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향민'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12.20 어린이대공원 풍경, 달라진 3가지 풍속도 by 진리 탐구 탐진강 (35)
  2. 2009.06.07 평양 대동군 실향민 모임을 직접 만나보니 by 진리 탐구 탐진강 (6)


이미 오래 전 사진을 찾다가 어린이대공원에 갔던 일이 생각났습니다. 시골에 계신 아버지가 서울에서 향우회 모임이 있어 관광버스로 올라오셨던 때였습니다. 그 때가 5월경이나 많은 시간이 지났습니다.

제가 학창 시절에는 가끔 소풍가기도 했던 곳, 어린이대공원의 추억은 여전히 노리 속에 아련히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오랜 만에 가본 어린이대공원은 다소 생소한 분위기로 느껴졌습니다. 어린이를 비롯한 가족들도 많기는 했지만 오히려 노인들도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아마도 노인들에게 추억과 향수의 장소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과거 오래 전에는 공원 입장료가 있었던 기억인데 지금은 무료로 입장이 가능했습니다. 공원 입구를 지나니 어르신들이 나무 숲 밑에 많이 앉아 있었습니다. 대부분 노인들의 모임이었습니다 특히 실향민을 비롯해 향우회나 동창회 모임이 자주 보였습니다.

어르신들의 추억과 향수를 담은 향우회 모임 장소였다

어린이 대공원의 입구에는 아름드리 나무들이 서있고 길게 뻗은 진입로가 어린 시절을 추억하게 만들었습니다. 20~30년전에도 진입로의 길은 비슷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나무들이 훌쩍 자라서 세월의 흐름을 짐작하게 했습니다. 5월이라 여기저기 꽃들이 많아 나무 잎들의 녹음과 꽃들이 잘 어우러져 있었습니다.
 

버섯 모양의 버섯마을이 아이들을 동화의 나라로 인도했습니다. 오래 전에도 있었던 버섯마을 풍경인 것으로 기억됩니다.

어린이대공원하면 입구의 모습과 팔각정이 대표적 상징물이 아닌가 싶습니다. 팔각정을 따라서 산책하는 어르신 커플도 보였습니다. 아마도 어린이대공원이 아늑한 조경을 비롯해 풍경이 노인들에게 좋은 장소인 것 같습니다.



어떤 동창회 모임은 족구를 하면서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곳에서는 어리신들의 향우회 모임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인들이 많이 향우회가 노인들만의 모임인 것 같아 다소 안타까웠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북한이 고향인 실향민들이 향우회를 하고 있었는데 고령의 노인들만 몇명 나와 있어 남북분단의 아픔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빨리 남북평화교류가 이루어지고 서로 왕래하고 통일이 되어야 노인들이 고향을 갈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가족 단위의 나들이객들에게 즐거운 소풍 장소였다

어린이대공원에는 가족 단위의 나들이객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부모들이 어린이들과 함께 산책을 하고 놀이기구를 태워주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점심은 공원의 잔디밭이나 나무 그늘 밑에서 김밥이나 도시락을 먹으며 단란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날씨가 차가운 겨울에는 야외에서 점심을 먹을 수 없는 점이 아쉽습니다.



유치원 아이들이 놀이공원을 찾아 놀이기구를 타기위해 줄지어 있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역시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아이들에게는 놀이기구 타는 것이 가장 즐거운 시간일 것입니다. 어린이대공원의 놀이기구는 좁은 장소에 여러개가 모여있어 다소 복잡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곳의 놀이공원이 큰 곳이 많아서인지 어린이대공원은 다소 작아 보였습니다. 



저희 가족들도 초등학생 어린이들이 많아서 놀이기구에 푹 빠져 있었습니다. 사실 어른들은 그다지 할 일이 없었습니다. 아이들을 기다리는 시간이 다소 지루했습니다.

연인들의 데이트 명소의 전통은 사라져 가는가?

사실 예전 20~30년 전에는 어린이들의 최대 명소 중 하나로서 어린이대공원의 명성은 자자했습니다. 아울러 청춘 남녀 연인들이 자주 찾던 데이트 명소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어린이대공원에는 연인들의 데이트 모습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그 만큼 서울이나 경기도 외곽 등에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가 많기 때문이기도 했을 것입니다.



이 따금씩 남자와 여자 쌍쌍이 데이트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젊은 남녀 보다는 오히려 노인들의 데이트가 더 많이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세월의 무상함은 어린이대공원의 풍속도 마저 바꾸고 있는 셈입니다. 롯데월드나 에버랜드를 비롯 현대식 디자인의 놀이시설들이 많아지고 여가 문화가 늘어나면서 신세대 젊은이들과 연인들이 즐길 수 있는 놀이공간도 크게 달라진 것입니다.



과거의 전통과 자라나는 어린이들이 놀이문화를 나눌 수 있는 곳, 어린이대공원의 어제와 오늘입니다. 변화는 빠르지만 어린이대공원은 여전히 과거에서 크게 달라지지 못한 때문인 듯 합니다. 그것은 증기기관차의 모습처럼 추억의 한 페이지로 남아 있었습니다.



