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09.05.07 자식위해 평생 불구가 되신 어머님 전상서 by 진리 탐구 탐진강 (86)
  2. 2009.03.02 구준표 꽃남 '로망'과 워낭 '향수' 이상한 공존? by 진리 탐구 탐진강
  3. 2009.03.01 10살 딸도 감동한 워낭소리, 세대 관통한 소통 by 진리 탐구 탐진강 (12)
  4. 2009.01.07 기축년에 소에게 배우는 10가지 생활 수칙 by 진리 탐구 탐진강 (1)


어버이날이 다가오면 어머니가 그립습니다. 칠순이 다 되신 연세에도 불구하고, 어머니는 여전히 산골에서 농사를 짓고 살고 계십니다. 호랑이같은 아버지와 함께 부부의 연을 맺은 이후 어머니는 청춘을 자식들을 위해 희생하신 분이십니다. 자식들은 대도시에서 결혼해 살고 있고, 막내 남동생이 가까운 도시에서 부모님을 자주 찾아뵙곤 합니다.

그러나, 장남인 제가 자주 부모님을 찾아뵙지도 못해 늘 죄송한 마음입니다. 어머니는 다리 한쪽이 불편하십니다. 어머니가 불편하신 다리로 평생 산골에서 힘든 농사 일을 하시는 것을 보면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어머니는 제게는 아주 특별한 존재입니다. 불행하게도 예기치 못한 사고로 한 쪽 다리를 절게 된 사연과 혼자서 저를 키운 새색시 시절의 어머니를 생각하며 이 글을 씁니다.


제가 태어난 고향은 까마득한 두메산골입니다. 아직도 온통 산으로 뒤덮인 고향은 비포장도로를 통해 하루에 세 번 버스가 다닐 정도로 산골 오지입니다. 부모님은 산골 외딴집에 살고 계십니다. 그래서 여름 휴가 만큼은 시골 집에 동생들 가족들과 일정을 맞춰서 함께 가곤 합니다.

어머니는 도시에서 고등교육을 받으신 분이셨고 아버지는 초등 교육을 받으신 분이었습니다. 지난 1960년대는 교육 환경이 매우 열악한 때였습니다. 어머니가 시골 마을에 잠시 머물던 시절에 우연히 아버지를 만나서 결혼까지 하게 됐습니다. 아버지는 청년 시절을 '주먹자랑 하지 말라'고 알려진 벌교에서 지냈던 분으로 엄청난 카리스마(?)가 있었습니다.

결혼 후 신혼 시절에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아버지는 군대 입영을 기피한 상태였는데 아버지를 체포하기 위해 헌병대에서 집으로 찾아왔습니다. 아버지는 헌병대를 피하기 위해 초가집의 흙벽을 무너뜨리고 산으로 도망을 갔습니다. 그 후 아버님을 몇년 동안을 도시에서 숨어지냈습니다. 당시에는 군대에 간 후 사망해 돌아오는 경우가 많아 군대 기피가 많았다고 합니다.

갑자기 어머니는 새색시가 생과부 신세가 되어 버렸습니다. 어머니는 홀로 농사를 짓고 소를 키우고 땔감을 구해 생활해야 했습니다. 당시 시골집은 초가집이었고 나무 땔감으로 밥을 짓고, 소꼴을 베어 소를 키우던 시절이었습니다. 전기도 가스도 없었습니다. 따라서, 저녁엔 방에 호롱불을 밝혀야 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는 이미 임신 중이었습니다. 혼자서도 힘든데 홀몸이 아닌 상태로 논농사 밭농사를 짓고 소까지 키워야 하는 고난의 길을 가야 했습니다. 어머니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힘겹게 일을 하셨습니다. 

어느 날, 혼자서 열심히 밭 일을 하다보니 벌써 날이 어두워지고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서둘러 밭에서 일을 끝내고 머리에는 소꼴을 가득 이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던 중 사고가 터졌습니다. 길가에 뻗은 칡넝쿨에 걸려 어머니가 넘어지신 것입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넘어지던 중 머리에 인 소꼴에서 낫이 떨어졌습니다.

