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도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안철수 박사의 '아름다운 양보'에서 느꼈습니다. 그 당시 지지율 50%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은 단지 5%에 불과한 박원순 변호사에게 양보하는 미덕을 발휘했었지요. 그것도 아무 조건없는 양보였지요. 그 동안 우리나라 정치문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광경에 국민들은 신선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양보는 안철수 박사와 박원순 변호사가 아름다운가게를 비롯 아름다운재단, 희망제작소 등을 통해 서로 신뢰가 쌓여있어 가능했겠지요. 또한 안철수 박사가 권력욕에 찌들지 않고 그 만큼 순수해서 가능한 일일 수도 있겠습니다. 어쨌든 안철수 박사가 출마를 포기하고 박원순 변호사에게 지지선언을 하면서 박원순 변호사는 단숨에 서울시장 후보 지지율 1위로 나설 수 있었지요.

그런데 오늘 박원순 변호사가 또 하나의 '아름다운 정치'를 보여주었습니다. 박원순 변호사는 "민주당이 주장해온 여론조사 3, TV토론 후 배심원평가 3, 국민참여경선 4라고 하는 경선룰을 조건없이 받아들인다"고 밝혔습니다.
박원순 변호사는 이날 오후 경남 김해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 뒤 문재인 이사장과 40분가량 면담을 가진 뒤 이같이 공식 발표했다는 것입니다.

정당과 조직도 없는 박원순 변호사, 어떤 조건없이 민주당 경선룰 수용 놀라워

박원순 변호사는 "정당도 조직도 없는 입장에서 불리할 수 있지만 수용한다. 파국보다 합의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며 어떤 조건도 없다"고 밝혔다고 합니다. 이러한 박원순 변호사의 결단이 바로 대인배의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박원순 변호사에게는 조직도 정당도 없어 불리할 수도 있겠지요. 작은 이익을 갖고 매일 싸움만 하는 기존 정치인들과는 확실히 다릅니다.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이 통합 협상과정에서 양보없이 지루한 논쟁만 벌이다 결국 통합에 실패한 것과 비교가 됩니다. 

                  안철수 박사가 박원순 변호사에게 아름다운 양보는 '안철수 룰'의 감동이었다

이번 박원순 변호사의 결단에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대화도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박원순 변호사는 "내 마음을 비우면 국민의 더 큰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조언과 격려에 힘입어 오늘의 어려운 결정에 이를 수 있었다"며 문재인 이사장과의 면담 내용을 소개했으니까요. 이 자리에서 박원순 변호사는 "야권통합 후보로 한나라당 후보에 맞선다는 것은 1천만 서울 시민과의 합의이고 약속이다. 개인의 유불리를 따지기에는 지난 10년 서울시민의 고통이 너무 크다"고 밝혔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결단에 대해 박원순 변호사는 "정치적 이해관계를 타산하느라 시민의 기대를 저버리는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안철수 원장과 합의한 정신도 그런 것이며 이것이 새로운 변화이며 시대정신이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안철수 박사와의 아름다운 합의가 바로 새로운 변화를 열망하는 국민들의 시대정신이라는 말이 인상적입니다. 한편 문재인 이사장은 "이번 서울시장 선거 승리는 총선의 결정적인 바람이 될 수 있고, 대선에서도 역동적인 힘으로 작용할 것이다. 어렵게 민주당의 경선룰을 수용해준 박 변호사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문재인 이사장은 누구를 지지하는가 질문에는 통합 경선룰에 의해 결정된 후보라고 했더군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내 마음을 비우면 국민의 더 큰 마음 얻을 수 있어" 조언

사실 박원순 변호사의 이번 결단은 예고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공식 출마 의사를 밝힌 후 박원순 예비후보는 어제 야권 단일화 경선 방식에 대해 "협상 실무자들에게 조금 불리하다 해도 큰 타협을 이뤄내라고 얘기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박원순 변호사는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적 이해관계라는 게 있으니까 우리도 그것(민주당·민노당 입장)을 일방적으로 받을 수는 없지만 기본 원칙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시민들이 '참 아름답다, 감동스럽다' 하는 축제의 장으로 이 경선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던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인데 문재인 비서실장과의 대화 모습이 싱그럽다

이에 앞서, 박원순 변호사는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을 포함해 야권 단일화 경선에 포함되는 여론조사와 국민참여경선 비율을 놓고 협상을 진행 중에 있었습니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은 국민참여경선 비율을 높이는 방안을, 박원순 변호사는 여론조사 비율을 높이는 방안을 선호하고 있는 상황이었지요.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율을 보이는 박원순 변호사 입장에서는 여론조사 비율이 높아야 유리하겠지요. 그러나 박원순 변호사는 민주당 경선룰을 그대로 수용해 또 한번 감동에 다가선 것입니다.

그렇지만 박원순 변호사가 그 전에는 걱정도 했었을 것입니다. 박원순 변호사는 "국민참여경선이 겉으로는 굉장히 좋아 보이지만 동원가능성 등의 문제가 있고, 비용도 많이 들어 상당한 비판이 있다. 우리는 가장 돈이 적게 드는 여론조사 방식이나 패널조사 방식을 원한다"고 밝힌 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원순 변호사가 아주 조건없이 민주당 경선룰에 동의함으로써 민주당 후보들도 탄력을 받을 전망입니다. 일단 민주당 경선 흥행이 예상되기 때문이지요.

