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0.11.07 무한도전 G20 풍자 자막에 열광하는 이유 by 진리 탐구 탐진강 (27)
  2. 2010.08.05 무릎팍도사 방송사고, 빙상 이정수 헤발슛? 잇단 방송사 실수 더위먹었나? by 진리 탐구 탐진강 (24)
  3. 2009.03.01 10살 딸도 감동한 워낭소리, 세대 관통한 소통 by 진리 탐구 탐진강 (12)


"이것들이 G20 개최국 국격에 안맞게!"

무한도전의 재치있는 풍자 자막이 가위눌린 국민들의 마음을 후련하게 풀어주었습니다. 유난히 국격을 내세우며 G20에 올인하며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하는 정부의 행태를 비판한 것이지요. 이번 무한도전은 차도남(차가운 도시의 남자) 특집으로 미드나잇 서바이벌 대결을 방송했습니다.

서울의 밤거리에서 일종의 서바이벌 게임을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노홍철 하하 길 등 7명의 무한도전 멤버들이 냉혹한 스나이퍼(자격수)로 변신해 최후의 1인이 남을 때까지 생존 게임을 하는 것이지요. 서바이벌전을 위해 멤버들은 위치추적기 센서가 탑재된 작은 캡슐을 몸 안에 삼켰으며 서바이벌 경기용 페이트볼(물감) 총을 지급받았습니다.

이러한 서바이벌 경기 진행 과정에서 무한도전 멤버들은 배신과 음모가 난무하는 모습을 연출했습니다. 특히나 '미존개오(미친 존재감 개화동 오렌지족)' 정형돈은 동맹관계의 유재석을 저격해 배신 캐릭터로 변신하기도 했습니다. 정형돈을 믿었던 유재석에게는 충격적 배신이었지요. 박명수는 초반에 저격당한 후 나중에 여의도공원 시가전에 좀비로 나타나 청소도구를 들고 추태를 보여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습니다.

배신 캐릭터로 변신한 '미존개오' 정형돈과 좀비 추태로 눈살 찌푸린 박명수

                 무한도전 서바이벌편은 차갑고 어두운 도시에서 사기꾼 노홍철이 승자가 됐다     

결국 최후의 승자는 초지일관 사기꾼 이미지와 배신으로 서바이벌전을 이끈 노홍철이었습니다. 노홍철의 모습은 작년 9월 무한도전 '꼬리잡기' 특집을 연상하게 했습니다. 꼬리잡기는 영화와 소셜네트워크게임 '캐치 미 이프 유 캔(Catch me if you can)'을 연상하게 하는 첩보전이었습니다. 당시 '꼬리잡기' 특집은 노홍철을 위한 무대나 다름없었습니다. 전체 게임의 법칙을 훤히 꿰뚫고 빠른 두뇌회전으로 경쟁자들의 흐름을 주도했습니다. 

노홍철은 과거에도 '돈가방을 갖고 튀어라', '여드름 브레이크' 등 추격전 컨셉트의 방송분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였는데 이번 서바이벌에서도 사기꾼이라는 별명에 걸맞는 거짓말과 배신으로 다른 멤버들을 능수능란하게 속이며 진가를 발휘했던 것입니다. 그렇지만 유재석 박명수 길 하하 등 멤버들이 제대로 총 한 번 쏴보지도 못하고 어이없게 저격당하는 모습은 아쉬운 대목이었습니다.

                       무도 스나이퍼는 꼬리잡기 특집의 배신과 음모를 다시 생각나게 했다

이번 서바이벌 게임은 압구정동, 남산 국립극장, 여의도공원 등 서울 도심 지역에서 주요 전투가 이루어졌습니다. 특히나 압구정동 시가전에서 유재석을 가운데 두고 정준하와 정형돈이 총을 들고 대치하는 일촉즉발의 상황에나 작렬한 김태호PD의 자막이 압권이었습니다. 정준하와 정형돈은 서로 믿지 못해 오도방정을 떨었습니다. 서로 총을 내려놓고 동맹을 맺지 못하고 배신할까 의심이 컸던 상황이었지요. 이 때 방송 자막에는 "이것들이 G20 개최국 국격에 안맞게!"라는 문구가 나왔습니다.

