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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1.18 20대 군인이 철책선에서 시인이 되는 이유 by 진리 탐구 탐진강 (95)
  2. 2009.02.28 군대에서 발견한 5잎 클로버는 행운일까? by 진리 탐구 탐진강 (6)


스무살 무렵이면 우리나라 남자들은 군대를 가야 합니다. 정말 꽃다운 나이입니다. 청춘의 끓는 피가 넘치는 시절입니다. 남과 북으로 분단된 나라에 산다는 것도 서러운데 젊은 청춘을 군대에서 허송세월로 보낸다는 아픔도 클 것입니다.

제가 청춘을 보냈던 군대는 철책선을 넘나드는 DMZ 비무장지대 수색대였습니다. 미군과 북한군에 의해 1953년 정전협정이 이루어진 이후 비무장지대는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자연 그대로가 보존된 천혜의 보고입니다. 원래는 정전협정상 무장 군인이 비무장지대에 오가서는 안되는 곳입니다. 그러나 남한과 북한 모두 정전협정을 위반하고 무장 군인들이 비무장지대 내에서 수색 매복이나 GP(최전방 경계초소)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일은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이고 GP 근무 초병이 왕따나 고립된 공간의 외로움에 못이겨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지기도 한 바 있습니다. 저는 군대시절에 최전선 비무장 지대를 오가는 특수임무를 하다보니 혼자서 생각할 일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주말에 군대 회상록을 보다가 제가 쓴 시를 발견했습니다. 지금에 와서 보면 얼굴이 화끈거리는 졸작이지만 그래도 젊은 날의 초상을 기억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졸작이지만 그 당시 시를 소개합니다.


사태리

낮은 자락의 물안개가
산맥을 거머준다.

마의 계곡엔 구름이 흐르고
날선 보도처럼 우뚝 선 거봉.

잠시 눈을 떼면
학을 탄 신선의 모습을 놓칠까.

마음 졸이는 곳, 사태리

크게 숨쉬는 옥녀탕
열목어가 무리짓고

기암을 갈라져 솟구치는 폭포 너머
철없는 새끼 노루를 유혹하는
더덕 향기 짙은 산맥, 산맥

도라지꽃 만발한 들판
하늘 넘치는 제비나비 떼

전선의 섬뜩한 기운보다
노송의 고고한 절개가 넘치는 곳

사태리,
장려한 자연의 아름다움이여.

아마도 1989년경 쓴 시가 아닌가 싶습니다. 여기서 사태리는 강원도 양구의 비무장지대 근처 계곡 지명 이름입니다. 민간인이 없는 계곡에 오직 수색소대원들이 살았던 곳입니다. 마의 계곡, 옥녀탕 등을 비롯한 아름다운 풍광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정말 아름다운 비경들이 즐비하고 노루 토끼 멧돼지 등 야생동물들과 더덕 다래 머루 도라지 등 산열매가 넘쳐나던 곳이었습니다. 열목어, 금강초롱을 비롯한 동식물 천연기념물도 많았습니다. 순수의 자연은 사람을 아름다운 생각으로 정화시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젊은 군인들이 시인이나 문학청년이 되기도 했습니다.


참 아이러니합니다. 비무장지대라면 당장 총부리를 서로 겨누고 준전시상태의 살벌한 곳인데 말입니다. 사실 비무장지대 수색 매복은 죽음을 각오한 목숨 건 작전이나 다름없었습니다. 항상 죽음을 생각하며 비무장지대를 오갔습니다. 그렇지만 비무장지대를 나와 막사로 오면 청년들이 온순하고 순수한 청년으로 되돌아 왔습니다.

그리고 그 날 눈으로 목격한 아름다운 자연의 장관을 수양록에 적기도 했습니다. 수양록은 군인들의 일기입니다. 아무리 전쟁 상태나 다름없는 공간이라 할지라도 비무장지대의 아름다운 모습은 잊을 수 없었습니다. 제가 쓴 시도 그러한 느낌과 감상으로 그대로 표현한 것이라 생각됩니다.

