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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엄청난 3월 폭설입니다. 간밤에 내린 갑작스런 폭설에 집에도 못들어가고 외박을 했습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해외에서 1년간 해외 주요 축제 문화를 조사하고 돌아온 지인 Y가 귀국해 축하의 자리가 어제 있었습니다. 밖을 나가려니 비가 추적추적 내렸습니다. 우산을 챙겨들고 거리를 나섰습니다. 봄비가 내리나 싶었습니다. 점차 밤이 되면서 비는 진눈개비로 변하고 이내 눈발로 변했습니다.

강원도 군대 시절에는 5월에도 눈이 내렸던 기억이 있어 서울의 3월 눈은 그리 이상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면 서울에서 3월 큰 눈이 내린 것은 아주 드문 일인 것 같습니다.

우선 Y의 귀국 축하연을 홍대 부근의 분위기 좋은 호프집에서 가졌습니다. 1년여 만에 다시 만난 여러 사람들이 즐거운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어느새 두어 시간이 훌쩍 지났습니다. 아직은 10시가 넘지 않은 시간인지라 가볍게 한 잔을 더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화근이었습니다. 호프집에 들어설 때만 해도 진눈개비 수준이었던 눈발은 어느새 폭설로 변했고 기온은 영하로 뚝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여러 지인들과 함께 하는 자리를 혼자만 먼저 귀가한다고 말할 수는 없었습니다.


서울 시내에서도 홍대 부근은 언제나 젊은이들로 넘쳐났습니다. 처음 보는 분위기 좋은 술집도 많았습니다. 길거리를 걷는데 구두가 미끌했습니다. 그 사이 눈이 쌓였던 것입니다. 잠시 불안감이 엄습해 왔습니다. 혹시 차가 없지 않을까 걱정이 순간 스쳤습니다. 그래도 가볍게 2차를 끝내고 집에 가야지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화근이었습니다.

그렇게 지인들과 2차 술자리를 가졌습니다. 그런데 술이 몇순배 오가는 동안 졸음이 밀려왔습니다. 하루에 잠자는 시간이 부족한지라 술기운 취기에 잠이 몰려온 것입니다. 지인들은 그런 저를 배려한다고 그냥 놔뒀던 모양입니다. 

얼마나 지났을까. 지인 K가 나가자고 깨웠습니다. 저는 K의 부축을 받고 거리를 걸었습니다. 잠시 정신을 차리고 혼자 걷는데 거리에 쌓인 눈으로 미끄러워 넘어질 뻔 하기도 했습니다. 시간은 벌써 새벽 2시를 향해 지나고 있었습니다. 지인은 너무 피곤한 것 같아 깨우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 동안 자주 탔던 콜택시에 아무리 전화를 해도 계속 통화 중이었습니다. 통화는 불가한 상태라 콜택시는 포기했습니다.


길거리의 택시를 잡아보려 했지만 역시나 도저히 불가한 상황이었습니다. 저녁 몇 시간 사이에 서울 도심은 마비 상태나 다름없었습니다. 길거리에서 한참을 기다렸지만 별 소득이 없었습니다. K는 그러지 말고 다음 날 출근도 있으니 그냥 여기서 자고 가라고 했습니다. 아내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아내도 폭설로 힘든 상황이니 그냥 자고 출근하라고 했습니다. 사실 K에 대해 아내도 좋은 사람으로 조금 알고 있었던 지인인지라 안심이 됐던 모양입니다. 

그렇게 저는 K와 여관과 모텔 골목을 찾았습니다. 눈 때문에 잠자리도 녹록치 않았습니다. 대부분 방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러브호텔같은 모텔에 이르렀습니다. 방이 있는지 찾았는데 다행히 딱 하나의 방이 있었습니다. 주인장에게 사정해 방에 묵을 수 있었습니다. 남자끼리 모텔에 온 손님이 주인장은 특이한지 힐끗 쳐다 봤습니다. 또한 방에서 나오던 어떤 한 쌍이 저희를 신기한 듯 훔쳐보고 지나갔습니다. 이렇게 천재지변으로 모텔에 투숙한 것도 저도 처음이었습니다.

폭설 눈길 운전시 안전운전 10계명

▲사고를 막으려면 바퀴에 체인을 부착해야 합니다. 시속 30~40km 이하로 서행하면 체인을 감은 효과를 더 높일 수 있습니다.

