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상우의 눈물 콧물 오열 연기가 빛났습니다. 대물 12회는 그 뿐이었습니다. 정치의 탈을 쓴 멜로 막장드라마라는 오명을 들어도 할 말이 없는 시츄에이션의 연속입니다. 작가와 PD가 교체된 후 대물은 정치드라마가 갖춰야 할 스토리의 개연성과 캐릭터의 일관성을 상실하고 방황하고 있습니다. 정치드라마라는 변죽만 울리고 매회 연기자의 분노와 눈물신으로 하루를 연명하는 신세가 됐습니다.

정치 드라마는 특성상 현실 정치의 개연성에 기반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현재 대물의 스토리 전개는 막장드라마의 요소만 가득하고 진부한 스토리에 매몰돼 있습니다. 주인공 고현정은 도대체 어디 갔을까요? 평범한 미망인 아줌마가 된 서혜림은 권상우(하도야)와 애정 행각이나 벌이는 캐릭터로 추락해 버렸습니다. 존재감없는 병풍 연기자로 전락한 셈입니다.

대물이 드라마 초기와 같이 현실 정치에 신물이 난 국민들의 갈증을 해소시켜주며 다시 부활할 수 있을까요? 지금까지 대물이 분노 게이지를 높여 온 것은 앞으로 서혜림과 하도야 커플의 복수극 카타르시스를 보여주기 위한 장치였을까요? 최초의 여성 대통령 만들기 프로젝트가 정치드라마가 아닌 정치판만 빌린 막장드라마 아류작으로 머물까 우려가 되는 형국입니다.

아직은 26부작으로 예정된 드라마의 절반도 끝나지 않은 상태인 만큼 조금 더 지켜볼 필요는 있겠습니다. 물론 약간의 인내심이 필요하겠지만요. 일단 12회분 대물 이야기를 살펴보지요.

권상우의 오열은 빛났지만 고현정은 없었다

드라마 대물이 시작될 때만 해도 권상우는 뺑소니 도주 사건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드라마 제작 발표회에서 머리 숙여 사과를 한 것은 그나마 잘한 일이었습니다. 당초 권상우가 하도야 검사 역할을 맡은 것 마저 역겹게 느껴지기는 했지요. 회가 거듭되면서 권상우의 연기가 제 자리를 찾으면서 어느정도 비호감 이미지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의로운 검사 역할을 맡은 것과 드라마에서 명품 연기력이 권상우를 살린 셈이지요.

               극중 아버지의 죽음에 눈물과 콧물을 쏟아내며 오열하는 권상우 연기는 일품이었다

이번 회에서 압권은 권상우의 눈물 콧물을 쏟아내며 오열하는 연기였습니다. 하도야역의 권상우가 오열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은 이러했습니다. 하도야의 아버지 하봉도(임현식)가 의문의 죽음을 당했습니다. 아들 하도야의 검사 복직을 위해 조배호(박근형)의 저택 앞을 매일 찾아갔던 하봉도. 비가 오던 날, 조배호의 바지 가랭이를 붙들고 호소하던 하봉도를 목격한 하도야는 다시는 이러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지요.

그러나 홀아비로 자식의 성공을 위해 평생을 바친 하봉도는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그 때 장세진(이수경)이 하봉도 앞에 나타났지요. 조배호가 뇌물로 받은 고가의 그림을 들고. 그 그림은 하도야가 수사를 하자 모두 폐기 처분됏던 것 중의 하나였습니다. 장세진은 그림을 빼돌려 보관하다 하봉도에게 건네 준 것이지요. 그렇게 하봉도는 그림을 빌미로 조배호를 찾아가 아들을 복직시키라고 협박을 했습니다.


