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고향'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0.08.04 부자 탐욕의 심판, 구미호'여우누이뎐' 한은정의 둔갑 비밀? by 진리 탐구 탐진강 (19)
  2. 2009.07.14 여름 밤의 공포? 묘지로 간 여성의 정체는? by 진리 탐구 탐진강 (32)
  3. 2009.06.27 11살때 홀로 산을 넘다 만난 여름밤 귀신불의 공포 추억 by 진리 탐구 탐진강 (45)


"내 다리 내놔!"

30년전 '전설의 고향'을 기억하는 세대에게는 공포의 이야기일 것입니다. 구미호하면 생각나는 방송 프로그램은 '전설의 고향'입니다. 요즘 '구미호-여우누이뎐'이 회를 거듭할수록 긴장과 서스펜스를 더 하고 있습니다. 지난 구미호에는 전설의 고향의 백미였던 '내 다리 내놔.'를 연상케하는 '니가 내 간을 먹었잖아.'라는 대사가 나옵니다.

과거를 추억하는 어른들에게 덕대골 이야기를 떠올리게 합니다. 전설의 고향에서 가장 무서웠던 장면이 '내 다리 내놔.'였고 아직도 그 기억은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 덕대골 이야기는 훈훈한 미담이었습니다. 잠깐 전설의 고향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내 다리 내놔~' 전설의 고향 '덕대골 이야기

옛날 옛적에, 어느 마을에 사는 총각과 처녀가 서로 좋아했습니다. 총각은 객지로 나가고 처녀는 다른 남자와 혼인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 남자가 불치병에 걸려서 몇 년이 지나도 쾌차하지 않았습니다. 여인은 남편을 극진하게 병수발을 했지만 허사였습니다.

그 때 옛 연인이었던 총각이 나타서 자기와 같이 살자고 하지만 여인은 도저히 남편을 버릴 수가 없다고 뿌리쳤습니다. 그 후 하루는 집 앞을 지나가는 스님이 "죽은지 3일이 지나지 않은 사람의 다리를 베어 고아 먹이면 쾌차할 것이다."라고 처방을 알려줍니다. 여인은 남편의 병을 낫게 하기 위해 비 오는 날 밤에 공동묘지로 향합니다.

한 밤에 칼을 갈아서 들고 죽은 사람의 다리를 찾지만 이미 썩은 시체 뿐입니다. 보통 죽은 사람을 그냥 묻지 않고 거적에 싸서 내다 버리는데 이것을 덕대라고 합니다. 여인은 죽은 지 3일 이내의 죽은 사람 다리를 찾다가 포기하고 돌아오는 길에 당산나무 옆에서 부패되지 않은 채 죽은 남자를 발견합니다. 시체의 다리 하나를 칼로 자르자 남자가 벌떡 일어나 외발로 여인을 쫓아오면서 '내 다리 내놔!'를 계속 외칩니다.

여인은 덕대의 남자의 추격을 피해 결국 집에 도착해 기어코 자른 다리를 끓는 가마솥에 넣어버립니다. 그러자 그 덕대의 남자는 죽어버립니다. 그 남자의 시신을 묻어주었습니다. 그리고 다리를 먹은 남편은 쾌차했습니다. 여인이 남편에게 그 사실 이야기를 하자 남편은 죽은 남자에게 제사를 지내며 성실히 살면서 보답할 것을 맹세합니다.

그런데 그 무덤을 파헤치자 동자삼이 한 다리가 끊어져서 묻혀 있었습니다. 남편은 기뻐하며 '여보, 당신의 정성에 하늘이 감동하여 동자삼을 내려 주셨구려.'라고 외칩니다. 열녀가 하늘을 감동시킨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덕대골에 대한 전설입니다. 당시 전설의 고향에서 장면은 충격적인 공포와 해피엔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구미호-여우누이뎐에서 '니가 내 간을 먹었잖아'는 덕대골 전설이 오버랩되어 긴장감 보다는 전설의 고향을 추억하게 만들었습니다. 과거 전설의 고향이 방송되던 시절에는 아이들이 이불을 뒤집어쓰고 납량특집의 공포를 훔쳐봤었습니다. 전설의 고향을 시청한 후 화장실을 가야할 때는 마치 구미호가 서 있는 듯한 착각을 할 정도로 무서움에 떨었던 기억입니다.