아무 조건없이 통큰 결단의 대인배 정치미학 '안철수 룰'이 감동의 정치문화 만드나?

박원순 변호사의 쿨하고 통큰 결단이 다시 한번 야권 대통합에 불을 붙여주지 않을까 예상도 할 수 있습니다. 그 동안 진보신당,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등 진보정당들의 통합은 지지부진했습니다. 우선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은 몇가지 조항에 대한 의견이 상충해 결국 통합에 실패했습니다. 이렇게 통합 실패 후 노회찬과 심상정이 진보신당에서 탈당한 것도 양보없이 정치공학적 싸움만 하는 것에 대한 분노의 표시일 것입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다시 통합에 나서라는 강한 행동의 메시지일 수 있겠지요.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지를 찾은 박원순 변호사가 문재인 이사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이는 진보신당 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등은 물론 제1 야당인 민주당은 더욱 심각할 정도로 기득권에 대한 집착이 강합니다. 정치가 각자의 이익이나 주장이 중요할 수 있겠지만 결국은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습니다. 정당이 존재하는 이유는 당원들의 뜻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유권자인 국민들의 마음이겠지요. 그래서 박원순 변호사의 조건없는 결단은 아름다운 것입니다.

이번 박원순의 결단을 보면 안철수 박사의 아름다운 양보와 닮아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정치세계에서 아름다운 결단을 이제는 '안철수 룰'이라고 불러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오직 권력 투쟁에만 여념이 없는 기존 정치문화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일이지요. 안철수 룰은 이미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보여준 바 있습니다. 최근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양승태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에 조건 없이 참석해 통과시킨 것이었습니다. 여의도 국회에서 보는 신선한 모습이었지요.

그 당시 민주당은 자신들이 추천한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동의안의 동시 처리를 주장하며 두 차례나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의 본회의 상정을 무산시켜 왔었습니다. 이 날도 강제 저지는 않더라도 불참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요. 늘상 여야가 대립할 경우 대승적인 타협으로 문제를 풀어낸 전례가 별로 없었기에 대법원장 임명동의 절차도 파행으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우려했지만 손학규의 선택이 빛난 순간이었습니다. 이제 한나라당도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동의를 해주는 것이 도리겠지요.

최근 안철수 현상은 잠시 스쳐지나가는 바람이 아니라는 것이 증명되었습니다. 안철수 박사는 쿨하게 양보하고 학교로 돌아갔지만 이른바 '안풍'은 더욱 거세게 불고 있습니다. 최근 대권후보에 대한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안철수 박사가 박근혜 의원을 큰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안철수 현상은 이미 정치지형을 바꾸고 있고 정치문화마저 변화시키고 있는 셈입니다. 이번 박원순 변호사의 아무 조건없이 민주당 경선룰 수용은 또 하나의 아름다운 결단 '안철수 룰'의 모습인 것입니다. 이제 정치도 국민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주는 시대가 열리는 것일까요?

[참고] 박원순 캠프의 공식 보도자료
 "경선룰, 불리할수 있지만 수용. 파국보다 합의가 중요하기 때문. 어떤 조건도 없다."


야권단일후보 경선과 관련하여 룰미팅을 하고 있는 저희 캠프 협상단으로부터 결렬이 불가피하다는 보고를 받고, 저는 고심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결심을 했습니다. 즉 그동안 민주당이 주장해온 여론조사 3, TV토론 후 배심원평가 3, 국민참여경선 4라고 하는 경선룰을 저는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이것은 정당도, 조직도 없는 입장에서 불리할 수 있지만, 수용합니다. 파국 보다 합의가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조건도 없습니다. 저의 일관된 원칙은 경선이 시민의 변화 의지를 반영하는 소통의 축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여론조사는 시민의 의사가 곧바로 반영되지만 이른바 국민참여경선은 동원가능성과 같은 현실적 부작용이 이미 드러난 바 있기 때문에 우려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저를 아끼고 지지하는 분들, 저를 돕는 분들은 크게 우려했고, 필패라며 절대 안 된다고 격렬하게 반대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야권통합후보로 한나라당 후보에 맞선다는 것은 천만 시민과의 합의이고 약속입니다. 개인의 유불리를 따지기에는 지난 10년 서울시민의 고통이 너무 큽니다. 정치적 이해관계를 타산하느라 시민의 기대를 저버리는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됩니다. 천만 서울시민 앞에 면목이 서지 않습니다. 제가 두려운 것은 이런 것입니다.

안철수 원장과 합의한 정신도 그런 것에 있습니다. 이것이 새로운 변화이고 시대정신입니다.

민주당에는 역동적인 경선으로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은 경험이 있습니다. 2002년 경선의 기적을 이번에 다시 한 번 재현합시다. 함께 이기는 길로 가야 합니다. 가장 경쟁력 있는 ‘우리의 후보’를 만들어 내는 것에 진심을 다해주기를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봉하마을에서 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님을 만나 ‘내 마음을 비우면 국민의 더 큰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조언과 격려에 힘입어 오늘의 어려운 결정에 이를 수 있었습니다.

시민여러분, 지지자 여러분! 새로운 변화, 거대한 역사의 물결에 동참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럼으로써 2011년 서울시장 선거를 감동과 희망의 축제로 만들어봅시다.
진심을 다해 호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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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리 탐구 탐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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