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 해당되는 글 7건

  1. 2010.09.23 물난리에 추석 차례상 포기, 백부의 눈물...서민들 명절 앗아간 정부의 늑장대응 by 진리 탐구 탐진강 (52)
  2. 2010.09.19 무도 산내리마을, 특별한 감동인 이유 3가지 by 진리 탐구 탐진강 (28)
  3. 2010.03.06 토종닭 암탉들의 식사시간 모습은? by 진리 탐구 탐진강 (45)
  4. 2010.01.02 겨울 밤에 요강과 낮에 키가 필요했던 이유 by 진리 탐구 탐진강 (46)
  5. 2009.08.21 장모님이 밥 잘 먹는 남자를 좋아하는 이유 by 진리 탐구 탐진강 (51)
  6. 2009.05.08 강남 부자의 어버이날 효도선물 '줄기세포'(?) by 진리 탐구 탐진강 (51)
  7. 2009.01.14 겨울방학 최고선물 '비닐포대 눈썰매 타기' by 진리 탐구 탐진강 (6)


"그냥 니가 추석 차례상 차려라. 어제 집안에 갑자기 들어온 물 치우느라 몸이 아파서 도저히 안되겠다. 새벽에 일어나 가보려고 했지만 힘들겠구나."

큰아버지의 전화 목소리는 가늘게 떨렸습니다. 추석 날 아침에 날아온 슬픈 소식이었습니다. 자동차나 택시로 모셔 드리겠다고 했지만 큰아버지는 움직일 힘조차 없다며 한사코 거절했습니다. 아침에 큰아버지가 도착하면 차례상을 차릴 예정이던 집안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았습니다.

추석 하루 전 날 미리 와서 추석 차례상에 올릴 음식 준비를 함께 했던 큰어머니의 얼굴 표정이 더욱 쓸쓸해 보였습니다. 몇 해 전부터 저희 집에서 명절 차례상이나 조상들 제사를 지내고 있습니다. 큰어머니가 연세가 들면서 다리마저 불편한 상황에서, 제가 모시기로 한 것이었습니다. 큰아버지 내외는 자식이 없어 제가 본의아니게 장손이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둘째이신데 제가 큰 아들이었습니다.

이렇게 올해 추석 명절은 추석 날 아침부터 기분이 다운된 상태에서 차례상을 차려야 했습니다. 온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큰아버지 걱정만 할 수는 없어 그래도 즐거운 마음으로 차례를 지냈습니다. 나중에 걱정이 되어 큰아버지에게 전화를 드렸습니다. 큰아버지는 감기 기운이 있는 상태에서 갑작스런 물난리가 겹쳐 심한 몸살이 난 것이었습니다.

큰아버지가 물난리를 당한 상황은 이러했습니다. 추석 전 날인 21일 오후 집에 있는데 갑자기 집안에 물이 들어왔습니다. 큰아버지 집은 반지하에 위치해 있지만 그 동안 이런 물난리는 없었습니다. 처음 겪은 상황에 당황해 혼자서 집안에 흘러들어오는 물을 치웠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래서 집주인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다행히 같은 건물에 집주인이 있어 급히 집주인이 달려왔습니다.


집주인은 마음이 좋은 분이었습니다. 연로한 큰아버지를 도와 함께 열심히 물을 치웠습니다. 그러다 집주인은 동사무소에 도움을 청하기 위해 연락했습니다. 그러나 전화도 받지 않았습니다. 공무원이 무슨 죄가 있으랴만은 서민들은 집중호우와 물난리로 생고생을 하는데 비상재해대책도 없고 전화조차 받지않는 상황이라 정부에 대한 실망감이 컸습니다. 더욱이 기상청은 일기예보도 늦게 해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라 기상청이 원망스러웠습니다. 큰아버지와 집주인은 빗줄기가 줄어든 이후까지 무려 5~6시간을 집안의 물을 퍼내느라 고생해야 했습니다.

큰아버지가 연세도 많은데 무리하게 일을 했으니 심한 몸살로 몸져누울 만도 했습니다. 나중에 집으로 돌아간 큰어머니에게 물어보니 그마나 다행이라고 했습니다. 안방이나 거실에는 물이 들어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물이 안방 뒷쪽에 있는 쪽방으로 들어왔는데 그 곳에서 일차로 물을 막아주었다는 것입니다. 그 곳은 주로 창고로 사용하는 장소라서 큰 피해는 막을 수 있었던 셈입니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겠네요. (참고로 백부, 즉 큰아버지는 과거 사업에 실패하며 어렵게 반지하에 살게 됐습니다.)

콘크리트 인공하천인 청계천 홍수와 범람으로 청와대 앞 광화문이 물바다가 됐다

그래도 큰아버지는 다행이라지만 심각한 물난리를 겪은 지역도 많았습니다. 청계천이 홍수로 물이 넘치면서 광화문 일대와 세종문화회관 교보문고 등 주변 건물이 일부 침수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청계천은 콘크리트 인공하천이라 물고기도 살 수 없고 집중호우에도 항상 위험합니다. 서울에서 가장 심한 물난리를 당한 곳은 양천구 신월동이었습니다. 그 곳의 상황을 보도한 일부 내용만 봐도 생지옥이 따로 없는 것 같습니다. 잠깐 그 내용을 인용해 보겠습니다.

"동사무소에 9번이나 전화했지만 아무도 안 왔어요. 남편은 암 투병 중이고 두 딸밖에 없었어요. 물을 뺀다고 환자가 비를 많이 맞아 참 걱정이에요. 남편은 약을 먹고 누웠어요. 이사도 못해요. 애들 아빠가 몸이라도 성하면..."

"물이 들어올 때마다 동사무소에, 구청에 얘기했지만 아무도 안 도와줬어요. 나라에서는 아무 것도. 주인집하고 옆집 사람들이 도와줬죠. 물을 퍼내는 것도 옆집에 있는 펌프를 빌려 썼어요."