우연히 밤에 무덤을 보면 그 곳에는 어김없이 구미호나 귀신의 환상이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실제 저는 어린 시절에 혼자서 산을 넘어 길가의 무덤을 지나는 일이 있었는데 전설의 고향이 그대로 전해져 왔습니다. 그러나 30년이 지난 요즘은 전설의 고향은 유치한 이야기로 치부되곤 합니다. 너무나 뻔한 스토리가 진부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구미호 납량특집을 한다고 하면 채널을 돌려버립니다.


그러나 구미호-여우누이뎐은 한번 시청하면 다시 다음 편이 기다려지는 끌림이 있습니다. 한 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스토리의 탄탄함과 더불어 배우들의 열혈 연기가 흡인력을 더 하며 명품 구미호의 진수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주연 배우 구산댁 한은정의 놀라운 구미호 모성애 연기는 물론 구미호의 딸 연이(김유정)의 아역 연기가 일품입니다. 

그리고 연이와 10살 동갑인 초옥(서신애)의 광기 연기와 더불어 부성애의 상징인 윤두수(장현성), 그리고 초옥의 어머니 양부인(김정난)이 보여주는 악역 연기도 구미호를 빛나게 하는 핵심 인물 구성입니다. 갈등과 복수의 대립구도를 이끄는 박수무당 만신(천호진)과 구미호의 변신을 알고 있으면서 일편단심 구산댁을 보호하는 천우(서준영) 등 조연들의 연기도 명품 드라마를 만드는 일등공신들입니다.


무엇보다 한은정의 모성애 연기는 양반 윤두수와 노비 천우 등 남자들을 홀렸고 시청자들 마저 완벽하게 홀리는 구미호 그 자체였습니다. 한은정에 대한 호평과 재발견은 당연해 보였습니다. 어린 구미호 연이 김유정도 시청자들을 홀리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새끼 구미호 연이를 죽이고 간을 꺼내 초옥에게 먹이는 윤두수의 모습에 인간 탐욕의 시청자들이 분노를 느낄 정도였고 연이의 죽음에 대해 시청자들은 안타까움과 함께 생존 여부에 관심이 쏟아졌습니다.

연이는 과연 살아있을까요? 시청자 게시판에 박은수님이 연이는 구미호 구산댁의 둔갑술에 의한 것이란 내용으로 '10화 정확한 해석'이란 글이 있어 소개합니다.

연이는 구미호 구산댁의 둔갑이었다?!

구산댁이 양부인으로부터 자신의 딸이 어떻게 죽었는지 듣고 펑펑 웁니다. 연이기 죽어 귀신이 되어 어머니 곁을 떠나지 못하며 어머니의 얼굴을 만지려 하지만 구산댁은 이승에 있고 연이는 저승에 있어 서로를 만지거나 느낄수가 없네요.

저승의 연이눈에는 이승의 엄마가 보이지만 이승의 엄마는 저승의 연이를 볼수가 없네요. 천우는 구산댁의 부탁을 받고 사탕에 약을발라 초옥이를 기절시켜 관에 넣구 약속장소에 관을 가져다 놓습니다. 그러구 초옥이 찾아나선 양부인을 기절시켜 약속장소에 묶어놓습니다.

이시간 구산댁은 윤두수가 마실 차?술?에 구미호로 변신해 손가락 담궈서 이걸 마신 윤두수는 기절합니다. 윤두수를 땅에 묻으려는 척,,, 놀란 윤두수가 다시 기절...



구산댁은 천우가 초옥이와 양부인을 가져다 놓은 장소로 와서 양부인을 모욕하고 초옥이 관을 들고 밖으로 나온다. 구산댁은 기절해 있는 윤두수를 다시 방으로 데려와 밤새 자신과 있었다 말하고 눈에 콩각지 씌어있는 윤두수는 구산댁의 말을 믿는다.

자신이 구산댁의 손에 고이 묻힐뻔한 상황을 단순한 악몽으로 여긴다. 밤새 초옥이가 관에 들어가고 자신이 꽁꽁 묶여 초옥을 구하지도 못하며 구산댁으로 부터 모욕을 당한 일을 윤두수에게 떠벌리는 양부인이지만 윤두수는 구산댁이 밤새 자신과 있었다고 착각하고 있으니 양부인이 정신나갔다고 생각한다.  

