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래불사춘'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4.02 봄처녀 진달래꽃, 서울 도심서 올해 처음 만나다 by 진리 탐구 탐진강 (32)
  2. 2010.03.22 3월 춘설, 미인 왕소군과 춘래불사춘 의미 by 진리 탐구 탐진강 (48)


기나 긴 겨울은 어디서 끝나는지 모르는 계절이 계속되나 싶더니 봄은 소리없이 우리 곁에 다가왔나 봅니다. 그래서 봄같지 않은 봄이 움추린 가슴을 더욱 시리게 합니다. 춘래불사춘. 봄은 왔건만 봄같지 않다고 노래하지 않았던가. 그렇지만 우리네 사는 인생사가 고달프고 힘들더라도 기어코 봄은 오고야 말 것이라는 희망은 잃지 말아야 겠지요.

진정 봄이란 것을 알려주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봄꽃은 진달래입니다. 언제 진달래꽃을 볼 수 있을까 기다렸는데 어제 우연히 서울 도심 공원을 지나다 수줍게 피어나는 진달래를 보았습니다. 여전히 변화무쌍한 날씨와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와중에도 진달래꽃은 모진 시련을 이겨내고 마침내 분홍의 속살을 드러냈습니다. 마치 봄처녀처럼 부끄럽지만 화사한 모습으로.

서울 도심에서 만나는 진달래꽃을 보면서 어린 시절이 생각났습니다. 봄이 오면 시골 마을 동네 꼬마 녀석들은 앞동산에 올라 흐드러지게 핀 진달래꽃의 향연을 만끽했습니다. 진달래 꽃잎을 따서 먹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보기 드문 광경이겠지만요. 그 때는 마을 어귀 마다 그리고 집집 마다 노란 개나리가 노란색 물결을 이루고 있었고 마을을 감싸고 있는 산허리에는 분홍빛 진달래가 지천에 깔려 있었습니다.

그런 동심이 깃든 진달래를 서울 한복판에서 만난다는 것은 다시 동심을 일깨워주는 순간이나 다름없습니다. 어제 하루 종일 매서운 추위와 비바람이 변덕스럽게 서울을 강타했지만 진달래는 꿋꿋하게 그 자리를 지켜내리라 믿어 봅니다. 진달래꽃은 공원의 후미진 곳에서 이제 막 첫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습니다. 아이폰으로 사진을 찍었는데 다소 화질이 좋지는 않습니다.


진달래하면 생각나는 것이 우선 봄처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비록 서양의 장미와 같이 화려하지는 않지만 수줍고 다소곳한 여인의 모습을 닮은 진달래꽃. 그래서 진달래꽃은 설레임과 그리움의 모습으로 다가오는지 모릅니다. 어느 이름모를 시인의 '처녀 진달래'라는 시가 있어 소개해 봅니다. 

처녀 진달래 --- 시인 정영희


바람 속 단내가
젖은 이야기
속치마 폭 겹겹히 쌓인
속살의 간지럼
터트릴듯 말듯
모습만 흥건하다

풀숲 여기 저기서
열매가 되지않아도 좋단다
그냥 얼굴 들고 마주하고싶다는 그리움이
시방 겨울 눈 속에서
막 뛰쳐나온 설레임이

시선 닫는 어느 각시방 창문 앞
움직일 수 없다

봄 흔들어 놓는 바람 떠나기 전에는
일어설 수 없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진달래꽃 하면 생각나는 시는 역시 김소월 님의 '진달래꽃'이 아닐까 합니다. 진달래꽃은 소중한 님을 닮아있는 것이 우리 모두에게는 슬픔의 역사처럼 느껴지곤 합니다. 올해 처음 진달래꽃을 보았으니 김소월의 시를 그냥 지나칠 수는 없겠지요.

