 하는 것에 우려가 듭니다.

[태안군은 모든 버스회사에 안내양을 두고 상시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서울시는 이미 태안군에서 전면적으로 상시 실시하는 버스 안내양 제도를 모방한 것입니다. 물론 벤치마킹으로 포장할 수도 있지만 태안은 완전히 다릅니다. 상시 운영되는 버스에 2006년부터 시범 실시에 이어 올해 초부터 전면적으로 모든 버스에 상시적으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태안군의 버스 안내양 제도는 전시성 행사가 아니라 버스기사와 함께 나이드신 어르신들을 돕고 실제 태안군 전체의 발전을 위한 상시적인 정책인 것입니다. 서울시는 마치 새로운 이벤트로 반짝 행사를 치르고 홍보하기에 열을 올리지만 태안군은 이미 오래 전부터 차근차근 잘 준비해 모범적인 운영을 하고 있었던 셈입니다.

서울시는 버스 안내양은 전시성 반짝 이벤트로 성공을 거두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태안군을 모방한 것에 불과한 창의성없는 전시행정의 표본일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진정한 감동을 주려면 단순히 과거의 향수 만이 아니라 시민들이 정말 가려운 곳을 상시적으로 해결해주고 도움을 주는 실질적 행정이어야 하는 것입니다. 태안군의 사례는 비록 조용하게 운영하지만 지역 주민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도움을 주는 모범적 운영이라는 점에서 서울시와 비교가 됩니다. 서울시가 지방자치단체를 따라서 전시성 행사를 하기 보다는 진정으로 시민들의 교통 불편을 해결하는 근본적 대책이나 경제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 정책을 펼치길 기대합니다.


[태안군 버스 안내양이 노인의 물건을 들어주며 돕고 있습니다.]


[70년대 대표적 영화 중 하나인 '영자의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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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탐진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