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올로기'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06.07 평양 대동군 실향민 모임을 직접 만나보니 by 진리 탐구 탐진강 (6)
  2. 2009.02.17 군대시절 땅굴발견해 받은 참모총장상을 찾아보니 by 진리 탐구 탐진강 (317)


얼마 전에 어린이대공원에 간 일이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로 되돌아간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예전에 비해 어린이대공원은 크게 붐비지는 않았습니다. 어린이들이 갈 수 있는 장소가 크게 늘어난 이유일 듯 합니다. 게다가, 어린이대공원이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점도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어린이대공원은 어린이들이 가볼 만한 공간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어린이대공원에는 푸르름이 더해가는 계절을 맞아 가족 단위의 나들이객들이 많았습니다. 아이들이 평화롭게 뛰놀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어른들은 마음의 안식을 얻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린이대공원에서 특별한 광경을 발견했습니다. 나이가 지긋한 할아버지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습니다. 가깝게 가봤더니 '대동군 부산면민회'라는 펼침막이 보였습니다. '대동군'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처음 보는 지명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르신들께 다가가 물어봤습니다.

"처음 들어보는 지명이라서 그러는데, 대동군이 어디 있나요?"
"멀리...대동강 근처이지..."

"대동강이요? 어디있는 강...(머뭇)...북한에 있는 곳 말인가요?"
"평양의 대동강 가까이 있는 곳에 대동군이 있지."

"아. 그렇군요. 그래서 여기서 모이는군요."
"올해는 사람들이 더 적게 모였어. 고향 땅에 언제 가볼 수 있을지..."

북한에 고향을 둔 실향민 노인들을 만나보니 안타깝기 그지 없었습니다. '고향이 그리워도 못가는 신세...'라는 노래 가사가 불현듯 생각났습니다. 사실 그 노래는 자신의  개인적 의지의 문제이지만 북한에 고향을 둔 실향민들은 개인의 의지가 있어도 아예 원천봉쇄된 공간이기에 더욱 마음이 아팠습니다. 차벽으로 가로막한 시민광장과 다를 바 없는 원천봉쇄된 세상인 셈입니다.

지구 상에 남은 마지막 분단 국가인 남한과 북한의 참담한 현실. 이제는 희망마저 어둠의 나락으로 떨어진 남북 관계의 암울함 속에서 실향민들의 고통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기만 했습니다. 심지어 남과 북은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관계를 통치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행태를 여전히 버리지 못하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입니다. 가족이나 고향 만큼 소박하지만 소중한 것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가족이나 고향도 이념과 사상이라는 정치적 족쇄 앞에서 허무하게 난도질당하고 적대적 분열의 냉전이데올로기만이 판치는 세상이 되었으니 말입니다.

'북한 대동군 부산면민회'라는 펼침막을 걸고 실향민 노인들이 쓸쓸하게 앉아 있습니다. 펼침막의 왼쪽에 태극기가 남북분단의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듯 합니다. 과거 이념도 사상도 없이 살아가던 일상의 사람들에게 남과 북으로 갈라진 동족상잔의 비극과 냉전이데올로기 세상은 극단의 길을 선택하게 했습니다. 그러나 실향민들에게 가장 소중한 가치는 가족과 고향을 그리는 마음과 실제 만남입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보편타당한 상식과 진리 마저 그들에게는 권리나 자유가 아닙니다.

어린이대공원의 후미진 곳에 모인 실향민들이 고향 사람들의 얼굴이라도 보는 것이 여생의 위안일지도 모릅니다. 살아있는 동안 고향 땅을 밟아보고 선천초목을 느껴보는 것이 평생의 꿈으로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어린이대공원은 그래서 어린시절 그들이 뛰놀던 고향과 닮아있는 마음의 휴식처일 것입니다.


어린이대공원에는 어르신들의 모임이 많았습니다.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이 향우회나 동창회 등 여러 모임을 갖고 있는 모습을 자주 접하게 되었습니다. 서울에 어르신들이 모여서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는 자연 공간이 많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어린이대공원은 어르신들을 위한 최적의 장소가 된 것입니다. 수많은 나무 그늘이 있고 쉼터가 군데군데 잘 조성되어 있고 어린 시절의 회상을 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어린이대공원입니다.

이번 달 6월은 동족상잔의 전쟁이 일어났던 달입니다. 그리고 남북 사이에 6.15 남북공동평화선언이 있었던 달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평화는 오지 않았습니다. 최근들어 오히려 더 남북관계는 악화되고 있습니다.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민주주의와 평화통일을 이루어가야 하는 것은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책임과 의무라고 합니다. 그것은 우리 민족,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사명이기도 할 것입니다. 누가 분열의 냉전시대를 여전히 획책하는가? 언제까지 지구 상 마지막 남은 분단 국가의 오명을 들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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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리 탐구 탐진강


주말에 큰 아버지 생신이라서 큰집에 갔습니다. 그런데, 큰 아버님이 앨범 몇개를 준비해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거의 20년간 바쁜 일상을 살다보니 까맣게 그 동안 잊고 지냈던 군대 시절 추억이 담긴 사진들과 소중한 물건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군대와 대학시절을 큰집에서 보냈는데 당시 앨범들을 맡겨두고 잊고 지냈던 것입니다.

