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09.09.29 과수원이 된 아파트 단지, 13가지 가을 풍경 by 진리 탐구 탐진강 (68)
  2. 2009.06.13 냉동해둔 작년 홍시를 먹어보니 별미네요 by 진리 탐구 탐진강 (21)
  3. 2009.04.28 순결한 배꽃과 왕의 남자(?) 이조년의 이화 by 진리 탐구 탐진강 (28)
  4. 2009.04.22 아이들 학교 급식 "국내산 만을 사용합니다" by 진리 탐구 탐진강 (33)


아파트 단지를 자세히 둘러 본 적이 있으신가요?
 
가을이 무르익어 가는 계절에 아파트 단지를 둘러 봤습니다. 두 딸과 함께 산책하며 가을의 정취를 들려주고 자연의 소중함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평소 무심코 지나치던 아파트 단지가 과수원이나 다름없었습니다. 가는 곳 마다 과일들과 열매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습니다.

아이들도 신기한 듯이 과실수들을 바라봤습니다. 잘 아는 과일 열매도 있었지만 모르는 열매도 눈에 띄었습니다. 과실수가 즐비한 아파트 단지를 살펴보는 일은 즐겁기 그지 없었습니다. 그리고 아파트 단지를 걷는 길마다 아름답고 예쁜 가을꽃이 하늘거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면 과수원같은 아파트 단지의 가을 풍경을 하나씩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우리나라의 국화인 무궁화꽃입니다. 나라를 대표하는 꽃이지만 다른 유명 꽃들 만큼 인기를 끌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끈질긴 민족의 생명력과 같이 피었다 졌다를 반복하며 오랜 기간 동안 꽃을 계속 피우는 무궁화꽃. 자세히 살펴보면 은근한 아름다움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과일이나 열매들에 앞서 눈요기로 우라나라꽃 무궁화부터 보여드리는 것입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과일과 열매들을 보겠습니다. 감나무입니다. 아파트 단지 주변에 유난히 많은 감나무가 심어져 있었습니다. 감나무와 같은 유실수가 있어 가을이 풍성해 보였습니다. 각각 감나무는 저마다 특징이 있었습니다. 커다란 감이 열리는 것은 열매가 적게 달렸고 작은 감이 열리는 나무는 주렁주렁 탐스런 감 열매가 달려 있었습니다.

빨간 열매가 신기해 가는 길을 멈췄습니다. 처음엔 무얼까 한참을 이리보고 저리보면서 생각했습니다. 알고보니 목련의 열매였습니다. 여러 해를 지나쳤던 아파트 단지의 목련 열매를 처음 본 것입니다. 빨간 열매가 하얀 꽃을 피우던 목련의 열매라는 사실이 놀랍지 않으신가요?

누군가 심어둔 것인지 콩 열매도 있었습니다. 아파트 단지의 외곽에 자투땅이 있는데 거기에 심어져 있었습니다. 가을이 되면서 콩들이 풍성하게 열려 있었습니다. 푸짐하고 넉넉하게 열린 콩들은 보기만 해도 즐거운 일입니다.

얼마 전에 소개해드린 미니 사과입니다. 앵두나무에 열린 앵두처럼 주렁주렁 작은 열매가 열려 있었습니다. 일반 사과 크기의 7분의 1도 안되는 작은 사과였습니다. 크기는 작지만 맛은 사과의 단 맛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합니다. 깜찍하고 예쁜 미니 사과라서 따 먹기가 미안했는지 사람들은 그대로 보존해 두었습니다. 착한 아파트 주민들입니다.

가장 놀랐던 열매입니다. 머루입니다. 아파트 단지에 머루가 있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습니다. 이미 가장 왕성한 시기를 지나서인지 머루 열매는 거의 없었습니다. 겨우 머루 열매 몇개를 발견한 것도 행운이었습니다. 포도 송이처럼 생긴 머루가 반갑기만 했습니다. 어린 시절에 시골에서 머루를 따 먹던 추억이 아른거렸습니다. 

이름 모를 열매도 눈에 띄었습니다. 크기가 콩알 보다 조금 큰 열매였습니다.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열매는 아닌 듯 합니다. 혹시 무슨 열매인지 아시는 분은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또 반가운 열매가 있었습니다. 밤나무입니다. 이미 밤들이 익어서 가시옷을 열고 속살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가시옷에 감춰진 밤 열매가 유난히 탐스런 모습이었습니다. 보는 것 만으로도 행복해지는 광경입니다. 추석이 다가와서 인지 밤송이를 따고 싶은 충동이 가득했지만 참았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즐거운 장면을 봐야 하니까요.