그러자 조배호는 조폭 하수인을 시켜 하봉도의 그림을 빼앗아 오도록 은밀히 지시했습니다. 하봉도가 그림의 진품 여부 감정을 요구한 현장에 갔다가 수상한 정체불명 사내들의 모습에 위험을 감지하고 도망가다 자동차에 뺑소니 사고를 당하지요. 결국 하봉도는 뺑소니 현장에서 즉사하고 말았습니다. 아버지의 갑작스런 사망 소식에 하도야는 병원에 달려가 시신을 확인한 후 오열을 했습니다. 눈에는 눈물이 흐르고 코에는 콧물이, 그리고 입에서는 침이 줄줄 흐르는 권상우의 오열 연기가 시청자들을 함께 눈물짓게 했습니다. 게다가 장례식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이선희의 노래 '떠나지마'가 더욱 슬프게 하더군요.

개연성없이 진부한 막장드라마 주변을 겉도는 대물의 한계


권상우의 연기는 훌륭했지만 도대체 왜 하봉도가 개죽음을 당해야 했는지 의문이 더 들었습니다. 청와대에서 곰탕 조리장인 하봉도가 단지 아들 하도야의 복직을 위해 그렇게 어리숙하게 행동한다는 자체가 스토리의 개연성이 미약했기 때문이지요. 장세진은 하봉도가 진품 여부를 가려야 한다고 하자 그림의 절반을 잘라서 조배호에게 보내준 것도 문제였지요. 장세진이 철저하게 계산한 행동이었을까요.

하봉도가 아무리 아들 사랑에 눈이 멀았다손 치더라도 위험한 곳에 혼자 간다는 것이 너무 비현실적이었습니다. 조배호의 음모를 모두 밝혀주고 아들 하도야의 억울한 누명을 벗겨줄 그림인데 아무 생각없이 행동한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 장면이었던 것이지요. 하도야에게 그림을 전달하거나 대통령에게 진실을 알렸다면 쉽게 해결될 문제였으니까요. 드라마라고 하더라도 적어도 현실적 개연성이 중요한데 말이지요.

          ▲ 대물이 최근 막장드라마로 전락하자 시청자게시판에는 작가 퇴출 요구가 밀어닥치고 있다

결국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겉도는 대물의 한계를 보여준 장면이 되고 말았습니다. 어설픈 드라마의 극적 장치이겠지만 황당한 죽음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봉도의 사망으로 임현식의 감칠 맛 나는 연기를 앞으로 볼 수 없게 된 것도 아쉬움이 남습니다. 아들 하도야를 바르기 키워냈던 하봉도가 한 순간에 바보로 전락해 어이없는 죽음을 당한 것은 억지스런 연출로 인한 참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아버지 하봉도의 죽음 앞에 오열하던 하도야가 서혜림에게 전화를 한 장면도 헛웃음이 나더군요. 서혜림이 강태산(차인표) 의원과 탈당과 신당 창당 과정의 문제를 따지던 상황에서 전화를 받았기 때문이겠지만 그 동안의 서혜림 캐릭터와는 완전 다른 장면이었지요. 서혜림은 다정다감하고 정이 많은 인물이었던 것에 반해 매몰차게 느껴지는 모습이 당황스럽더군요.

변질된 주인공 고현정의 부활과 퇴물된 정치드라마 복원 필요해


하도야는 이미 식사를 다 했어도 서혜림이 전화하면 곧바로 달려와서 함께 식사를 하곤 했던 것과 비교되었습니다. 서혜림이 주는 밥을 꾸역꾸역 다 먹다 토할 뻔 하기도 하는 장면도 나왔을 정도였지요. 그리고 당찬 서혜림은 어디 가고 평범한 이웃집 아줌마만 남아 있었지요. 권상우가 주인공이고 서혜림은 그의 연상의 여인 정도로 전락한 것 같기도 하더군요. 주인공 고현정은 사라지고 권상우와 차인표의 병풍 연기자로 머물고 있었습니다. 작가가 고현정을 죽일 작정인가요. 고현정의 연기가 살아야 대물도 살텐데요.

