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후보 박원순 변호사가 민주당 박영선 의원과의 대결에서 승리했습니다. 박원순이 야권통합 단일후보가 된 것입니다. 조직이 없는 시민후보가 거대 야당 후보를 이긴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박원순은 여론조사 30%, TV토론 패널조사 30%, 국민참여경선 40%를 모두 합산한 결과 종합 1위였습니다. 

박원순의 종합 지지율은 52.15%였고 박영선은 45.57%를 획득했습니다.최규엽 민주노동당 후보는 2.28% 얻는데 그쳤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박원순이 여론조사와 TV토론 패널조사에서 앞서는 것은 물론 국민참여경선에서도 대등한 대결을 펼쳤다는 것입니다. 당초 국민참여경선의 경우 조직이 앞서는 민주당 박영선이 월등하게 앞설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박원순은 국민참여경선에서 800여표 차로 박영선을 바짝 따라잡았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변이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박원순의 선전은 이미 예상된 결과일 수 있습니다. 시민들이 구시대 정치판을 바꾸자는 변화 열망이 강렬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젊은이들이 대거 투표에 가세한 것이지요. 사실 이번 경선은 박영선의 조직과 박원순 바람의 대결이었습니다. 박원순의 바람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의 '아름다운 양보'가 기폭제가 됐습니다.

아름다운 양보, 구시대 구태 정치행태에 짜증난 시민들에게 신선한 충격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습니다. 무려 50%의 지지율로 부동의 1위였던 안철수가 단지 5%에 불과한 박원순에게 무소속 시민후보를 양보할 줄 몰랐습니다. 구시대 정치공학적 계산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지요. 더욱이 안철수는 쿨(Cool)하게 아무 조건없이 양보했습니다. 야합과 작전이 난무하는 우리나라 정치행태에서 신선한 충격이었지요. 안철수는 단 6일만 동안 아름다운 미니 드라마의 주인공이었지요. 그리고 아름다운 양보는 안철수를 대권후보로서 대세론 박근혜를 능가하는 지지율로 다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안철수가 아무 조건없이 양보한 이유는 어느 누구보다 박원순을 신뢰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안철수는 10년 전부터 아름다운가게와의 사회공헌 활동에서 시작된 박원순과의 만남을 계기로 지속적인 신뢰를 쌓아왔다고 했습니다. 그 후 두 사람은 아름다운가게는 물론 아름다운재단, 희망제작소, 포스코 사외이사 등에 함께 활동하며 서로를 너무 잘 알게 됐다고 하지요. 실제로 안철수는 박원순이 만든 아름다운재단의 이사로 활동했고 희망제작소에서는 사회적 기업가를 양성하는 교육에 직접 강사로도 오래 활동한 바도 있습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안철수의 양보는 쉬운 선택이 아닙니다. 이는 안철수의 삶의 궤적에서 그 해답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안철수는 서울대 의대 대학생 시절에 국내 최초의 컴퓨터 백신인 V3를 개발해 일반에 무료 보급했습니다. 낮에는 의대 공부, 밤에는 백신개발을 했던 것이지요. 하루에 고작 3시간만 잠자고 무려 7년 동안 백신을 일반에 무료로 제공했지요. 안철수는 사회로부터 받은 것에 대한 사명감 때문이었다고 회고하더군요. 의대 공부도 힘든데 7년 동안 아무런 보상도 없이 무료 백신 보급을 했다니 상상이 가지 않지요.

그 전에도 안철수는 무료 백신 개발 이전에도 서울대 의대 의료봉사 동아리 활동을 통해 가난하고 소외된 지역의 사람들을 위해 무료 의료봉사 활동을 펼치기도 했었습니다. 그리고 안철수는 최연소 의대 학과장이라는 안정된 직업을 포기하고 벤처기업인 안철수연구소를 창업해 고난과 도전의 길에 나섰습니다. 의사는 많지만 대한민국의 보안 전문가는 혼자였으니까요. 무엇보다, 돈이 되지않는 무료 백신을 정부나 대기업이 거들떠 보지도 않았던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진정성과 신뢰의 리더십, 안철수는 언제나 그렇게 살았다

그 당시 1990년대는 안철수를 도와 줄 정부기관과 대기업은 없었기에 무모한 창업을 할 수 밖에 없었지요. 그리고 그 후에도 미국 대기업이 V3 백신을 1천만불에 팔라고 했지만 안철수는 단번에 거절했지요. 그 때 안철수연구소는 매출도 없고 직원 월급도 주지못하던 시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일입니다. 만약 외국 대기업 보안회사에 V3를 팔게되면 한국 사람들은 비싼 가격에 백신을 사야하고 국가 사이버 안보는 외국 용병에 의존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안철수의 애국심이었지요.