구산댁은 자신이 딸 잃고 노발대발할때 정신나가 여인으로 오해를 받았듯이 양부인에게 같은 똑!같!은! 모욕을 안겨준 것이다.  

초옥이를 찾으러 나가야 한다는 양부인의 말에 윤두수와 초옥이 방으로 가보는데 초옥이는 멀쩡히 밥만 잘먹고 있다. 낮잠 푹 자고 일어났다고 한다. 아마도 구산댁이 묶여있는 양부인이 보는 앞에서 초옥이 누운 관을 끌고 나왔을때 천우가 초옥을 다시 받아 약발른 사탕먹고 기절했더 그 곳에 돌려 놨겠지,,,

초옥이가 연이를 따라나서고 천우가 연이를 도와 초옥이를 우물에 빠뜨린다,,,초옥이와 천우는 어떻게 죽어 저승에 있는 연이를 볼수 있을까??? 초옥이가 연이의 간을 먹어 연이귀신을 보는 능력이 생겼을까??

그럼 천우는 어떻게 연이와 눈빛교환까지 하는 것일까?? 천우도 연이의 간을 먹았나??? 저승에 있는 연이를 어미인 구산댁도 보지 못하는데 초옥이와 천우는 어떻게 연이를 볼 수 있는 것일까??

정답은 눈앞의 연이는 저승에 있는 귀신이 아니고 이승에 있는 무언가 이기 때문이다. 초옥이를 물에 빠뜨리는 연이는 죽어 귀신이 되어 저승에 있는 연이가 아니고 이승에 있는 연이의 어미 구산댁이 딸을 대신해 복수하기 위해 딸 연이로 둔갑한 것이기 때문이다. 구산댁은 구미호 이니깐 구미호는 둔갑술에 능하니깐,,, 가능한 일이다.

연이의 간을 먹어 초옥이가 특이해 진 것이 절!대! 아니다. 연이와 천우가 눈빛을 교환하는 장면에서 연이가 구산댁임을 짐작할수 있다. 착한 연이가 초옥의 따귀를 갈기는 장면에서 복수심에 불타는 구산댁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옥에 갇힌 만신이 윤두수에게 '그 여인이 곳 딸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라고 한 것은 다음화를 봐야만 이해할수 있겠지만 현재 두가지 의미로 해석 해 볼수 있다.

1. 연이의 어미 구산댁이 복수를 위해 딸의 모습으로 둔갑할 것임을 예측하고 비꼬아 말한 것.
2. 딸과 자신이 인간에게 당한 모든 일을 복수하고,,    그 모든 복수가 끝나면 자살한 후 저승에게 연이를 만날 것임. 구산댁이 저승에가서 연이를 만날 날이 멀지 않았다로 해석되는데 이는 즉 복수가 끝날 날, 윤두수 일가가 파멸할날이 멀지 않았으며 막지 못한다는 의미인 듯.

초옥을 살리기 위해 인간다운 인간이기를 포기하는 윤두수와 양부인 그리고 그들의 파멸. 연이의 죽음을, 인간보다 인간답던 구미호가 딸의 죽음으로 복수를 위해 파멸하는 모습을 아마도 만신은 천지신명이 내린 능력으로 모든것을 미리 본 것이겠지요.

미리 모든 것을 보았음에도 이미 정해진대로 흘러가도록 지켜보며 막지는 못하죠. 하늘을 거역하는 일에는 처벌이 따르는 것이 아니라 하늘을 거역하는것이 자신을 포함한 하찮은 생명들에게 불가능 한 일임을 이미 알고 있는 것이겠지요. 모든 일을 미리 본 만신은 마치 우리가 드라마를 보고 웃으며 감상을 말하듯 누군가의 슬픔에도 고통에도 심지어 자신의 고통마저도 냉소적으로 바라봅니다. 모든 것은 누군가의 어떠한 노력에도 절대로 변할수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지요. 

