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급공무원'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9.10.16 아이리스 김태희-이병헌, 키스신-베드신 놀랍다 (뮤비 동영상 포함) by 진리 탐구 탐진강 (103)
  2. 2009.05.13 간첩 혐의로 인도 감옥에 수감됐던 친구 탈출기 by 진리 탐구 탐진강 (55)
  3. 2009.05.05 7급 공무원, 티켓파워 없이 '웃기는 재주' by 진리 탐구 탐진강 (51)


김태희가 변했습니다. 사실 그다지 기대를 하지않고 아이리스 2부를 시청했습니다. 예상보다 김태희의 연기는 달랐습니다. 블록버스터 아이리스에 출연한 김태희가 연기력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듯 합니다. 이제 2회를 방영한 것에 불과하지만 김태희는 확실히 이전 작품들과는 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아이리스 뮤비(뮤직비디오)가 공개되자 인터넷은 후끈 달아올랐습니다. 김태희와 이병헌의 키스신과 베드신이 일부 공개되었기 때문입니다. 김태희의 파격적 변신이었습니다. 김태희의 새로운 면모에 놀라운 반응이 다수입니다. 게다가, 아이리스 뮤직비디오의 영상미도 돋보였습니다. 이병헌과 김태희의 풋풋한 사랑과 이별을 그림 같은 영상에 담았습니다.

그리고, 아이리스 뮤직비디오의 노래 '잊지말아요'를 부른 백지영의 선택도 적중한 것 같습니다. 호소력짙은 음색과 가창력을 지닌 백지영의 노래는 뮤직비디오의 영상과 잘 어울린다는 평가가 중론입니다. 아이리스 드라마 전편에 흐르는 김태희와 이병헌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가 한 편의 영화처럼 뮤직비디오가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영상과 음악이 상당히 완성도가 높다고 보여집니다.

연기력 논란 잠재우고 진정한 배우로 거듭 날까?

실제 드라마 아이리스에서 김태희는 과거와는 달리 보다 발전된 연기력을 선보였습니다. 김태희가 아이리스 이전에 1년여 정도 체계적인 연기 공부에 열중했다고 밝혔는데 허언이 아닌 것 같습니다. 단지 예쁜 얼굴로 눈만 크게 뜨는 연기라는 비판에 시달려왔던 김태희로서는 일단 한 고비를 넘긴 셈입니다.
 


얼굴로 승부하는 배우의 숙명은 연기력 논란을 벗어나 진정한 배우로 평가를 받을 수 있느냐가 관건인 듯 합니다. 사실 장동건도 초기에는 얼굴만 잘생기고 연기력은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은 적이 있었지만 태극기 휘날리며, 친구 등 영화를 통해 연기도 잘하는 배우로 거듭난 바 있었습니다. 

그러나 CF 광고에서 수년간 전성시대를 이끌던 전지현은 여전히 연기력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급격한 퇴조를 하고 있습니다. 이는 태희혜교지현 CF시대가 끝났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다만 김태희가 아직 완벽한 연기력을 검증받은 것은 아니기에 남은 드라마 기간 동안 어떤 활약을 펼칠지 더 지켜볼 필요는 있겠습니다.


아이리스(Eyeless), 눈먼 맹목적 사랑인가?

아이리스에 시청자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김태희(승희 역)와 이병헌(현준 역)의 사랑과 첩보원 임무를 탄탄한 대본과 빠른 전개로 흥미있게 그리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또한,무거운 주제일 수 있지만 이야기 구성을 박진감있고 유쾌하게 만든 측면도 시청자들을 흡인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잠시 김태희와 이병헌의 키스신으로 가보겠습니다. 707특임대에서 NSS(국가안전국) 요원으로 발탁하는 과정에 팀장인 승희가 개입하게 됩니다. 특임대에서 명령을 받고 대학원에 갔던 현준은 승희를 처음 만난 후 첫 눈에 반해버립니다. 그 후 현준과 사우(정준호 분)는 정체모를 요원들에 끌려가 혹독한 고문을 이겨내는 테스트를 받고 NSS 요원에 밭탁되는 것입니다. 현준은 승희를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현준 : "나에게 프로파일링했다면서요, 그게 뭐요...?"
승희 : "말할 수 없다."

