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SBS 8시 뉴스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지하철에서 귀엽다고 아기를 만진 한 할머니가 아이 엄마에게 폭행을 당하는 일이 보도됐습니다. 앵커의 말마따나, 아무리 자기 아이가 소중하다지만 어린 아이에게 보여줄 부모의 모습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이번 사건은 지하철 4호선 안에서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어떤 할머니가 유모차에 탄 아이를 만졌던 모양입니다. 목격자에 의하면 아이가 예쁘다고 할머니가 손짓을 했답니다. 할머니들이 귀여운 아이에게 관심을 나타내는 정도의 상황이었겠지요. 그러나 아이 엄마는 히스테리한 성격의 소유자로 보였습니다. 엄마는 30대 초반 정도의 젊은 여성으로 보였습니다. 할머니는 지하철 의자에 앉아 있고 젊은 여성은 서있는 상태였지요.

젊은 여성은 자기 아이를 만졌다며 갑자기 할머니에게 큰 소리로 화를 냈습니다. '남의 새끼한테 손대는 것 싫어한다'는 것이었지요. 갑작스런 상황에 할머니가 말대꾸를 하자 아이 엄마는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습니다. 보통 성질이 아니었습니다. 지하철에는 많은 사람들이 그 광경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젊은 여성은 분에 못이겨 소리를 지르다, 급기야 마시다 만 1.5리터 짜리 페트병으로 할머니의 얼굴을 내리쳤습니다.

            지하철 안에서 아이에게 손댔다고 젊은 여자는 할머니에게 반말과 함께 폭행이 시작됐다

그리고, 그 아이 엄마는 할머니에게 "입 다물라구! 경찰 불러! 남의 새끼한테 손대지 말라고 했으면 알았다고 입 다물면 돼."라고 고함을 질렀습니다. 그 때, 유모차엔 탄 아이가 "가자"라며 엄마를 말리더군요. 그 아이는 어느정도 말을 하는 정도 나이의 아이였습니다. 그러나 아이 엄마는 여전히 분에 못이겨 "왜 경찰 못불러."라고 소리를 질러댔습니다.

그 장면을 지켜보고 있던 다른 할머니가 보다 못해 나섰습니다. 그런데 젊은 여성은 다른 할머니에게도 욕설을 내뱉었습니다. 그러자, 다른 할머니도 대응을 했습니다. 결국 지하철 안에서 젊은 여자와 다른 할머니가 싸움이 벌어졌습니다. 젊은 여자의 힘에 밀려 할머니는 지하철 바닥에 쓰러졌습니다. 서로 뒤엉켜 난장판에 된 지하철이 되었지요.

                    아이 엄마는 할머니를 폭행한 후 아이가 말려도 지하철 안에서 난동을 부렸다

그 후, 주변 승객들의 신고로 출동한 역무원이 다음 역에서 아이 엄마를 하차시켰습니다. 역무원이 경찰을 불러드릴까 이야기를 하자 할머니는 괜찮다고 끝냈다고 합니다. 한편, 현장을 목격한 20대 남자는 "할머니가 아이가 예쁘다고 손짓으로 하는데, 욕하는 것도 문제지만 폭력을 행사했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되죠."라고 하더군요. 그것이 방송 내용이었습니다.

일단 방송 내용을 보면, 아이 엄마의 행동은 몰상식한 추태로 보였습니다. 자기 자식이 중요하더라도 어머니뻘 되는 할머니에게 욕설과 함께 폭력도 서슴치 않는 모습었으니까요. 아이가 예쁘다고 손짓을 했다가 욕설과 함께 페트병으로 맞은 할머니의 심정이 어땠을까요. 게다가, 이 광경을 보다못한 다른 할머니마저 나섰다가 아이 엄마에게 봉변을 당하는 상황이었으니 황당한 일입니다.

게다가 승객들이 붐비는 공공장소인 지하철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자기 아이에 대한 엄마의 빗나간 사랑이 오히려 아이에게 안좋은 광경을 보여준 셈입니다. 또한, 그런 장면을 바라보는 여러 사람들에게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지하철 안에서 굳이 소란을 피우지 않고도 해결할 수도 있었습니다. 만약 아이에게 관심을 보이는 할머니가 싫다면 다른 칸으로 이동하는 것도 현명했겠지요.

       몇 달 전에는 지하철에서 여중생과 할머니가 서로 욕설과 폭행을 하는 사건 동영상이 회자됐다

물론 자기 자식을 누군가 허락없이 만지는 행위에 대해 싫어하는 부모도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할머니도 굳이 싫어하는 엄마와 언쟁을 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함께 엄마와 있는 상황에서 할머니가 예쁘다고 아이에게 손짓을 했다고 욕설과 폭력을 가한다는 것은 몰상식한 일이겠지요. 자기 자식이 귀하고 자신의 부모가 소중한 만큼 다른 어르신들에 대해서도 도리나 예의는 지켜야 겠지요.

요즘 세상이 각박해진 우리 사회의 단면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나라 사회가 급격히 개인주의화되어 가면서 '내 새끼 주의'가 심화된 것 같습니다. 자기 자식만이 소중하고 남에 대해서는 배려가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무조건 '내 새끼'만 감싸며 키우는 것은 그 아이에게도 좋은 영향은 주지 못할 것입니다. 사회성이 결여되고 자기만 아는 이기주의적인 인간만 양산하게 되겠지요. 자기만 아는 이기적 인간이 사회에 도움이 될 리는 만무합니다. 

