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역에서 지인에게 받은 선물을 분실했다가 되찾은 아찔한 사연을 소개할까 합니다. 최근 지인을 만났습니다. 점심 식사를 함께 했지요. 오랜만에 만난 지인과 즐거운 이야기꽃을 피웠지요. 지인은 식사 후 작은 선물 꾸러미를 제게 주었습니다.

 

지인은 작은 정성의 선물을 준 것이었지요. 선물은 쇼핑백에 책과 색연필 정도를 넣어 주었습니다. 지인과 헤어진 저는 혜화역 대학로에 갔습니다. 또 다른 약속이 있었지요. 지하철 혜화역에 내린 후 저는 화장실부터 들렀습니다. 배가 슬슬 아프고 대장에서 신호를 보냈던 것이지요.

 

아직은 약속 시간과는 시간이 많이 남아 있었습니다. 화장실에서 나와 무심코 대학로 구경을 했습니다. 오랜만에 찾은 저는 대학로 풍경에 흠뻑 빠졌지요. 스마트폰으로 생동감넘치고 이색적인 풍경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오월의 대학로는 싱그럽기만 했지요. 

 

 

중간에 똥모양의 조형물을 봤습니다. 재밌기도 했지만 뭔가 불길한 예감이 들었습니다. 그러는 동안 약속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예정된 시간에 약속 장소로 갔습니다. 그 곳은 혜화역에서 조금 떨어진 장소였지요. 막 미팅을 시작할 무렵이었지요. 거기에 나온 분이 책을 꺼냈습니다.

 

그 때 저는 '아차!' 싶었습니다. 지인에게 받은 책과 색연필통이 생각난 것입니다. 어디에 쇼핑백을 놓고 왔을까 잠시 생각했습니다. 지하철 혜화역 화장실이었습니다. 미팅을 시작한 시간은 이미 1시간이 훨씬 더 지난 상태였습니다. 이미 늦은 것이지요. 쇼핑백을 그대로 두었던 터라 누군가 가져갔을 것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적어도 특색있는 색연필통이라도 들고 갔겠지 생각했지요.

 

약 1시간 정도 미팅을 했습니다. 또 다른 지인은 그래도 혜화역에 가보라고 했습니다. 분실물 신고센터에 있을 수도 있을 가능성을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별 기대도 하지않고 혜화역에 들렀습니다. 우선 화장실로 갔습니다. 한참 동안 해당 화장실칸 앞에서 기다렸습니다. 볼 일을 본 사람이 나온 후 해당 화장실칸을 찾아보니 역시나 선물은 없었습니다.

 

 

저는 그다지 값어치있는 문건이 아닌 것이라고 애써 자위했습니다. 지인의 정성이 담긴 것이라 아쉽지만요. 그렇게 낙담하고 돌어서려는 순간 가까운 곳에 인포메이션 안내장소가 보였습니다.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인포메이션으로 갔습니다. 거기에 안내원이 있었습니다. 나이가 지긋한 아저씨였지요.

 

저는 "혹시 누군가 쇼핑백을 맡기지 않았었? 화장실에서 분실한 건데요."라고 문의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안내원은 "아, 그거요. 이것인가요?"하며 쇼핑백을 내밀었습니다. 제가 찾던 쇼핑백이었습니다. 이미 2시간에 넘었는데 지인의 선물이 든 쇼핑백을 다시 찾은 것입니다. 갑자기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순간 "역시 착한 사람들이 많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안내원에게 고개 숙여 감사를 표했습니다. 그리고 안내원에게 어떤 분이 맡겼는지 물었습니다. 20대 대학생 정도라고 했습니다. 연락처도 없어 아름다운 그 분에게 감사 인사도 할 수 없었습니다. 만약 이 글을 그 분이 본다면 고마움을 대신하고 싶습니다.

 

 

그 중에서 색연필통이 가장 반가웠습니다. 저희 아이들에게 주면 좋은 선물이 되었기 때문이지요. 만약 나쁜 마음을 가진 사람이 있었다면 쇼핑백이 열려 있어 색연필통만 가져갈 수 있었겠지요. 쇼핑백의 물건들은 모두 그대로 였습니다. 여전히 세상은 착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이렇게 분실 물건을 되찾는 경우가 많은지 였지요. 안내원 아저씨에게 물었더니 한 달에 100여건 정도 된다고 했습니다. 그 이유는 화장실과 인포메인션 거리가 가까워서 그런 것 같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화장실에서 인포메이션까지는 10미터도 안되는 거리였습니다.

 

이러한 분실물 사례를 감안해 지하철역 분실물 신고가 용이한 방법을 고려하는 것도 서울시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가령 분실물이 많은 화장실 등을 고려해 인포메이션이나 신고센터를 운영하는 것이지요. 혜화역 사례가 좋은 선례가 되는 듯 합니다. 서울시 뿐만 아니라 전국 지하철역에서도 고려해 볼 수 있겠지요. 작은 선물이지만 정성이 담긴 마음이 더 소중합니다. 아름다운 대학로의 추억으로 남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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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리 탐구 탐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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