"고향에 도착한 지 두 시간 만에 다시 올라왔어요. 집에 물이 차고 있다는데 안 올 수가 없죠. (가재도구가) 하나도 안 빼놓고 다 젖었어요. 고향에 다시 내려가진 못할 것 같네요. 올해 추석은 이걸로 끝입니다."
 

[참고] 오마이뉴스가 보도한 물난리 현장인 서울 신월동 르뽀 내용 중 인용

가난한 서민들에게 이번 추석 명절은 최악이었던 것입니다. 남편이 암 투병 환자인 상황에서 물난리를 당한 신월동 주민 박 모씨 사례는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동사무소에 9번이나 전화해도 아무도 오지않아 발만 동동 굴러야 했을 터. 겨우 주인집과 이웃집 주민들의 도움으로 겨우 집안에 밀어닥친 물을 치울 수 있었습니다. 추석을 맞이해 모처럼 고향을 찾아 도착한지 두 시간만에 다시 서울로 올라와 물이 찬 집을 치우며 눈물흘려야 했을 서민들. 서민들의 이번 추석은 불행의 연속이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물난리가 발생한 서울에 공무원 비상 동원령이 내려진 것은 그 날 저녁 7시라고 합니다. 이미 서울은 그 날 오전부터 청둥 벼락과 함께 엄청난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고 기상청이 호우주의보를 내린 것은 오후 1시 30분 이후였습니다. 기상청도 늑장대응에다가 서울시도 늑장대응이었습니다. 정부의 늑장대응으로 피해를 고스란히 당한 것은 불쌍한 서민들이었습니다. 


이번 추석 전 날 집중호우 때문에 신월동 화곡동을 비롯 침수 피해를 당한 이재민만도 1만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겨우 잠자리가 가능한 피해자들도 가구도 하나 꺼내 놓지 못하고 겨우 방 안에 고인 물만 빼내 신문지로 바닥을 말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고 그냥 이렇게 물이 마르기만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 더 고통스런 이재민들입니다. 이들 이재민들은 양수기가 없어 물통으로 밤늦게까지 물을 퍼내고, 잠은 가까운 초등학교 강당에서 자야 했습니다. 이번 서울 물난리는 천재지변이 아니라 대책없는 정부의 인재입니다.

이 날 아침에 이명박 대통령은 KBS 아침마당 프로에 나와 악어의 눈물을 흘리며 어려웠던 시절을 이야기했습니다. 좀 황당하지요. 그러나 그 때 아침부터 인천을 비롯 서울 및 수도권에 엄청난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던 시각입니다. 미리 녹화한 추석특집 아침마당이었겠지만 대통령이 친서민을 내세우며 눈물로 쇼를 할 것이 아니라 진정 서민들을 위한 정책을 세워 실행해야 합니다. 환경파괴하고 일부 땅부자를 위한 4대강 사업에 22조원이란 천문학적인 국민세금을 혈세로 낭비할 것이 아니라 서민복지나 일자리 창출에 사용해야 합니다. 재래시장에서 오뎅먹으며 사진찍거나 말로만 친서민쇼하지말고 진정 국민들이 원하는 일을 했으면 합니다.

큰아버지는 명절 차례상만은 반드시 챙겼던 분입니다. 그런데 올해 추석 차례상은 포기해야 했습니다. 가족들에게 있어 가장 큰 어른이신 큰아버지가 가난한 삶에도 그래도 정신적 지주로서 책임감을 갖고 사셨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물난리를 당하며 남몰래 눈물흘려야 했을 생각을 하니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이러한 물난리는 바로 자신과 이웃들의 일입니다. 모두가 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입니다. 혼자만 잘살면 무슨 재미입니까? 우리 주변의 이웃들을 돌아보는 추석 명절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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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박한 요즘 인심이 너무 비견되던 날이었습니다. 하루살이가 전쟁터일 정도로 각박하고 살벌한 도회지의 삶에서 오늘 본 산내리의 풍경은 잊지 못할 추억입니다."

"어르신들이 방송 내내 절대 병풍이 아니었다는 점과..(무도 멤버들이 죄다 쩌리였다는...ㅋㅋ)..마지막에 한우 불고기 100인분...ㅋ" "매회가 레전드구먼,,,,, 같은 소재라도 어떻게 이렇게 표현해 내는지,,,"

"꾸밈없는 웃음이 있어서 좋았습니다. 돌아가신 할머니도, 시골에 계신 외할머니도 생각나는 그런 저녁이었네요." "독거노인들이 즐비한 현 세태에 비유되는 훈훈한 광경이 일품이었죠."

"그 동안 20~30대 젊은 층을 겨냥했다면 40대 이상의 장년, 노년층을 위한 특집이었던 것 같다. 특히 추석 연휴라는 점에서 무겁지 않게 주제를 선정했고, 그리고 레슬링으로 지쳤던 멤버들에게 조금이나마 배려했던게 보였다. 빅재미는 없었지만, 깨알 같은 웃음들이 있었다. 특히 앵순 할머님~"

무한도전 '산내리마을'편을 본 시청자들과 네티즌들의 소감입니다. 사람의 눈은 비슷한 것 같습니다. 무한도전이 찾아간 산내리마을은 바로 우리들의 고향이나 다름없습니다. 우리 모두가 살아가는 현재는 역사와 뿌리가 있습니다.

수구초심(首丘初心)이라 했던가요? 한자 4자성어 그대로 해석하자면 '여우가 죽을 때 자기가 살던 언덕으로 머리를 둔다'는 뜻입니다. 즉, 사람도 고향이나 근본을 잊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우리 민족의 최대 명절인 추석 한가위 연휴가 시작됐습니다. 그야말로 민족의 대이동이 고향을 향해 이루어지겠지요.

그렇지만, 과거에 비해 고향을 찾지 못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고향이 없거나 여러 이유로 갈 수 없는 사람도 많기 때문입니다. 고향은 부모님의 마음입니다. 그렇기에 고향이나 부모님에게 못가는 마음 한 켠에는 죄송함과 서글픔이 남아 있겠지요. 늘 마음은 간절하지만 실제 효도라는 것을 실천하지 못하는 우리 모두의 마음일 것입니다. 그래도 추석은 풍성하고 넉넉한 마음으로 수구초심을 생각합니다.