무도 자막은 G20을 앞두고 호들갑 떨며 국격 강조하는 현실의 풍자

오는 11월 11일 열리는 2010 G20 서울 정상회의를 앞두고 과도하게 호들갑을 떨며 국격을 강조하는 우리나라 정부를 풍자하는 자막인 셈입니다. 이런 자막이 터지자 네티즌들은 속시원한 반응이 주류였습니다. 실제로 현 정부는 G20 기간 중 음식 쓰레기도 마음대로 버리지 못하게 하고 지하철의 쓰레기통을 치우기도 해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더욱이 강남구 코엑스와 선릉역 인근 노점상들은 장사도 못하게 막아 단속을 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어렵게 살아가는 노점상들에게 분통이 터질 일입니다.

                     G20에 따라 강남구 일대의 노점상들에게 영업금지와 단속 조치를 취한다

노점상을 운영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하더라도 변변한 일자리도 없어 겨우 길거리 장사를 통해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처지의 서민들에게 G20에 따른 영업금지는 청천벽력같은 일입니다. 보도에 의하면, 노점상들은 자신들이 "테러분자도 아니고 대한민국 국민인데 우리가 그렇게 창피하고 위험해서 꼭꼭 숨어 있으라는 말입니까?"라며 서러운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1박2일 행사인 G20을 위해 길게는 20일, 짧게는 7일간 영업을 하지 말라는 통보를 받은 노점상들은 친서민을 외치던 정부에 뒤통수를 맞은 격입니다.

결국 G20도 모두가 잘 살자고 모여서 회의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돈과 권력을 가진 자들의 잔치일 뿐입니다. 돈 없고 빽 없는 노점상들에게는 그저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그 뿐 아닙니다. 여당에 의해 국회 통과시킨 'G20 정상회의 경호안전을 위한 특별법'도 너무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헌법이 보장한 집회 시위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어 논란입니다. 코엑스 주변 2.1km까지를 모두 경호지역으로 지정해 시민들의 불편도 문제지만 헌법상 자유마저 심각한 침해를 주고 있는 것입니다. 자국 G20 홍보 포스터에 쥐 낙서를 했다고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황당 사건도 있었습니다. 국민의 이익을 위해 국제회의를 하는데 국민들에게 불편만 가중되는 셈이지요.

착한 남자 유재석은 죽고 사기꾼 노홍철이 승자가 되는 세상의 의미

무한도전이 끝난 후 사람들이 몰린 시청자게시판이 일시 다운됐다

또한 엄청난 일도 벌어졌습니다. 경찰은 최고 수준의 비상령인 갑호비상체제를 가동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검찰은 현역 국회의원 11명의 사무실과 자택 등에 대한 동시다발적 압수수색을 하기도 했습니다. 마치 공안정국을 보는 듯 합니다. 검찰은 청목회(청원경찰친목단체)의 로비성 후원금을 조사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라는 점에서 검찰의 친위쿠데타로 불릴 정도입니다. 검찰이 최근 청와대의 대포폰 민간인 사찰과 김윤옥 여사 의혹 등을 차단해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을 막기 위한 것이라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국회의원도 성역이 될 수 없지만 청와대도 성역이 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무한도전 차도남 미드나잇 서바이벌 특집은 사기꾼 노홍철이 승자가 됐습니다. 착하고 정직한 유재석은 배신자에게 희생자가 됐습니다. 어쩌면 무한도전 서바이벌은 차가운 도시 서울에서는 사기꾼이 승리하는 세상이라는 것을 풍자와 해학으로 비추어 준 것은 아닐까요. 권선징악의 결과가 아니라 사기꾼이 승자가 되는 세상은 희망이 아니라 절망입니다. 대한민국이 국격을 갖춘 선진국이 되려면 도덕성과 신뢰성을 회복하여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이 승자가 되는 세상을 만드는 일입니다. 무한도전의 '이것들아 G20 개최국 국격에 안맞게!' 자막에 사람들이 열광했지만 한편으로 보면 우리 사회의 현실의 슬픈 자화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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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리 탐구 탐진강


열대야 현상이 계속되는 찜통더위에 요즘 방송사들이 집단적으로 더위를 먹었는지, 크고 작은 방송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어제 밤에 방송된 '무릎팍도사' 축구 선수 이정수가 아니라

 쇼트트랙 선수 이정수의 사진을 자막과 함께 보여주는 황당 방송사고를 냈습니다.

