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기사'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9.06.27 11살때 홀로 산을 넘다 만난 여름밤 귀신불의 공포 추억 by 진리 탐구 탐진강 (45)
  2. 2009.03.18 세계최초 하이바 쓴 택시기사 서울에 등장(?) by 진리 탐구 탐진강 (16)
  3. 2009.01.10 만취했을 때 콜택시를 타야 하는 이유 by 진리 탐구 탐진강 (3)


여름밤에 홀로 산속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아마도 11살 때 였습니다. 초등학교 시절이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30년이 넘었습니다. 당시 서울로 일찍 유학(?)을 왔고 큰집에 기거했습니다. 여름방학을 맞아 혼자서 서울에서 시골 고향에 가게 되었습니다.

서울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지방 대도시에 도착했습니다. 차비를 아끼기 위해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시외버스 터미널까지 걸어서 갔습니다. 그리고 하루에 몇번 정도 오는 시골 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장터행 시외버스를 탔습니다.

시골 장터는 5일장이 열리는 곳이었습니다. 어린 시절이라서 5일장 장날에 맞춰 시골 마을에 가는 날을 정했습니다. 그 날도 5일장이 열리는 날이라 다소 안도하고 길을 나섰던 것입니다. 그런데 장터행 시외버스에는 손님이 거의 없었습니다.

어느 순간에 보니 시외버스에는 혼자서 타고 있었습니다
.

운전기사가 저에게 말했습니다.
"학생. 어디까지 가나?"
"장터요."

"그래. 그럼 여기서 내려."
"네. 여기는 장터가 아닌데요."

"여기서 조금만 걸어가면 장터야. 어서 내려."
"얼마나 걸리나요?"

"아마 20분만 걸어가면 장터야."
"네."

어쩔 수 없이 저는 내렸습니다. 운전기사의 말을 듣지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20분을 걸어가도 장터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덜컥 겁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벌써 저녁노을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운전기사 아저씨는 버스에 어린 아이 한명만 타고 있자 종점까지 가지 않고 저를 내리라고 하고 버스를 되돌려 가버린 것이었습니다.)

30년전에 여름 납량특집으로 유명했던 '전설의 고향'의 한 장면


장터에서도 2시간을 넘게 걸어서 산을 몇개 넘어가야 시골 고향 마을이었습니다. 더 무서운 것은 장터에서 고향마을 사람들을 만나서 함께 산길을 넘어가야 하는데 이미 장터가 끝날 시기였습니다.

무조건 달렸습니다. 장터에서 고향 사람들을 못만나면 혼자서 산고개를 넘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얼마나 달렸을까. 드디어 장터나 나왔습니다. 그러나 이미 장날은 끝난 상태였습니다. 고향 사람들도 장이 끝나고 이미 마을로 떠나고 없었습니다.

여름 날도 이미 저물고 어둠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산길을 혼자서 넘기로 했습니다. 산길은 빨리 어두워졌습니다. 나무 막대 하나를 집어 들었습니다. 산길에는 뱀이나 산짐승이 많이 살았기 때문에 일종의 호신용이었습니다.

산길에 들어서자 갑자기 풀숲에서 산새가 소리를 지르며 날아갔습니다. 움찔했습니다. 소름이 돋았습니다.
조금 후 길가에서 뱀 한마리가 지나갔습니다. 더욱 무서워졌습니다. 식은 땀이 흘렸습니다.

앞만 보고 빠른 걸음으로 걸었습니다. 더 어두어지기 전에 산을 넘어야 했습니다. 산길을 한참 걸었습니다.
드디어 첫번째 산고개에 도착했습니다. 잠시 한숨을 돌렸습니다. 갈대가 산고개에는 많았습니다. 밤하늘에는 흐린 구름 사이로 반달이 떴습니다.

달빛을 바라보다 산중턱을 보니 무덤이 하나 보였습니다
.
무덤을 보니 무서움이 밀려왔습니다. 당시 '전설의 고향'이 여름 납량특집으로 방송되던 시절이라서 산속에서 만난 무덤의 공포는 컸습니다. 구미호가 무덤 위에 서서 저를 노려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엄청난 공포감이 밀려왔습니다.


다시 뛰었습니다. 그런데 신발이 벗겨졌습니다. 달리던 속도로 인해 신발은 저 뒤에 있었습니다. 뒤돌아 달려가 신발을 들고 다시 뛰었습니다. 정신없이 뛰었습니다.