작가분 뉘신지,,,  어찌 이런 글을 다 쓰시고,,, 대단하십니다. 날 더운데 판타지 한편 나오네 하며 슬렁슬러 대충 보구 있었는데 간만에 대작하나 보게 되는 군요.
구미호 : 여우누이뎐 홧팅이요~~~ 

(글 참조, 원저자 ; 박은수님)

구미호가 사람의 간을 빼먹던 일반적인 전설의 고향 이야기가 아닙니다. 인간이 구미호의 간을 빼먹는 이야기가 더 충격적입니다. 양반 부자가 자신의 딸 초옥을 살리기 위해 같은 나이의 연이(새끼 구미호)의 간을 빼내 먹이는 이야기가 반전을 거듭하며 부자들의 이기적이고 탐욕적인 모습을 적나라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람이 오히려 사람같지 않고 구미호가 더 인간적인 이상한 이야기인 것입니다. 구미호 모녀가 살아서 행복하게 살 수 있기를 시청자들이 응원하는 여우누이뎐이 되고 있습니다.


그것은 부자 양반 기득권 계급사회에 대한 불합리성과 이중성에 대한 고발과도 같았습니다. 구미호에는 힘없는 노예 서민들의 애환이 서려 있습니다. 과거의 귀족과 서민의 불합리한 삶과 계급사회의 구조적 모순이 녹아있는 이야기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여전히 계속 되고 있는 부자와 서민의 애환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지 모를 일입니다.

양반 윤두수가 처음에는 인간적인 것과 같이 비추어지지만 결국은 배신과 음모를 통해 가장 잔인하고 무자비한 살인 만행을 저지르고 육욕의 욕심을 채우는 모습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람이 깊은 산 속에서 귀신이나 들짐승을 만나는 것 보다 사람을  마주치는 것이 더 무서운 세상이라는 말이 더 실감날 정도입니다.

전설의 고향이 끝날 때면 어김없이 나오는 '이 이야기는 ○○ 지방에서 전해져오는 것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OOO의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는 해설이 구미호-여우누이뎐에서 그대로 이어지는 셈입니다. 월요일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은 구미호의 복수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권선징악의 교훈을 주는 구미호가 현실세계에 있기를 기대하기 때문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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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리 탐구 탐진강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여름에는 예전의 납량특집 방송 '전설의 고향'이 생각나곤 합니다. 간혹 시골 마을에는 무서운 이야기가 전해져 오기도 합니다. 실제 제가 살던 시골 마을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전해드릴까 합니다. 어머니가 직접 경험했던 이야기입니다. 지난 1960년대 산골 마을에서 벌어졌던 일입니다.

산골 마을에 어떤 부부가 들어와 살았습니다. 그 부부는 마을을 이루고 있는 곳이 아닌 외딴 초가집을 짓고 살았습니다. 마을 사람들의 집이 몰려있는 지역의 반대편 냇가 건너 산비탈이었습니다. 산비탈 아래 초가집 주위는 대나무 숲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마을 사람들은 그 부부를 마주칠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게다가 부부가 산다는 것은 알았지만 남편은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 부부에 대해 궁금했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습니다.

외딴 집에 사는 아내도 마을 사람들과 마주쳐도 특별한 말이 없이 조용한 편이었습니다. 남편에 대해 궁금해 하면 "외부에 일이 있어 집에 거의 오지 않는다"고 둘러대곤 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아내가 조용하고 마을 일을 열심히 돕는 편이라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쩌다 밤이 되면 수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냇가 건너편 외딴 집에서는 밤 늦게까지 아궁이에 불을 지피는 일이 자주 있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 부부가 심상치 않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수군거렸습니다. 마을 청년들도 외딴 집에 사는 부부에 대해 의심스럽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느 날 외딴 집의 아내가 한 밤 중에 집을 나섰습니다. 그 아내가 산 속으로 가는 모습을 목격한 청년이 있었습니다. 산골 마을에서 한 밤 중에 여자 혼자서 인적이 드문 산 속을 다닌다는 것은 의문이었습니다. 당시 산골 마을은 초가집이었습니다. 전기도 없이 호롱불에 불밝히던 시절이었습니다. 산짐승들도 많았습니다. 칠흑같은 한 밤 중에 산 속으로 여자 혼자 다닌다는 것은 거의 상상이 되지 않았습니다.

마을 청년들은 그 때부터 외딴 집을 집중적으로 감시했습니다. 밤마다 청년들은 당번을 정해 외딴 집에서 벌어지는 일을 살폈습니다. 몇 일이 지난 후 외딴 집의 그 아내가 한 밤 중에 집을 나섰습니다. 마을 청년들이 긴장했습니다. 그 아내는 주변을 살피다 산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청년들은 주요 길목에 숨어서 그 아내가 어디를 다녀오는지 숨을 죽여가며 미행했습니다. 너무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가다보니 청년들은 더 이상 미행을 하지 못했습니다.