그냥 웃어넘기에는 너무 어이없는 대형 실수입니다. 인물을 중심으로 한 토크쇼 형식인 무릎팍도사가 사람 이름이나 얼굴 사진을 다른 사람으로 사용한다는 것은 더욱이 '동방예의지국'에서 커다란 실수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강호동이 이 날 출연자인 허정무 전 국가대표 월드컵팀 감독(이하 허정무)에게 일명 '동방예의지국슛(헤발슛)'을 질문하고, 허정무가 답변하는 과정에서 제작진이 자막 편집에서 일으킨 사건이라 더욱 황당한 일입니다. 여기서 동방예의지국슛은 이정수 선수가 2010남아공월드컵 조별예선 나이지리아전에서 프리킥이 날아오자 인사하듯 머리를 숙이면서 발로 차 넣은 장면을 일컫는 조어입니다. 헤딩과 발로 동시에 슛을 했다고 해서 헤발슛이라고도 불립니다.

허정무 감독이 이정수의 헤발슛 설명 중 자막 사진 잘못 나와

이 날 방송에서 허정무는 월드컵 영광의 순간들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이지리아전에서 터진 이정수의 '헤발슛'에 대해 설명을 했습니다. 허정무는 사전에 세트피스 연습은 한 것이지만 이정수가 넣을 줄 예상은 못했다고 합니다. 경기 어떻게 넣었는지 이정수 선수에게 '머리야 발이야 운이야?'라며 물어봤다고 합니다. 물론 선수 본인이 의도한 것이었는데 이정수 선수가 볼이 높게 오는 것을 보고 헤딩슛을 하려다가 공이 밑으로 떨어지니 본능적으로 발이 나갔다는 것입니다. 
 
허정무는 "(이정수가 처음엔) 헤딩하려 했다 (공이 떨어지자) 동물적 감각으로 다리를 내밀었다가 정답입니다. 이정수 선수가 볼이 오는 것을 보고 헤딩을 하려 했지만 떨어지면서 동물적으로 발이 나간 것입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허정무 감독은 "머리든 발이든 골은 골입니다. 천금같은 골이었습니다"라며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 당시의 감격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습니다. 허정무가 분명히 헤발슛을 설명하고 있는데 자막에 축구 이정수 선수가 아니라, 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스타 쇼트트랙 이정수 선수의 얼굴 사진이 나온 것입니다. 이정수가 동계올림픽에서 입었던 하얀색 국가대표팀 복장에다가 빨간색 장갑도 살짝 보였습니다. 축구선수 이정수와 쇼트트랙 선수 이정수를 구분도 못한데다 사전 검증도 안된 제작진 실수였기에 무성의한 편집이라는 시청자들의 비판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실제 방송 직후 시청자 중에는 동명의 인물들에 빗대 쇼트트랙 이정수 선수가 축구도 하고 개그맨도 하느냐는 우스개 소리도 터져 나왔습니다. 월드컵이 끝난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이 같은 실수는 너무 씁쓸하기만 합니다. 당시 감독으로 출연한 허정무는 물론 이정수 선수 본인은 얼마나 기가막히고 어이가 없었을까요? 제작진의 보다 세심한 주의가 아쉬운 대목입니다. 과거에도 MBC 황금어장은 라디오스타에서 작곡가 유영진 사진 대신에 윤일상 사진이 나가는 실수도 있어 더욱 반성과 재발방지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승승장구에서도 개코가 아니라 씨엘 합성사진이 나와 제작진 사과문 발표

그런데 비단 MBC 무릎팍도사 뿐만이 아닙니다. 얼마 전, KBS '승승장구'에서도 잘못된 자막과 인물 사진이 나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DJ DOC의 이하늘이 방송 초반 탈모에 대해 얘기하던 중 '다이나믹 듀오'의 개코를 언급했고 화면에는 '개코 역시!'라는 자막과 함께 그 옆에 개코가 아닌 2NE1의 씨엘 사진이 실린 것입니다. 더구나 화면에 나간 씨엘 사진은 일부 네티즌들에 의해 합성 작업을 거쳐 만들어진 것으로 다소 악의적인 의도가 내포된 사진이었습니다.