무한도전이 그랬습니다. 복잡하고 각박한 현대 물질문명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던져주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그 동안 잊고지냈던 소중한 것들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무한도전 산내리마을편이 준 특별한 감동,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무한도전이 산내리마을에 간 이유입니다.

전남 함평의 산내리마을에 사는 어르신들은 모두 카메라를 하나씩 갖고 있습니다. 어르신들이 바로 사진 작가들입니다. 마을에 독특한 잠월미술관이 생기면서 마을 주민들에게 사진기를 주고 사진 찍는 방법을 가르쳐주기 시작한 것이 계기였지요. 그렇게 시작된 잠원미술관에 사진 작사 어르신들이 찍은 사진들이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할머니들이 찍은 특별한 사진들이 많았습니다. 할머니들이 저마다 손에 디지털카메라를 들고 작품활동에 열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그렇게 잠원미술관에 할머니들이 찍은 사진으로 추억이 채워지게 된 것이지요.(여기서 잠원미술관은 누에가 많은 고장이라서 잠원이라고 이름붙였더군요.) 이런 어르신들의 열정은 농촌 시골 마을은 '예술의 마을'로 승화시켰습니다.

그 중에는 20년 전 주민들의 사진을 현재에 재연한 사진도 있었습니다. 친한 할머니들의 첫 만남과 20년 후의 모습이 겹쳐져 눈길을 끌었지요. 젊은 아낙과 아줌마들의 머리에는 어느새 서리가 내려있었습니다. 고운 한복을 차려입은 오래된 사진 옆에는 추억과 시간의 흐름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지요. 젊은 부부의 사진 옆에는 이제 할머니가 홀로 서 있었습니다. 그리고 할아버지의 빈자리는 젊은이가 대신 자리잡고 있는 장면이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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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원미술관 홈페이지에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찍은 사진들이 전시돼 있었다

무한도전의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하하 노홍철 길, 7명의 멤버들은 '은혜갚은 제비'란 주제로 산내리마을을 찾았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2010년 무한도전 사진전에 어르신들이 사진작가로 참여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산내리마을 할머니들은 잠원미술관의 사진전을 넘어 이제는 무한도전에 참여하기도 한 것이지요. 젊은이들도 예상치 못한 어르신들의 열정이 무한도전에 이른 셈이지요.

그렇습니다. 김태호PD는 멤버들에게 정체 불명의 사진을 주면서 사진을 찍은 작가를 찾아 나서도록 미션을 던졌습니다. 무한도전이 산내리마을 찾은 이유는 올해말 열리는 '무한도전 사진전'에 참가하는 사진 작가들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사진의 원래 추억은 바로 고향과 같은 산내리마을이었습니다. 마치 제비가 고향 마을 초가집을 다시 찾아가듯이 무한도전 멤버들이 그랬습니다. 은혜갚은 제비는 바로 우리 모두의 모습입니다. 고향과 부모를 찾아 명절 때 찾아가는 것은 '은혜갚은 제비'와 같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진정한 추석명절의 의미입니다.

어린 시절, 추석 명절이 되면 시골 마을 어귀 마다 시끌벅적했습니다. 고향을 찾아 온 젊은이들과 어르신들이 어우러져 막걸리 파티가 열리기도 하고 윷놀이판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은 술래잡기를 하며 신나게 놀았습니다. 집집마다 이야기꽃을 피우며 훈훈한 가족의 정이 넘쳐 흘렀습니다. 온 가족이 둘러앉아 송편을 빚고 전을 부치면서 정겨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언제가부터 우리는 명절이 점차 퇴색돼 갔습니다. 도시화와 물질문명사회가 가속화되면서 농촌과 시골은 점차 소외돼 갔습니다. 핵가족화되면서 가족은 해체의 길을 걸었습니다. 친지 친척들과의 끈끈한 연대는 연결고리가 끊어져 갔습니다. 도시는 삭막하고 살벌해진 경쟁사회로 이웃들간의 정도 사라지게 했습니다. 효율성이란 미명 하에 기계문명이 사람들을 지배하는 주객전도 현상도 나타났습니다. 가령 4대강 사업은 환경파괴를 통해 인간과 자연 생태계가 위기에 처하지면 개발이익에 눈먼 부자들의 탐욕이 횡행하고 있지요.

무한도전이 찾아간 산내리마을은 바로 우리들의 고향입니다. 인간이 태어나고 살아가는 터전입니다. 거기에는 자연환경과 사람들이 함께 공존합니다. 추석명절은 우리들이 살아가고 자라나는 아이들이 살아갈 고향을 더 아름답고 행복하게 만드는 시작의 의미입니다. 우리가 잊고 지냈던 인간 본연의 삶이겠지요. 행복은 물질만이 전부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환경은 미래 자원입니다. 미래를 파괴하는 것 만큼 어리석은 인간의 탐욕은 없습니다. 우리들의 현재와 미래를 지키려는 것이 명절의 의미인 셈이지요.


유재석은 산내리마을 할머니에게도 인기였는데 마을 변호사로 통하는 정앵순 할머니는 그의 팬이었다

그렇기에 무한도전이 찾아간 산내리마을 어르신들을 통한 과거와의 대화도 신선했습니다. 과거는 현재를 열고 현재는 미래의 거울이니까요. 산내리마을에는 인간에 대한 사랑이 있었습니다. 시골 마을 노인들의 깊은 주름에는 찾아보기 힘든 추억이 있었고 웃음이 있었습니다. 정앵순 할머니는 '전우야 잘 있거라'를 열창했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국군에 의한 대규모 양민 학살이 일어났던 곳이 신내리마을입니다.