일명 꽃사과입니다. 애기사과라고 하기도 한답니다. 미니 사과와 비교해 크기가 더 작고 모양이 조금 다릅니다. 열매의 아래 배꼽 부분이 다르고 모양도 둥글동글한 모습이었습니다.

은행나무도 즐비했습니다. 열매가 달린 나무도 있고 열매가 없는 나무도 있었습니다. 노랗게 익은 은행이 가을이 익어가는 느낌처럼 다가왔습니다. 아직 은행잎은 단풍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은행이 떨어지면 은행나무는 노란 단풍으로 변할 듯 합니다.

과일의 대장이라 불리는 대추입니다. 명절 차례상에서 가장 선임의 자리를 차지하는 대추. 그 만큼 대추가 귀하고 중요한 열매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아파트 단지에 가장 많은 열매 중 하가 대추였습니다. 가는 곳 마다 여기저기 대추나무가 있었습니다. 나무가 많으니 추석 차례상을 위해 몇 개를 따고 싶은 충동이 있었지만 겨우 참았습니다. 그런데 어떤 할아버지는 대추나무 아래서 낚시대를 이용해 대추 열매를 따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참나무 열매인 도토리도 보였습니다. 아파트 단지에서 조금 먼 곳에 참나무가 있었는데 그 아래 떨어져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가장 신기해 하는 열매였습니다. 다람쥐나 청솔모의 식량이 될 것 같습니다.

단풍나무에도 뭔가 달렸습니다. 아직 단풍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콩처럼 생긴 열매가 달려 있습니다. 단풍도 열매가 달리는 종류가 있나 봅니다.

산수유 열매도 보였습니다. 노랗게 익어가고 있었습니다. 아파트 단지에서 산수유 열매를 만나는 것도 행복한 일입니다. 산수유 열매도 아파트 단지 군데군데 눈에 띄었습니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광경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자연의 소중함을 느끼게 합니다.

자, 어떤가요? 아파트 단지가 하나의 과수원같지 않나요?
점점 무르익어 가는 가을에 아파트 단지나 자신의 집 주변을 살펴보는 즐거움도 행복한 일 같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산책하며 과일과 열매를 살펴보면 더욱 좋습니다. 아이들에게는 가을이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아이들도 이제는 아파트 단지의 열매 하나 하나에서 대자연의 소중함으로 느끼게 되었으니 교육적 효과도 큰 셈입니다.

우리 주변에 소중한 자연이 있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지나치는 나무 한 그루와 풀 한 포기가 우리와 함께 호흡하고 있습니다. 눈을 크게 뜨고 내가 사는 곳의 대자연을 살펴보는 하루가 되시기 바랍니다. 어쩌면 우리의 아파트 단지가 과수원이 되었을지 모릅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진리 탐구 탐진강


작년 시골에 갔다가 대봉 감을 따온 적이 있었습니다. 사촌 형이 몇 박스를 수확했는데 그 중 한 박스를 준 것이었습니다. 베란다에 보관해 대봉이 홍시로 익으면 하나씩 먹었습니다. 대봉은 감이 큼직해서 먹을 것이 많은 편입니다. 오래 두면 썩어버리기 때문에 부지런히 먹었던 기억입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아내가 아직도 대봉 홍시가 남아있다고 했습니다. 작년 늦가을에 땄던 대봉이 아직도 남아 있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사실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내에게 물어봤습니다.
"작년에 남은 홍시가 어떻게 아직도 남아 있어?"
"그건 홍시를 냉장고 냉동실에 얼려두었었거든."
 
"홍시를 얼려두면 그대로 다시 먹을 수 있는 거야?"
"그럼. 얼린 홍시를 꺼내 녹이면 다시 홍시가 되는 거지. 얼린 것이라 시원하고."

작년에 냉동해 두었던 대봉 홍시를 꺼내 먹기로 했습니다. 정말 작년에 보관해 둔 상태의 홍시 모양이 그대로 냉동이 되어 있었습니다.
작년에 냉장고에 냉동해 둔 대봉 홍시를 꺼내보니 모양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냉동 홍시가 서서히 녹기 시작하자 스푼으로 한 숟가락씩 먹기 시작했습니다. 홍시가 얼었다가 녹아서 아직 차가운 기운이 감돌았습니다. 차가운 기운과 홍시의 단 맛이 어우러져 하나의 별미였습니다. 

