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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온 가족이 함께 모였습니다. 아버지의 생신을 맞이해 시골집에 집결한 것입니다. 재작년에 막내 남동생이 결혼했으니 이제는 여동생을 포함 4남매가 모두 가정을 일구고 살고 있습니다. 올해는 막내 동생도 아이를 낳을 예정인지라 4남매 모두 부모가 되기도 합니다.

시골집에 먼저 도착한 저희 가족과 남동생 가족이 이야기 꽃을 피웠습니다. 그런데 제수씨가 장근석 팬클럽 회원인 이웃집 아줌마K에 대해 이야기를 했습니다. 사실 장근석은 저희 막내 남동생 이름과 같아서 제수씨도 관심을 갖고 지켜봤다고 합니다. 저도 흥미로운 이야기여서 귀를 쫑긋하고 K아줌마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K는 나이가 40세의 아줌마가 장근석의 열혈 팬이라는 것입니다. 단순히 장근석을 호감을 갖고 있는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자신의 다이어리에 장근석과 관련 각종 사진이나 정보를 모아두는 것은 물론 각종 팬미팅이나 생일파티 팬사인회에 직접 참석할 정도라고 합니다.

장근석을 두고 엄마와 딸이 연적(?)이고 아들과 남편은 불만의 대상

실제 장근석의 이모부대 아줌마의 생활은 일반 사람들과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K아줌마는 마음에 드는 장근석의 사진을 캡쳐해 스티커로 제작해 다이어리에 오려서 붙이는 것이 취미 중 하나라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제수씨에게 K아줌마에 대해 몇가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K아줌마에게 아이는 없나요?"
"초등학교 4학년 딸과 6살 아들이 있어요"

"그러면 아저씨와 아이들이 싫어하지 않나요?"
"처음에는 갈등도 있었지만 지금은 가족들이 서로 이해하는 것 같아요"


실제로 K는 남편과 부부싸움과 같은 갈등도 있었지만 서로 존중해주기로 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K가 장근석이 드라마 '미남이시네요'에서 착용한 티파니 목걸이를 사기위해 지방도시에서 서울 압구정동 매장까지 다녀온 줄은 모를 것 같다고 합니다. 

K의 6살 남자 아이는 "엄마는 맨날 장근석만 좋아해"라며 불만을 드러내곤 한답니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에게 장근석은 질투의 상징인 셈입니다. K의 남편도 아내가 장근석에 푹 빠져 지내는 것에 질투심을 느끼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K의 남편은 아내가 순수한 마음으로 팬클럽 활동을 하는 것을 한편으로 이해하고 한편으론 일부 포기한 듯 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K는 초등학교 4학년 딸과는 연적관계라고 합니다. 무슨 얘기냐 하면 K와 딸 모두 장근석을 좋아해서 서로 정보를 공유하기도 하지만 다투는 사이이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K가 보관 중인 장근석 스티커 사진에 대해 딸이 가져가려 하다가 가벼운 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는 것입니다. K는 자신이 캡쳐해 만든 스티커 사진은 절대 아무에게도 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동네 아줌마들과의 대화에서도 K는 장근석에 대한 부정적인 말에 단호하다고 합니다. 어떤 아줌마가 K에게 장근석에 대해 말하자 돌아온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근석이가 뭐가 좋아?"
"그러면 우리 의 상한다"

연예인 스타를 좋아하는 대중들의 변화는 이모부대 삼촌부대로 등장

이같은 40세 아줌마의 장근석에 대한 무한 애정을 들어보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줌마가 드러내놓고 연예인을 좋아하는 모습이 철없는 행동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오히려 순수한 마음의 발로가 아닌가 생각도 들었습니다. 물론 우선 가정이나 가족을 먼저 챙기면서 자신의 취미나 생활을 즐기는 방향이어야 하겠지만 말입니다.

일본의 50~60대 아줌마들이 10대 소녀팬들처럼 욘사마(배용준)을 보기위해 한국까지 여행오는 열성적 모습이 우리나라에도 이제는 자연스런 현상으로 자리매김한 듯 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아줌마들도 지난 1990년대부터 인터넷을 중심으로 팬클럽을 만들어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결혼을 한 후 아이를 낳고 살림을 하느라 바쁜 일상을 보낸 아줌마들이 자신의 자아를 찾으면서 솔직한 표현을 하기 시작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들 연예인 팬클럽은 2000년대 들어 더욱 활성화되어 같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을 위해 적극 활동하는 30대 이상 나이의 여성 팬클럽 회원만도 1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할 정도입니다.

사실 아줌마들의 팬클럽은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소녀 시절의 기분도 맛볼 수 있고 현실의 스트레스도 날려버릴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습니다. 아울러 또래의 아줌마들끼리 모이기 때문에 단순한 팬클럽 이상의 친목 모임 역할도 할 수 있기도 합니다. 어쩌면 건강한 대중문화의 저변이 확대되어 가는 것이라는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어 보입니다. 소녀시대 원더걸스 2NE1 카라 등 걸그룹들이 40대 남성들 삼촌 팬들이 크게 늘고 있는 것도 과거와 다른 양상인 듯 합니다.

이제는 연예인 팬클럽이 더 이상 10대 아들 딸만의 전유물이 아닌 듯 합니다. K아줌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 주위에도 열성 연예인 팬클럽들이 늘어나고 있음을 실감했습니다. 이모부대나 삼촌부대가 흔치 않은 시대인 것입니다. 또한 경제력을 갖춘 아줌마 아저씨 팬들의 등장은 대중 문화가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다양성과 함께 세대간 격차를 줄이는 촉매제가 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듯 합니다. 어른들도 아이들과 함께 팬클럽이 되어 세대간 대화와 소통의 장이 된다면 건강하고 건전한 대중문화나 공동체 발전의 밑거름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과도한 팬덤 현상은 문화의 왜곡을 가져올 수 있고 가정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어 적절한 수준을 지켜야 합니다.

이들 아줌마 아저씨 부대들은 말합니다.
"스타를 좋아하는데 나이가 무슨 상관인가요?"

아무튼 나이를 초월한 대중문화의 확산은 피할 수 없을 듯 합니다. 따라서 건강하고 바람직한 팬문화 형성을 위한 사회적 공감대는 필요할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아줌마 아저씨 부대의 등장과 확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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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탐진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