[참고] 프로파일링 기법이란 범죄자나 테러범의 심리나 행동을 이용해 과학수사 심리분석 방법으로 승희는 드라마에서 프로파일러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드라마 혼에서 이서진도 프로파일러 역이었습니다.

현준 : "사람 농락했으면, 지금이라도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니야...?"
승희 : "말 조심해 난 당신 상관이야, 나 사과할 짓 한적 없다."

승희 : "날 보고 한눈에 반한 것 같은데 어쩌죠? 그 쪽은 내 스타일 아닌데... 또 당신 마초 기질로 껄렁 거리는 것 딱 질색이다."


이 때 현준은 승희에게 기습 키스를 시도하는데, 승희는 현준의 따귀를 갈기게 됩니다. 그렇지만 현준은 굴하지않고 승희에게 공세를 감행해 결국 둘은 은밀한 사내 커플 사이로 급속히 가까워집니다. 승희가 현준과 사우와 함께 방에서 술을 마시다 만취해서 모두가 널브러져 자는데, 아침에 사우가 깨어보니 승희와 현준이 서로 껴안고 자는 모습을 발견한 후 다소 당황하는 모습도 예기치 못한 애정행각 장면 중 하나였습니다. 


아이리스는 영어 제목이 Iris(눈의 홍채)이지만, 다른 영어 단어인 Eyeless로 볼 수도 있습니다. Eyeless는 우리말로 해석하자면 '눈먼' '맹목적인'이라는 뜻입니다. 결국 아이리스는 맹목적인 사랑의 의미가 담겨져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김태희와 이병헌이 극중에서 어떤 사랑과 이별의 과정을 겪고 어떻게 결말을 맺을지 예측하기는 아직 쉽지 않습니다. 다만 1980년대 초반에 젊은 청춘 남녀들의 심금을 울렸던 영화 '엔드리스(Endless) 러브'와 같은 끝없는 사랑을 보여줄지 한편으로 기대가 됩니다. 앞으로 등장할 북한 공작원 김소연이 이병헌 김태희와 함께 또 다른 삼각관계를 형성할지도 궁금한 대목입니다.

의문의 교통사고 이휘소 박사의 죽음은 왜?

아이리스 2부 말미에 현준이 청와대를 방문해 대통령을 기다리는 동안 그림을 보게 되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자신의 어린 시절에 봤던 그림이었습니다. 현준이 어렸을 때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해 아버지와 어머니가 죽는 장면이 스쳐지나갔습니다. 현준의 출생의 비밀과 앞으로 어떤 시나리오가 전개될 것인지 암시하는 복선인 것 같습니다.


김진명의 소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의 실제 주인공이 바로 이휘소 박사입니다. 우리나라의 천재 물리학자였던 이휘소 박사는 미국에서 의문의 교통사고로 사망했습니다. 이휘소 박사의 죽음에 대해 당시 우리나라가 핵개발을 비밀리에 준비하던 와중에 미국 정보부에 의해 살해됐다는 설도 나돌았지만 정확한 죽음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아이리스에서 이휘소 박사의 죽음을 연상케 하는 의문의 교통사고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아직 아이리스는 2부 밖에 전개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상당히 짜임새있는 구성과 스토리가 재미를 더하고 있습니다. 이병헌이 실질적인 드라마의 중심축을 잡아주고 김태희가 과감한 연기 변신을 통해 활력소를 심어주고 있습니다. 김태희가 키스신 베드신 만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표정 연기나 발음 등 연기력 전반도 나아지기는 했지만 아직은 불안한 측면도 있다는 점에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아이리스에 대해 일부에서는 영화 7급 공무원과 007 시리즈,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 쉬리 등을 섞어놓은 첩보 드라마라고 평가절하하기도 합니다. 미흡한 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만 현재까지 아이리스는 나름대로 탄탄한 기획과 더불어 주연배우들이 이름값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월화드라마에 선덕여왕의 시청률에 비견될 수 있는 수목드라마의 강자로 떠오른 아이리스가 어떤 맹목적 시청자들을 끌어모을지 흥미로운 한판승부가 될 듯 합니다. 그 성공의 열쇠는 이병헌과 김태희가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참고] 아이리스 뮤비 동영상 및 백지영 노래 '잊지말아요'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진리 탐구 탐진강


