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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4.20 'ID카드를 패용합시다' 장동건에 깜짝 놀랐다 by 진리 탐구 탐진강 (18)


얼마 전, SK텔레콤 건물에 약속이 있어 갔다가 깜짝 놀란 일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과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건물 1층의 복도를 걷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눈 앞에 뭔가가 있는 것 같아 고개를 돌려 살펴보니, 장동건이 어깨에 어깨띠를 두르고 서있는 것이었습니다. 장동건은 입식 간판과 같은 모형 형태로 만든 것이었고, 어깨띠에는 'ID카드를 패용합시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장동건이 SK텔레콤의 '비비디바비디부'의 광고 모델인 줄은 알았지만, 사내 캠페인에도 광고 모델로 활용이 가능한지 의아했습니다. 그 부분은 별도 계약을 할 수도 있는 것이고 자세히 모르는 일이니 그럴 수도 있다고는 봅니다. 어쨌든,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빅모델인 장동건을 내세워 사내 캠페인을 하는 것은 효과가 클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SK텔레콤의 직원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많이 지나다니는 건물 1층에 떡하니 장동건 모형이 사내 캠페인 어깨띠를 두르고 있는 모습은 기존의 이미지와는 어울리지는 않았습니다. 신비주의를 추구하는 장동건이 도시 한복판의 건물 복도에 서 있다는 것이 일반인의 눈에는 생소한 느낌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역설적으로 SK텔레콤 직원들은 사내에서 ID카드를 잘 패용하지 않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동건이 어깨띠 걸치고 ID 패용하자고 캠페인을 할 상황이니 말입니다. 이는 SK텔레콤 만이 아니라 여타 기업들도 마찬가지로 있을 수 있는 상황일 수 있습니다. 외부인에게 노출되지 않는 사내 다른 층에 입간판을 두고 내부 직원들을 위해 캠페인을 하면 더 낫지 않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일반인들에게도 장동건이 SK텔레콤의 모델이라는 것을 각인시키기 위한 것인지 모를 일입니다.



특히나 장동건 모형은 사람들이 지나가는 복도의 중앙 부근에 위치하고 있어 다소 방치된 듯한 모습으로 비추어졌습니다. 만일 일반인들을 위한 포토존과 같은 것이라면 별도의 공간에 조금 더 신경써서 포토존을 만들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SK텔레콤 건물 지하에는 직원이나 일반인을 위한 차량 모양의 카페도 있었습니다. 바빠서 들어가보지는 못했지만 상당히 기발하고 특이한 풍경이었습니다. 건물 내 직원들이나 일반인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있다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다만 복도에 개방형으로 만들어져 있다보니 사람들이 지나가는 곳이고, 에스컬레이터에서 사람들이 내려다보면 손님들이 다 보여서 한편으론 신경이 쓰이지 않을까 생각도 들었지만 공간을 적절히 활용한 측면은 의미가 있어 보였습니다.



SK텔레콤은 올해들어 '비비디바비두부'라는 광고를 내세워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되고송'을 이어가려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KT가 '집나가면 개고생'이란 광고를 필두로 새로운 브랜드에 박차를 가하면서 광고 경쟁이 치열합니다. 광고에 등장하는 '비비디바비디부' 캠페인송은 디즈니 동화 '신데렐라'에 나오는 마법 주문으로, '사람들의 희망이 이뤄지기를 바란다'는 염원을 담고 있다는 것이 SK텔레콤측의 설명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의 희망이 생각대로 잘 되라는 주문의 광고라는 점을 고려하면, SK텔레콤의 건물에 서있는 장동건의 모형이 좀 더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공간으로 만들어졌다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입니다. 많은 비용을 들여 유명 광고모델을 투입한 광고를 만들고 활용하는 것은 기업의 몫이지만 건물 복도에 덩그러니 서있는 장동건 모형은 그의 이미지와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였기 때문입니다. 장동건은 광고모델 중 최고등급인 특A로 분류되어 신비하고 고급스런 이미지 관리에 각별하게 주력해온 바 있었던 것과는 다소 차이나 나는 점에서 신비의 이미지를 기업 이미지에 가미했다면 금상첨화일 것입니다.

장동건은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한지 오래됐고 주로 대기업 CF 광고를 많이 찍는데 요즘에는 예전 만큼 그렇게 광고로 큰 영향력을 주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모델료가 비싼 대기업 광고에 출연하는 것도 본인에게 좋겠지만 국내의 드라마나 영화에도 적절하게 출연을 한다면, 일반 시청자들은 물론 장동건을 모델로 기용하고 있는 여러 대기업이나 상품들에도 시너지나 인지도 상승 효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우리는 이제 휴대폰을 비롯한 이동통신이 이제는 없어서는 안될 생활의 필수품이 되었습니다.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값싸고 질좋은 서비스를 받는 것은 행복한 일입니다. 그러나 과도한 광고경쟁에 의한 광고비가 결국 사용자의 부담으로 다시 돌아온다면 그다지 달갑지 않은 일일 것입니다. 진정으로 사용자인 소비자에게 큰 감동을 주는 서비스와 품질로 보답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ID카드를 패용합시다'라는 어깨띠를 두른 장동건 모형을 보면서 드는, 짧은 단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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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리 탐구 탐진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