거의 새벽이 다 되서야 그 아내는 산에서 외딴 집으로 내려왔습니다. 청년들은 잠도 못자고 감시를 했기에 각자 집으로 들어가 잠이 들었습니다. 다시 저녁이 되었습니다. 외딴 집의 아내는 아궁이에 다시 불을 지폈습니다. 청년들은 다시 모여 냇가를 건너 외딴 집을 가보기로 했습니다. 아내는 아궁이의 가마솥에 무엇인가를 끓이고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아궁이에 나무로 불을 지피던 시절이었습니다.



청년들은 오랫동안 외딴 집 근처에 숨어서 지켜봤습니다. 아내는 가마솥에 무엇인가를 오랫동안 끓였습니다. 마치 뼈나 고기를 고는 듯 했습니다. 그 후, 아내는 무언가를 고와서 만든 국물을 대접에 담아서 방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집 안에서 남편의 인기척이 들렸습니다. 청년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아내 혼자 사는 듯 했지만 남편은 집 안에서 숨어서 지낸 것 같았습니다. 청년들은 일단 마을로 철수했습니다. 날이 밝으면 외딴 집을 찾아가 가기로 자세히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다음 날 오전, 청년들은 모두 모여 외딴 집으로 몰려갔습니다. 그리고 초가집 방문을 두드렸습니다. 아내가 조용히 나왔습니다. 갑작스럽게 청년들이 들이닥치자 놀란 모습이었습니다. 청년들은 그 집 아내에게 여러가지를 질문했습니다.
청년 : "어젯밤에 가마솥에 무엇을 끓인 것인가요?"
아내 : "......."

청년 : "그저께 밤에 산 속에 올라가는 것을 봤는데 왜 올라가셨나요?"
아내 : "......"

청년 : "말 좀 하세요. 어젯밤에 남편이 방안에 있는 것을 봤는데 어디 있지요?"
아내 : "......"

청년들은 말이 없이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마구 다그쳤습니다. 
청년 : "왜 말을 안하는 겁니까? 가타부타 말을 하세요."
아내 : "저희 남편이 병이 있어요. 그래서...(눈물)"

아내는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습니다. 청년들은 그 아내의 눈물을 보자 다그칠 수 없었습니다. 아내는 계속 눈물만 흘렸습니다. 그런데 방문이 열리고 남편을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그리고 남편이 말을 했습니다.
남편 : "청년들, 왜 그러시오. 내가 이렇게 병이 들어 아내가 고생이 많아요. 나는 이 몰골로 밖에도 못나가고..."
청년 : "....(헉)...."

남편은 심각한 한센병(나병, 문둥병) 환자였습니다. 청년들은 놀랐습니다. 마을에 문둥병 환자는 들어올 수 없었습니다. 청년들은 인사도 못하고 도망가듯 그냥 마을로 혼비백산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청년들은 마을 사람들에게 그 소식을 전했습니다. 마을 사람들도 놀랐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마을에서 그 부부를 내쫓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마을 이장집에서 임시 회의가 열렸습니다. 원로들도 외딴 집 부부를 내쫓기로 결론이 났습니다.

한센병은 나병(癩病)이라고도 하는 전염병입니다. 하지만, 나병이나 문둥병이라는 말은 한센인들이 싫어하므로, 한센병으로 부르는게 예의라고 합니다.

원인균인 나균에 의하여 피부와 말초신경을 주로 침해하는 만성전염성 면역 질환입니다. 나균은 항생제 투여를 통해 박멸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예전부터 한센병에 대해 이야기가 많은데 구약성서에서는 천벌로 묘사될 정도로 무서운 병이었고 우리나라에서는  문둥이가 욕설이 쓰일 정도였습니다.