진달래꽃 --- 시인 김소월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寧邊)에 약산(藥山)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서울의 봄은 진달래꽃과 함께 산수유도 노란색 꽃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도시의 주요 건물 앞에는 봄을 알리는 꽃 화단이 예쁘게 단장을 하고 있습니다.


이왕 진달래꽃을 소개했으니 지난주 서울을 꽃단장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는데 함께 감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나이드신 어르신들이 공원에 꽃을 심고 있고 있었습니다. 봄을 심는 사람들인 셈입니다.



그렇게 봄은 우리 곁에 다가와 있습니다. 비록 세상은 아직도 동토의 왕국을 연상하듯이 춥기만 하지만 봄은 진달래꽃이 활짝 피어나는 것과 같이 향연을 시작할 것입니다.

오늘은 도시에서도 봄이 오는 모습을 느껴보았으면 합니다. 무심코 스쳐 지나가던 주변을 둘러보면 어디선가 분홍의 꽃이 다소곳이 고개를 내밀고 봄을 맞이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움추린 어깨를 활짝 펴고 봄처녀 맞이할 준비를 해보세요.

[참고] 올해 벚꽃의 개화시기는?
올해는 꽃샘추위와 잦은 눈비로 개화 늦어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천안함 침몰 사고로 인해 진해 벚꽃축제 등도 제대로 열리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제주도를 제외하고 한반도 모든 지역에서 벚꽃 피는 시기가 지난해에 비해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제철을 잊은 듯 꽃샘추위가 계속된 서울에서도 작년보다 3~5일 늦게 벚꽃이 꽃망울을 터트릴 전망인데, 서울 여의도 윤중로 벚꽃은 이 달 4월 9일부터 피기 시작할 것으로 에되고 있습니다. 부산과 군항제 벚꽃축제가 열리는 진해는 3월 30일, 광주는 3월 31일 벚꽃이 피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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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리 탐구 탐진강


봄이 올 듯 하면서 꽃샘추위가 길어지는 듯 합니다. 이번 겨울은 유난히 눈이 많이 내리기도 합니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 했던가. 봄이 왔건만 봄같지 않다는 뜻입니다.

요즘 우리나라 정치 사회 세상사를 보면 동토의 왕국처럼 매서운 추위가 여전히 옷깃을 여미게 하는 것 같습니다. 시절이 하수상하니 봄이 올듯 말듯 하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매서운 겨울을 이기고 끝내 봄은 오겠지요.

황사가 밀려오다가 다시 눈과 비가 내리고 날씨가 종잡을 수 없습니다. 그래도 대자연은 어느새 우리 가까이 봄의 향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주말에 주말농장 텃밭에 가보니 파릇파릇한 풀들이 새순을 돋고 겨울을 이기며 대파가 자라고 있었습니다. 지난 초겨울 심어둔 양파는 언 땅을 헤치고 초록의 잎을 밖으로 내밀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이제 곧 텃밭을 일굴 수 있는 계절이 다가오니 마음이 따뜻해 집니다. 이제 마지막 겨울을 정리하고 봄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하나 봅니다.

잠시 춘래불사춘에 대해 공부하고 넘어가 봅니다. 춘래불사춘은 중국 한서(漢書에 나오는 고사입니다. 중국 한나라(전한) 시절 절세미인이었던 왕소군이란 궁녀를 공주로 속여 흉노족 왕에게 보낸 일화를 안타까워 했던 시인 동방규가 쓴 한시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왕소군은 양귀비, 서시, 초선 등과 함께 중국 4대 미인에 속합니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고사와 유래

전한(前漢)의 원조(元祖) 때다. 왕소군(王昭君)에게는 봄은 봄이 아니었다. 기원전 33년, 클레오파트라가 자살하기 3년 전 정략의 도구가 된 궁녀 왕소군은 흉노 왕에게 시집갔다.

왜 그 많은 궁녀 중 하필이면 왕소군이었던가. 거기엔 기막힌 사연이 있었다. 

