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집'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3.25 결혼 반대한 장모, 왜 밥 잘먹는 남자 좋아할까? by 진리 탐구 탐진강 (62)
  2. 2009.08.21 장모님이 밥 잘 먹는 남자를 좋아하는 이유 by 진리 탐구 탐진강 (51)


얼마 전, 미국에서 여행온 아내의 이모님을 모시고 저녁 식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아내가 나중에 하는 이야기가 이모님이 아주 칭찬을 자자하게 했다고 합니다. 이유가 뭔지 물어보니 밥 먹는 모습이 듬직하고 사랑스럽게 보였다는 것입니다.

왜 그럴까 생각하다보니 문득 결혼 당시의 힘든 과정이 스쳐지나갔습니다. 사실 제가 지금의 아내를 만날 당시에 보잘 것 없었습니다. 평범한 회사원이었지만 일반적으로 따지는 결혼 조건에는 턱없이 부족한 남자였습니다.

시골에 계신 부모님은 제게 끊임없이 맞선을 요구하셨습니다. 이미 앞서 제 글을 읽으신 분들은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던 중 첫 눈에 반한 여자를 우연히 만났습니다. 처음 본 순간, 그냥 마음이 끌렸습니다. 그리고 매일 밤 저녁 술자리가 잦았지만 도중에 탈출(?)해 그녀의 집 앞에 찾아가 만났습니다. 중간 과정은 생략하겠습니다.  

저와 여자는 매일 만나는 동안 어느새 서로 사랑의 감정이 싹텄고 저는 그녀에게 청혼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지금의 장모님이 당신의 딸이 만나는 남자를 우연히 목격하게 됐습니다. 어떤 놈팽이가 술에 취해 몸도 못가누고 딸의 부축을 받으며 여관 골목에 들어가는 모습을 본 것입니다. 당시 저는 업무상 1차 술자리가 있었지만 빨리 마치기 위해 너무 속도를 낸 탓에 과음한 상태였습니다. 그렇지만 그 날도 그녀를 만나기 위해 늘 만나던 호프집에서 맥주 한 잔에 완전히 인사불성이 되고 말았습니다.

여자는 도저히 몸을 가눌 수 없던 저를 부축해 여관에 넣고 나온 과정을 고스란히 어머니에게 들켰던 것입니다. 그 날 이후 여자의 어머니는 놈팽이를 그만 만나라고 불호령을 내렸습니다. 여자는 눈물겨운 단식 투쟁을 했습니다. 여자는 남자가 비록 가정형편을 비롯해 결혼 조건은 그다지 좋지 않지만 자신을 사랑하고 성실한 모습이 좋았습니다. 여자는 어머니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애썼습니다.

"엄마, 그 남자 놈팽이 아니야. 매일 업무가 많아서 피곤한데 업무상 술자리 빨리 끝내고 나 보고싶어 왔다가 쓰러진 거야"
"아무리 그렇다고 술취해 몸도 못가누고 비틀거리는 남자는 절대 안돼."

"그러면 한번만 그 남자 만나봐. 그 후 판단해도 되잖아."
"만날 필요 없어.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는 거야. 안된다면 안된다. 다시 이야기도 꺼내지 마라."

저는 어머니 마음을 돌리기 위해 몇가지 작전(?)을 감행했습니다. 우선 여자의 언니를 든든한 지원군으로 확보했습니다. 그리고 여자의 어머니가 절친한 약국집 부부를 찾아가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 후 애주가인 약국집 아저씨와 별도로 약주를 대접하면서 마음을 얻었습니다. 특히나 약국집 아저씨는 전 직장이 저와 같아 빨리 친해졌습니다. 당시 여자의 어머니는 일찍이 남편을 여의고 홀로 딸들을 키우는 동안 약국집 부부와 이웃 사촌으로 친하게 지내고 있었기에 약국집 부부 마저 우군으로 만든 것은 결정적 반전의 계기였습니다.

그러나 여자의 어머니와의 마지막 담판이 남아 있었습니다. 다소 누그러진 어머니와 식사를 하면서 만남의 자리가 성사됐습니다. 저와 여자의 운명을 가를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여전히 남자에 대한 이미지는 변한 것이 없었습니다. 어떤 부모가 술에 취해 길거리에서 길거리에서 인사불성이 된 놈팽이가 당신의 딸과 결혼을 쉽게 허락하겠습니까?