이번 지하철에서 할머니를 폭행한 여성을 보면서 문득 얼마 전에 저에게 있었던 일도 생각났습니다. 아파트에 자동차를 몰고 가는 중이었습니다. 차가 다니는 도로 가운데 젊은 아줌마가 아이와 함께 차도 중간에서 계속 걷고 있었습니다. 아줌마는 휴대폰 통화를 하면서 걷고 있었고 아이는 졸졸 따라가고 있더군요. 저는 한참 동안을 그 엄마와 아이의 뒤에서 천천히 자동차를 몰았습니다. 

그런데 그 엄마와 아이는 차도 가운에서도 전혀 옆으로 비켜주지 않았습니다. 옆에 인도가 있는데 차도 중간에서 걷고 있었던 것이지요. 저는 비켜주기만 기다리며 그 엄마와 아이 뒤에서 자동차를 아주 천천히 몰았습니다. 얼마나 지났을까. 저는 살짝 작은 소리로 조심스럽게 자동차 경적을 울렸습니다. 그러나 그 엄마는 본체만체 휴대폰 통화를 하면서 계속 차도 중간을 걸어갔습니다. 

  몇년전 청계광장에서 김밥을 팔던 할머니에게 주먹과 발길질로 폭행한 단속반 젊은이가 비난을 받았다

나중에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차문을 열고 "길 좀 비켜주세요"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아줌마는 미안한 기색도 없이 "아이가 있잖아요."라며 그냥 가던 길을 갔습니다. 여전히 그 엄마는 아이는 신경도 안쓰고 휴대폰 통화만 계속 하더군요. 어안이 벙벙 했습니다. 그러나 앙칼진 아이 엄마의 목소리에 기가 질렸습니다. 결국 아파트에 길게 뻗은 차도에서 그 엄마와 아이가 옆으로 사라질 때만 기다려야 했습니다. 자기 자식이 소중하면 공중도덕이나 질서를 가르쳐주는 것도 좋은데 말입니다. 지하철 폭행녀도 이 범주와 닮았었던 것이지요.

사실 우리나라가 초근 몇년 사이에 개인 이기주의나 집단 이기주의가 심각한 편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특히나 젊은이들이 이기주의가 팽배하다는 이야기도 합니다. 이러한 젊은 세대는 핵가족화되면서 두드러진 '내 새끼 주의'와 관련이 큽니다. 아들 딸 구분없이 하나 둘만 낳아서 기르면서 우리 사회는 '내 새끼'만 잘 키우는 것이 하나의 흐름이 되었지요. 그러면서 과거 공동체 의식은 점점 사라지게 된 것입니다.

   지하철 폭행녀 사건이 발생 후 엄마들 카페인 맘마홀릭에 '우리 아이는 만져도 돼요' 사진을 게재했다 

참으로 각박해진 세상입니다. 자기 아이만 '내 새끼 최고'라고 키우는 것이 과연 그 아이의 미래에 도움이 될지 미지수입니다. 자기 자식이 소중하면 남의 자식도 소중한 법입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사는 세상이니까요. 자기 자식이 잘 되기를 바란다면 다른 사람들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부모의 도리겠지요. 부모는 아이들의 거울이라고 합니다. 지하철 폭행녀 사건을 보면서 '내 새끼 중심 주의'가 우리 사회 공동체에 부정적 측면도 크다는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추가] 지하철 폭행녀 뿐 아니라 지하철 막말남도 등장


정말 삭막한 세상입니다. 지하철 폭행녀 뿐만 아니라 지하철 내에서 어르신에게 '폭언'을 하는 '지하철 막말남'도 있었습니다. 일명 '지하철 막말남' 동영상(http://www.youtube.com/watch?v=RsBz7nHIzNg)은 지난달 22일 '젊은 사람이 나이 많은 노인에게 욕을 하네요'라는 제목으로 유튜브에 올라와 있습니다.

이 동영상 설명에는 "오후 5시경 수원 가는 전철에서 싸우는 소리가 들려 다가가 촬영한 것이다. 젊은 사람이 나이 많은 노인에게 욕을 퍼붓는데 이래도 되는 것인가"라고 황당한 장면에 놀라고 있습니다. 이 동영상의 20대 청년은 지하철 안에서 다리를 꼬고 앉자 옆자리에 앉은 80대 할아버지가 "불편하다"고 한 것이 '시비'라고 간주하고 욕설을 마구 퍼붓습니다.
 
이러한 20대 청년의 욕설에 대해 등산객 차림을 한 60대로 보이는 노인의 만류에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20대 막말남은 "너 오늘 사람 잘못 건드렸어" "경찰서 갈래 XX놈아" 등 속사포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을 해대자 주변에 있던 지하철 승객들은 자리를 피하기도 합니다. 20대 막말남은 다른 시민들의 눈총은 상관없다는 듯 분에 못이긴 막말을 계속해서 쏟아냈고, 80대 할아버지에게 손을 들어 위협하는 모습까지 보였습니다.

아무리 우리나라가 경로사상이 희박해져 있다고 하더라도 인간의 모습이 아닙니다. 인간 이하의 막말을 쏟아내는 패륜아들에 대해서는 신상공개와 더불어 강력한 법집행도 고려해야 겠습니다. 동방예의지국은 어디 가고 이 나라가 패륜 국가가 되었는지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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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리 탐구 탐진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