한참을 달리자 두번째 산고개에 도착했습니다. 산고개에는 거친 바람이 불었습니다. 잠시 쉬어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발 아래 뭔가 밟혔습니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죽은 토끼의 발이었습니다. 산짐승에 잡아먹힌 토끼의 발만 남았던 것입니다. 다시 계속 달렸습니다.

마침내 마을의 불빛이 보였습니다.
그 마을은 할머니가 사는 마을이었습니다. 마을로 가기 위해서는 냇가의 돌다리를 건너야 했습니다. 그렇게 돌다리를 모두 건넜습니다. '아, 이제는 살았구나' 생각했습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그리고 너무 고생했던 생각에 마지막 산고개를 향해 뒤돌아봤습니다. 산고개에는 파란 불빛이 강하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어느새 산고개의 파란 불빛에 눈이 고정되었습니다. 파란 불빛이 산고개에서 움직였습니다. 저의 눈은 파란 불빛의 움직임을 따랐습니다.

그런데 발길이 저절로 그 산고개를 향해 걷기 시작했습니다. 머리 속에서는 '산고개로 가면 안돼'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발길은 산길을 향해 움직였습니다. 머리 속 생각과 몸이 따로 놀았습니다. '아, 이러면 안되는데...안되는데' 이렇게 계속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발길은 전혀 마음대로 움직이질 않고 산고개의 파란 불빛만을 향해 나아갔습니다. 눈으로 본 '파란 불빛'은 너무나 아름다운 광채였습니다. 그러나 마음 속은 '파란 불빛을 보면 안돼'라고 외치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지났을까. "탐진강아." 부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할머니였습니다. 할머니는 냇가에 물을 기르러 들렸다가 손자를 발견했던 것입니다.

할머니집으로 와서 할머니에게 물었습니다.
"할머니, 파란 불빛은 무엇이었어요?"
"그건 귀신불이다."
할머니는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예전 6.25 전쟁때 산고개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었단다. 그 이후로 날씨가 흐린 밤에는 귀신불이 나타난단다." [할머니는 도깨비불(인불)을 귀신불로 불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할머니가 준 후레시를 들고 다시 길을 나섰습니다. 삼촌도 있었지만 차마 같이 가자고 말을 못했습니다. 할머니집에서 20분 정도 신작로를 걷고 산중턱으로 가야 부모님이 사시는 고향집이었습니다. 고향집에 가는 동안에는 도깨비불의 잔상과 호랑이가 오버랩되어 머리 속을 어지럽혔습니다. 빠른 걸음으로 걸었습니다. 결국 고향집에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어머니의 얼굴을 보자 이제서야 마음이 푸근해 졌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잠이 들었습니다. 너무 힘들고 무서웠던 한 여름밤, 산속의 공포 추억이 그렇게 잠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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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리 탐구 탐진강



국회에 볼 일이 있어 가다가 하이바(헬맷)을 쓴 택시 운전기사를 발견했습니다. 생전 처음 보는 광경이라서 하이바 쓴 기사와 대화를 시도했습니다. 상당히 덩치도 우람하고 머리도 짧게 깎은 모습이 상대방에게 다소 위압감을 주는 풍채였습니다.

서울에서 수많은 택시 운전기사 분들을 만나봤지만 하이바를 쓴 기사는 처음이었습니다. 궁금증을 보면 못참던 성격 대로 그 운전 기사 분께 질문을 던졌습니다.

"저, 제가 지나가다 궁금해서 그러는데 왜 하이바를 쓰고 계세요?"
질문을 던지고 나서 그 분을 쳐다보니 우람한 체구에다가 머리를 빡빡 깎아서 조금은 무서웠습니다.(^^)

"대답할 수 없는데요."
저를 쳐다보는 눈빛이 상당히 강렬했습니다.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그만 둘까 하다가 다시 용감하게 질문을 했습니다.
"하이바 쓰고 운전하시는 분을 처음 보거든요. 사실 신기하기도 해서 궁금해서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하이바 쓴 기사 분이 살짝 쓴 미소를 보이면서 뜸을 들이다가 말을 했습니다.
"답변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예. 알겠습니다."하고 황급히 자리를 피했습니다.

기사 분이 말하지 못할 개인적인 사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하이바를 쓰고 운전석에 앉아있는 모습이 어울리지 않아 보였습니다. 운전석 앞에는 목장갑도 놓여 있었습니다. 보통 운전기사 분이 목장갑을 끼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게다가 운석석의 하이바 쓴 분은 손님을 태우기 위한 자세는 아니었습니다. 하이바도 건설 현장에서 볼 수 있는 '안전제일'과 같은 문구가 없이 그냥 하얀색 만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제가 괜한 오해를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연이 있을 수 있지만 본인이 말하지 않으니 궁금할 뿐입니다.