걸핏하면 쳐내려오는 흉노족을 달래기 위해 한(漢)나라 원제(元帝)는 흉노 왕에게 화친을 위해 공주를 보내야 했다. 원제는 공주 대신 궁녀를 공주로 속여 보내기로 했다. 

누구를 보낼 것인가 생각하다가 원제는 궁녀들의 초상화집을 가져오게 해서 쭉 훑었다. 그 중 가장 못나게 그려진 왕소군을 찍었다. 원제는 궁중화가 모연수(毛延壽)에게 명하여 궁녀들의 초상화를 그려놓게 했는데 필요할 때마다 그 초상화집을 뒤지곤 했던 것이다. 

궁녀들은 황제의 사랑을 받기 위해 다투어 모연수에게 뇌물을 받치며 제 얼굴을 예쁘게 그려 달라고 졸라댔다. 하지만 왕소군은 모연수를 찾지 않았다. 자신의 미모에 자신만만했기 때문이다. 괘씸하게 여긴 모연수는 왕소군을 가장 못나게 그려 바치고 말았다. 오랑캐땅으로 떠나는 왕소군의 실물을 본 원제는 땅을 치고 후회했다. 그러나 이미 때는 늦었다.

昭君怨(소군원) - 동방규(東方虯)

胡地無花草(호지무화초)           오랑캐 땅에 꽃과 풀이 없으니
春來不似春(춘래불사춘)           봄이 와도 봄 같지 않구나.

自然衣帶緩(자연의대완)           자연히 옷 띠가 느슨해지니
非是爲腰身(비시위요신)           이는 허리 몸매 위함이 아니었도다.


昭君怨(소군원) - 이백(李白)

昭君拂玉鞍(소군불옥안)           소군이 옥 안장을 떨치며
上馬涕紅頰(상마체홍협)           말을 타니 붉은 뺨에 눈물이 흘러

今日漢宮人(금일한궁인)           오늘날 한나라 궁녀가
明朝胡地妾(명조호지첩)           내일 아침 오랑캐의 첩이 되는도다. 

이백의 <소군원>은 소군이 한나라 궁을 떠나 흉노의 땅으로 출발하는 때의 비애(悲哀)와 정경(情景)을 묘사하였고, 동방규의 <소군원>은 흉노 땅에 도착한 후 황량한 풍토에서 맞는 상심(傷心)과 망향(望鄕)의 슬픔으로 나날이 수척해 가는 가련한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올해는 3월 춘설이 자주 내렸습니다. 영하를 오르내리는 꽃샘추위는 물론 봄같지 않은 날들의 연속 속에 민초들이 움추린 사회를 생각하면서 중국 미인 왕소군의 고사가 전해져오는 춘래불사춘이란 말을 되뇌이는 날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지난 3월 초순의 신촌 부근 모습입니다. 밤에 눈이 많이 내려 주차해준 자동차를 비롯 길거리가 눈으로 덮였습니다. 휴대폰 카메라로 마지막 눈이 될 수도 있어 담아 봤습니다.


왕소군이 중국 역사의 자부심으로 남았던 이유

흔들리는 서울 도심의 네온사인 불빛은 술취한 거리 처럼 보였습니다. 그래도 세상은 돌아갑니다. 다시 왕소군 이야기를 전하자면, 왕소군이 중국을 떠나는 날, 슬픈 마음을 달래기 위해 비파로 이별곡을 연주하고 있을 때 하늘을 날던 기러기 떼가 왕소군의 미모에 도취되어 날개짓을 하는 것도 잊어버리고 땅에 떨어졌다고 합니다.

흉노로 간 왕소군은 그 곳 흉노 여인들에게 길쌈하는 법을 전수했고, 그녀가 살아있는 동안 한나라와 흉노의 전쟁은 없었다고 합니다. 왕소군의 희생으로 중국은 당시 강대국 흉노로부터 평화시대를 얻을 수 있었던 셈입니다.