소년이나 소녀들이 한 때 문학에 빠지듯이 군대 간 청년들도 아름다운 자연 앞에서 시인이나 소설가가 되는 셈입니다. 시와 문학이 순수함을 바탕으로 발전하는 장르가 아닌가 싶습니다. 예전 20대 초반의 추억을 회상해보니 그 때는 순수의 청년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어느새 세파에 찌들은 스스로를 되돌아보면 아쉽기도 합니다. 어쩌겠어요? 그것이 인생이라면. 그렇지만 소중한 추억과 순수의 마음을 완전히 잃어버리고 살아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순수 청춘의 추억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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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리 탐구 탐진강


지나간 20년전 군대 앨범에서 발견한 또 하나의 진기한 추억이 있었습니다. 대개 사람들은 행운의 상징으로 4잎 클로버를 떠올리곤 하는데 앨범에는 4잎 클로버와 함께 5잎 클로버가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모두 4잎 클로버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분명히 5잎 클로버가 하나 있었습니다.

당시 20년전 강원도 양구의 최전선에 근무하던 군대 시절에 막사 근처에 클로버 군락이 있었습니다. 남자들만이 근무하는 군대는 삭막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20대 초반이라 전우들은 감수성도 있었기에 때론 아름다운 자연에 취해 보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빡빡 머리 군인들이 클로버를 찾고 있는 모습을 지금 상상해도 웃음이 나옵니다. 

클로버 군락에는 대부분 3잎 클로버였지만 4잎 클로버도 간혹 찾을 수 있었습니다. 몇개의 4잎 클로버를 발견했는데 그 중에 하나가 5잎 클로버 였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기억이 가물가물해 어떻게 5잎 클로버가 앨범에 남아 있었는지 모르지만 몇개의 4잎 클로버와 하나의 5잎 클로버가 20년 만에 세상에 선보이게 된 셈이 되었습니다. 
[5잎 클로버 뒷면 : 사진을 크게 보니 5잎 클로버가 확실합니다.]

[5잎 클로버 앞면 : 앞면에서 보면 이파리 두개가 겹쳐서 좀 헷갈립니다.] 

[4잎 클로버 : 확실히 4잎은 구분이 잘 됩니다.]

[4잎 클로버와 5잎 클로버 비교 사진 : 4잎과 5잎 클로버는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5잎 클로버의 자연 상태의 사진이 없어 붉은노을님 블로그에 양해를 구하고 자연 속에서의 5잎 클로버의 모습을 보여드립니다.

클로버는 다양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합니다. 3잎 클로버는 소망 믿음 등을 의미하고, 4잎 클로버는 대체로 행운 행복을 상징합니다. 그런데 5잎 클로버는 흔치 않아서 무엇을 상징할까 궁금했습니다. 여기저기 정보를 찾아보니, 5잎 클로버는 사랑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나라마다 다른데 5잎을 어떤 기독교 지역(독일)에서는 완성되지 않은 십자가라서 불행으로 생각한다고 합니다. 저는 4잎도 있고 5잎도 있으니 좋은 의미만 생각하렵니다.

클로버가 기독교적인 해석과 의미가 담겨있어서 그런지 같은 클로버라도 잎의 숫자에 따라 상징이나 대우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심지어 아일랜드의 국화가 클로버라고 합니다. 프랑스에서는 요한절 밤에 4잎 클로버를 발견하면 행운이나 승리를 가져다주며 벨기에서는 처녀에게 멋진 남자를 만나게 해준다는 전설(?)이 있답니다.

군대에서 제4땅굴 발견한 것도 4잎 클로버의 행운이었고, 지뢰사고를 비롯 여러차례 죽음의 고비에서 살아난 것도 클로버의 도움이 있었고 아름다운(?) 아내를 만나고 예쁜 딸들을 낳아서 잘 사는 것도 모두 클로버의 행운과 사랑의 계시가 아니었나 혼자서 생각해 봅니다. 믿거나 말거나 사람은 자신이 좋은 방향에서 긍정의 힘을 불어넣으면 좋은 일이 많을 듯 합니다.

보너스 사진으로 단풍잎입니다. 최전선의 후미진 계곡에는 아름다운 풍경이 많았는데 사태리 계곡에는 유난히 단풍이 아름드리 장관을 펼쳤습니다. 그 단풍잎 중 하나입니다.

모든 분들에게 클로버의 행운과 행복 그리고 사랑이 넘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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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리 탐구 탐진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