얼린 대봉 홍시가 녹으면서 차가운 기운과 홍시의 단 맛이 어우러져 샤베트같은 별미가 된다

얼린 홍시를 녹여서 먹는 맛은 마치 샤베트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작년 늦가을에 먹던 홍시의 맛을 유지하면서도 얼음이 살살 녹으면서 입안을 얼얼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천천히 한 숟가락씩 먹어야 하지만 맛을 음미할 수 있는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지난해 대봉 홍시를 얼려 둔 아내 덕분에 특별한 여름 과일(?)을 먹을 수 있었던 셈입니다. 초여름의 더위가 찾아온 계절에 작년에 얼려둔 냉동 홍시의 맛은 아무나 즐길 수 없는 특별한 재미인 것 같습니다. 특히나 큼지막한 대봉 감이라서 더욱 알차고 진한 홍시를 맛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인스턴트 빙과류를 먹어도 금방 목마름이 오지만 얼린 홍시는 오랫동안 더위를 해결해주는 별미였습니다.

늦가을에 대봉 감나무 마다 주렁주렁 열려서 익어가는 대봉 감의 모습이 풍요로움을 상징한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진리 탐구 탐진강


주말농장으로 가는 길은 즐거움이 많습니다. 예전에 과수원이 즐비하던 곳이라서 지금도 과수원의 흔적들이 자주 발견됩니다. 특히 배나무밭이 많습니다. 지난 주 배나무밭에는 배꽃이 한창 순백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봄비가 온 후라 배꽃은 거의 지고 없을 듯 합니다. 주말농장 가는 길의 배꽃을 사진에 담아보니 배꽃에 얽힌 사연이 담긴 시가 생각납니다.

우리들은 대개 시원하고 달콤한 맛이 일품인 '과일의 으뜸' 배를 상상할 수 있지만, 실제 배꽃을 바라보면 매우 하얗고 순결한 그 아름다움에 더욱 감탄할 것입니다. 배꽃은 떠나간 임을 그리워하는 시에 자주 등장할 만큼, 봄바람에 흔들리는 사람들의 마음을 빼앗곤 합니다. 꽃말은 온화한 애정, 그리움 등 입니다.

배꽃은 한자로는 이화(利花)라고 부르는데 이조년의 시조 '이화에 월백하고'로 유명합니다. 보통은 배꽃은 그리운 여성을 생각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배꽃은 흡사 순결한 여성의 모습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화에 월백하고' 시조를 생각하면 '떠나보낸 여인을 그리워하는' 심정을 담은 남자의 마음이 아닐까 착각하게 됩니다. 실제는 어떨까요?

이화하면 또 떠오르는 것중 하나가 이화학당입니다. 이화학당은 감리교계 선교사 스크랜튼에 의해 만들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고등교육기관입니다. 이화(梨花)라는 교명을 사용하게 된 것은 고종황제가 "학생들이 배꽃처럼 아름답고 향기로운 열매를 맺기를 바라는 뜻"을 담아 하사한 것이라고 합니다.

순백의 배꽃 이미지가 있는 이화라는 학교명은 서울의 많은 남학생들의 마음에 고결하고 아름다운 여학교의 이미지로 자리잡아 왔습니다. 이화여대는 여화여고와 어떤 관계일까? 두 학교는 1886년에 설립된 이화학당에서 갈라져 나온 일종의 자매학교입니다.

[이화학당 초기의 모습 : 자료 사진]


이화에 월백하고
- 이조년 -

 이화(利花)에  월백(月白)하고  은한(銀漢)이 삼경인제

 일지춘심(一枝春心)을  자규(子規)야  알랴마는

 다정(多情)도  병인 양 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



[시조의 뜻풀이]
배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는데 휘영청 달이 밝으니, 배꽃은 더욱 희고 달빛은 더 교교하다.
그것도 밤은 깊어 자정 무렵 천지가 고요할 시간, 그 고요를 깨뜨리듯이 소쩍새가 우는데,
물오르는 배꽃가지의 꿈틀거림 같은 마음을 소쩍새가 어이 알 수 있으랴마는,
이렇게 정이 많은 것도 내 마음의 병이라 잠을 이룰 수가 없구나


고려 말의 학자이며 정치가였던 이조년(李兆年·1269~1343)이 남긴 이 시조는, 언뜻 보면 남녀간 사랑의 정을 읊은 것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작품은 단순한 남녀간의 사랑의 정을 노래한 것이 아니라 임금을 섬기는 충신의 지극한 마음이 담긴 작품이라고 합니다.


