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인 설 연휴가 끝났습니다. 진정한 임진년 새해가 시작된 것입니다. 새해를 맞아 모든 사람들이 각자 소망한 일들이 모두 이루어지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설날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제가 장손이다보니 명절 때면 차례 상을 준비해야 하는 등 여러가지 챙겨야 할 일들이 많습니다. 아내는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명절을 준비하곤 합니다. 힘들다는 내색도 없이 웃으며 일가 친척들을 맞이하는 아내가 늘 고마울 따름입니다. 더욱이 아내는 멀리 교통전쟁을 치르면서 가지않아도 된 것이 오히려 감사하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명절을 치르다보면 가장 부담이 되는 것은 비용입니다. 아무래도 장손인 제가 차례 상 준비를 비롯해 아이들 세뱃돈, 어르신 용돈 등 여러 비용이 많이 발생합니다. 차례 상 준비를 위해 아내와 마트를 함께 갔는데 물가가 워낙 높아 생선 한 마리 고르는 것도 아내는 손이 떨렸습니다. 시금치는 마트의 상품이 품질이 떨어져 동네 채소 가게로 이동해 구매하기도 했습니다.

명절을 맞는 종갓집 맏며느리의 고민은?


일단 차례를 준비하는 데에 소요된 비용만도 50만원이 넘는 것 같았습니다. 과일, 고기, 생선, 나물 등 음식 준비 비용이 대부분입니다. 아이들 세뱃돈, 어르신 용돈 등을 포함하면 100만원이 훌쩍 넘습니다. 아내는 줄일 것은 줄여도 예산을 초과한다며 걱정을 하더군요. 그래도 온 가족과 일가 친척이 함께 모여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갖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게 생각해야 겠습니다. 명절 만큼은 시름을 잊고 어른은 어른대로,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웃음꽃이 만발한 시간이니까요.

                  설날 명절을 손꼽아 기다리는 아이들에게 세뱃돈은 가장 소중한 존재일 것이다

사실 제가 하는 일은 크게 없습니다. 가령 밤을 까고 차례 상을 차리는 일들입니다. 어르신들을 맞이하는 일도 그 중 하나입니다. 대개 설날 전날에 오시는 분들도 있고 설날 아침에 오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설날 전날에 오시는 분들과 함께 모여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거나 고스톱 또는 윷놀이는 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올해는 어른은 고스톱, 아이들은 노래방에 빠져 시간가는 줄 몰랐습니다.

그리고 설 명절에 못오시는 할머니 등 일부 어르신들은 미리 찾아뵙기도 했습니다. 거동이 불편해 교통수단으로 이동도 힘든 분들은 장손으로서 먼저 찾아뵙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 것이지요. 다행히도 설 전에 생신도 있어 겸사겸사 찾아뵐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기도 했습니다. 할머니는 올해는 꼭 고향에 다녀왔으면 하는 생각을 말씀하셨습니다. 할머니는 고향을 떠나온지 오래 되었지만 몸이 불편해 여러 해 동안 고향을 방문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올 여름에는 꼭 할머니를 모시고 고향에 다녀올까 합니다.

세뱃돈은 아이들에게 얼마가 적당할까?

사실 아이들이 가장 손꼽아 기다리는 날이 바로 설 명절입니다. 아이들은 설날에 더욱 마음이 들떠 있습니다. 세뱃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아내는 설날 세뱃돈만 30만원이 넘는다고 했습니다. 어르신 용돈을 포함하면 60만원이 넘는 것 같습니다. 세뱃돈은 초등학생 1만원, 중학생 2만원, 고등학생 3만원을 기본으로 설정했습니다. 새로 신입생이 되는 아이의 경우 별도로 추가 비용이나 선물을 준비하기도 했습니다. 가정마다 세뱃돈 규모나 수준은 형편에 따를 다를 수 있겠지만요.

설날 오전에는 차례를 지내고 오후에는 처갓집에 다녀왔습니다. 저희 집에서 가까운 곳에 장모님이 살고 계셔 멀리 이동하는 고생이 없어 다행입니다. 장모님 집은 전부 기독교를 신앙으로 하고 있어 별도로 차례 상은 차리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가족들과 식사를 위해 여러 음식은 준비합니다. 저는 맛있게 떡국을 또 먹었습니다. 몇 달 전만 해도 장모님 건강이 다소 안좋았는데 지금은 많이 좋아지신 것 같아 마음이 놓였습니다.
 