그런데, 전세계적으로 하이바를 착용한 운전기사는 아직까지 찾아보지 못했습니다. 혹시라도 하이바를 쓰고 운전하는 택시기사나 택시회사가 있나 검색해봐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세계최초의 하이바 쓴 기사일 수도 있겠습니다.

한편으로, 택시의 브랜드가 'S TAXI'였습니다. S 택시에 대해 정보를 찾아봤습니다.

S TAXI는 서울특별시 지정/지원하는 공식 브랜드 택시라고 합니다. 현재 8천대 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GPS 방식의 첨단 단말기를 이용한 근거리 지능형 배차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서울시에서 하이바를 착용하라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왜 하이바를 썼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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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리 탐구 탐진강



어제 오랫만에 친한 사람들과 만나 술을 마셨다. 모처럼 폭탄주도 마셨다. 1차에 이미 소주를 많이 마셨던 터라 2차에 폭탄주를 연거푸 마시다보니 많이 취했던 모양이다.

사실 오늘도 지인들과 술을 마셨다. 오늘이 금요일 저녁이니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술을 마신 셈이다. 월요일에 술을 마시면 한 주를 계속 술마시는 징크스가 있다.

오늘 아침에 회사에 출근했는데 휴대폰이 없었다. 아차 싶어 집에 전화를 해보니 집에도 휴대폰이 없단다. 나의 휴대폰에 계속 전화를 걸었지만 통화 연결이 되지 않았다. 갑자기 눈 앞이 깜깜했다. 업무가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 많다보니 휴대폰이 없으면 엄청 불편하고 기존에 많은 사람들 연락처도 잃을 수 있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지난 밤 기억을 더듬다보니, 어젯밤에 콜택시를 탓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래서 콜택시 회사에 전화를 했다. 어제 저녁 언제 콜택시를 탔고 거기서 휴대폰을 잃어버린 것 같다는 얘기를 했다.

그리고 얼마 후 해당 콜택시 안내원으로부터 전화가 왔고 어제 나를 태웠던 운전기사가 휴대폰을 자신의 택시에서 찾았다는 소식을 전헤왔다. 내 휴대폰 번호로 연락을 하면 운전기사가 전화를 받을 것이라는 기쁜 소식이었다.

운전기사에게 전화를 해보니 오늘 비번이었지만 오후에 휴대폰을 회사로 가져다 주겠다고 했다. 결국 오후 5시경 운전기사가 회사까지 와서 휴대폰을 다시 돌려주었고 나는 다시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나는 술을 많이 마시면 콜택시를 타는 버릇이 있다. 왜냐하면 안전하고 서비스가 좋기 때문이다. 사실 콜택시가 가장 좋은 점은 만취했을 때 휴대폰이나 지갑을 택시에 떨어뜨리더라도 다시 찾을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나와 같이 저녁 늦게까지 술자리를 많이 해야 하는 업무를 하는 사람에게는 콜택시의 장점이 많다.

내가 콜택시를 애용한지도 10년이 넘는 것 같다. 그 이전에는 새벽에 따블, 따따블 부르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콜택시가 등장하면서 저녁 늦은 시간이라도 정확한 요금에 안전한 서비스로 집에 갈 수 있었으니 매우 좋았던 것 같다.

오늘도 잃어버린 휴대폰을 찾으니 너무 다행스럽다. 더구나 새로 산 신형 휴대폰이었으니 얼마나 조바심을 냈을까 상상해보면 짐작이 갈 것 같다. 곰곰 생각해보면 운전기사도 탐을 냈던 것 같다. 처음에 내 전화를 여러번 안받았던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암튼 만취해 집에 갈 때는 콜택시가 상대적으로 좋은 점이 많다. 만일 자신에게 소중한 휴대폰이나 지갑 등을 택시에서 잃어버린다면 콜택시는 운전기사의 신분이 확실해 되찾을 수 있는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아내에게는 미안하다. 술만 많이 마시면 휴대폰을 잃어버리거나 지갑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우산을 잃어버리면 그나마 낫지만 휴대폰이나 지갑은 반드시 되찾거나 분실 신고를 해야 할 것이 많다. 오늘도 잃어버린 휴대폰을 되찾았으니 행복할 뿐이다. 올해는 술을 마시더라도 중요 물품을 조심해 간수해야 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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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리 탐구 탐진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