더욱이 검사직에서 잘린 하도야가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등장하며 활약을 펼치는 동안 서혜림은 존재감이 거의 없었습니다. 하도야가 주인공이고 서혜림을 여자 대통령으로 만드는 킹메이커 드라마였던 것은 아닌가 착각하게 만드네요. 아무리 전직 검사라지만 하도야가 검찰 지청장인 공성조(이재용)과 함께 남해 건설국장을 찾아가 공무원 비리 운운하며 협박성 발언을 하는 장면도 블랙코미디였지요. 룰살롱을 급습해 격투를 하고 시도 때도 없이 정치인들 앞에 나타나 겁박을 하고 평소에는 서혜림 아들을 돌보는 등 검사 하도야는 한가하지 않아요. 하도야판 홍길동전이 따로 없습니다.


존재감없는 병풍이 된 고현정이 차인표와 권상우 사이에서 어쩔 줄 몰라 바라보는 모습이 애처롭다

클린정치와 정치개혁을 내세우는 강태산은 아예 정치적 복수의 대상인 조배호 보다 더 야비한 캐릭터로 변질되는 것도 너무 극단전 변신이 아닌가 싶더군요. 강태산은 조배호의 방해로 신당 창당에 실패하고 난 후 장세진으로부터 그림 반쪽을 입수하지요. 그리고 하봉도를 죽게 한 그림의 반을 확보한 강태산은 조배호를 상대로 정치적 탐욕을 취하는 뒷거래를 했습니다. 자신의 정치적 야심을 채우기 위해 하도야 아버지의 죽음마저 이용하는 강태산의 행태는 조배호 보다 악마적이고 비열한 짓이지요. 한편으로 강태산이 조배호를 무너뜨리기 위해 그림을 검찰이나 대통령에게 신고해 한 방에 보낼 수도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는 비현실적 드라마 전개도 황당합니다. 하봉도의 죽음에 강태산이 연루된 것은 아닐까요.

대물의 막장 멜로드라마 변질도 마찬가지입니다. 권상우-고현정, 차인표-이수경 커플의 멜로드라마로 오해받을 지경입니다. 막장드라마에 꼭 등장하는 출생의 비밀, 불륜, 폭력, 삼각관계 등도 대물은 그대로 이어받고 있더군요. 강태산 부인 김지수(서지영)는 있으나마나 왜 나오는지 모르겠더군요. 정치드라마를 보는 것이 아니라 정치를 빙자한 막장드라마 패러디가 아닌가 헷갈리게 합니다. 병풍이 된 고현정을 보면서 드라마 '모래시계'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진가를 느끼게 하기도 합니다. 대물이 아닌 퇴물 주인공이 된 고현정일까요.

드라마 초반만 해도 고현정이 주인공으로 등장한 정치드라마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과 기대를 모았던 대물입니다. 실제 대물은 아프가니스탄 피랍사건, 천안함 침몰사고, 4대강 사업, 쥐새끼 발언, 국회 날치기법 통과 등 현실 정치를 반영한 듯한 풍자와 비판의 드라마 전개로 시청자들의 기대에 일부 부응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기존 작가와 PD가 하차한 후 대물은 전반적으로 낡은 퇴물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대물에 대한 정치권 외압설이 나돌고 작가의 자진하차 목소리가 높은 것은 엄연한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시원하고 통쾌하게 시대를 관통하는 정치드라마 대물은 요원한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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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대물'이 '속물'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우리 정치 사회의 부정부패와 부조리의 문제점을 다루면서 국민들에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던 방송 초기와는 달리 회가 진행될수록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작가와 연출자 PD가 교체된 후 대물의 색깔이 많이 변색되는 것 같습니다. 우려가 현실이 된 셈이지요.

초기의 깔끔한 드라마 진행과 달리 삼각 멜로에 이어 막장 불륜 드라마의 성격에다가 앞뒤가 안맞는 캐릭터의 변신으로 혼란케 하고 있습니다. 고군분투하는 주연배우 고현정(서혜림)도 하도야(권상우)와의 로맨스가 너무 현실과 동떨어진 장면들이 채워지면서 의아스럽게 하기도 합니다.