일제 시대에 소록도에 한센병 환자들을 위한 시설이 세워졌지만 인권이 박탈당하는 등 어려움을 겪는 멸시의 대상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은 오후 늦게 외딴 집으로 다시 갔습니다. 그런데 외딴 집 부부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방문도 열려 있었습니다. 그 사이 외딴 집에 살던 부부는 산 속으로 도주한 것입니다. 워낙 살림살이도 없던 집인지라 옷가지와 간단한 세간살이 물건만 챙겨서 도망가 버린 상태였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아궁이의 가마솥을 찾았습니다. 가마솥은 들고 가지 못했습니다. 가마솥 안에는 밤새 끓였던 고깃국이 있었습니다. 노인들은 그것을 보더니 놀랐습니다. 가마솥 안에는 동물의 뼈가 아니라 사람의 뼈를 곤 것 같다고 했습니다. 청년들은 그 부부를 뒤쫓아 가려고 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사실 당시 한센병 환자가 많았는데 산골 마을에 몰래 들어와 사는 부부였던 것이었습니다. 나중에 청년들이 밝혀낸 일이지만 그 집의 아내가 밤에 간 곳은 놀랍게도 산 넘어 다른 마을의 공동묘지였습니다. 사실 공동묘지라기 보다는 묘지가 많은 산이었습니다. 그 아내는 사람이 죽어서 묘지에 뭍히면 한 밤 중에 몰래 집을 나섰던 것입니다. 그리고 밤새 그 묘지를 파헤쳤습니다. 그리고 죽은 시체의 일부를 외딴 집으로 가져왔던 것입니다. 

그 후 아내는 시체의 일부로 곤 국물을 남편에게 먹였다는 무섭고도 안타까운 사연입니다. 즉, 아내는 남편을 낫게 하려고 어두운 한 밤 중에 묘지를 파헤칠 정도의 지극정성을 보였던 것입니다. 당시 사람의 뼈를 곤 국물을 먹으면 나병이 낫는다는 근거없이 허황된 루머가 있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당시 국내에서는 어린 아이가 납치되는 범죄가 발생했던 시절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말도 안되는 일이 산골 마을에서 발생했던 것입니다. 아직도 산골 마을에서는 당시의 외딴 집 터가 남아 있습니다. 그 부부가 도주한 이후 아무도 살지 않습니다. 한편, 한센병은 항생제 투여를 통해 이제 박멸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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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리 탐구 탐진강


여름밤에 홀로 산속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아마도 11살 때 였습니다. 초등학교 시절이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30년이 넘었습니다. 당시 서울로 일찍 유학(?)을 왔고 큰집에 기거했습니다. 여름방학을 맞아 혼자서 서울에서 시골 고향에 가게 되었습니다.

서울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지방 대도시에 도착했습니다. 차비를 아끼기 위해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시외버스 터미널까지 걸어서 갔습니다. 그리고 하루에 몇번 정도 오는 시골 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장터행 시외버스를 탔습니다.

시골 장터는 5일장이 열리는 곳이었습니다. 어린 시절이라서 5일장 장날에 맞춰 시골 마을에 가는 날을 정했습니다. 그 날도 5일장이 열리는 날이라 다소 안도하고 길을 나섰던 것입니다. 그런데 장터행 시외버스에는 손님이 거의 없었습니다.

어느 순간에 보니 시외버스에는 혼자서 타고 있었습니다
.

운전기사가 저에게 말했습니다.
"학생. 어디까지 가나?"
"장터요."

"그래. 그럼 여기서 내려."
"네. 여기는 장터가 아닌데요."

"여기서 조금만 걸어가면 장터야. 어서 내려."
"얼마나 걸리나요?"

"아마 20분만 걸어가면 장터야."
"네."

어쩔 수 없이 저는 내렸습니다. 운전기사의 말을 듣지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20분을 걸어가도 장터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덜컥 겁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벌써 저녁노을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운전기사 아저씨는 버스에 어린 아이 한명만 타고 있자 종점까지 가지 않고 저를 내리라고 하고 버스를 되돌려 가버린 것이었습니다.)

30년전에 여름 납량특집으로 유명했던 '전설의 고향'의 한 장면


장터에서도 2시간을 넘게 걸어서 산을 몇개 넘어가야 시골 고향 마을이었습니다. 더 무서운 것은 장터에서 고향마을 사람들을 만나서 함께 산길을 넘어가야 하는데 이미 장터가 끝날 시기였습니다.

무조건 달렸습니다. 장터에서 고향 사람들을 못만나면 혼자서 산고개를 넘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얼마나 달렸을까. 드디어 장터나 나왔습니다. 그러나 이미 장날은 끝난 상태였습니다. 고향 사람들도 장이 끝나고 이미 마을로 떠나고 없었습니다.