안철수는 평생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돈 보다 더 가치있는 진리의 삶을 추구했던 것이지요. 그는 촉망받는 의사였고 국내 최고의 프로그래머였습니다. 게다가 베스트셀러 작가, 국내 최대 소프트웨어기업 CEO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최고의 실적을 거둔 기업의 CEO를 스스로 사임하고 미국 와튼스쿨로 홀연히 유학을 떠났습니다. 그 후 카이스트 석좌교수로서 젊은이들에게 도전정신과 기업가정신을 가르쳤고 중소기업의 발전을 위해 열과 성을 다했지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생태계를 위해 대안을 제시하고 발언했지요. 또한 경쟁에 지친 젊은이들을 위해 박경철 원장과 함께 시간기부 차원의 무료 청춘콘서트에 나섰던 것이지요.

그것은 안철수의 운명인지도 모릅니다. 그가 쓴 책 '영혼이 있는 승부'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나는 우주에 절대적인 존재가 있든 없든, 사람으로서 당연히 지켜나가야 할 중요한 가치가 있다면 아무런 보상이 없더라도 그것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세에 대한 믿음만으로 현실과 치열하게 만나지 않는 것은 나에게 맞지 않는다. 또 영원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살아있는 동안에 쾌락에 탐닉하는 것도 너무나 허무한 노릇이다. 다만 언젠가는 같이 없어질 동시대 사람들과 좀더 의미있고 건강한 가치를 지켜가면서 살아가다가 ‘별 너머의 먼지’로 돌아가는 것이 인간의 삶이라 생각한다."

그렇습니다. 안철수가 박원순에게 아무 조건없이 양보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안철수는 아무런 보상이 없더라도 우리 사회가 좀 더 의미있고 건강한 가치를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인간의 삶이란 당연히 지켜야 할 가치를 지키며 살다가 '별 너머의 먼지'로 사라지는 존재이기 때문이지요. 안철수가 평생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위해 헌신한 이유를 짐작할 수 있겠지요. 항상 우리 사회의 소중한 가치를 위해 치열하게 살아가는 안철수의 삶 자체가 진정성이지요.

박원순이 언급한 안철수와의 약속은 시민들의 변화 열망 실현

그런데 박원순은 어제 야권통합 단일후보 결정후 발표문에서 "안철수 원장님과의 약속 반드시 지키겠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박원순은 그 약속이 무엇인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안철수 원장과는 구체적인 약속이나 협의가 있지는 않았지만 50%의 지지율을 5%의 지지율을 얻고 있는 저에게 양보하면서 언약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가슴에 늘 새기면서 선거를 치를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박원순은 아무 조건없이 양보한 50%의 지지율 자체가 바로 약속이라고 생각한 셈입니다. 그것은 새로운 시대로의 변화를 바라는 시민들의 열망이겠지요.

어쩌면 안철수가 박원순에게 아름다운 양보를 하면서 발표한 내용에서도 그 의미를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박원순에게 양보한던 당시 안철수 입장발표 전문

오늘 존중하는 동료이신 박원순 변호사를 만나 포부와 의지를 충분히 들었습니다.

박 변호사는 우리 사회를 위해 헌신하며 시민 사회를 위해 노력하신 분이라 생각합니다. 서울시장직을 누구보다 잘 수행하실 분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저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점도 알고 있습니다. 너무나 감사하고 부끄럽습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민심을 쉽게 얻을 당연한 권리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제게 보여주신 기대 역시 우리사회 리더십에 대한 변화 열망이 자신을 통해 표현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성원해주신 분들을 잊지 않고 사회를 먼저 생각하고 살아가는 정직하고 성실한 삶으로 보답하겠습니다. 더불어 경쟁으로 살아가는 미래 세대들을 위로하고 싶습니다.

안철수는 어느 누구 보다 서울시장직을 잘 수행할 적임자로 박원순을 선택한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사회가 리더십에 대한 변화 열망이 강하다는 것이 자신의 지지율로 나타났다는 평가도 했습니다. 안철수는 정직하고 성실한 삶으로 계속 보답할 것이라는 다짐도 했습니다. 그리고 경쟁으로 살아가는 미래 세대들을 위로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습니다. 박원순이 고스란히 챙겨야 할 안철수와의 약속일 수 있겠지요. 안철수의 50% 지지율은 바로 박원순이 서울시장으로서 해야 할 일에 대한 언약인 셈입니다.

그래서 박원순은 야권 통합후보 기자회견 전문을 통해 다음과 같은 다짐을 했던 것입니다.

박원순 야권 통합후보 기자회견 전문

낡은 한 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시민의 시대를 열자.

고맙습니다. 서울시장 야권단일후보 박원순입니다.

서울시민 여러분, 드디어 새로운 서울을 향한 새로운 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새로운 방식으로 열린 대한민국 최초의 야권통합경선에서 변화를 바라는 서울 시민이 승리했습니다. 서울시민 여러분 들리십니까? 드디어 새로운 서울의 심장이 뛰기 시작했습니다.