전체적으로는 정치드라마의 새로운 전형을 선보이고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불필요한 군더기와 이해하기 힘든 캐릭터의 과도한 변신이 자주 나타나 드라마의 몰입을 저해하기도 합니다. 굳이 필요없어도 되는 장면들이 흐름을 방해하거나 막장드라마로 오인받게 하는 것도 있습니다. 지난 주 하도야가 강태산(차인표) 의원과 함께 있는 고현정을 향해 "둘이 벌써 그렇고 그런 사이냐. 정치적 동지가 아니라 불륜이냐"
"동화(서혜림의 아들)한테 부끄럽지도 않냐"는 대사는 생뚱맞게 보였습니다.

작가와 PD 교체 후 막장드라마 전락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나?


대물 스태프가 직접 찍은 사진이 인터넷에 공개된 바 있는데 추운 밤에 비를 맞으며 촬영하는 장면이다

이번 회에서도 서혜림이 하도야가 아들 동화와 함께 있던 장면에서 다른 사람이 하도야를 보고 동화의 아빠라고 부르는 장면도 다소 어이없어 보였습니다. 서혜림이 아나운서와 국회의원으로 유명인사인 상황이고 남편이 아프간에서 피살당한 것은 온 국민이 아는 사실이기 때문이지요. 작가와 PD가 바뀌더니 1~2회를 잊어버린 것은 아닐까요. 뜬금없이 앞뒤 스토리가 안맞는 내용을 굳이 내보낼 필요는 없었던 것이지요.

또 하도야가 서혜림의 집을 찾아와 잠자는 장면도 불필요한 장면이 아닌가 싶습니다. 잠깐 머물러 왔다가 깜빡 잠이 들어버린 것이지만 아침에 찾아온 왕중기(장영남)에게 현장을 들켜 오해를 받는 장면까지 나왔습니다. 지난 회에 이어 멜로드라마의 연장이 되어 버렸습니다. 드라마의 주인공인 고현정(서혜림)의 캐릭터가 자꾸 흔들리는 것 같아 아쉬운 대목입니다.

배우 캐릭터의 매회 변신과 멜로화된 스토리의 황당함

하도야는 아버지 하봉도가 비가 내리는 저녁에 조배호(박근형) 민우당대표를 찾아가 자식을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모습을 목격하고 충격을 받았던 것 때문에 서혜림을 집을 찾았던 이유였지요. 그런데 청와대에서 곰탕 조리장을 하는 아버지 하봉도(임현식)가 매일 아침 저녁으로 조배호에게 찾아가고 심지어 뇌물까지 건네는 장면은 황당하기도 했습니다. 임현식은 9회 때는 아들 하도야에게 청렴결백을 가르친 바 있고 하도야가 검사직에 잘리자 변호사하면 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회에는 뇌물까지 조배호에게 갖다바치며 복직시켜달라고 하는 것이 황당한 일이었습니다. 청렴결백을 가르치던 아버지의 정반대의 모습이 아쉽고 안타깝더군요.

유부남 강태산 의원과 조배호의 숨겨딘 딸 장세진의 키스 장면은 생뚱맞게 보였다

그리고 공천 심사에서 떨어져 좌절하고 분노에 휩싸인 강태산은 그의 아픔을 이해하며 보듬어준 장세진(이수경)과 갑자기 키스를 했는데 더불어 나중에 침대가 나오는 장면은 애처롭게 보이면서도 불륜의 모습이 동시에 스쳤습니다. 깨끗한 정치개혁을 외치는 것과는 다른 유부남 강태산의 모습이었지요. 그 동안 정치적 야심을 위해 철저하게 자기관리를 하던 모습과는 달랐지요. 게다가 장세진은 조배호의 숨겨진 딸이었습니다. 물론 조배호에게 복수의 칼날을 겨누는 강태산과 장세진의 일심동체의 마음이 불륜에 이르게 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요. 그러나 사랑의 감정도 없이 연민과 동정심으로 키스신과 베드신은 황당하게 보이더군요.