불행하게도, 낫은 어머니 앞에 날이 선 상태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무릎이 예리한 낫의 날에 닿아버렸습니다. 순식간에 일어난 사고로 어머니는 무릎의 힘줄이 끊기는 대형 사고를 당했던 것입니다. 얼마나 고통스러웠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머님은 사고를 당하고도 치료를 할 병원도 없었습니다. 곁에는 아버지도 없었습니다.

더구나, 어머니는 당시 저를 임신한 상태였습니다. 어머니는 무거운 몸이다보니 칡넝쿨에 걸려 균형을 잡지 못한데다 낫을 피하지 못해 다리를 크게 다치는 사고를 당하신 것입니다. 게다가, 임신한 상태에서 수술을 하는 것도 몸 속의 아이에게 해가 될까봐 못했을 수도 있는 일입니다.

어머니는 그 사고로 인해 한 쪽 다리가 불편한 불구가 되셨습니다. 그러한 몸으로 어머니는 다시 농사를 짓고 혼자서 저를 낳아서 길렀습니다. 지금이라면 아무도 그렇게 살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어머니는 갓 결혼 후 남편도 없이 무려 5년을 그렇게 농사도 짓고 저를 키웠던 것입니다. 저는 아가 시절을 마당이나 밭을 기어다니면서 놀았다고 합니다. 마당에서는 집에서 키우던 강아지나 닭과 함께 놀고, 밭에서는 지렁이가 친구였습니다. 어머니는 집에서도 일을 하고 계시고, 밭에 가서도 일을 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워낭소리는 부모님의 모습을 생각하게 한다

저의 유년 시절은 밤낮으로 어머니 밖에는 없었습니다. 낮에는 일하고, 저녁에는 호롱불 밑에서 제게 한글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5살 때 처음 어버님이 고향으로 돌아오셨지만 저의 기억 속에는 어머니만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고향에 돌아오신 후에도 집안 일은 하지않고 한량으로 지내셨습니다. 그래서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싹텄는지도 모릅니다. 나중에 마음의 화해가 어느정도 되었고, 아버지도 나이가 들면서 과거와 달리 농사 일이나 집안 일도 했습니다.

제 나이가 5~6세 정도일 때도 저는 동네 아이들과 산에 올라가 고사리 손으로 나무를 하곤 했습니다. 산에 올라가는 것은 오직 어머니 일을 돕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저의 일을 돕는 역할이었습니다. 청소년기 시절에도 방학 동안 내내 어머니가 하시는 일을 돕는데 땀을 흘리곤 했습니다. 조금이라도 제가 어머님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모두 하고 싶었습니다. 아이 때부터 어머니 혼자서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돕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들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고등학교 때, 어머니가 왜 다리 하나가 불편하게 되셨는지 얘기를 처음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 때부터 저는 어머니가 다리를 절면서 걷는 모습만 봐도 눈물이 날 지경이었습니다. 어머니가 불구가 된 것이 모두 제 탓인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어머니를 보면, 그 젊은 시절에 임신한 몸으로 어떻게 다리가 잘리는 고통을 참고 이겨냈는지 가슴이 아프곤 합니다. 제가 아이 때부터 지금까지 늘 변함없이 생각하는 정신적 지주는 '어머니'입니다.

어머니가 벼가 익어가는 여름 날, 논둑을 걸으면서 저에게 하신 말씀은 영원히 남아 있습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단다"

어머니, 감사합니다.
제가 힘들고 어려울 때 마다, 어머님은 소중한 등불과 같았습니다. 제가 방황하거나 잘못 가려하면 언제
나 등대처럼 저를 바로잡아 주셨습니다. 어머니의 사랑과 희생에 비하면 만분의 일도 헤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머니, 다리가 잘리는 듯한 고통을 어떻게 참고 견디셨습니까. 그리고 홀로 저를 어떻게 키우셨나요. 어머니는 자식들을 위해 평생을 고생만 하셨습니다. 특히 홀로 키웠던 저를 위해 얼마나 힘들게 사셨는지, 유년시절의 기억 마저 희미하지만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이제는 힘든 일은 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자주 연락도 못드려 죄송합니다. 자주 찾아뵙지도 못해 더욱 송구스럽습니다.