얼마 전, '7급 공무원'이란 영화를 보고난 후 친구가 생각이 났습니다. 그래서 인도의 외국인 감옥에 수감됐다가 극적으로 구조된(?) 친구(이하 C)의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이미 17년여 전의 일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인도 현지에서 기막힌 일을 당했던 C는 당시 엄청난 충격과 함께 죽음의 공포를 느겼다고 합니다.
 
친구 C의 사연은 1990년초에 일어난 사건입니다. C는 인도어를 공부한 친구였습니다. 이왕 공부한 인도어를 현지에서 직접 경험해 볼 겸 인도로 배낭 여행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당시에 해외 배낭 여행은 드문 경우였습니다. 게다가, 지금도 쉽지는 않지만 당시 인도를 혼자 여행한다는 것은 보통 배짱으로는 힘든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C는 언어도 가능하고 한국에서 사전에 많은 준비를 한 후 여행에 나섰습니다. C는 인도에서 주로 기차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어느 날, C는 기차에서 만난 인도 현지인들과 대화를 나누게 됐습니다. 기차 앞 자리에 앉아있던 인도인들이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하게 된 것입니다. 인도 여행 중에 만난 친절한 현지인들이었기에 즐거운 대화의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다, C는 인도인이 건네 준 음식을 받게 되었습니다. C가 잠시 머뭇거리자 인도인은 웃으면서 빨리 먹어보라고 권하는 것이었습니다. C는 호의를 거부할 수 없어 음식을 한 입 먹게 되었습니다.

얼마나 지났을까. C가 눈을 떴습니다. 머리가 지끈지끈 아팠습니다. 아마도 인도인이 준 음식에 강력한 수면제가 들어 있었나 봅니다. C가 정신을 차려보니 자신의 배낭과 외투 등 주요한 물건들이 모두 사라져 버렸습니다. 여권이나 여행 경비도 모두 없어졌습니다. 순간 C는 너무 당황스러웠고 놀랐습니다. 기차 안을 여기저기 살펴봐도 앞에 있었던 인도인들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벌떡 일어나 기차의 모든 칸들을 살펴봤지만 누가 누구인지 구분하기도 힘들었습니다.

[사진]인도의 기차에서 창밖을 내다보는 소년. 창살이 마치 감옥을 연상시킨다

C는 다음 기차역에 내려 인도 경찰서를 찾아갔습니다. 자신이 기차 안에서 겪었던 일들을 인도 경찰에게 설명을 했습니다. 인도 경찰은 대충 듣더니 약간의 차비를 주며 한국 대사관에 가서 해결하라고 했습니다. C는 무성의한 인도 경찰이 야속하기만 했습니다. C는 버스를 타고 한국 대사관으로 향했습니다. 그렇지만 C는 수면제 후유증에다가 너무 당황해 정신이 없었습니다.

어느새 저녁이 되었습니다. C가 버스를 타고 가는데 일단의 인도인들이 자전거를 타고 C를 뒤쫒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이것은 C의 환상이었을 수 있습니다.) C는 다시 당황이 되었습니다. 버스 안의 인도인들도 모두 C를 노려보는 것 같았습니다. 버스가 불빛이 환한 대형 건물 부근에 도착했습니다.

C는 버스에서 내렸습니다. 버스를 뒤쫒는 인도인들도 무섭고 버스 안의 사람들도 무서웠기 때문입니다. C는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대형 건물을 향해 달렸습니다. 자신을 뒤쫒는 인도인들로부터 도망가는 것이 급선무였습니다. 대형 건물은 저녁인데 조명 불빛이 빛나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대형 건물에 도착했습니다. 건물은 담벼락이 있었습니다. C는 계속 자신을 뒤쫓아오는 인도인들을 피하기 위해 대형 건물의 담장을 넘어 갔습니다. 너무 다급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일단의 인도 군인들이 C 앞에 나타났습니다.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
"(깜짝 놀라 손을 들고) 왜 그러세요. 여기가 어디죠?"