씨엘 사진과 개코 사진 그리고 씨엘 합성 사진의 모습

이 날 방송 직후 시청자들의 항의의 비난이 빗발치자 '승승장구' 제작진은 시청자 게시판을 통해 "제작진의 부주의로 올바르지 못한 사진이 방송되어 시청자 여러분께 혼란을 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 전합니다. 앞으로 좀 더 신중을 기해 피해가 가는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는 사과문을 올리면서 사태도 진정이 되었습니다.

또한, 최근 KBS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에서도 한문 글자를 잘못 표기하는 자막사고가 있습니다. 남자의 자격에서 멤버 김성민이 수세미를 찾는 과정에서 '성명 姓(성)'을 써야 할 부분에 '성품 性(성)'을 사용해 자막으로 내보낸 실수였습니다. 그리고 KBS 해피선데이의 1박2일에서는 가수 은지원이 방송 중 흡연 장면이 여과없이 그대로 전파를 타 논란이 일었습니다. 무성의한 편집과 파업 여파로 인한 실수였고 곧장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개운치 않았습니다.


방송 뉴스 화면에 여성 상반신 노출과 허벅지 클로즈업 내보내기도

최근 방송 뉴스에서도 부주의한 편집으로 방송사고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SBS '8시 뉴스'는 여성의 상반신 가슴 부위가 노출된 영상을 내보내 비판 여론에 직면한 바 있습니다. 당시 '8시 뉴스'는 '햇살에 몸맡긴 선탠족..해수욕장 인산인해'라는 보도에서 물놀이 시민들의 영상 가운데 비키니를 입은 한 여성의 너출 장면을 그대로 방송한 것입니다. 시청자들의 항의가 쇄도하자 SBS는 다시보기 영상에서 문제의 장면을 삭제한 데 이어 부산KNN에서 찍은 영상을 급하게 내보내려다 확인하지 못한 실수였다고 해명했습니다.


이 뿐이 아닙니다. SBS 뉴스는 20대 여성 성폭행 살해 사건을 보도하는 과정에서 여성들의 미니스커트 차림을 자료화면으로 제시해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달 26일 SBS '8뉴스'는 '성폭행 뒤 살해·방화…성범죄 잔혹함 어디까지?'라는 제목으로 같은 날 오전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서 있었던 20대 여성 성폭행 살해 사건을 보도하면서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성들의 허벅지를 클로즈업 한 영상을 자료화면으로 내보낸 것입니다.

이 같은 뉴스를 시청한 네티즌들은 SBS 8시 뉴스에 대해 성폭행이 미니스커트와 무슨 상관이며 비뚤어지고 부적절한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보는 방송사 편집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을 한 바 있습니다. 방송사의 어이없는 실수 또는 잘못된 시각이 오히려 논란을 부채질한 셈입니다.

예능프로그램과 뉴스를 막론하고 잇달아 터지는 방송사들의 황당한 방송사고와 실수는 방송의 영향력을 감안하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한번 실수는 용서할 수 있다손 치더라도 같은 방송에서 실수를 반복한다면 이는 방송제작시스템에 근본적 처방이 필요할 것입니다. 열대야 무더위에 방송사가 정신줄을 놓은 것일까요?

지상파 방송은 온 국민이 시청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제작과 편집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작은 실수가  여러 사람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줄 수도 있고 국민 정서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방송사의 영향력은 막강하다는 측면에서 더욱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공정성과 신뢰성을 가진 방송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려는 방송사 구성원의 노력과 더불어 시청자들의 감시도 필요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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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리 탐구 탐진강


드디어, 보고싶던 영화 워낭소리를 봤습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딸과 장모님, 그리고 아내와 함께 영화를 보게 됐습니다. 모처럼 이번 영화를 장모님을 포함한 가족이 모두 볼 수 있다는 것이 행복했습니다. 그다지 영화를 즐기지는 않는 저에게도 이전부터 워낭소리는 반드시 봐야겠다는 의지가 충만했었습니다.  

독립영화라서 상영관이 많지않았지만,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집에서 가까운 프리머스에서 워낭소리를 상영해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아내와 단 둘이서 볼까 생각했지만 이왕이면 장모님과 두 딸도 같이 보면 더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온 가족이 세대를 뛰어넘어 감동받은 영화였습니다. 3대에 걸쳐 감동을 전해준 소통의 영화였던 셈입니다. 우선 장모님은 영화를 관람한 후 저에게 "고마워"라며 고마움을 표시하셨습니다. 장모님 세대에는 그 만큼 공감대가 컸던 것 같습니다. 영화관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장모님을 내내 무엇인가 상념에 젖은 모습이셨습니다. 그 만큼 울림이 컸다는 것입니다. 장모님이 좋아하시니 저도 행복한 마음입니다.