지금은 자식들도 모두 결혼해 잘 살고 있습니다. 이 모두가 어머니의 귀중한 가르침과 사랑 덕분입니다. 아버님께는 죄송하지만 오늘은 어머니가 그리워집니다. 언제나 힘을 주시는 어머님이기 때문입니다. 먼저 전화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찾아뵙겠습니다. 밤낮으로 기온차가 큰 데 건강 조심하세요.

언제나 사랑으로 감싸주시는 부모님을 생각해보는 시간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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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리 탐구 탐진강



구준표 꽃남 '로망'과 워낭소리 '향수' 이상한 공존 사회?


현재의 대한민국을 보면 혼란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정치사회를 보면, 이미 흘러간 이데올로기의 유령이 백주대낮에 활보합니다. 불황은 고단하고 팍팍한 삶을 짓누릅니다. 치열한 탐욕과 경쟁의 시대는 현실도피를 부릅니다. 


막장 판타지 드라마 오명을 듣는 '꽃보다 남자'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습니다. 또 한편에선 옛날 신파극을 연상케하는 독립영화 '워낭소리'가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상호 존립하기 어려울 듯한 두가지 상반된 이념이 어울리지 않게 이상한 공존을 합니다.

왜 그럴까요?

정치는 불신의 골이 깊어졌고 경제는 어렵고 살기 힘드니까 사람들은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판타지의 세계 속으로 빠져듭니다. 다른 사람들은 다시는 되돌아갈 수 없는 과거의 향수에 젖어 들어갑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꽃보다 남자(꽃남)'와 '워낭소리'라는 양극단의 문화는 일찍이 존재하지 않았던 문화코드입니다. 우리네 인생들은 이룰 수 없는 환상과 돌아갈 수 없는 과거이지만 잠시나마 현실의 시름을 잊어보는 것입니다.

그러면, '꽃보다 남자'와 '워낭소리'라는 양립할 수 없을 듯한 두 문화코드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꽃미남 10대 구준표와 79세 최원균 할아버지, 극단의 주인공 

'백마탄 왕자님'과 흡사한 꽃미남 구준표와 가난한 79세 촌로인 최원균 할아버지. 꽃남과 워낭소리의 주인공만 보아도 극단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재벌 부잣집 아들은 환상을 쫒는 '로망'이 되고, 가난한 촌로는 과거의 '향수'가 됩니다.

구준표는 10대 고교생인데 고급 스포츠카를 몰고다니고, 최원균 할아버지는 초라한 소달구지를 타고 다닙니다. 스타벅스의 여성들과 소녀 시청자들은 구준표와 금잔디의 키스와 초호화 해외관광지의 애정행각 이야기에 빠져있고, 중장년층 관람객들은 불쌍한 늙은 소와 촌로의 삶에 가슴 찡한 감동을 이야기합니다.

우리나라 드라마와 영화에서 이토록 극단의 주인공이 동시에 각광을 받은 적은 처음일 듯 합니다.


고교생의 호화로운  도시 소비 생활과 시골 촌로들의 척박한 노동 생산

10대 고교생들은 부자 부모를 배경으로 호화로운 도시의 물질문명을 만끽합니다. 척박한 시골 농촌 마을의 촌로들은 끊임없이 일을 하며 생산적 노동을 합니다. 

꽃남들은 경쟁과 암투 속에서 연애를 하고 소비를 즐기고, 촌로들은 헌신적인 자연과의 교감 속에서 생산을 합니다. 한편의 사람들은 고급 스포츠카를 몰고 해외의 호화 리조트를 다니며 안하무인으로 살 수 있는 '무례한 구준표'를 통해 욕망을 대리 실현합니다. 꽃남들은 명품 브랜드로 치장된 소비를 상징하고 한 여자 금잔디를 소유하기 위한 경쟁의 구도입니다.