전쟁이 아닌 평화가 중요하다는 메시지가 숨어 있겠지요. 남북분단의 비극을 넘어 미래는 우리 민족이 하나가 되어 통일의 희망이 넘실대야 하니까요. 무엇보다 추석명절에도 고향에 못가는 실향민들의 아픔과 슬픔 만큼 안타까운 일이 없겠지요. 그런 점에서 무한도전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생각하며 추석명절의 다양한 의미를 담으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무한도전의 특별한 감동은 사람들의 정(情)입니다.

아무리 돈이 많더라도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 문턱에 들어섰다고 하지만 국민소득이 비교가 안되게 적은 나라에 비해 행복지수가 높은 것은 아닙니다. 국내 최대의 재벌 대기업 삼성가 이건희의 막내 딸인 이윤형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 충격적 사건이 있습니다.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남자 친구와의 행복한 사랑을 꿈꿨지만 결혼 반대에 직면해 우울증으로 자살했다는 세간의 평가가 많습니다. 돈많은 부자지만 행복은 돈만이 아니었겠지요.

무한도전은 비록 우리네 삶이 힘들고 고단하지만 사람들의 정이 소중하다는 것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추석 명절은 사람들이 모여 조상에 대한 감사를 표하며 가족들 사이의 오붓한 사랑을 느끼는 시간입니다. 부모님들은 자식들이나 손자 손녀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합니다.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행복합니다. 이웃들과 나누면서 사는 삶이 행복합니다. 추석명절에는 가족들은 물론 이웃들과 함께 나누며 사는 정이 있습니다.
 
무한도전 멤버들이 신내리마을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찾아가자 너나없이 반갑게 맞이해 주었습니다. 무도 멤버가 아니더라도 마을 어르신들은 그렇게 했을 것입니다. 도시의 각박한 인심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마치 친자식처럼 반겨주는 어르신들의 모습에서 훈훈한 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도 멤버들은 팀을 이뤄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함께 사진도 찍고 퀴즈대회도 열어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무도 멤버들은 신내리마을에서 스피드퀴즈도 풀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러한 모습은 추석을 앞둔 우리들에게 고향과 부모님, 그리고 가족에 대한 깊은 의미를 되살리게 했습니다. 부모님의 따사로운 사랑과 더불어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스쳐지나갔으니까요. 어르신들이 가족이나 아들 딸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곧 우리 부모들의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무도 멤버들이 연미복을 입은 제비로 분장해 고향을 찾듯이 우리들도 은혜를 갚기위해 고향을 찾아야 할 이유인 셈입니다.

그것이 우리네 인생입니다. 우리도 산내리마을 어르신들과 같이 늙어갈 것이고 자식들과 가족들의 생각할 것입니다. 산악인들은 산이 거기 있어 오른다고 했습니다. 우리 모두는 고향이 거기 있고 부모님이 거기 있어 가족을 찾습니다. 무한도전은 바로 사람들의 정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무한도전에 비친 신내리마을 어르신들이 찍은 사진은 연말에 무한도전(무한도展) 사진전에 전시가 될 것입니다. 거기에는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 소중함이 묻어날 듯 합니다.

무한도전이 단순한 예능 버라이어티를 넘어 레전드로 감동받는 이유는 우리가 잊고지낼 수 있는 보다 소중한 사람의 도리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특별함이 있는 셈입니다. 파랑새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곁에 있듯이 추석명절은 우리들 가까이 있는 가족과 이웃의 정을 되새기게 합니다. 무한도전의 신내리마을편 같이 한국의 정을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아예 연중 방송으로 있어도 좋을 듯 합니다.

한편, 지난 금요일 MBC '스페셜'은 '할머니 전(傳)'을 방영했는데 타방송사의 19금(禁) 소재인 '스타부부쇼 자기야'나 걸그룹 멤버들이 출연하는 '청춘불패'를 제치고 최고 시청률을 보였습니다. 우리들 일상 속의 할머니들의 평범한 일상사를 다룬 프로였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가슴 찡한 여운을 남겼습니다. 이는 무한도전의 산내리마을 할머니들을 연상하게 했습니다. 우리네 일상이 비록 평범하겠지만 진정한 감동이 있는 것이겠지요.

무한도전이 주는 감동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바로 우리들 곁에 있습니다. 방송을 본 어떤 분이 남긴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번 무한도전의 주인공은 사실 어르신들이었지요.
"환갑넘은 우리 엄마 눈시울이 붉어지시더라..ㅜ.ㅜ...엄마도 슬쩍.. 나도 요즘 카메라(디카) 찍는 거 배워볼까 하시던데. 추석선물로 디카하나 장만해드려야겠다..^^"

우리 모두 가족과 이웃, 그리고 부모님과 함께 하며 뜻깊은 추석명절 맞이했으면 합니다. 고향과 부모님을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고 가족간 정의 소중함과 감동의 훈훈함이 넘치는 무한도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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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리 탐구 탐진강


지난 1월에 시골 고향집에 갔을 때 만난 토종닭이 상당히 토실토실했습니다. 부모님이 자식들을 위해 키우는 중이었습니다. 아버지는 토종닭 백숙을 해먹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대하를 비롯 한우 꽃등심, 삽겹살 등 먹을 것을 많이 준비해 갔기에 토종닭을 먹을 여유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닭은 연계백숙이 될 뻔한 위기에서 벗어났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닭을 마당에 그냥 풀어서 키웠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마을에 사람들이 거의 살지않고 산에서 족제비가 많이 내려와 하우스 모양의 닭장에 가둬 키우는 것입니다.

그런데 닭장 속에 있는 닭은 수탁일까요? 암탉일까요?
정답은 모두 암탉입니다. 어떤 닭은 수탉으로 보기도 하지만 예외없이 전부 암탉입니다. 수탉은 닭벼슬이 아주 큰데 반해 암탉은 작습니다.


암탉 한 마리가 경계태세를 세우고 있습니다. 닭을 무서워하는 분들에게는 쳐다보는 듯한 모습에 놀랄 듯 합니다.

본격적인 식사시간이 다가 옵니다. 한 마리가 먼저 시식을 합니다.