"누구냐? 여기가 어딘가 모르는가?"
"...모르겠는데요...저를 쫓아오는 무리들이 있어서 담을 넘었는데요."

C는 인도 군인들에게 체포되었습니다. 놀랍게도, C가 담장을 넘은 곳은 인도 국방성 건물이 있는 장소였습니다. C는 인도 군인들의 심문을 받았습니다. 인도 군인들은 C를 인도의 군사 기밀을 빼내기 위해 잠입한 간첩 즉 스파이라고 단정지었습니다.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감히 인도의 국방성 건물에 담을 넘어 침투할 수 있는 자는 스파이 밖에 없다고 생각한 것 같았습니다. 북한 스파이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C는 이후 인도의 외국인 감옥에 수감되었습니다.

[참고] 인도 영화 '조다 악바르'

C는 정말 억울하고 무섭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인도 감옥은 시설도 매우 열악했습니다. 여기서 죽을 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C에게 엄습해 왔습니다. 인도의 감옥에서 하루 하루가 지나가는 것이 죽음이 다가오듯이 공포였습니다. C가 아무리 감옥 관계자에게 한국 대사관에 연락을 해보라고 해도 전혀 듣지 않았습니다. 인도 감옥 관계자들은 이미 스파이로 낙인찍혀 수감된 C의 어떤 말도 듣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거의 한 달이 지났습니다. C는 거의 자포자기 상태였습니다. 한국에 계신 부모님과 가족들이 생각났습니다. C는 이렇게 허무하게 죽을 수는 없다고 다시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외국인 감옥에 수감된 범죄자 중 영국인이 한 명 있었습니다. 영국인 수감자는 C에게 작은 메모지 하나와 펜을 건네 주었습니다. 그 동안 자신의 억울함을 여러차례 호소하던 C를 위해 영국인 수감자가 교묘하게 준비한 메모지와 펜이었습니다.
"여기에 한국 대사관으로 보낼 너의 사연을 써봐라."
"이러다 걸리면 사형당하지 않을까? 무서운데..."

"걱정마라. 나는 여기 교도소만 여러번 수감돼 봐서 여기 사정을 훤히 알고 있어."
"알았어. 잘 부탁해."

C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영국인 수감자에게 메모지를 써서 주었습니다. 어차피 인도 감옥에서 스파이 혐의로 죽는 것 보다는 탈출을 시도해 보는 편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었습니다.

인도 감옥에서 쓴 메모지는 다행히 한국 대사관에 도착을 했습니다. 한국 대사관에 도착한 C의 메모지를 본 직원들은 "도대체 C가 누구야."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봤다고 합니다. 인도의 외국인 감옥에 간첩 혐의로 수감된 C가 한국인인지 북한인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선뜻 나서기가 어려웠을 수 있습니다.(이러한 이야기들은 친구 C로부터 전해들은 내용입니다.)
 
한국 대사관에 전달된 C에 관한 첩보는 당시 안기부(현 국정원)으로 전달됐습니다. 한국의 안기부에서 C가 누군지 조사와 회의가 열렸습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 C의 친구가 우연히 참석했습니다.
"아니, C는 제 친구인데요. 이 친구는 인도어를 공부하고 있는데 언제 인도에 갔지."
"당장 한국 대사관을 통해 C를 석방시킬 수 있도록 합시다."