다른 한편의 사람들은 촌로들과 늙은 소의 이야기에서 정직하고 성실한 인생과 노동의 신성함을 재발견하고 느림의 미학에 감동합니다. 우리의 조상들에 그렇게 살아왔던 것과 같이 촌로들의 삶 속에서 부모와 가족을 발견하고 헌신적 사랑과 존재의 의미를 느낍니다. 그것은 가난했지만 따뜻했던 옛 시절과 푸근한 고향의 정서를 자극하는 향수입니다.


제작비 70억원 24부작 드라마와 제작비 2억원 78분 독립영화의 재해석

꽃남은 70억원을 들여 만든 24부작 드라마 대작입니다. 이미 흥행이 검증된 일본 만화 원작을 토대로 엄청난 물량을 쏟았습니다. 그러나 워낭소리는 3년간 제작비 2억원으로 겨우 가까스로 완성해 초라하게 개봉된 78분 독립영화입니다. 방송국에서 퇴짜맞고 영화관에 상영조차 어려웠던 영화입니다.

꽃남이 메이저 방송사의 대대적 광고 공세와 주류 언론사들의 펌프질에 힘입어 쉽게 인기 가도를 달렸지만, 워낭소리는 소규모 영화관의 전단지로 시작해 관람객의 입소문을 타고 블로거들의 소개가 이어지면서 작은 바람이 커다란 광풍이 된 사례입니다.



그러나, 워낭소리는 이미 관객 200만명을 돌파하고 고공행진하고 있습니다. 반면 꽃남은 막장드라마의 오명을 듣지만 시청률 33%라는 최고 드라마의 반열에 오릅니다. 앞으로가 문제입니다. 꽃남은 회를 거듭할수록 점차 동력을 잃어갈 것입니다. 그렇지만 워낭소리는 300만을 향해 더 나아가 400만의 고지를 넘어 독립영화 사상 최고의 기록을 갈아치울 것입니다.

꽃남은 드라마가 끝나면 신기루처럼 사라질 환상이지만, 워낭소리는 비록 작지만 멀리 메아리치는 현실의 메시지이기 때문입니다. 워낭소리가 몰고 올 사회적인 자산과 문화의 재발견이 우리 사회를 보다 건강하게 살찌울 토양이 될 것입니다.

<꽃보다 남자> 대 <워낭소리> 주요 특징 비교
 구분  꽃 보다 남자  워낭소리
 주인공 고급 스포츠카 타는 부잣집 아들들 
10대 구준표 외 꽃남들과 금잔디
가난한 농촌 촌로 부부와 늙은 소
최원균 부부와 소
 주요 시청자층과 관객층 10대~30대 여성층 중장년층
 흥행 성과 약 33% 시청률 200만 관객 돌파 신기록 진행중
 제작비용 및 방영시간  약 70억원, 24부작 약 2억원, 78분
 장르 판타지 드라마 휴먼 다큐멘터리 독립 영화
 촬영 공간 도시, 학교  농촌, 들판 
 주요 의미 백마탄 왕자의 환상 고향과 아버지의 향수 
 주요 키워드와 정서 연애, 경쟁, 소비, 과시, 환상, 부자, 방탕 헌신, 복고, 가족, 향수, 가난, 노동, 생산
 주요 마케팅 메이저 방송사와 주류 언론들  소규모 전단지와 블로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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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리 탐구 탐진강


드디어, 보고싶던 영화 워낭소리를 봤습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딸과 장모님, 그리고 아내와 함께 영화를 보게 됐습니다. 모처럼 이번 영화를 장모님을 포함한 가족이 모두 볼 수 있다는 것이 행복했습니다. 그다지 영화를 즐기지는 않는 저에게도 이전부터 워낭소리는 반드시 봐야겠다는 의지가 충만했었습니다.  