가장 놀란 것은 둘째 딸이었습니다. 이제 나이가 10살이고 새 학기가 되면 초등학교 3학년이 되는 아이입니다. 둘째 딸은 영화가 끝난 후 "엄마 감동했어. 소가 죽을 때 눈물났어."라며 워낭소리 영화에 몰입이 되어 있었습니다. 집에서부터 워낭이 무엇인지 묻고, 영화관에서도 영화소개 전단지를 보면서 궁금증을 보여주던 딸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물질만이 아닌 삶의 소중한 가치를 심어준 듯 하여 내심 기뻤습니다.

아마도 아이 때부터 시골에 계신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찾아뵙고 놀았던 기억들이 워낭소리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해 봅니다. 방학 때 마다 시골에 가는 것을 손꼽아 기다리던 두 딸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아이들이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산과 들, 그리고 냇가 등 자연이 함께 있었기 때문입니다. 비록 컴퓨터와 가게가 없지만 아이들은 더 소중한 추억들이 가득했던 것입니다.

아내도 영화를 보는 동안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대화 하나 하나에 반응하고 소의 눈물에도 슬픔을 나타냈습니다. 도시에서 자란 아내지만 저와 결혼 후 농촌과 시골에 대해 많은 부분을 알고 있던 터라 감흥이 컸던 모양입니다. 둘째 딸이 소의 다리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아내에 물었는데 정확히 답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아내는 소 키우는 것을 보지는 못했지만 이미 소똥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도, 저에게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워낭소리는 곧 저와 부모님의 이야기와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집에서 소를 키웠고 논과 밭을 경작했습니다. 나무 장작을 태워 밥을 하고 소죽도 끊였습니다. 어린 시절에 하는 일이 소꼴을 베고 나무를 하는 일이었습니다.  

영화 속의 최원균 할아버지의 절룩거리는 다리는 저희 어머님의 다리였습니다. 워낭소리에서 다리를 절룩거리는 최원균 할아버지 부분에서 저는 눈물을 삼켰습니다. 어머니는 저를 임신했을 때 소꼴을 베고 머리에 이고오다 넘어졌었습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낫이 떨어졌는데 날이 선 낫에 무릎을 다치신 것이었습니다. 당시 아버지는 도시에 돈벌고 가고 어머니 혼자였습니다. 혼자서 논밭을 일구고 소를 키우고 온갖 일을 다하셨던 것입니다. 평생 다리 하나를 불구의 몸으로 살아오신 어머니를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지금도 아버지와 어머니는 험준한 산에서 표고버섯 재배를 하십니다. 나이드신 노인들이 산에서 일하는 것이 너무 위험하고 힘든 일입니다. 이제 좀 산 일은 하지 마시라고 신신당부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최원균 할아버지의 고집은 저희 아버지와 닮았습니다. 워낭소리에서 할머니의 "에이고" 하는 한숨과 푸념은 곧 어머니의 이야기입니다.  

지금도 워낭소리의 여운이 감돌고 있습니다. 장모님과 부모님 세대, 그리고 우리 부부 세대, 더 나아가 우리 아이들 세대가 함께 세대간 벽을 넘어 소통하고 공감하면서 감동을 느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자본주의 물질문명이 세상을 지배한다고 하더라도 더욱 고귀하고 소중한 것은 사람사는 공동체입니다. 오늘 세대를 뛰어넘어 소통할 수 있는 희망을 발견한 것은 앞으로 계속 우리 가족에게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워낭소리는 보실 분들은 가족과 함께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드시기 바랍니다.

워낭소리 영화의 마지막 자막은 세대를 관통하는 소통을 의미하는 듯 합니다. 현재 우리 시대를 돌아보면 온통 소통은 없고 탐욕만이 가득한데 소중한 것은 가족이고 가족간의 소통과 사랑입니다.

‘유년의 우리를 키우기 위해 헌신했던 이 땅의 모든 소와 아버지들에게 이 작품을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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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리 탐구 탐진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