조금 후 사람들을 경계를 하던 암탉도 먹이 먹기에 돌입했습니다.

구석에 숨어있던 나머지 암탉도 슬슬 나오기 시작합니다.

암탉 세 마리가 다정히 먹이를 먹는 장면입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닭을 통해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먹을 것이 귀하던 시절에 집집마다 닭을 키우며 여름철 보양식으로 백숙을 만들어 먹었고 귀한 손님이나 사위가 오면 닭을 잡는 것도 이 같은 이유입니다.

그런데 닭 더 맛있을싸요? 꿩이 더 맛있을까요?
저는 경험상 닭고기 보다는 꿩고기가 더 맛있었던 같습니다.

닭장 속의 닭들이 이번에는 무사히 넘겼지만 올해 여름에는 어머니표 백숙의 감동이 찾아올 듯 합니다. 그리고 수탉이 적은 이유는 서로 분쟁이 잦기 때문입니다. 보통 수탉을 씨받이로 하나만 키우는 것입니다. 수탉은 여러 암탉을 거느리는 편입니다. 이런 수탉을 장닭이라고도 하지요.

시골집에 있는 동안 결국 백숙을 먹지 못했습니다. 다음 여름휴가 때 가능할 듯 합니다. 어머니가 만드는 백숙이 기대됩니다. 여러분들은 시골에서 어떤 추억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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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강과 키를 아시나요? 요즘 사람들은 아마도 잘 모르는 물건들일 것입니다. 한 겨울이 되면 생각나는 옛날 그 시절 추억이 떠오르곤 합니다. 새해를 맞아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생각하니 더욱 그리워지는 풍경이 있습니다. 겨울 밤에 필수였던 요강과 밤에 이불에 오줌싸면 벌받았던 키가 특히 생각납니다.

요강은 겨울에 방이나 마루에 두고 오줌을 누는 간이 화장실 정도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지금은 화장실 시절이 잘 되어 있어 요강이 하찮은 존재로 생각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40여년전만 해도 해도 우리 선조들은 대부분 초가집에 살았습니다.

초가집은 흙으로 벽을 만들었기에 겨울에 웃풍이 심했습니다. 개량한 집이나 벽돌 가옥에 살았더라도 역시나 웃풍이 심했습니다. 과거 전통 가옥은 화장실이 내부에 없었고 집 밖에 별도로 있었습니다. 따라서, 요강은 한 겨울의 필수 품목이었습니다. 요강은 놋쇠나 양은 또는 사기와 같은 재질을 이용해 작은 단지처럼 만들었습니다.

한 겨울의 간이 화장실, 요강의 소중한 추억

옛날 시골에서 한 밤 중에 오줌이 마려워 화장실을 가야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에 난감합니다. 특히나 함박눈이 발목 깊이로 내린 밤이라고 상상해 보면 절망적입니다. 일명 푸세식 노천 화장실은 멀리 있고 전기도 없는 시절이었습니다. 어둡고 차가운 겨울 밤에 멀리 바깥에 있는 화장실을 간다는 것은 엄두가 나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작은 단지에 불과한 요강은 한 겨울 밤에 소중한 존재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지난 여름에 시골 고향집에 갔더니 요강이 마당 구석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조립식 주택을 사용하는지라 현대실 화장실이 내부에 있어 요강이 필요치는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아직도 요강이 과거 그 시절 추억을 간직한 채 남아 있었던 것입니다. 어린 시절, 한 겨울 밤이 저절로 생각났습니다.

이불에 오줌 싸면 키를 쓰고 동네를 돌던 아이들 

그리고 헛간을 둘러보니 한 겨울 추억의 상징인 키가 보였습니다. 굉장히 오래 간만에 보는 물건이었습니다. 어린 시절, 겨울 밤에 오줌이 마려우면 마루로 나가 요강에 오줌을 싸야 하는데 그냥 이불에 실례를 하는 경우가 간혹 있었습니다. 그러면 아침에 어머니는 어김없이 키를 머리에 쓰게 한 후 동네 마을을 돌며 소금을 얻어오게 했습니다.

원래 키는 팥이나 콩과 같은 밭 곡식의 쭉정이이나 티끌을 골라내는 역할을 하는 도구입니다. 주로 대나무나 고리버들과 같은 재료로 만들었습니다. 대나무나 고리버들을 쪼개서 앞 부분은 넓고 평평하지만 뒷 부분은 좁고 두 손으로 잡을 수 있도록 구부러져 있습니다. 키의 모습은 아래 사진을 참고하면 됩니다. 사용법은 뒷 부분을 잡고 넓은 키 안에 곡식을 털면 알곡과 쭉정이가 분리되게 되는 방식입니다.


대나무로 만든 키의 모습인데 좌측이 뒷 모습이고 우측이 앞의 모양으로 곡식을 터는 도구로 사용된다

사실 어린 아이가 키를 쓰고 동네를 돌면 소금을 얻으러 오는 모습을 상상해 보시면 옛날 선조들의 교육 방식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매를 들거나 호통을 치기 보다는 스스로 창피한 일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하고 동네 어른들은 아이에게 소금을 건네주면서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용기를 주었던 것입니다. 지혜로운 공동체 교육 방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이들이 오줌싸면 키를 쓰고 소금을 얻어오게 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이들이 밤에 오줌을 싸면 귀가 붙어서 몸이 약하다고 하여 그 잡귀를 물리쳐 달라는 의미로 소금을 얻어 오게 했다고 합니다. 오줌싸는 버릇을 고치기 위한 목적도 있습니다. 즉, 키를 씌워서 오줌을 쌌다는 것을 알리고 한의학적으로 소금이 신장에 좋기 때문이란 이야기도 있습니다. 소금이 귀한 물건의 의미도 있고  소금은 부패를 막아주고 나쁜 기운을 몰아내는 힘이 있다고 믿는 것입니다. 아이가 잘 자라기를 바라는 기원이 담긴 셈입니다. 한편, 키를 쓰는 이유는 키 사이사이에 만들어진 구멍이 눈으로 보이게 해서 귀신을 쫓기 위해서 라고 합니다.
 