청춘의 끓는 피가 용솟음치던 20대 초반, 군대 생활의 모습을 발견하니 파노라마 처럼 옛 기억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제 눈을 사로잡았던 것은 제4땅굴 발견 공로로 받은 육군 참모총장 표창장이었습니다. 참모총장이 별 4개인 대장인 것을 다시 알게 되었습니다.

군대 제대 후 대학에 복학과 더불어 취직 공부에 매달리고, 사회 생활에 접어들고 결혼하면서 바쁜 일상을 보냈습니다. 그러면서 군대 시절의 추억은 거의 잊고 지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군대 생활 중 제4땅굴을 발견했던 기억은 있었으나 참모총장 표창장을 받은 것은 잊어버렸습니다. 무려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그 당시 상장과 당시 사진을 발견한 것이었습니다. (실제 땅굴 탐지 징후를 최초로 발견하고 수색을 비롯해 전과정에 기여한 장병 보다 나중에 슬쩍 숟가락 하나 더 놓은 육본 고위장교들이 주요 훈장들을 받는 것을 보고 실망했었습니다.)

표창장을 살펴보니 거기에 실린 문구가 시대의 아픔을 대변하는 듯 했습니다.
"위 자는 투철한 군인정신으로 평소 부여된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여 왔으며 특히 북괴 남침용 땅굴 발견에 기여한 공로가 크므로 이에 표창함"


당시는 북한을 '북괴'라는 냉전 이데올로기의 표현을 사용했던 것입니다. 지금은 북괴라는 단어는 거의 사용하지 않지만 우리 시대에는 어린 초등학교 때부터 북한은 북한 괴뢰를 의미하는 북괴라는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심지어 바른생활 교과서에는 북한 공산당 사람들을 늑대의 얼굴 모습으로 묘사되었습니다.

지금은 지나가버린 추억입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초등학교 때부터 일종의 반공교육을 심하게 세뇌를 당한 셈입니다. 북한 사람들이 남한으로 귀순해 방송에 나온 얼굴을 보면서 북한 사람들도 우리와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난 후 문화적 충격을 받기도 했습니다.


[제4땅굴 내부 수색 중 우리 소대의 군견이 지뢰 폭발로 죽었는데 입구 부근에 충견묘가 세워졌다]

그리고 대학 시절은 전두환 군사 독재에 반대해 들불처럼 일어났던 1987년 6월 민주화 운동의 한 가운데 있었던 시대였습니다. 그 후 군대에서는 최전선에서 북한이 남한 침공을 목적으로 뚫은 땅굴을 수색해야 했던 굴절의 역사였습니다. 그러나, 지금도  남과 북은 크게 변한 것이 없습니다.

세계는 하나의 지구촌이 되어 가는데, 왜 우리 민족은 같은 동포들끼리 원수처럼 그토록 싸워야 하는지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지금도 휴전선 철책은 남북 분단의 아픔을 안고 냉전 이데올로기의 전운이 감돌고 있을 것입니다. (지금도 체감온도 영하 30도를 넘나드는 겨울철 최전방에서 고생하시는 군인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드립니다.)

지금은 일상 속에서 참모총장이 무엇인지 모르고 살다가 군대 시절 참모총장상을 받은 것을 발견하니 한편으로 소중한 추억의 편린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지구촌 마지막 남은 분단 국가라는 것이 서글퍼집니다.

[참고] 제4땅굴 발견에 대해
제4땅굴은
지난 1989년 8월경 21사단 백두산부대 수색대(전초수색) 지하 청음수색병들이 처음 이상 징후(지하에서 땅굴 파는 소리)를 탐지해 지하 시추공 확인 작업을 몇달간에 걸쳐 지속 실시해 결국 수직으로 지하 땅굴을 관통(1989년 12월 24일 새벽 크리스마스 이브 날)했습니다.

그리고 그 후 북한 공격시 실전 모의 훈련과 함께 우리 군에서 반대로 지하 역갱도 공사를 거쳐 북한 땅굴을 최종 발굴한 것은 1990년 3월 3일입니다. 또한 지하 군사분계선까지 땅굴 내부 수색 작업을 거쳐 장악한 후 경비부대를 별도 창설했습니다.(바로 경계지점이 12사단입니다.)

강원도 양구 북동쪽 펀치볼(해안마을) 산악지대에서 위치하고 있으며 땅굴 내부는 너비 2m, 높이 2m, 깊이 지하 145m, 길이 약 2.1km에 달하는 암석층 구조물이며 현재는 안보 관광지로 일반에 공개되었습니다. 땅굴 내부는 관광용 모노레일 차량이 운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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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21사단 66연대 전초 수색중대 출신 전우님들이면 댓글에 비밀글로 연락처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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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리 탐구 탐진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