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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7/02 무한도전 보고싶다, 개콘 용감한녀석들 풍자 용감했다?! by 탐진강 (9)


어제는 잠시 개그콘서트(개콘)를 시청했습니다. 요즘 방송을 거의 못보는 편이지만 개콘은 가끔 보게 되더군요. 그 중 '용감한 녀석들' 코너는 짧은 대사 속에 담긴 현실 풍자와 해학이 돋보였습니다. 시사 풍자 개그는 시청자들에게 얼마나 공감을 불러일으키느냐가 관건입니다. 그런 점에서 용감한녀석들은 이미 대세라고 불릴만 합니다.

 

요즘 시사 풍자 개그가 전성기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 만큼 답답한 현실이 억누르고 있다는 것을 반영하는 셈이지요. 시사 풍자 코미디하면 이미 고인이 된 개그맨 김형곤이 생각납니다. 김형곤은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이나 '탱자 가라사대' 코너에서 독재정권 시절의 권위주의 현실을 풍자해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그 후 민주주의가 꽃을 피우면서 한 동안 시사 풍자 개그는 사라지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현 정권 들어 시사 풍자 개그가 다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억압된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겠지요. 언론의 자유나 표현의 자유가 억압될수록 대중들은 시사 풍자와 해학 속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기 마련입니다. 몇 십년전 독재시대에 인기만화였던 각시탈이 인기를 끄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제의 억압에 맞서 각시탈이 나타나 신출귀몰하게 일본 형사들과 매국노들을 혼내주는 모습에 대중들은 열광하는 것이지요.

어제 개콘에서 용감한녀석들 코너는 '베스트 오브 베스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서늘한 현실 풍자 속에서 깨알같은 웃음이 녹아 있었습니다. 방송에서 함께 일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동료들을 향한 의리와 더불어 응원의 메시지가 절실하게 다가왔습니다. 재밌고 웃기면서도 가슴이 찡한 장면이었지요. 언론이 제 역할을 하지못하는 현실이다보니 개그가 언론을 대신하는 서글픔도 느껴졌습니다.

 

 

그렇다면 개콘 용감한녀석들은 어떤 풍자와 해학을 보여주었을까요. 어제 방송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신보라가 나와 '1박2일'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신보라는 "각시탈 주원, 동시간대 시청률 1위? 1박2일도 좀 신경써. 엄태웅, 건축학개론으로 1위, 신들린 동공연기? 1박2일도 좀 신경써. 성시경, 발라드왕자. 최근앨범, 넌 둘다 신경써"라고 말해 폭소를 이끌어 냈습니다. 요즘 1박2일이 예전만 못한 인기이다보니 신보라가 1박2일 멤버들 이름을 꺼내 풍자의 독설을 내뿜은 것일까요.

 

이날 용감한녀석들의 압권은 정태호였습니다. 정태호는 나오자마자 "만나면 좋은 친구, 보고 싶은데 못보게 하는 너희들 잘 들어."라고 말을 꺼냈습니다. 이어 정태호는 "다같이 1박2일. 전국 노래자랑. 그리고 무한도전 보고싶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만나면 좋은 친구'는 MBC의 슬로건이자 로고송(채널 CM송)에 나오는 가사이기도 하지요. 무려 5개월, 20주가 넘게 파업 중인 MBC 노조를 상기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파업 중이라 인기 예능프로그램인 무한도전도 볼 수 없는 상황입니다. 요즘 '무한도전 쫌 보자'라고 대중들이 외치는 이유이지요.

 

'무한도전 보고싶다'는 정태호의 용감함에 녹화 현장의 관객들에게 우뢰와 같은 박수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의 반응도 폭발적이었지요. 시청자게시판을 비롯 인터넷에는 용감한녀석들을 본 후 열광하는 목소리가 쏟아졌습니다. 개콘을 보던 초등학교 6학년인 저희 둘째 딸은 "초등학생들도 김재철 물러나라고 모두 말해요. 무한도전 쫌 보자."라는 반응이었습니다. 초등학생들도 알 것 다 아는데 권력의 낙하산인 김재철 사장은 막무가내로 버티는 형국입니다.

 

 

현재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망라해 'MBC 김재철 사장 퇴진 100만인 서명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부정부패한 비리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야만적인 해고를 일삼는 MBC 김재철 사장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한 상황입니다. 공정한 방송과 언론의 자유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당연한 바람일 것입니다. 오프라인 서명은 물론 김재철 사장 퇴진 온라인 서명운동 사이트에 연일 폭발적인 서명이 이루어지는 이유이겠지요. 유명 연예인을 비롯 수많은 저명인사들이 서명에 대거 참여하는 것도 마찬가지이지요.