작품성도 문제이지만 캐릭터가 순간적으로 180도 바뀌어 버리는 일이 너무 자주 있는 셈입니다. 주연은 물론 조연 배우에 이르기까지 캐릭터가 매 회마다 바뀌기도 해서 참 헷갈립니다. 이는 우리 사회가 이율배반적인 이중성을 갖고 있기 때문일까요. 결국 드라마 보다 더 부정부패와 부조리가 많은 사회 현실이 대물을 속물로 만들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고현정 권상우 차인표의 연기 자체는 좋은 편입니다. 그렇지만 드라마의 흐름이나 내용이 방송 초기와 달리 오락가락하고 내용도 정치드라마인지 멜로드라마인지 막장드라마인지 헷갈리게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요즘은 대물이 막장사회의 현실을 반영한 것인지, 속물이 되어가고 있는지 시청자도 오락가락합니다. 배가 산으로 갔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정치드라마는 역시 힘든 것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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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이 퇴물이 되고 있습니다. 억지스럽고 어설픈 설정이 짜증나게 하고 있습니다. 드라마 원래의 작가와 연출자 PD가 교체된 대물은 초기 4부까지의 당차고 시원시원한 장면은 사라지고, 5~6회분은 유치하고 황당한 시츄에이션을 보이고 있습니다.

괴한에게 납치됐다 하도야(권상우)에게 구조된 서혜림(고현정)은 마치 암 말기 환자처럼 병원에 누워 있었지요. 괴한에게 단지 주먹으로 얼굴 한 대 맞았던 것 뿐 아닌가요. 한 밤 중에 유세에 나선 고현정의 연설을 듣겠다고 우산들고 모여든 청중들, 현실성이 너무 떨어지지 않을까요. 고현정 연설듣고 우산을 하나 둘 내려놓는 청중들은 또 무엇인가요.

손발이 오글거리는 장면은 이 뿐이 아니었습니다. 고현정이 납치됐다는 강태산(차인표)의 전화를 받은 권상우가 오토바이를 타고 순식간에 나타나 납치범과 나란히 달리는 장면. 갑자기 나타난 대형 트럭에 이어 괴한과 권상우의 액션신은 어떤가요. 도망자의 모방인가요. 선거 당일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 낙선인 줄 알고 고현정과 야밤 데이트를 즐기던 권상우가 11표 차이로 당선됐다는 것을 DMB로 확인하는 장면도 황당했지요.

어설프고 억지스런 설정의 장면들이 대물을 퇴물 만드나?

아무 사이도 아니라던 고현정과 권상우는 시도 때도 없어 서로 껴안고 머리까지 쓰다듬고 신파극이 따로 없더군요. 느닷없이 5회분에 등장한 차인표의 장인이 산호그룹 회장이란 설정도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었지요. 승승장구 정치 엘리트 이력을 추구하던 차인표가 이배호(박근형) 민우당 대표를 비롯 장인과 국회의원 동료들을 배척하고 미친 병깨기 포스와 분노의 시리즈 돌변 장면도 마찬가지였지요.

                  걸그룹 레인보우의 배꼽춤을 비롯 최근 방송은 억지스런 여러 장면이 노출됐다

그 동안 기득권을 모두 포기한 채 정치생명을 걸고 고현정에 올인하는 차인표가 상식적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었지요. 심지어 이혼서류를 꺼내들고 장인에게 건방지게 내민 것도 어이없었지요. 아무리 드라마라지만 극단적 선택의 반복이 판타스틱하더군요. 엄마 이름을 박근형에게 누설하며 복수를 꿈꾸는 장세진(이수경)은 또 무슨 호러물인가요. 걸그룹 레인보우 배꼽춤에 이어 고현정 자원봉사 응원전 시트콤도 납득하기 어려웠지요.

그러나 이런 황당 시츄에이션을 모두 제쳐두고 고현정의 공터 연설만은 감동적이었습니다. 빗속에서 오열하며 사자후를 배뿜는 고현정의 연기력만은 인정할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그것마저도 엉뚱한 장면일 수 있지요. 고현정의 눈물 연설과 더불어 스쳐지나가는 누군가의 추억이 오버랩됐던 것입니다. 그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연설 모습이었습니다.