드디어 여자의 어머니와의 만남의 시간이 됐습니다. 사전에 마음의 준비와 시나리오를 생각하고 왔지만 만나는 순간 머리 속이 하얗게 변했습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사실 여자의 가문은 제천에서 대대로 유명한 부잣집이었지만 할아버지에 이르러 다소 몰락한 집안이었습니다. 그런 집안의 며느리였던 어머니는 카리스마가 넘쳤습니다.

"양친은 무슨 일 하시나요?"
"시골에서 농사짓습니다."

대화가 몇마디 오가는 동안 식사가 나왔습니다. 다소 긴장한 탓인지 반가운 식사였습니다. 무엇엔가 열중할 수 있는 식사 시간이 그렇게 끝났습니다. 저는 용기를 내어 이야기를 했습니다. 무슨 말을 해야할지 생각도 나지 않지만 마음 속에 품었던 생각을 말했습니다.

"따님과 결혼을 허락해 주십시오. 비록 가진 것 없어도 따님을 행복하게 할 자신이 있습니다."
"....(침묵)...."

여자의 어머니는 말씀이 없었습니다. 저는 타들어가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렇게 짧은 만남이 끝나고 걱정이 앞섰습니다. 그리고 그 날 저녁에 여자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엄마가 만나보니 괜찮다고 했어. 깔깔깔."
"그래. 정말이야. 아무 말씀도 없어 걱정했는데."

"밥 잘먹는 모습을 보고 좋았대. 나 굶겨죽이지 않을 것 같아 보였다나. 대화를 나눠보니 듬직해 보였고,"
"이제 안심이다. 그 동안 마음 고생 많았지. 수고했어."

그랬습니다. 여자의 어머니는 밥 잘먹는 남자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성실하고 진실성있는 남자의 말이 듬직해 보였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저는 그 때 긴장을 좀 해서 밥먹는데 집중이 더 잘 됐고 평소에 비해 말에 힘이 들어갔던 것 같습니다. 그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하니 지금도 살짝 미소가 지어집니다. 그 후 일사천리로 결혼을 위한 준비가 시작됐습니다. 결혼 후 장모님은 저를 가장 좋아하는 사위라고 합니다. 아내는 어머니가 저를 편애한다고 하실 정도입니다.

저는 반찬 투정을 하지 않습니다. 신혼 시절 아내의 음식 솜씨가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무조건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시골 어머니가 아버지의 반찬 투정에 마음 고생하시던 모습을 보고 저는 절대 반찬 음식 투정하지 않겠다는 다짐하곤 했기 때문입니다. 아내도 자신은 저를 만나기 전까지 결혼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어 요리나 음식에 대해 배울 생각도 없었다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언제나 맛있게 밥먹는 모습이 너무 고마웠다고 지금도 말합니다. 물론 아내도 지금은 음식이 많이 늘었습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던 터라 제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은 결혼 이후 부터입니다.

지난 화이트데이에 장모님에게 선물을 드렸더니 활짝 웃으며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O서방, 고마워. 우리 집 큰 아들 같아. 듬직해."
"헤헤. 약소한 선물인데요, 뭘."

어르신들이 사윗감 판단에 밥 잘먹는 남자를 좋아하는 이유
- 건강하고 믿음직해 보인다
- 반찬 투정 안해서 딸이 음식 때문에 고생하지 않을 것 같다
- 성격이 무난하고 자신감있어 보인다
- 무슨 일이든 성실하고 책임감있게 잘할 것 같다
- 어른들에게 예의바르고 가족을 잘 챙길 것 같다
- 밥 잘먹으면 집안에 복이 들어온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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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리 탐구 탐진강


술 취해 인사불성인 놈팽이를 사귄다는 것을 처음 본 부모의 마음이 오죽 하겠습니까. 애지중지 키운 당신의 딸이 놈팽이와 결혼한다면 모든 부모가 반대할 것이 뻔한 일입니다. 여자의 엄마는 장래 딸의 남편이 될 수도 있는 남자의 첫 장면에 충격을 받았던 것입니다. 게다가 당신의 딸이 만취한 남자를 부축해 여관 골목으로 들어가는 모습에 더욱 화가 났습니다.

[참고 : 전편 글]  술취한 남친 부축해 여관행, 엄마에 발각
(처음 보는 분은 전 편 글을 먼저 읽어보시면 빨리 이해가 됩니다.)

대로변 큰 길가의 약국집에 놀러왔다가 우연히 목격한 당신의 딸과 남자친구의 모습을 목격한 이후 여자의 엄마는 딸을 냉랭하게 대했습니다. 그 날 이후 냉전이 계속 됐습니다. 여자는 엄마를 설득할 수도 없었습니다. 엄마의 충격이 너무 커서 어떤 이야기도 듣지 않았습니다.