 

용감한녀석들의 풍자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정태호의 용감한 발언에 이어 박성광이 등장할 차례였습니다. 그런데 박성광처럼 분장하고 선글라스를 낀 이문재가 등장했습니다. 이문재는 "나 서수민PD가 보냈다. 박성광, 니가 세상에서 제일 못생겼다"라고 독설을 내뱉었습니다. 그러자 박성광은 "야 26기 이문재 나와"라고 발끈하며 등장했습니다. 일상복으로 등장한 박성광은 "이제 대체인력을 쓰냐. 항복이다"고 말해 웃음을 주었습니다. 또한 이문재가 "배에 뭐 써놓았을까봐 검사하랬다"고 말하자 박성광은 이문재에 "내가 졌고 권력을 이길 수 없으니까 노래만 하겠다"며 자리를 지켰습니다.

 

여기에도 권력에 대한 풍자와 해학이 그대로 담겨 있었습니다. 결국 서수민PD는 권력, 박성광은 직원에 대입해 보면 쉽게 설명이 되겠지요. 박성광이 '서수민 OUT'이라고 썼던 말도 권력에 대입하면 알 수 있겠지요. 가령 권력이 김재철이라면 박성광은 노조의 상황이라 할 수 있습니다. MBC가 노조 파업에 꼼수로 대체인력을 투입한 바 있습니다. 그러던 중 자신의 이익을 위해 선후배들을 등지고 파업에서 이탈해 아나운서로 복귀한 직원이 생기자 곧바도 대체인력은 잘려나갔지요. MBC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 날카로운 풍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콘 용감한녀석들이 끝난 후 대중들의 반응에는 정태호와 서수민PD를 응원하는 글도 많았습니다. 어떤 네티즌은 "정태호 대단하다..더 대단한 사람은 서수민 PD. 박성광 대신 나온 "대체인력"투입= 바로 MBC 사태를 말한건데, 진짜 개콘 용감하다~~~~"라고 의견을 밝혔습니다. 또 다른 네티즌은 "MBC의 현 주소를 보여준 개그...역시 진짜가 아닌 가짜가 하면 재미 없고 신뢰성이 없다는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준 용감한 녀석들과 서수민 피디. 당신들이야 말로 진짜 베스트 오브 베스트 입니다!"라고 감동을 전했습니다.

 

자주 개콘을 보는 것은 아니지만 저는 이번에 정태호에 대해 관심이 커졌습니다. 지난 5월 13일 방송된 개콘 '용감한녀석들'에서는 정태호가 중국을 디스해 개념 개그맨에 등극한 바 있습니다. 당시 정태호는 중국이 민요 아리랑을 세계 유네스코 무형문화재에 중국의 유산으로 등재하려는 것에 독설을 뿜었지요. 이날 정태호는 "우리 고유의 아리랑을 가지고 생떼를 부리는 대륙의 몇몇 잘들어. 우리 것을 가져갈 생각하지 말고 너희 고유의 것이나 가져가"라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중국 고유의 것에 대해 관객들이 궁금해 하는 가운데 그는 "황사를 가져가"라고 말해 웃음과 박수 갈채를 자아냈던 것이지요.

 

그 외에도 최근 정태호의 용감한 활약은 많지만 줄이겠습니다. 정태호는 무명시절이 길었던 늦깎이 개그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년 연말 'KBS 연예대상'시상식에서 신인상 남자 코미디부문에서 신인상을 받았을 정도이지요. 올해 1월 1일 개콘에서 정태호는 "35살에 신인상을 감사합니다"라고 해 찡하게 했지요. 특히 정태호는 시상식 수상소감에서  "내가 평강공주라고 부르는 사람이 있다. 결혼하자고만 하고 프러포즈를 못했는데 미안하고 고맙고 사랑한다고 얘기하고 싶다"고 공개 프로포즈를 해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결국 올해 3월 정태호는 결혼을 했는데 신부는 개콘 작가였습니다. 정태호 부부가 알콩달콩 잘 살기를 바랍니다.

 

요즘 세상을 보면 웃을 일이 별로 없지만 그나마 개콘이 있어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지 않나 싶습니다. 토요일만 되면 무한도전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개콘 용감한녀석들의 의리와 용기가 무한도전을 다시 일으켜 세웠습니다. 현재로는 온갖 비리는 물론 낙하산 방송장악의 장본인 김재철 사장이 물러나는 것이 해결의 열쇠입니다. 사실 근본적 해결책은 MBC를 좌지우지하는 이사회인 방문진(방송문화진흥회)이 정권의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와져야 가능할 것입니다. 방송을 비롯 언론이 특정 사주 이익이나 권력에 의해 좌우되는 것은 커다란 문제입니다. 사주의 입김과 권력으로부터 자유롭고 오직 국민만을 위해 언론과 표현의 자유가 넘실대는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세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한편으로, 당연한 것인데 개콘 용감한녀석들 용감했다고 말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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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탐진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