이조년은 충렬왕 12년에 문과에 급제, 왕을 모시고 원나라에 다녀오기도 했으며, 충선왕 모함 사건에 연루돼 무고하게 유배갔다가 풀려났습니다. 1340년 폐위되었던 충혜왕이 복위하자, 대제학이 되어 성산군에 봉해졌고, 그 후 충혜왕의 황음(荒淫 함부로 음탕한 짓을 함)을 수차례 간언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벼슬을 내어놓고 물러났습니다.

이조년은 충혜왕이 간언을 수용하지 않아 벼슬자리를 물러났지만, 그래도 불사이군(不事二君)의 충성으로 밤잠 설치며 고결한 정신을 배꽃에 담아 걱정한 것이 이 시조라는 것입니다. 충혜왕은 정사를 돌보지 않다가 결국 원나라로 귀양 가던 중 병으로 죽었다고 합니다.

왜 왕을 그리워 하며 시조를 짓나? 왕의 남자인가?

우리가 선입견없이 시조를 읽어보는 것과 실제 이조년의 시조 의미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지금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지만 이조년은 신하로서 왕을 생각하며 시조를 지었던 것입니다. 한편으로, 이조년은 음탕한 짓을 일삼던 왕을 무슨 마음으로 이런 시조를 지어야만 했는지 모를 일입니다. 외국인들은 이러한 시조를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많이 한다고 합니다. 왜 왕을 그리워하는 시를 짓느냐며. 이조년은 왕의 남자일까요?

차라리 그리운 여인을 생각하며 시조를 지었다면 더 순수하고 아름다운 시로 남았을지도 모릅니다. 남녀 간의 사랑이나 그리움은 당연한 인간의 본성인데 시조 마저 '충신의 절개'를 나타내야 한다는 것이 정치적인 아부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지나친 생각일까요. 그리고 시대상을 반영한 해석일 수 있겠지만, 시조의 해석을 후대에 너무 정치적으로 해석을 한 것은 아닌지 모를 일입니다. 그냥 남녀간의 애절한 그리움을 담은 시라고 했다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배꽃 날리는 날

- 시인 김정호 -


시방 온 시상*이 난리제

왜 그렇게 천지가

바람난 옆집 여편네 속살처럼 희다냐

희다 못해 실핏줄이 다 보인다냐

아니여! 저건, 필경

철쭉이 온산에 불타오르도록

쑥떡 하나 먹지 못하고

힘든 보리 고개를 넘겨 그런 거여

그래, 푸른 보리 이파리만 보아도

가슴이 벌렁거리고

꽃잎 오사게* 피었다가

비가 내리면 힘없이 지는 거여

내 가슴

새까맣게 타는 줄 모르고 


봄비에 배꽃 하염없이 지는 날

오일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혼자 말처럼 내뱉는 울 엄니가

참 시인이다


* 시상 : “세상”의 전라도 사투리

* 오사게 : “아주 많다”의 전라도 사투리



배꽃은 이쯤되면 '바람난 옆집 여편네의 속살처럼 흰' 꽃이 되어버리기도 합니다. '희다 못해 실핏줄까지 보이는' 하이얀 꽃, 배꽃입니다. 배꽃은 이토록 다양한 시를 닮은 여인의 향기입니다. 순결한 순백의 배꽃은 남자들의 마음을 흔들리게 하는 매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신하가 왕을 그리워하는 충신의 절개가 담겨 있습니다. 어느 것이 배꽃의 진실일까요?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진리 탐구 탐진강



저녁에 식사 후 냉장고에 붙어있는, 우리집 아이들이 다니는 초등학교에서 보낸 <급식 소식>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 동안 무심코 지나치던 내용이었는데 급식소식에 표현된 특별한 문구가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그래서 자세히 급식소식의 내용을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우리 학교는 쇠고기 국내산 한우, 돼지고기 닭고기 국내산, 쌀 국내산(고양쌀), 김치 국내산 만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 학교에서 세심하게 급식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국내산 한우의 쇠고기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 쌀의 경우에는 지역 농산물인 쌀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식단표를 살펴보니, 요일마다 매일 다른 음식으로 상당히 괜찮은 식단이었습니다. 이번 주의 식단만 봐도 아이들이 다종다양한 밥과 반찬을 먹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내에게 물어보니 식사의 품질도 좋고 맛도 좋다고 했습니다. 아내는 학교에 두 딸아이를 보내고 있어 학교 봉사활동에 참여해 이미 여러번 급식을 먹어본 바 있었습니다.
월요일 : 현미찹쌀밥 쇠고기무국 떡잡채 코다리양념구이 배추김치
화요일 : 차조밥 얼갈이된장국 사과오이무침 생선커틀렛 총각김치
수요일 : 토마토소스스파게티 옥수수크림스프 단무지 요구르트샐러드 마늘빵
목요일 : 쥐눈이콩밥 닭곰탕 돈육메추리알조림 무생채 배추김치 오렌지
금요일 : 녹두밥 팽이버섯국 낙지소면무침 참치옥수수전 배추김치