독립영화라서 상영관이 많지않았지만,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집에서 가까운 프리머스에서 워낭소리를 상영해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아내와 단 둘이서 볼까 생각했지만 이왕이면 장모님과 두 딸도 같이 보면 더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온 가족이 세대를 뛰어넘어 감동받은 영화였습니다. 3대에 걸쳐 감동을 전해준 소통의 영화였던 셈입니다. 우선 장모님은 영화를 관람한 후 저에게 "고마워"라며 고마움을 표시하셨습니다. 장모님 세대에는 그 만큼 공감대가 컸던 것 같습니다. 영화관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장모님을 내내 무엇인가 상념에 젖은 모습이셨습니다. 그 만큼 울림이 컸다는 것입니다. 장모님이 좋아하시니 저도 행복한 마음입니다.

가장 놀란 것은 둘째 딸이었습니다. 이제 나이가 10살이고 새 학기가 되면 초등학교 3학년이 되는 아이입니다. 둘째 딸은 영화가 끝난 후 "엄마 감동했어. 소가 죽을 때 눈물났어."라며 워낭소리 영화에 몰입이 되어 있었습니다. 집에서부터 워낭이 무엇인지 묻고, 영화관에서도 영화소개 전단지를 보면서 궁금증을 보여주던 딸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물질만이 아닌 삶의 소중한 가치를 심어준 듯 하여 내심 기뻤습니다.

아마도 아이 때부터 시골에 계신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찾아뵙고 놀았던 기억들이 워낭소리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해 봅니다. 방학 때 마다 시골에 가는 것을 손꼽아 기다리던 두 딸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아이들이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산과 들, 그리고 냇가 등 자연이 함께 있었기 때문입니다. 비록 컴퓨터와 가게가 없지만 아이들은 더 소중한 추억들이 가득했던 것입니다.

아내도 영화를 보는 동안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대화 하나 하나에 반응하고 소의 눈물에도 슬픔을 나타냈습니다. 도시에서 자란 아내지만 저와 결혼 후 농촌과 시골에 대해 많은 부분을 알고 있던 터라 감흥이 컸던 모양입니다. 둘째 딸이 소의 다리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아내에 물었는데 정확히 답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아내는 소 키우는 것을 보지는 못했지만 이미 소똥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도, 저에게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워낭소리는 곧 저와 부모님의 이야기와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집에서 소를 키웠고 논과 밭을 경작했습니다. 나무 장작을 태워 밥을 하고 소죽도 끊였습니다. 어린 시절에 하는 일이 소꼴을 베고 나무를 하는 일이었습니다.  

영화 속의 최원균 할아버지의 절룩거리는 다리는 저희 어머님의 다리였습니다. 워낭소리에서 다리를 절룩거리는 최원균 할아버지 부분에서 저는 눈물을 삼켰습니다. 어머니는 저를 임신했을 때 소꼴을 베고 머리에 이고오다 넘어졌었습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낫이 떨어졌는데 날이 선 낫에 무릎을 다치신 것이었습니다. 당시 아버지는 도시에 돈벌고 가고 어머니 혼자였습니다. 혼자서 논밭을 일구고 소를 키우고 온갖 일을 다하셨던 것입니다. 평생 다리 하나를 불구의 몸으로 살아오신 어머니를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지금도 아버지와 어머니는 험준한 산에서 표고버섯 재배를 하십니다. 나이드신 노인들이 산에서 일하는 것이 너무 위험하고 힘든 일입니다. 이제 좀 산 일은 하지 마시라고 신신당부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최원균 할아버지의 고집은 저희 아버지와 닮았습니다. 워낭소리에서 할머니의 "에이고" 하는 한숨과 푸념은 곧 어머니의 이야기입니다.  

지금도 워낭소리의 여운이 감돌고 있습니다. 장모님과 부모님 세대, 그리고 우리 부부 세대, 더 나아가 우리 아이들 세대가 함께 세대간 벽을 넘어 소통하고 공감하면서 감동을 느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자본주의 물질문명이 세상을 지배한다고 하더라도 더욱 고귀하고 소중한 것은 사람사는 공동체입니다. 오늘 세대를 뛰어넘어 소통할 수 있는 희망을 발견한 것은 앞으로 계속 우리 가족에게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워낭소리는 보실 분들은 가족과 함께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드시기 바랍니다.

