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휴대폰의 사진을 정리하다가 눈길을 잡는 사진 한장이 있었습니다. 지난 1월 언젠가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붙어있던 공지사항이었는데 우연히 찍어둔 것이었습니다.
사진의 내용을 살펴보니 장갑을 분실한 어떤 어머니의 애틋한 사연이었습니다. 군대 간 아들이 어머니에게 가죽 장갑을 선물했는데 어머니가 잃어버린 모양입니다.
"장갑을 찾습니다"이라는 제목으로 시작된 글은 "군에 간 아들이 사준 가지색 가죽장갑을 잃어버렸습니다." "아들의 사랑이 듬뿍 담긴 너무나 소중한 장갑입니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색상까지 고려해 정성껏 작성한 내용이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습니다.
어머니는 군대에 간 아들이 사준 가죽 장갑이어서 너무나 소중한 선물이었던 것입니다. 단순히 장갑의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군대에 간 아들이 차가운 겨울철에 고생하시는 어머니를 위해 사준 장갑은 어떤 물건 보다도 소중히 간직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아들에 대한 어머니의 정을 느낄 수 있는 사연이라서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아들도 어머니를 위해 장갑을 선물하는 것을 보면 마음이 따뜻한 효자인 듯 합니다.
지금은 아파트내 공지사항의 내용이 없어진지 오래되었습니다. 궁금한 마음에 아내와 두 딸에게 그 사연에 대해 어떻게 되었는지 물어봤더니, 장갑을 찾았는지는 모른다고 합니다.
군대에 간 아들이 사준 가죽장갑을 잃어버린 어머니의 심정이 얼마나 안타까울까 생각하면 부디 장갑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그래도, 어머니와 아들의 사연은 주위 사람들을 훈훈하게 합니다. 어머니의 사랑은 언제나 가슴을 따뜻하게 합니다.
강원도 양구까지 면회 온 어머니, 눈물만 흘리고 그냥 돌아간 그 시절
저도 군대시절에 어머니 생각을 하면 가슴아픈 사연이 있습니다. 어머니가 머나먼 남쪽에서 산 넘고 물 건너 몇일동안 강원도 양구의 오지까지 아들 면회를 온 적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1988년경일 것입니다. 겨울이었는데 얼마나 힘드셨겠습니까?
그런데 저는 DMZ 수색대(민정경찰) 비무장지대 근무라서 면회가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연대 본부에서 비무장지대의 비밀 막사로 전화가 다행히 연결되었습니다. 겨우 전화 통화만 했는데 아들 걱정을 하면서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는 어머님께 "걱정마세요. 밥 잘 먹고 몸 건강히 잘 있어요."라고 안심을 시켜드리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전화 통화 도중 저는 약한 모습을 보여드리기 싫고 고참들의 눈치를 보느라 억지로 눈물을 삼키면서 겨우 참았습니다.
그 후 저는 막사 뒷편의 후미진 곳에서 혼자 소리죽여 한참동안을 눈물을 흘렸습니다. 어머니는 아들 때문에 평생을 산골에서 거의 홀로 농사와 살림을 전담하시면서 고생하신 분이셨습니다. 아버지는 한량이셨고 성격이 불같아 어머니는 오직 일만하시고 자식들 뒷바라지만 하신 일생이셨습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어머니는 저를 위해 맛있는 음식과 떡 등을 정성껏 준비해 오셨는데 저에게 전달이 되지 않았습니다. 중간에 군대내 누군가 배달 사고를 친 것이었습니다. 어머니를 못 만난 것도 서러운데 소중한 어머니의 정성이 담긴 음식을 빼돌리는 인간들이 있었다는 것에 또 한번의 눈물을 흘려야 했습니다. 지금은 담담하게 이야기하지만 그 때는 쫄병이었는데 아무 말도 못하고 너무나 서러웠던 기억입니다.
어머니와 아들의 사연을 보니 갑자기 저의 옛기억이 지나갑니다. 군대 시절에는 어머니가 더욱 그리워지곤 했습니다. 더구나 차가운 겨울철에는 더욱 어머니가 만들어준 밥 한 공기가 그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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