밤을 지나면 다시 새벽이 옵니다. 날이 새고 동이 트면 태양을 대지를 비추게 될 것입니다. 비록 아직은 눈덮인 동토의 땅이지만 결국은 땅이 녹고 그 위에 새싹이 돋게 됩니다. 눈 속에 새 생명이 움트고 있는 셈입니다.




역사를 소중히 하는 중국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

중국은 역사를 소중히 하는 것 같습니다. 비록 오랑캐 흉노에게 보내야 했던 역사였지만 중국인들의 자부심의 상징이 바로 왕소군입니다. 당시 흉노에 비해 약소국의 설움이었지만 부끄러운 역사가 아닌 자부심으로 후세들은 왕소군을 추앙한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어떤가요? 국사도 의무교육에서 제외됐다고 합니다. 대통령의 '지금은 곤란하니 기다려달라' 독도발언 논란에서도 보듯이 역사의식이 희미해져 가고 있습니다. 유관순이나 논개의 위대한 역사도 뉴라이트에 의해 폄하되고 훼손되는 일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우리 것과 역사를 소중히 하지 않으면 언제라도 우리는 치욕의 역사를 되풀이할 수 있습니다. 일제 식민지 강점기 시인 이상화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라는 시를 통해 해방된 조국을 그리면 춘래불사춘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하기도 했습니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 시인 이상화

지금은 남의 땅-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 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 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내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 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 자욱도 섯지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다리는 울타리 넘어 아가씨 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
간 밤 자정이 넘어 나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 같은 머리털을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쁜하다.

혼자라도 가쁘게 나가자.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 춤만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지지마라,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 기름을 바른 이가 지심 매던 그 들이라도 보고 싶다.

내 손에 호미를 쥐어 다오.
살찐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발목이 시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
셈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닷는 내 혼아
무엇을 찾느냐 어디로 가느냐 우서웁다 답을 하려무나

나는 온 몸에 풋내를 띠고
푸른 웃음 푸른 서름이 어울어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로를 걷는다. 아마도 봄 신명이 잡혔나보다.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눈꽃이 쌓인 길가의 나무들과 풀들이 상서로운 기운을 불어넣습니다. 이 눈이 녹으면 봄은 오고야 말겠지요. 눈꽃 만큼은 아름다운 자연으로 추억하게 될 듯 합니다.



의자에 쌓인 춘설에 아떤 사람의 흔적도 없습니다. 누군가 앉아야 할 의자입니다. 눈이 녹고 따뜻해지면 의자에도 사람들이 앉아서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울 것입니다.


주말농장 텃밭에 심는 씨앗은 곧 희망

그렇게 겨울을 이겨내고 봄은 오나 봅니다. 주말농장 텃밭에 심은 양파는 겨우내 동토 속에서도 새순을 돋기 위해 기나긴 밤들을 지새웠나 봅니다. 곧 텃밭 갈이가 시작될 듯 합니다. 초등학생인 두 딸아이는 자신들만의 텃밭을 올해 일구겠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이제는 많이 컸나 봅니다. 올해 텃밭은 작년 보다 2배 크기가 될 듯 합니다. 아이들이 텃밭에 심는 씨앗은 희망입니다.




그래서 봄은 희망입니다. 출래불사춘이었지만 왕소군은 중국 역사의 영웅이자 자부심으로 남아 있습니다. 비록 슬픔 역사였지만 지워버리고 싶은 역사마저도 희망으로 만든 후손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역사를 놓고보면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역사를 만드는 것은 바로 우리들입니다. 오늘 하루가 바로 부끄럽지 않고 자랑스런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아들 딸로 살아가는 역사입니다.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한 사람 그리고 또 한 사람이 모여서 역사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것이 역사의식의 출발입니다.

어제 춘분(春分)도 지나고 바야흐로 완연한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릴 듯 합니다. 꽃피는 봄과 희망의 향연을 즐기는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한 주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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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리 탐구 탐진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