시민 여러분 준비되셨습니까? 이명박 대통령과 오세훈 전 시장의 서울 실정 10년을 끝낼 준비가 되셨습니까? 저는 이제 우리가 한나라당을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를 넘어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민주당원 여러분께도 말씀드립니다. 이제 우리는 하나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민주당이 써온 역사 위에 새로운 미래를 써 나갈 것입니다. 우리는 이제 다시 새로운 꿈을 갖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서울, 새로운 대한민국을 우리가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새로운 미래는 고단한 현실을 바꿔 새로운 꿈으로 빚어내는 일입니다. 아무것도 없는 제게 돈과 조직을 만들어주신 시민 여러분, 고맙습니다. 박원순은 하나부터 열까지 보통 시민이 만든 후보입니다.

민주당 박영선 후보님, 감사합니다. 제게 따뜻한 마음 보내주셨다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누구보다 고맙습니다. 민주당과 박영선 후보님이 계셔서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민주당을 중심으로 크고 넓게 정치를 바로 세우겠다는 약속,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민주노동당 최규엽 후보님 끝까지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무엇으로 이 마음을 전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민주노동당과 함께 서민을 위하겠다는 약속,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한국진보연대, 혁신과 통합, 희망과 대안, 많은 시민사회단 체에도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안철수 원장님과의 약속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이제 박원순은 변화를 바라는 서울시민을 대신해 선언합니다. 10월6일 우리는 새로운 서울을 등록할 것입니다. '변화와 통합'의 이름을 등록할 것입니다. 박원순, 석 자 안에 새겨진 여러분 모두의 이름을 등록할 것입니다.

희망의 시민 여러분, 우리는 10월26일 옛 시대의 막차를 떠나보낼 것입니다. 우리는 10월26일 새 시대의 첫차를 타고 떠날 것입니다. 낡은 시대는 역사의 뒷면으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들이 정하고 그들이 지시하는 그들만의 리그는 다시 복귀하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는 낡은 시대를 거울삼아 새로운 역사를 다시 쓰고 있습니다. 저는 단 한 마디의 네거티브도 없이 경선에 승리했습니다. 한나라당과 청와대까지 가세한 파상공세를 물리쳤습니다. 자부심을 느낍니다.

이제 막 모습을 드러낸 새로운 시대는 돈이 없는 제게 자금이 되어주셨고, 조직이 없는 제게 시스템이 되어주셨고, 공격을 당하는 제게 미디어가 되어주셨습니다.

수평적 네트워크, 자발적 참여, 진심의 협력, 쌍방향 소통, 연결 지성. 저는 이것을 '사람을 향한 공감과 동행'의 캠페인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저는 이것이 새로운 시대의 지표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우리들의 승리를 새로운 시대를 예비하는 깃발이라고 부를 것입니다.

그러나 새로운 시대는 그냥 오지 않습니다. 새로운 생각, 가치, 방법은 수많은 장애물과 방해를 넘어 완성될 것입니다. 통합과 변화는 2011년 서울의 시대정신입니다. 이제까지의 서울시장의 일은 도시의 외관을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만난 시민들의 공통된 요구는 '내 삶을 바꿔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앞으로 서울시정 10년은 '사람을 위해 도시를 바꾸는 10년'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 10년, '서울, 사람이 행복하다' 이것이 서울시와 서울 시장의 좌표가 될 것입니다. 우리가 만들 새로운 공동체가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고단하고 지친 삶을 사는 서울시민들에게 달려가 친구가 되고 위로가 되는 첫 번째 시장이 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10월 3일 박원순 올림

박원순의 이야길르 들어보면, 얼마나 시민들에 대한 애정이 묻어나고 새로운 시대를 향한 열정이 넘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거기에 안철수와의 약속이 고스란히 들어 있다고 생각됩니다. 낡은 시대를 끝내고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는 다짐입니다. 돈도 조직도 없이 시민들과 함께 만드는 새로운 역사의 여정입니다. 고단하고 지친 삶을 사는 서울시민들에게 달려가 친구가 되고 위로가 되는 첫 번째 시장이 되고 싶은 염원입니다. 이는 준비된 박원순의 아름다운 동행이겠지요.

그리고 이는 한 마디로 시대정신입니다. 변화는 이제 시민들로부터 시작됐습니다. 안철수는 그 시민들의 열망과 변화 움직임에 깃발이었습니다. 그 깃발은 박원순이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안철수와의 약속은 바로 시민들과의 약속이나 다름없습니다. 이념논쟁, 지역대결 등 구시대 구태의 정치시대는 끝나가고 있습니다. 정의와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세상을 향한 시민들의 대장정입니다. 시민이 주인이 되어 만드는 시대정신, 그것은 시민혁명일 것입니다. 그 날은 공교롭게도 독재자 박정희가 총탄에 맞아 죽은 날이고 일제 이등박문이 안중근 의사에게 총살당한 날입니다. 시민들이 주역이 되는 시대정신, 10월 26일 아름다운 약속이 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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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리 탐구 탐진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