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어떤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데 '호랑이를 잡기 위해선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한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굴에 들어가는 것은 솔직히 자살행위이다. 무턱대고 호랑이 굴에 들어가면 호랑이에게 잡아 먹힐 수 있다. 왜 호랑이 잡으러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하나?

아버지는 지난 70년대 겨울철 농한기가 되면 겨울철에 생계를 위해 노루, 꿩, 멧돼지, 오소리  등 야생 동물을 수렵하셨다. 겨울철 농한기에, 아버지가 밤샘 수렵에 나가면 나의 할 일은 오소리 잡는 아버지의 새벽 식사를 전달해 일이었다. 오소리를 잡으려면 밤새 오소리가 살고있는 바위 동굴 앞에서 불을 피우고 기다려야 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새벽에 어느 계곡의 바위 계곡에 계신 아버지를 걱정해 도시락을 만들어 주셨다.

겨울 어느날, 어머니의 심부름으로 아버지 새벽밥을 챙겨 어느 바위 계곡의 바위굴에 가게 됐다. 공교롭게도, 그 날 새벽에 오소리가 굴 속을 튀어나와 나를 파란빛이 번쩍이는 눈으로 노려보고 있는 것이다. 오소리는 굴 앞에서 사냥꾼들이 쳐놓은 쇠꼬챙이를 벗어나 바위 굴 앞의 작은 공터에서 자신을 잡으려한 사람들을 향해 이글거리는 파란 눈빛으로 노려보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도 생각해 보면 오소리의 그 눈빛은 너무나 소름끼칠 정도로 무서워 온몸이 얼어붙은 정도였다.  

오소리를 잡으려면 오소리 굴 앞에서 연기가 많이 나도록 불을 피우고 몇일이든 계속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오소리가 연기를 피해 굴 밖으로 나오면 쇠꼬챙이로 오소리를 잡는 것이다. 오소리를  기다리다가 오소리가 바위 굴 앞의 쇠꼬챙이들을 피해 헤치고 나오면 놓칠 수 밖에 없다. 내가 본 오소리는 용케도 쇠꼬챙이를 피해 바위 굴을 나와 잠시 굴 앞의 평지에서 나와 사람들을 응시하다가 산으로 도망가 버렸던 것이다. (참고로, 너구리 잡는 방법도 오소리 잡는 방법도 비슷하다. 담배 연기가 자욱한 방안에서 '너구리 잡냐?'는 이야기는 연기를 피워 너구리를 잡는 사냥에서 유래된 말이다.)


나의 아버지는 과거 70년대 야생 동물을 수렵하는 고수였던 것이다. 지금은 절대 오소리, 노루, 멧돼지 등 야생동물을 잡지 않으신다. 너무나 가난한 시골 마을에서 아버지는 당시 겨울철 농한기에는 야생동물 수렵을 통해 팔아야만 생계가 유지가 되었던 때문이다.

나는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에 들어가야 한다'는 이야기는 틀린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 굴에 들어가면 안되고 굴 밖으로 나오도록 유도해 그 때 굴 입구에서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오소리를 잡으려면 오소리 굴 앞에서 계속 기다려야 한다. 오소리 굴 앞에서 연신 연기를 피워야 한다. 오소리를 잡으려면 결국 연기를 피우고 마냥 기다려하야 하는 것과 같다. 그래서,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에 들어가면 안된다'는 것이다. 이제 시골 마을은 겨울철 농한기이다. 아버지는 이제는 오소리를 잡지 않으시지만 겨울이 되니 어린 시절 오소리 잡던 옛날 그 시절이 생각난다.

결론적으로,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면 안되고, 호랑이 굴 앞에서 연기를 피우고 밖으로 나올 때 까지 기다려야 한다. 호랑이를 잡겠다는 단순한 생각만으로 무턱대고 호랑이 굴에 들어갔다가는 호랑이 밥이 될 수 있다. 호랑이를 잡기 위해서는 여러 사람들이 호랑이를 굴 밖으로 나오도록 유도하는 불을 피워 부채를 부쳐 연기를 굴 속으로 계속 밀어넣고 결국 호랑이가 굴 밖으로 나올 때 쇠꼬챙이 등 도구를 이용해 잡아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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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리 탐구 탐진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