                         고현정은 기존 부패한 정치인들로부터 흑색선전 폭로전에 시달렸다

우선 고현정의 연설 내용을 옮겨 보겠습니다.

대물에서 고현정의 폭풍연설문 주요 내용

여러분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제 남편은 아프칸 취재갔다가 죽었습니다. 힘없는 이 나라가 미국과 회교 간에 눈치보느라 살해당했습니다. 나라없는 백성도 아닌데 국가의 보살핌도 받지못하고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만 남겨둔 채 비참하게 살해당했습니다. 여러분, 우리가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할까요.

무조건 바다를 막아놓고
30년간 방치하고 있는 이 나라 주민들은 죽어가는데 정치인은 뇌물이나 받아챙기는 이 나라. 대대손손 살아가야 하는 이 땅을 표를 얻기위해 무조건 개발해야 합니까? 여자의 몸으로 정치 한번 조용히 서는 것도 쉽지 않았는데 나라에서 개인정보관리를 어떻게 했길래 제가 납치를 당했을까요? 여러분.



이래서 누가 무서워서 신고하고 증인을 설까요. 이런 나라에서 우리가 무슨 희망을 갖고 살겠습니까?
이런 나라에서 우리가 어떻게 애를 키울 수 있겠습니까? 저는 단지 국회의원이 될 목적으로 이 자리에 서지 않았습니다. 만약 그랬다면 어떤 선거비용도 지키질 않았을 것이고 상대후보 폭로전에 저도 똑같이 폭로전에 맞대응했겠죠. 그런데 내 아들이 지켜보고 있는데 내가 어떻게 그럴 수가 있겠습니까?
 
저는 장차 내 아들이 성인이 되어 우리 아빠가 죽어갈 때 이 나라는 무엇하고 있었냐고 물었을 때 그 해답을 찾기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내 아들한테 이 나라가 태극기가 자랑스러운 나라라는 말들을 해주는 그 날을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고현정은 상대 김현갑(김진호) 후보의 흑색선전과 납치 음모 폭로전 등에 맞서 당당하게 맞서 솔직하게 정면돌파를 한 것입니다. 정책과 비전으로 승부하고자 했던 고현정이이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고현정의 폭풍연설은 썩어빠진 정치현실에 대한 분노였습니다. 우선 과부가 된 자신의 처지에서 우러나오는 심경으로, 고현정은 나라의 보살핌도 없이 죽어간 남편의 억울함을 달래고 앞으로 살아갈 아들의 미래를 위해 자랑스런 나라를 만들겠다는 각오를 천명했습니다.  


특히나 고현정은 장대비를 고스란히 맞으며 강하구 간척지 사업에 대한 문제점에 대해 명확히 했습니다. 강하구 사업의 무조건 개발은 대대손손 살아가야 하는 이 땅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는 곧 4대강 사업이 환경파괴는 물론 결국 계속 살아가야 할 후세들에게 어떤 악영향을 끼칠지 우려하는 우리의 현실과 닮아 있었습니다. 고현정이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눈물의 연설을 하는 모습은 가슴찡한 장면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노무현의 감동연설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당시 노무현이 이인제 후보의 흑색선전에 맞서 당당한 입장을 밝힌 명연설 내용이 있습니다.

노무현의 2002년 경선 연설 '사랑하는 아내를 버려야겠습니까?"

음모론 색깔론 그리고 근거 없는 모략, 이제 중단해 주십시오. 한나라당과 조선일보가 합작해서 입을 맞춰 헐뜯는 것도 방어하기도 힘든데, 이것은 예방주사 차원을 넘어섰습니다.

제 장인이 좌익활동 하다 돌아가셨습니다. 해방되는 해 실명해서 앞을 못 봐 무슨 일을 얼마나 했는지 모르겠지만 제 처가 4살때 돌아가셨습니다. 저는 그 사실 알고도 결혼했습니다. 그래도 아들딸 잘 키우고 잘 살고 있습니다. 뭐가 잘못됐다는 겁니까.

