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바다 배낚시를 다녀온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제주도의 맑고 푸른 바다와 싱그러운 유채꽃, 신선한 바람이 남자들을 설레게 했습니다. 남자들만 6명이 한 배에 탔습니다. 그냥 각자 낚시를 하기에 심심했는지 한 남자가 제안을 했습니다.
"각자 만원씩 걸고 내기를 합시다."
"오케바리. 콜~"

"가장 큰 놈을 잡는 사람이 이기는 겁니다."
"심판은 선장님이 해주세요."

사실 저는 배낚시가 두번째였고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어 마음 속으로는 주저했습니다. 그러나 다수가 원하는데 거부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모두 낚시에 집중했습니다. 제주도 출신의 A가 먼저 한 마리를 잡았습니다. 어종 이름은 잊어버렸지만 잡어 종류로 작은 크기였습니다. 조금 후 낚시 경력 5년 이상의 B가 한꺼번에 두 마리의 바다 물고기를 낚았습니다. 다섯 남자에게서 탄성이 터졌습니다.



저는 전혀 입질도 없는 낚싯대만 이리저리 바닷속에서 흔들었습니다. 그 때 손 끝에 뭔가 묵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낚싯대를 하늘 높이 들었습니다. 커다란 물고기가 매달려 있었습니다. 배 안으로 잽싸게 낚시줄을 당겼습니다.

아뿔싸. 물고기가 뚝 떨어졌습니다. 천만다행인지 물고기는 배의 가장자리 난간에 떨어졌습니다. 깜짝 놀라 당황하는 저를 본 옆자리의 선장 아저씨가 광속의 스피드로 난간에 떨어진 물고기를 배 안으로 밀어넣었습니다. 배 바닥에서 펄떡이는 물고기를 선장은 양동이에 집어넣었습니다. 옆에서 지켜보던 다섯 남자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1시간 여가 금방 지나갔습니다. A와 B는 꾸준히 바다 물고기를 건져 올렸습니다. A는 여섯 마리, B는 무려 아홉 마리를 잡았습니다. 다른 남자들도 몇 마리씩 물고기를 잡았습니다. 한 마리도 못잡은 남자가 1명이 있었고, 저는 딱 한 마리 잡은 것이 끝이었습니다. 경기가 끝나고 대망의 결과 발표가 있었습니다. 선장은 제가 잡은 물고기가 가장 크다고 1등을 선언했습니다. A와 B는 훨씬 많이 잡고도 우승을 놓쳐 안타다워 했습니다.   





제일 큰 물고기로 겨루는 경기 룰이 아니었다면 저는 꼴찌에서 두번째였을 것인데 운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즉석에서 바다 물고기들은 회를 쳤습니다. 선장이 만들어준 회를 먹다가 갑자기 소주 생각이 났습니다. 
"선장님 혹시 소주 없어요?"

선장은 배의 창고를 여기저기 찾더니 소주 한병을 내놨습니다. 선장이 혼자 몰래 마시려던 소중한 소주가 우리들 차지가 됐습니다. 바다 한 가운데에서 즉석 회 안주와 함께 마시는 소주는 가히 일품이었습니다. 남은 물고기는 바닷가에 있는 음식점에서 매운탕을 해먹었습니다. 점심 식사와 함께 먹는 매운탕도 별미였습니다. 그렇게 바다 배낚시의 추억은 희미한 기억 속에 남아 있습니다.

배낚시는 10년 전 강원도 대포항에서 처음 해본 적이 있습니다. 당시 바다에 바람이 거센 시기였는데 우리들 일행은 대부분 바다 배멀미에 녹다운이 되었습니다. 배가 바닷물에 몹시 흔들렸기에 제대로 서있기도 힘들고 버틴다고 하더라도 배의 흔들림이 계속되면서 하나 둘 멀미에 쓰러졌습니다. 그 이후 멀미 걱정에 바다 배낚시는 일절 하지 않았습니다. 배멀미를 하지 않으려면 낚시할 때 바로 바다 아래를 바라보지 말고 멀리 하늘을 쳐다보라는 것을 몰랐습니다.

낚시를 처음 배운 것은 시골에서 아버지가 낚시할 때 따라다니면서 입니다. 아버지는 큰 비가 내린 후 민물 낚시를 하셨습니다. 집 주변에서 지렁이를 잡아 미끼로 사용했습니다. 낚싯대는 대나무로 만든 것이었습니다. 아버지는 한번 낚시를 시작하면 한 곳에서 계속 머물렀습니다. 어린 저는 하염없이 기다리다가도 아버지 낚시에 걸려 올라오는 물고기를 구경하는 재미에 푹 빠졌습니다. 어깨 너머로 배운 낚시였지만 혼자서 낚시를 할 수 방법을 터득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자에게는 한 마리씩 잡는 낚시 보다는 그물로 여러마리를 잡을 수 있는 쪽대 천렵을 더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문득 남자들은 왜 낚시를 좋아할까? 여자들 중에도 낚시를 즐기는 분도 있지만 낚시하면 대부분 남자들의 취미생활로 여기는 것 같습니다. 남자들이 여자 보다 낚시를 좋아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낚시가 좋은 7가지 이유

- 짜릿한 손끝맛의 느낌이 좋다

- 대어를 낚아서 과시하고 싶다
- 가족들에게 먹을 것을 잡아주고 싶다
- 새로운 탐험과 도전이 좋다
- 스트레스 해소와 웰빙 다이어트에 좋다 
- 잠시 세상사 모든 것을 잊고 싶다
- 자연과 동화되어 혼자만의 사색을 즐기며 세월을 낚고 싶다


그 밖에도 낚시가 좋은 점은 많을 것입니다. 남자들이 복잡한 도시 사회에 살다보면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을 때가 많습니다. 여행도 좋지만 낚시를 통해 자연과 대화하면서 사색을 즐기는 시간은 무엇보다 소중할 것입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낚시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아버지는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실까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인생의 무게를 잠시나마 낚시에 던져버렸던 것은 아닐까?
 
어쩌다보니 제목도 낚시가 된 것 같습니다. 남자가 '여자 보다' 낚시를 좋아하는 이유가 아니라 남자가 낚시를 여자보다 더 좋아하는 이유가 더 정확할 듯 싶습니다. 여자들은 함께 모여서 수다를 떠는 것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남자들은 수다를 떨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보다는 혼자서 낚시를 하거나 함께 모여 축구와 같은 운동을 하는 경우가 더 많은 듯 합니다. 아, 그런데 오해하지 마시라, 남자들은 낚시도 좋아하고 여자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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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리 탐구 탐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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