                 요즘 세뱃돈은 소망을 담아 새로운 이벤트로 승화하기도 하여 격세지감을 느낀다

그런데 올해는 둘째 딸의 표정이 찜찜한 듯 보였습니다. 처갓집에서도 세뱃돈을 받은 직후였습니다. 작은 딸은 다소 경쟁심이 있습니다. 누구에게도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지요. 특히 둘째는 언니와 비교해 자기가 이겨야 한다는 질투심 또는 경쟁심도 강한 편입니다. 그래서 공부를 하는 것이나 피아노를 치는 것도 혼자서 열심히 독학해 언니를 뛰어넘는 수준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1학년 세뱃돈 차이는?

저는 우리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두 딸에게 "세뱃돈 많이 받아서 기분좋겠구나"라고 말을 건넸습니다. 그 때 둘째 딸이 한 마디 툭 던졌습니다.
"언니는 세뱃돈 15만 2천원 받았어요."

이 말을 듣고있던 아내가 둘째의 말에 깜짝 놀라 말했습니다.
"너는 언니 세뱃돈을 계산하고 있었니?"

둘째 딸은 올해 초등학교 6학년입니다. 그래서 다른 초등학생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세뱃돈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첫째 딸은 중학생이라 둘째 보다 거의 2배의 세뱃돈을 받은 것입니다. 둘째는 언니와 2살 차이입니다. 그렇지만 둘째가 키도 크고 몸무게도 많이 나갑니다. 두 딸이 함께 걸어가면 마치 친구같고 둘째가 언니로 보일 정도입니다.

그래서 제가 둘째 딸에게 말을 해줬습니다.
"너도 내년 설날에는 세뱃돈이 2배가 되겠구나. 조금만 기다려라."

작은 딸의 귀여운 불만이 금방 사라졌습니다. 둘째는 웃음을 지으며 내년을 기약하는 눈치였습니다. 아내가 저녁에 조용히 제게 말했습니다.
"작은 딸이 세뱃돈을 모두 맡겼어. 자기 통장에 넣어달라고."

                    올해는 모두가 소망하는 일들이 이루어지고 보다 행복한 세상이 되어야 한다

둘째는 통장에 저축한 돈이 언니 보다 더 많습니다. 용돈을 받으면 꼭 필요한 돈 이외에 모두 통장에 저축을 했던 것입니다. 반면 첫째는 용돈이나 세뱃돈 중 상당 부분을 써버리고 남은 돈만 통장에 저축을 했습니다. 첫째는 세뱃돈을 많이 받아도 저축하는 액수는 적은 셈입니다. 둘째는 저축하는 데에도 언니에게 지기 싫어했던 것이지요. 좋은 의미의 질투심 또는 경쟁심인 것으로 생각해야지요.

이번에 작은 딸의 귀여운 불만을 생각해보니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생의 세뱃돈 차이가 크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특히 초등학교 6학년인 경우와 중학교 1학년의 차이는 극단적이었습니다. 세뱃돈을 초등학생은 1만원, 중학생은 2만원으로 한다면 딱 2배의 차이니까요. 단 1학년의 차이지만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1학년은 세뱃돈에서 무려 2배 차이였던 것입니다. 그러니 둘째 딸이 언니와의 세뱃돈에서 작은 불만을 마음 속에 품었을 수 있었겠다 싶었습니다.

한편으로 생각해보니 내년이면 아내의 한 숨이 더 깊어지지 않을까 우려도 됩니다. 둘째 딸도 중학생이 되고 친척들의 아이들도 상급 학교에 진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뱃돈도 점점 부담스런 수준이 되는 것입니다. 차례 상 준비 비용 보다 아이들 세뱃돈과 어르신 용돈이 더 부담될 정도이지요. 과거에 비해 세뱃돈의 규모도 커지고 있어 장손의 며느리는 고민이 많을 수 있겠지요. 과거 학창시절에 세뱃돈을 받는 입장에서는 좋았지만 이제는 항상 주는 입장이다보니 설날 명절이 주는 의미를 알 것 같기도 합니다.

이제 본격적인 새해의 시작입니다. 묵은 찌꺼기같은 과거는 잊어버리고 새로운 마음으로 활기찬 미래와 희망을 만들어 나가야 겠습니다. 우리와 같은 소시민들은 열심히 정직하고 성실하게 일하면 그 만큼 보상이 따르는 세상이면 좋겠지요. 올해는 총선이다 대선이다 정치가 나라를 들썩이게 할 것입니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보다 나은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서는 어른들이 투표에 꼭 참여해 좋은 사람을 뽑는 일일 것입니다. 상식과 원칙이 통하고 정의와 도덕이 바로서는 나라이겠지요. 모두에게 행복과 건강이 함께 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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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리 탐구 탐진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