어린이대공원이 보다 다양한 사람들이 찾는 놀이공간으로 탈바꿈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봤습니다. 어린이대공원은 세대를 초월해 모두가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명소로 충분한 가능성이 있습니다. 서울시가 광화문이나 한강에 집중적 투자를 하는 것도 필요할지 모르지만 주요 서울 명소에도 보다 관심을 기울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울에서 어린이대공원 만큼 모든 세대가 추억을 이야기할 수 있는 명소는 드물 것이란 점에서 좀 더 관심과 배려가 필요해 보였습니다. 어린이대공원의 을씨년스런 모습이 마치 처음 본 실향민 노인들의 쓸쓸한 풍경처럼 오버랩되어 스쳐지나간 단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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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리 탐구 탐진강


얼마 전에 어린이대공원에 간 일이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로 되돌아간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예전에 비해 어린이대공원은 크게 붐비지는 않았습니다. 어린이들이 갈 수 있는 장소가 크게 늘어난 이유일 듯 합니다. 게다가, 어린이대공원이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점도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어린이대공원은 어린이들이 가볼 만한 공간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어린이대공원에는 푸르름이 더해가는 계절을 맞아 가족 단위의 나들이객들이 많았습니다. 아이들이 평화롭게 뛰놀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어른들은 마음의 안식을 얻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린이대공원에서 특별한 광경을 발견했습니다. 나이가 지긋한 할아버지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습니다. 가깝게 가봤더니 '대동군 부산면민회'라는 펼침막이 보였습니다. '대동군'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처음 보는 지명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르신들께 다가가 물어봤습니다.

"처음 들어보는 지명이라서 그러는데, 대동군이 어디 있나요?"
"멀리...대동강 근처이지..."

"대동강이요? 어디있는 강...(머뭇)...북한에 있는 곳 말인가요?"
"평양의 대동강 가까이 있는 곳에 대동군이 있지."

"아. 그렇군요. 그래서 여기서 모이는군요."
"올해는 사람들이 더 적게 모였어. 고향 땅에 언제 가볼 수 있을지..."

북한에 고향을 둔 실향민 노인들을 만나보니 안타깝기 그지 없었습니다. '고향이 그리워도 못가는 신세...'라는 노래 가사가 불현듯 생각났습니다. 사실 그 노래는 자신의  개인적 의지의 문제이지만 북한에 고향을 둔 실향민들은 개인의 의지가 있어도 아예 원천봉쇄된 공간이기에 더욱 마음이 아팠습니다. 차벽으로 가로막한 시민광장과 다를 바 없는 원천봉쇄된 세상인 셈입니다.

지구 상에 남은 마지막 분단 국가인 남한과 북한의 참담한 현실. 이제는 희망마저 어둠의 나락으로 떨어진 남북 관계의 암울함 속에서 실향민들의 고통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기만 했습니다. 심지어 남과 북은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관계를 통치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행태를 여전히 버리지 못하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입니다. 가족이나 고향 만큼 소박하지만 소중한 것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가족이나 고향도 이념과 사상이라는 정치적 족쇄 앞에서 허무하게 난도질당하고 적대적 분열의 냉전이데올로기만이 판치는 세상이 되었으니 말입니다.

'북한 대동군 부산면민회'라는 펼침막을 걸고 실향민 노인들이 쓸쓸하게 앉아 있습니다. 펼침막의 왼쪽에 태극기가 남북분단의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듯 합니다. 과거 이념도 사상도 없이 살아가던 일상의 사람들에게 남과 북으로 갈라진 동족상잔의 비극과 냉전이데올로기 세상은 극단의 길을 선택하게 했습니다. 그러나 실향민들에게 가장 소중한 가치는 가족과 고향을 그리는 마음과 실제 만남입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보편타당한 상식과 진리 마저 그들에게는 권리나 자유가 아닙니다.

어린이대공원의 후미진 곳에 모인 실향민들이 고향 사람들의 얼굴이라도 보는 것이 여생의 위안일지도 모릅니다. 살아있는 동안 고향 땅을 밟아보고 선천초목을 느껴보는 것이 평생의 꿈으로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어린이대공원은 그래서 어린시절 그들이 뛰놀던 고향과 닮아있는 마음의 휴식처일 것입니다.


어린이대공원에는 어르신들의 모임이 많았습니다.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이 향우회나 동창회 등 여러 모임을 갖고 있는 모습을 자주 접하게 되었습니다. 서울에 어르신들이 모여서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는 자연 공간이 많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어린이대공원은 어르신들을 위한 최적의 장소가 된 것입니다. 수많은 나무 그늘이 있고 쉼터가 군데군데 잘 조성되어 있고 어린 시절의 회상을 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어린이대공원입니다.

이번 달 6월은 동족상잔의 전쟁이 일어났던 달입니다. 그리고 남북 사이에 6.15 남북공동평화선언이 있었던 달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평화는 오지 않았습니다. 최근들어 오히려 더 남북관계는 악화되고 있습니다.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민주주의와 평화통일을 이루어가야 하는 것은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책임과 의무라고 합니다. 그것은 우리 민족,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사명이기도 할 것입니다. 누가 분열의 냉전시대를 여전히 획책하는가? 언제까지 지구 상 마지막 남은 분단 국가의 오명을 들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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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리 탐구 탐진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