워낭소리 영화의 마지막 자막은 세대를 관통하는 소통을 의미하는 듯 합니다. 현재 우리 시대를 돌아보면 온통 소통은 없고 탐욕만이 가득한데 소중한 것은 가족이고 가족간의 소통과 사랑입니다.

‘유년의 우리를 키우기 위해 헌신했던 이 땅의 모든 소와 아버지들에게 이 작품을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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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리 탐구 탐진강



올해 2009년은 소띠 해다. 한자로는 기축년(己丑年)이다. 소띠해를 맞아 소에게 배우는 10가지 생활 수칙을 나름대로 정해봤다. 아무 의미없이 새해를 시작하는 것 보다는 새롭게 소띠 해를 맞아 좋은 의미들을 찾아 실천하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1. 근면
소는 농경사회에 있어 없어서는 안될 노동력의 상징이다. 농부들에게는 자식들 만큼이나 소중한 존재가 소다. 소는 쟁기를 끌면서 논과 밭을 갈았다. 한 해의 농사는 근면하게 일하는 소에게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소는 달구지를 끌고 교통수단의 역할도 했다.

2. 성실
소는 게으름을 피우지도 않고 묵묵히 일을 한다. 농부가 시키는 대로 성실하게 자신의 역할을 해낸다. 자신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성실성은 사회 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모범이 된다.

3. 정직
소는 우직하고 정직하다. 여우 처럼 교활하지도 않고 고양이 처럼 영악하지도 않다. 절대 거짓을 행하지 않는다. 커다란 소의 눈망울을 보면 맑은 영혼을 보는 듯 하다. 소처럼 정직하게 살자.

4. 신뢰
소는 믿음을 저버리지 않는다. 절대로 주인을 배신하지 않는다. 평생 소는 주인을 위해 일을 하고 송아지를 낳아 주인의 생활에 보탬을 준다. 소를 보면서 가족에 대한 믿음을 갖고 어려운 경제 상황을 이겨나가자.

5. 용기
소는 강자에게도 물러섬이 없다. 강자 앞에서도 굴하지않고 돌진하는 황소의 모습이다. 소는 투우장에서 비록 죽음을 맞이하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투지가 있다.
(독도화가 권용섭 화백의 독도의 일출)

6. 배려
소는 가축 중에서 가장 크지만 작은 개나 고양이와도 잘 지낸다. 몸집이 작고 힘없는 가축 동료라도 배려하며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것이다. 호랑이 처럼 지배하지도 않는다. 좁은 길에서는 상대방을 위해 길을 비켜주는 소달구지의 넉넉한 마음가짐을 갖고 있다.

7. 친절
소는 화내거나 성내지 않는다. 언제나 미소를 머금은 순진무고한 얼굴로 대한다. 소를 해치려들지 않는 한 절대 소는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다.

8. 절제
소는 일확천금을 노리지 않는다. 뚜벅뚜벅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소는 저축이나 주식시장에서 상승장의 상징이다.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좋은 결실을 맺어주는 것이다. 그 결실은 금송아지와 같은 존재이다. 소는 소중한 결실을 위해 매일 절제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9. 건강
우람한 소를 보면 육체미 선수를 보는 듯 하다. 소는 노동을 통해 단단한 몸매와 육중한 건강미를 자랑한다. 기축년에는 건강을 위해 운동도 열심히 하자. 건강이 행복이다.

10. 축하
소는 늘 도움을 주고 사람들을 기쁘게 한다. 소를 키우는 것은 자식들이 대학에 입학하면 등록금을 해결해주고 결혼을 하면 소중한 밑천이 되곤 했다. 축하를 하는 곳에는 소가 있었던 셈이다. 


기축년이라 소의 장점을 생각해보며 10가지 생활 수칙을 정리해보니 소에게 배울 점이 많은 것 같다. 물론 다소 어울리지 않은 내용도 있을 수 있다. 그리고 비슷한 내용도 있을 수 있으나 그 취지가 올해 기축년을 맞아 새로운 각오를 다지며 열심히 최선을 다해보자는 의미라는 점에 가볍게 생각해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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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리 탐구 탐진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