겨울에 추억하는 시골 마을의 정겨운 풍경들 

신년에 여동생 집에서 동생들 가족들과 함께 모였습니다. 딸 아이들과 조카들에게 시골가고 싶은지 물어봤습니다. 겨울에 시골 할아버지 할머니 집에 가서 비닐포대 눈썰매를 타고 싶다고 아우성입니다. 어느새 아이들도 시골이 가장 가고 싶은 곳이 되었습니다. 여름에는 냇가에서 물고기나 고동을 잡기도 하고 마음껏 수영을 할 수 있어 좋고, 겨울에는 낮은 산등성이 비탈에서 눈썰매를 마음껏 즐길 수 잇어 좋은 곳입니다.


도시의 아이들에게 갈 수 있는 시골 고향이 있다는 것도 행복인 것 같습니다. 지난 여름의 추억의 사진들입니다. 하루에 3번 정도 오지 산골마을을 운행하는 버스가 깊은 산 속으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자동차에 등에가 앉아 있고 나무 토막 위로는 걸어다니는 벌 한 마리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등에는 주로 소의 등짝에 붙어 피를 빨아먹는 흡혈 곤충입니다. 걸어다니는 벌은 무슨 종류인지 날기를 싫어합니다.



표고버섯 참나무들이 햇빛을 가려져 있습니다. 표고버섯을 수확하면 건조기에 넣어 말립니다. 생버섯은 빨리 상하기 때문에 주로 건조해 버섯을 판매하게 됩니다.



이미 잘라버린 나무토막에서 새 순이 돋고 있는데 오동나무 잎사귀로 보입니다. 오른 쪽 사진은 장독대인데 어린 시절에는 커보였던 것이 어른이 되어 바라보는 장독대는 아주 작아 보입니다.



이끼가 잔뜩 낀 바위의 모습이고 오른 쪽은 산 속에 있는 독버섯입니다. 버섯은 아무 것이나 먹으면 안됩니다. 맑고 깨끗한 지역이라 우림지역 같은 정글도 있고 이끼 식물이나 고사리류 양치식물도 많습니다.



마당에서 옥수수를 쪄먹거나 국을 끓이는 간이 화로(?)입니다. 저녁에 캠프 파이어나 모깃불을 만들어 감자, 고구마, 옥수수 등을 구워먹는 재미도 좋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경운기 드라이브를 준비하는 아버지 모습입니다. 그 옆에는 낫이나 칼을 가는 도구 숫돌이 있습니다. 마당에는 햇볕에 고추를 말리기도 하고, 정미기를 이용해 벼를 쌀로 만들기도 합니다.   



저녁에 모깃불을 피우며 정겨운 이야기를 나누고, 감자 고구마 옥수수와 같은 작물을 구워먹던 아이들입니다. 오늘도 아이들은 꿈을 꿉니다. 두 딸의 잠자는 모습이 똑같이 닮아 있습니다. 아이들이 지난 여름 날을 추억하며 다시 겨울에 시골에 갈 꿈을 꾸며 잠들었습니다.

이번 달 말에 아버지 생신을 맞이해 온 가족들이 시골에 가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은 벌써부터 신나서 활짝 웃음꽃을 피웠습니다. 아이들에게 고향은 맑고 고운 정서를 심어주는 교육의 장이 되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의 꿈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밝고 따뜻하게 만드는 밑거름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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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취해 인사불성인 놈팽이를 사귄다는 것을 처음 본 부모의 마음이 오죽 하겠습니까. 애지중지 키운 당신의 딸이 놈팽이와 결혼한다면 모든 부모가 반대할 것이 뻔한 일입니다. 여자의 엄마는 장래 딸의 남편이 될 수도 있는 남자의 첫 장면에 충격을 받았던 것입니다. 게다가 당신의 딸이 만취한 남자를 부축해 여관 골목으로 들어가는 모습에 더욱 화가 났습니다.

[참고 : 전편 글]  술취한 남친 부축해 여관행, 엄마에 발각
(처음 보는 분은 전 편 글을 먼저 읽어보시면 빨리 이해가 됩니다.)

대로변 큰 길가의 약국집에 놀러왔다가 우연히 목격한 당신의 딸과 남자친구의 모습을 목격한 이후 여자의 엄마는 딸을 냉랭하게 대했습니다. 그 날 이후 냉전이 계속 됐습니다. 여자는 엄마를 설득할 수도 없었습니다. 엄마의 충격이 너무 커서 어떤 이야기도 듣지 않았습니다.

딸의 엄마는 대로변 약국집에 있다가 우연히 딸과 남자 친구의 모습을 보게 됐습니다. 엄마는 약국집 주인과 절친했습니다. 그런데 두 남녀가 술취해 지나가는 모습을 엄마는 약국집 주인과 똑똑히 지켜봤습니다. 약국집 주인도 놀라는 눈치였습니다. 설마 당신의 딸 만은 그럴 줄 몰랐던 어머니의 마음은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더욱이 가족같이 지내던 약국집 주인과 그 모습을 봤으니 창피할 지경이었습니다.

사실 엄마가 생각하는 딸에 대한 생각은 컸습니다. 여자의 엄마는 몇해 전 남편을 먼저 하늘나라로 떠나보내고 홀로 자녀들을 키웠습니다. 그래서 반듯하게 아이들을 키워서 결혼시키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홀로 된 여자의 어머니는 약국집에서 가끔씩 시간을 보내곤 했습니다. 홀로 된 어머니를 이해해주고 서로 말동무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약국집 주인 내외는 그렇게 가족처럼 지내는 사이였던 것입니다.



엄마의 반대는 완강했습니다. 그러다 여자는 약국집 앞을 지나다가 주인과 마주쳤습니다. 약국집 주인 아저씨는 여자에게 말했습니다. 
"S야, 오랜 만이다. 요즘 안색이 좋지 않다. 힘든 일 있니?"
"아니에요. 회사 일로 바빠서요."