딸의 엄마는 대로변 약국집에 있다가 우연히 딸과 남자 친구의 모습을 보게 됐습니다. 엄마는 약국집 주인과 절친했습니다. 그런데 두 남녀가 술취해 지나가는 모습을 엄마는 약국집 주인과 똑똑히 지켜봤습니다. 약국집 주인도 놀라는 눈치였습니다. 설마 당신의 딸 만은 그럴 줄 몰랐던 어머니의 마음은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더욱이 가족같이 지내던 약국집 주인과 그 모습을 봤으니 창피할 지경이었습니다.

사실 엄마가 생각하는 딸에 대한 생각은 컸습니다. 여자의 엄마는 몇해 전 남편을 먼저 하늘나라로 떠나보내고 홀로 자녀들을 키웠습니다. 그래서 반듯하게 아이들을 키워서 결혼시키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홀로 된 여자의 어머니는 약국집에서 가끔씩 시간을 보내곤 했습니다. 홀로 된 어머니를 이해해주고 서로 말동무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약국집 주인 내외는 그렇게 가족처럼 지내는 사이였던 것입니다.



엄마의 반대는 완강했습니다. 그러다 여자는 약국집 앞을 지나다가 주인과 마주쳤습니다. 약국집 주인 아저씨는 여자에게 말했습니다. 
"S야, 오랜 만이다. 요즘 안색이 좋지 않다. 힘든 일 있니?"
"아니에요. 회사 일로 바빠서요."

"S야, 남자 친구를 좀 나에게 소개시켜주라. 우리는 가족과도 같은데 한번 보고 싶다"
"예, 아저씨. 생각해 볼게요."

그 후 여자는 남자 친구에게 약국집 아저씨 이야기를 했습니다. 남자 친구는 흔쾌히 만나겠다고 했습니다. 여자는 결국 남자 친구를 약국집 주인 아저씨에게 소개시켜 주었습니다.
"S의 남자친구를 꼭 보고 싶었는데 반갑네요."
"진작에 인사를 드렸어야 하는데 송구스럽습니다."

약국집 주인 아저씨와 여자의 남자 친구는 잠시 이야기를 나누면서 금새 친해졌습니다. 성실하고 듬직해 보이는 남자의 모습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약국집 아저씨도 애주가였습니다. 몇 마디 이야기를 해보니 남자가 평소에는 술취해 실수를 전혀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약국집 아저씨는 애주가로서 한번의 실수를 충분히 이해해 주었습니다.

그 날 이후 약국집 아저씨는 여자의 어머니를 설득했습니다. 남자가 보는 남자에 대하여 아버지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어찌보면 약국집 아저씨가 이웃 사촌으로서 아버지와 같은 역할과 같은 정신적 지주나 다름없었습니다. 그렇게 여자의 어머니도 마음을 되돌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한번 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아직은 잘 모르니 여자의 엄마는 남자 친구를 만나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남자는 여자의 어머니를 처음 만나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너무 긴장했습니다. 식사 자리에서 말도 없이 식사만 열심히 먹었습니다. 여자 어머니를 똑바로 바라보는 것도 힘들었습니다. 처음에 술취한 놈팽이의 모습이었기에 더욱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놈팽이가 경상도 말인줄 몰랐지만 여자의 엄마는 고향이 경상도입니다.)

어른들이 밥 잘 먹는 남자를 좋아하는 이유
- 성실해 보이고 건강해 보인다.
- 여자를 고생시키지 않을 것 같다.(깨작깨작 밥 먹는 남자는 여자가 힘들다.)
- 남자는 아내가 해준 밥을 잘 먹어야 믿음직하다.
- 사회 생활을 잘하고 어른들에게도 잘 할 것 같다.
- 마음씨 좋고 가정적일 것 같다.


나중에 들어보니 여자의 어머니는 밥 잘 먹는 남자가 마음에 들었다고 합니다. 여자의 엄마는 "밥 굶길 남자는 아닌 것 같더라"라고 했다고 합니다. 드디어 여자의 어머니의 마음을 얻은 것입니다. 사실 남자는 긴장도 되고 과거가 부끄러워 밥을 열심히 먹고 있었는데 그런 모습이 점수를 딸 줄 몰랐습니다. 남자와 여자는 다시 찾아온 행복의 시간들에 기뻐했습니다. 이제는 두 사람에게는 걸림돌이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남자와 여자에게는 또 다른 복병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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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리 탐구 탐진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