여름 날도 이미 저물고 어둠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산길을 혼자서 넘기로 했습니다. 산길은 빨리 어두워졌습니다. 나무 막대 하나를 집어 들었습니다. 산길에는 뱀이나 산짐승이 많이 살았기 때문에 일종의 호신용이었습니다.

산길에 들어서자 갑자기 풀숲에서 산새가 소리를 지르며 날아갔습니다. 움찔했습니다. 소름이 돋았습니다.
조금 후 길가에서 뱀 한마리가 지나갔습니다. 더욱 무서워졌습니다. 식은 땀이 흘렸습니다.

앞만 보고 빠른 걸음으로 걸었습니다. 더 어두어지기 전에 산을 넘어야 했습니다. 산길을 한참 걸었습니다.
드디어 첫번째 산고개에 도착했습니다. 잠시 한숨을 돌렸습니다. 갈대가 산고개에는 많았습니다. 밤하늘에는 흐린 구름 사이로 반달이 떴습니다.

달빛을 바라보다 산중턱을 보니 무덤이 하나 보였습니다
.
무덤을 보니 무서움이 밀려왔습니다. 당시 '전설의 고향'이 여름 납량특집으로 방송되던 시절이라서 산속에서 만난 무덤의 공포는 컸습니다. 구미호가 무덤 위에 서서 저를 노려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엄청난 공포감이 밀려왔습니다.


다시 뛰었습니다. 그런데 신발이 벗겨졌습니다. 달리던 속도로 인해 신발은 저 뒤에 있었습니다. 뒤돌아 달려가 신발을 들고 다시 뛰었습니다. 정신없이 뛰었습니다.

한참을 달리자 두번째 산고개에 도착했습니다. 산고개에는 거친 바람이 불었습니다. 잠시 쉬어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발 아래 뭔가 밟혔습니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죽은 토끼의 발이었습니다. 산짐승에 잡아먹힌 토끼의 발만 남았던 것입니다. 다시 계속 달렸습니다.

마침내 마을의 불빛이 보였습니다.
그 마을은 할머니가 사는 마을이었습니다. 마을로 가기 위해서는 냇가의 돌다리를 건너야 했습니다. 그렇게 돌다리를 모두 건넜습니다. '아, 이제는 살았구나' 생각했습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그리고 너무 고생했던 생각에 마지막 산고개를 향해 뒤돌아봤습니다. 산고개에는 파란 불빛이 강하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어느새 산고개의 파란 불빛에 눈이 고정되었습니다. 파란 불빛이 산고개에서 움직였습니다. 저의 눈은 파란 불빛의 움직임을 따랐습니다.

그런데 발길이 저절로 그 산고개를 향해 걷기 시작했습니다. 머리 속에서는 '산고개로 가면 안돼'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발길은 산길을 향해 움직였습니다. 머리 속 생각과 몸이 따로 놀았습니다. '아, 이러면 안되는데...안되는데' 이렇게 계속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발길은 전혀 마음대로 움직이질 않고 산고개의 파란 불빛만을 향해 나아갔습니다. 눈으로 본 '파란 불빛'은 너무나 아름다운 광채였습니다. 그러나 마음 속은 '파란 불빛을 보면 안돼'라고 외치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지났을까. "탐진강아." 부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할머니였습니다. 할머니는 냇가에 물을 기르러 들렸다가 손자를 발견했던 것입니다.

할머니집으로 와서 할머니에게 물었습니다.
"할머니, 파란 불빛은 무엇이었어요?"
"그건 귀신불이다."
할머니는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예전 6.25 전쟁때 산고개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었단다. 그 이후로 날씨가 흐린 밤에는 귀신불이 나타난단다." [할머니는 도깨비불(인불)을 귀신불로 불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할머니가 준 후레시를 들고 다시 길을 나섰습니다. 삼촌도 있었지만 차마 같이 가자고 말을 못했습니다. 할머니집에서 20분 정도 신작로를 걷고 산중턱으로 가야 부모님이 사시는 고향집이었습니다. 고향집에 가는 동안에는 도깨비불의 잔상과 호랑이가 오버랩되어 머리 속을 어지럽혔습니다. 빠른 걸음으로 걸었습니다. 결국 고향집에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어머니의 얼굴을 보자 이제서야 마음이 푸근해 졌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잠이 들었습니다. 너무 힘들고 무서웠던 한 여름밤, 산속의 공포 추억이 그렇게 잠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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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리 탐구 탐진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