 

▲빙판 주행 시 차량이 한쪽으로 미끄러지면 같은 방향으로 운전대를 돌린 이후 제동장치(브레이크)를 사용해야 합니다. 반대 방향으로 운전대를 돌렸다간 차량 앞부분과 뒷부분의 회전 방향이 달라져 오히려 더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급정지나 끼어들기 등을 하지 말고 앞차가 통과한 바퀴자국을 따라가는 게 좋습니다.

▲빙판길에서 차량을 멈출 때는 제동장치를 연속적으로 두세 번 짧게 밟아 타이어 미끄러짐을 방지해야 합니다.

▲차량이 눈 속에 파묻혀 꼼짝할 수 없을 때는 전진과 후진을 되풀이하면서 길을 만들면 수월하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문제는 휘발유 등 연료 소모량인데 일반 주행 시 휘발유로 ℓ당 8㎞를 달린다고 가정하면 눈길에서는 3∼5㎞밖에 운행할 수 없어서 주행 전 반드시 주유 상태를 점검해야 합니다.

▲빙판길에서 바퀴가 헛돌 때 수동변속기 차량은 반클러치를 사용하면 빠져나오는 데 도움이 됩니다.

▲커브길 진입 시에는 반드시 감속해야 하고 절대로 기어 변속을 해서는 안됩니다. 커브 길에서 변속하면 주행코스를 이탈해 큰 사고가 날 수 있습니다.

▲산모퉁이, 고가 밑 도로 등은 빙판길이 많은 만큼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겨울에는 차가운 북서풍이 주로 불기 때문에 야간 주차 시 차량 앞쪽을 해가 뜨는 동쪽으로 향하게 하는 것도 요령입니다.

▲마지막으로 눈길에서는 운전 경력을 자랑하지 말고 가능하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사고 예방의 지름길입니다.

[참고] 눈 길 교통사고 무료상담전화 2633-4177 

찬밥 더운 밥 가릴 것 없던 저희 일행은 하나 남은 방이 감지덕지했습니다. 그런데 방을 들어가보니 좁은 방안에는 두 사람이 누울 수 있는 침대가 있었습니다. K는 저에게 침대에서 잠자라고 하고 자신은 침대 아래 좁은 바닥에 누웠습니다. 아직 취기가 남았던 저는 별 말도 못하고 금방 잠이 들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저를 배려해준 K가 무척 고맙습니다.)

아침에 깨어보고 놀랐습니다. 아마도 10여년 만에 뜻하지 않은 외박이었습니다. 갑작스런 천재지변에 의한 외박을 하다니 황당했습니다. 모텔을 나서는데 주인장 아저씨가 미소를 보이며 잘 잤느냐고 했습니다. 뜻밖의 손님이었는지 주인장도 신기했던 모양입니다. 저는 지인 K에게 고맙다는 말도 못하고 부랴부랴 출근해야 했습니다. 거리에는 차들이 폭설로 거북이 걸음을 했습니다.

다행스럽게 택시를 하나 잡아 출근할 수 있었지만 다시 생각해봐도 아찔 하기만 합니다. 뉴스에서는 출근대란이라고 했습니다. 서울은 물론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전국이 대설주의보가 발령될 정도의 폭설로 아수라장이었습니다. 회사에 출근해보니 폭설로 제 때 출근 못한 직원들이 많았습니다. 어쩌면 집에 못가고 시내에서 모텔 투숙한 것이 출근에는 도움이 된 셈입니다. 3월 폭설로 이렇게 고생한 적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꽃샘추위치고는 너무 강력한 폭설입니다. 3월 폭설로 고생한 여러 분들 사연은 어떤 것이 있나요?

PS : 재미있는 소식이 있어 함께 전합니다. 오늘 김제동이 박대기 기자로 변한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나 봅니다. 김제동은 자신의 트위터에 "김대기 기자입니다. 서울의 기상을 알려드립니다. 실시간으로"라는 제목으로 사진 및 동영상을 올렸다고 합니다. 김제동은 눈사람 모양의 모습에 국자를 마이크 삼아 말하며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습니다. 김제동은 동영상에서 "시청자 여러분, 밥먹고 나서부터 대기하고 있는 김대기 기자입니다"라는 멘트와 함께 재치와 재미를 보여줬습니다. 폭설의 3월이지만 한편으로 즐거운 추억으로 남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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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탐진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