"S야, 남자 친구를 좀 나에게 소개시켜주라. 우리는 가족과도 같은데 한번 보고 싶다"
"예, 아저씨. 생각해 볼게요."

그 후 여자는 남자 친구에게 약국집 아저씨 이야기를 했습니다. 남자 친구는 흔쾌히 만나겠다고 했습니다. 여자는 결국 남자 친구를 약국집 주인 아저씨에게 소개시켜 주었습니다.
"S의 남자친구를 꼭 보고 싶었는데 반갑네요."
"진작에 인사를 드렸어야 하는데 송구스럽습니다."

약국집 주인 아저씨와 여자의 남자 친구는 잠시 이야기를 나누면서 금새 친해졌습니다. 성실하고 듬직해 보이는 남자의 모습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약국집 아저씨도 애주가였습니다. 몇 마디 이야기를 해보니 남자가 평소에는 술취해 실수를 전혀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약국집 아저씨는 애주가로서 한번의 실수를 충분히 이해해 주었습니다.

그 날 이후 약국집 아저씨는 여자의 어머니를 설득했습니다. 남자가 보는 남자에 대하여 아버지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어찌보면 약국집 아저씨가 이웃 사촌으로서 아버지와 같은 역할과 같은 정신적 지주나 다름없었습니다. 그렇게 여자의 어머니도 마음을 되돌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한번 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아직은 잘 모르니 여자의 엄마는 남자 친구를 만나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남자는 여자의 어머니를 처음 만나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너무 긴장했습니다. 식사 자리에서 말도 없이 식사만 열심히 먹었습니다. 여자 어머니를 똑바로 바라보는 것도 힘들었습니다. 처음에 술취한 놈팽이의 모습이었기에 더욱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놈팽이가 경상도 말인줄 몰랐지만 여자의 엄마는 고향이 경상도입니다.)

어른들이 밥 잘 먹는 남자를 좋아하는 이유
- 성실해 보이고 건강해 보인다.
- 여자를 고생시키지 않을 것 같다.(깨작깨작 밥 먹는 남자는 여자가 힘들다.)
- 남자는 아내가 해준 밥을 잘 먹어야 믿음직하다.
- 사회 생활을 잘하고 어른들에게도 잘 할 것 같다.
- 마음씨 좋고 가정적일 것 같다.


나중에 들어보니 여자의 어머니는 밥 잘 먹는 남자가 마음에 들었다고 합니다. 여자의 엄마는 "밥 굶길 남자는 아닌 것 같더라"라고 했다고 합니다. 드디어 여자의 어머니의 마음을 얻은 것입니다. 사실 남자는 긴장도 되고 과거가 부끄러워 밥을 열심히 먹고 있었는데 그런 모습이 점수를 딸 줄 몰랐습니다. 남자와 여자는 다시 찾아온 행복의 시간들에 기뻐했습니다. 이제는 두 사람에게는 걸림돌이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남자와 여자에게는 또 다른 복병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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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퇴근하니 두 딸아이가 색종이로 정성껏 만든 카네이션을 내놓았습니다. 큰 딸은 카네이션이 담긴 편지를 건네주었고, 작은 딸은 빨간 카네이션을 만들어 가슴에 붙여주었습니다. 이제 두 딸이 많이 컸나 봅니다. 출근 할 때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고 가야 하나 고민을 해봤습니다.

 
그리고, 시골에 계신 부모님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요즘은 모내기 등 농사철이나 바쁜신가 봅니다. 장남의 전화를 받은 어머머는 무척 반가운 목소리이셨습니다. 무뚝뚝한 아버지도 건강 걱정해주는 아들의 전화에 내색은 안하시만 기분이 좋은신 것 같았습니다. 게다가, 밝고 쾌활한 두 손녀딸의 목소리를 듣고나니 부모님은 더욱 상기되셨나 봅니다.

아내는 시골의 부모님을 비롯해 장모님 등 어르신들에게 어버이날을 맞아 작지만 얼마의 효도 용돈을 송금했습니다. 이미 지난 주말에는 큰 집에 들어 용돈을 드리고 함께 맛있는 식사를 했습니다. 큰 아버지와 큰 어머니는 자식이 없어 장손이 제가 돌보는 처지인지라 아내는 여러모로 장손의 며느리로서 고생이 많습니다. 아무래도 부모님은 물론 친지들까지 챙길 일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언제나 밝은 얼굴로 어버이날이나 경조사를 잘 챙겨주는 아내가 고맙습니다.


▲ 두 딸아이가 종이로 만든 카네이션과 아빠 엄마에게 쓴 편지 

최근 어버이날과 가정의 달을 맞이해 부모님이나 어르신들께 무엇을 선물할까 고민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 점에 착안해 각종 효도 선물이 저 마다의 장점을 내세우며 등장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건강식품이나 효도관광, 연예인 디너쇼 등이 고가의 효도선물이었지만 요즘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첨단(?) 선물이 눈길을 끌기도 합니다.

그 중 하나가 '효도 성형'이라고 합니다. 대표적인 효도 성형은 '주름 성형'인데, 특히 눈가 주름과 눈 밑 불룩한 지방 덩어리를 없애는 수술이라고 합니다. 보톡스와 같은 주사요법도 어르신들을 위한 효도 상품이라고 합니다. 실버시대에 따라 조금이라도 젊고 아름답게 보이려는 것은 부모님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점에서 가격적인 부담이 크지 않다면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사실, 효도선물은 시대에 따라 변화해 왔습니다. 카네이션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갖고 여전히 유효합니다. 그리고 상품권이 효도선물로 추가되었습니다. 여행이나 여가 생활의 욕구가 커지면서 효도관광도 등장했습니다. 그 다음에는 건강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건강검진이 유행했습니다. 그 후에는 효도폰과 효도성형이 또 하나의 흐름을 형성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어떤 뉴스에 의하면 어버이날 효도선물로 '줄기세포 보관 서비스'가 등장해 주로 강남 일대의 부유층을 중심으로 인기라고 합니다. 한국줄기세포은행에서 제공하는 '셀뱅킹' 서비스가 그것입니다. 줄기세포 선물은 가격이 180만원대인데 이미 가입자만 3천명 정도라고 합니다. 가입자는 강남 지역 비중이 70%를 차지할 정도라고 합니다.