사상도 지역도 연령도 하나로 합쳐야 할 시대에 왜 이런 얘기들을 끄집어내서 세상을 혼란케 합니까? 이런 아내를 버려야겠습니까? 그러면 대통령 자격이 생깁니까? 이 자리에서 여러분이 심판해 주십시오. 여러분이 자격이 없다고 하신다면 대통령 후보 그만두겠습니다. 여러분이 하라고 하면 열심히 하겠습니다.

저는 아내에게 불만이 없습니다. 불만이 있다면, 딱 하나 있습니다. 조선일보 보지 말라고 해도 자꾸 조선일보를 봅니다. 그것이 거짓말을 한다고 해도 계속 봅니다. 국유화, 언론사 폐간 그런 말 한 적 없습니다. 거짓말을 한 것은 제가 아닙니다.

언론에게 고개를 숙이고 비굴에게 굴복할 생각도 없습니다. 끝까지 맞서 싸우겠습니다. 저에게 힘을 주십시오. 도와주십시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2년 대통령 후보 경선 당시 사자후를 토하며 연설했던 장면 동영상>

이런 아내를 버려야겠습니까? 그러면 대통령 자격이 생깁니까? 왜 노무현은 이런 연설을 했을까요. 당시 노무현 후보는 이인제가 제기한 장인 어른의 남로당 좌익 활동 경력을 내세워 색깔론 흑색선전 파상공세를 펼쳤던 시기입니다. 이 때 조선일보를 비롯 극우보수신문도 가세해 노무현을 하이에나처럼 물어뜯었습니다. 그러나 노무현은 피하지 않았습니다. 대통령 자격을 위해 사랑하는 아내를 버릴 수 있겠냐며 정면돌파했습니다. 감동의 대반전 명연설이었습니다.

                         '이의있습니다' 노무현은 야합의 3당합당에 반대해 가시밭길을 간다

조직도 돈도 없이 노무현은 끊임없이 지역주의와 맞서 싸웠습니다. 부산에서 내리 낙선했지만 또 민주당 간판으로 선거에 나서 공터 연설을 했습니다. 사람들은 바보 노무현이라 했습니다. 그렇게 비전과 원칙 그리고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꿈꿨습니다. 반칙과 특권이 아니라 누구나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그것은 사람사는 세상입니다. 사람들은 바보 노무현을 위해 기꺼이 나섰습니다. 고현정이 보궐선거 막판 흑색선전에 맞서 공터 연설을 할 때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자원봉사자로 나선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고현정이 빗속 공터에서 오열하는 연설 장면은 노무현의 감동연설을 떠올리게 햇습니다. 고현정은 여성 대통령이 될 것입니다. 차인표는 고현정을 대통령을 만드는데 든든한 후원자로 큰 역할을 할 것입니다. 그러나 나중에 고현정과 정치적 적대관계에 설 수 밖에 없습니다. 이번 6회 방송분에서 차인표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대단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오늘은 동지지만 내일의 정치판에선 적으로 만날 것 같다는 예감이 듭니다."라는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했었지요. 노무현이 동지에게 배신당한 과거를 떠올리게 합니다.

드라마 '대물'은 작가와 PD의 하차 이후 초반과 달리 전체적으로 산만한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그나마 6회분은 기존 오종록PD가 대본과 촬영에 참여한 상태였기에 어느정도 당초의 기조를 유지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앞으로는 어떻게 드라마가 바뀔지 우려가 많습니다. 이미 흔들리는 대물의 초심이 여러군데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지요. 자칫 잘못하면 정치드라마가 아니라 로맨틱 코미디로 전락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그래도 이번 주는 고현정의 폭풍연설이 있었기에 노무현의 명연설을 추억할 수 있었습니다. 대물이 퇴물이나 맹물이 되지 않도록 제작진이 흔들림없이 분발해주기를 기대해 봅니다.

<잇단 낙선에도 낡은 지역주의와 맞서 부산을 찾은 노무현의 공터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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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리 탐구 탐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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