그렇다면, 한달 급식비 가격은 어떨까 찾아봤습니다. 점심 한끼에 2,100원이었습니다. 고급스런 식단의 수준에 비해 가격은 오히려 저렴한 수준인 것 같았습니다. 한달이면 4만 2천원이었습니다.

<급식소식> 뒷면에는 '즐겁고 유익한 학교 급식'에 대해 친절하게 영양기준, 식재료, 식단구성 및 조리법, 급식을 통한 교육 등을 밝히고 있었습니다. 그 내용 중 식재료에 대한 주요 사항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식재료>
(1)농산물 : 90% 이상 국산이며 친환경 농산물, 과일 등
(2)공산품 : 원료의 국산화, MSG(일종의 화학조미료) 무첨가 제품, HACCP(식품위해요소 중요관리점) 제품 사용
(3)수산물 : 국산, 연근해
(4)육   류 : 한우 2등급 이상, 돼지고지 2등급 이상, 닭고기 1등급, 계란(무항생제, 1등급란)
(5)주 1회 이상 친환경 농산물 사용의 날 운영
(6)주식은 국내산 쌀(수확년도 1년 이내), 국산 찹쌀 15-20% 농협잡곡 5-7%를 포함한 혼식 원칙
(7)조미료 등의 식품첨가물 및 화학조미료는 전혀 사용하지 않고 다시마 멸치 건새우 양파 무 등 천연재료로 맛을 냅니다.
* 바른 식생화 정착을 위해 1주 식단 구성시 채소류 중 나물반찬 2회 이상, 신선한 과일 주 1회 이상, 튀긴 음식 및 가공음식 주 2회 이하로 관리


그리고 학교에서는 편식 교정을 위한 지도를 비롯해 우리 몸에 적합한 전통식 위주의 식습관 교육, 올바른 식사 예절 교육 등을 실시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다행히도 아내에 의하면, 실제 학교에서는 아이들의 급식에 대해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딸아이들도 전혀 음식을 가리지않고 학교 급식을 아주 좋아한다고 합니다.


[요즘 어떤 학교의 고급 급식(좌측)과 70년대 교실의 난로 위 도시락 풍경(우측) : 자료사진]

한편으로, 초등학교의 학교 급식을 보면서 우리 시대와 비교가 많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가난한 어린 시절에는 보온도 안되는 도시락을 싸고 다녔습니다. 겨울철에는 조개탄을 태우는 난로 위에 도시락을 올려놓고 데워서 먹기도 했습니다. 지나간 추억의 도시락이지만 요즘 아이들의 고급 급식 식단과 비교해보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됩니다.

모든 학교의 급식이 이렇게 좋은 편은 아닐 것입니다. 일부 학교에서는 급식 위생 문제로 인해 식중독 사건이 일어나기도 하고, 꿀꿀이죽 수준의 부실한 식단이 밝혀져 학부모들을 경악하게 하기도 합니다. 먹는 음식을 이용해 악덕한 짓을 하는 일부 어른들 때문입니다. 아직도 미흡한 학교들이 많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보다 안전한 환경 속에서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학부모들과 학교들을 비롯한 각계 각층이 합심해 급식 문화 개선에 더욱 관심과 힘을 기울였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습니다.
 
오늘 아침 뉴스를 보니, 미국산 쇠고기에 이어 광우병 발병이 많았던 유럽산 쇠고기도 국내에 수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협상으로 온 국민이 몸살을 앓았는데 한국과 EU(유럽연합) 사이의 FTA 협상이 유럽산 쇠고기의 수입장벽을 낮추는 방향으로 잠정 협의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국민들의 건강권을 지키고, 농축산물과 같은 우리 전통의 먹거리들이 보호될 수 있으면 더 좋겠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진리 탐구 탐진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