셀뱅킹은 사람의 말초 혈액에서 성체줄기세포를 추출해 50년간 보관해주는 서비스입니다. 근육, 간, 신장, 심장 등 다양한 장기로 분화가 가능한 성체줄기세포를 보관해두면 어르신들이 불의의 사고를 당했을 때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효도선물도 생명공학을 이용한 줄기세포 보험시대인 셈입니다. 그렇지만 일반 서민들의 입장에서는 다소 부담스런 가격으로 인해 선택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효도선물도 '부익부빈익빈'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기술이 발전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면 앞으로 줄기세포가 많은 사람들에게 효도선물로 각광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 봅니다.



부모님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기를 바라는 심정은 어떤 자식들이나 매 한가지일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줄기세포 효도선물은 실제로 도움이 된다면 의미있는 선택일 수 있습니다. 다만 빠른 기간내 저렴한 가격에 상용화와 대중화를 위한 한단계 진일보한 기술 발전이 요구되는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 어버이날이 되면 불효를 하는  것 같아 고민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고향에 자주 찾아뵙지 못한 이유로, 경제적으로 어려워 변변한 효도 선물이나 용돈을 드리지 못하는 것을 죄송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가장 걱정을 많이 하는 세대가 바로 현재의 대학생들일 수 있습니다. 경제불황으로 취업도 어렵고 아르바이트 자리 마저 부족한 형편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세태를 반영한 것인지, 최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현재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효도는 무엇인가"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빨리 취업하는 것"이 1위(약 37%)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그 다음이 "장학금이나 아르바이트 등을 통해 학비 부담을 덜어드리는 것"이 2위(23%)였습니다. 이는 곧 대학생들의 절반 이상이 부모님에게 경제적인 부담을 덜어드리는 것을 최고의 효도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이들은 아이들 대로 무한경쟁에 내몰려 힘들고, 대학생들은 취업 걱정으로 괴롭고, 어른들은 어른들 대로 힘겨운 시절인 것 같습니다. 모두가 보다 행복해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너무 물질적인 것이 효도나 행복이라는 등식에만 고정될 필요는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부모님은 고마운 전화 한 통화, 직접 찾아뵙고 같이 식사하는 자리, 정성이 담긴 선물 등에도 행복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담긴 정성과 사랑이 오래토록 부모와 자식 사이에 이어진다면 무엇보다도 큰 행복일 것입니다.

효도 쿠폰의 행복

작년 이맘 때, 두 딸아이가 어버이날이라고 '효도 쿠폰'을 준 일이 있습니다.

효도 쿠폰에는 구두 닦아주기 5회, 거실 청소하기 5회, 안마해주기 3회, 뽀뽀해 주기 3회 등과 같은 여러 종류가 있었습니다. 

아빠나 엄마가 필요할 때마다 해당 쿠폰을 아이들에게 쓸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알고보니 학교 선생님의 아이디어였습니다. 그래서 작년 오월에는 아이들이 준 '효도 쿠폰'을 이용해 두 딸아이가 닦아주는 구두도 신어보고, 안마도 자주 받아보는 행복이 넘쳤습니다. 

돈이 아니더라도 가족들 사이의 작은 배려가 큰 행복을 가져다 준 것입니다. 행복은 멀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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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산촌 마을 고향에 다녀왔다. 아버님 칠순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한 자리였다. 서울에서 출발하기 전부터 두 딸들은 시골에 눈이 내린다는 소식으로 들떠 있었다. 두 딸에게 가장 신나는 일은 시골에서 비닐 비료 포대로 만든 눈썰매를 타는 일이었다. 할아버지 할머니를 만나는 일 보다 눈 쌓인 산비탈에서 비닐 눈썰매를 타는 일이 겨울방학 최고의 선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할아버지 할머니도 싫지 않은 눈치다. 비록 시골에 오는 손주들의 목표가 당신들을 위해서는 첫번째는 아니더라도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살고 계시는 시골에 가는 것을 손꼽아 가다리는 손주들이 대견하기 때문일 것이다.


두 딸은 시골에 가는 일이 언제나 즐겁다. 여름에는 마음껏 냇가에서 물놀이를 하거나 물고기를 잡고, 겨울에는 산비탈에서 눈썰매를 신나게 탈 수 있는 천연의 놀이터가 있기 때문이다. 나의 고향집은 산골 외딴 집이다. 그래서 냇가의 물은 전혀 오염되지 않은 맑은 물이고, 산과 들은 모두가 우리들 만의 자연 놀이터이다.


우리 두 딸을 포함해 아이들만 여섯명이다. 도시에서 자란 아이들이지만 인공으로 잘 만든 눈썰매장에서 타는 플라스틱 눈썰매 보다는 시골 산비탈에서 타는 비밀포대 눈썰매가 100배 재밌다고 한다. 아이들은 산비탈에서 눈썰매를 타는 것은 스릴이 있단다. 그리고 줄도 서지 않아도 되고 원하는 만큼 실컷 눈썰매를 즐길 수 있어 좋단다. (참고로, 비닐포대 눈썰매는 다 쓴 비료포대 속에다 짚을 가득 넣으면 간단히 만들 수 있다.)

어른들은 폭설로 인해 어떻게 다시 서울로 돌아가나 걱정이지만 아이들은 계속 눈이 내려 눈썰매를 탈 수 있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계신 시골에 갈 수 있는 방학을 기다리는 손주들. 산골 외딴 집이라 컴퓨터도 없고 과자 가게도 없다. 그러나 산골은 도시의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선물이다. 개학하면 두 딸은 자랑할 것이 참 많을 것이다. 그것은 한편으로, 이제 부모가 된 나와 동생들이 칠순 부모님께 드릴 수 있는 최고의 효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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