이렇게 C는 인도 감옥에서 풀려날 수 있었습니다. 국정원 친구의 신속한 도움이 없었다면 C는 어떻게 되었을까 소름이 돋기만 합니다. 그 당시가 1990년 초반이라는 점을 감안해보면 얼마나 열악한 상황인지 짐작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C의 사연은 매우 긴 이야기인데 짧게 압축했습니다. 지금도 친구 C를 만나면 가끔 인도 감옥에 수감됐던 이야기를 웃으면서 하곤 합니다. 당시의 C는 생사를 넘나드는 극한의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평생 잊지못할 추억이 되었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진리 탐구 탐진강


가정의 달과 황금연휴를 맞아 부부 이벤트를 찾다가, 아내와 함께 모처럼 영화를 보기로 했습니다. 박쥐를 볼까 고민하다가 불쾌감을 표시하는 영화평도 많아 상대적으로 무난한 '7급 공무원'을 선택했습니다.

사실 영화를 고르면서도 7급 공무원은 영화 제목부터 평범해 선뜻 눈이 가지는 않았습니다. 게다가, 김하늘과 강지환이 주연이고 신태라 감독의 작품이라는 점도 다른 경쟁 영화에 비해 무게감도 떨어지고 매력적이지는 않았습니다.

한마디로 티켓파워가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 영화를 본 관객들의 반응과 평가가 7급 공무원이 대체로 좋은 편이어서 선택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영화를 즐겨보는 편이 아니어서 잘못 선택하면 그 이후에는 영화를 더욱 안보는 경향이 있어 영화에서 만큼은 가급적이면 모험을 걸지 않는 편입니다.

과속스캔들 이후 코믹 영화의 계보를 잇다

7급 공무원은 결국 웃기는 영화였습니다. 영화를 보는 동안 '과속스캔들'을 연상하게 했습니다. 내용은 다르지만 웃음의 코드가 흡사한 듯 보였습니다. 7급 공무원이나 과속스캔들이나 영화 제목부터 그다지 신선미는 없다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그나마 과속스캔들은 '과속'이라는 궁금증을 유발하는 동기요인이 있기는 합니다. 처음 영화 제목을 접하면 두 영화 모두 '이거 3류영화 아닌가'라는 착각부터 들었습니다.

'과속스캔들'은 코믹 연기의 보증수표(?)라 인식되는 차태현이라는 배우가 존재했습니다. 영화 흥행 성공을 통해 박보영과 아역배우 왕석현의 발견이라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7급 공무원'을 보기 전에 김하늘과 강지환의 이미지가 코믹 멜로 영화 주인공으로는 강렬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의외로 7급 공무원은 강지환의 코믹 연기가 새로운 면모를 과시했습니다.

거기다, 김하늘의 코믹 연기도 강지환과 더불어 호흡이 맞는 것 같았습니다.(*댓글에 의하면 김하늘은 '동갑내기 과외하기' 등에서 이미 코믹 연기를 여러번 선보였다고 합니다.) 특히, 류승룡의 연기가 웃음과 재미의 조미료를 잘 배합하는 역할이었고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한 방에 큰 웃음을 주기 보다는 처음부터 끝까지 줄곧 작은 웃음이 이어지는 영화였습니다.

따라서, 7급 공무원은 기존 과속스캔들의 계보를 잇는 성공적인 코믹 영화라 할 만 합니다. 어찌 보면 두 영화는 '뻔한 스토리'가 예상되지만 거기서 웃음을 만들어내는 독창적 재주가 있었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편하게 웃다 나오는 영화다

영화 자체를 심오하게 분석하면서 보는 사람이라면 흥미가 없을 수도 있어 보였습니다. 그러나, 애초부터 마
음 편하게 영화를 본다면 즐겁게 웃다 나올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영화 자체가 심각한 주제가 아닌 만큼 아무 생각없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영화로는 제 격인 듯 합니다.

특히 12세 이상 관람가이기 때문에 가족이나 연인들이 함께 보기에도 적합한 영화인 것 같았습니다. 국정원 6년차 베테랑 요원인 '수지'와 마마보이에다가 햇병아리 요원인 '재준'의 역할 설정부터 기존 일반적 상식과는 달라서 그런지 묘한 영화였습니다. 일반적으로는 남자가 여자를 보호하는 역할이지만 7급 공무원은 여자가 매번 남자를 보호해주는 역할이었습니다.

미리 공개하면 영화를 보게되는 사람들에게 영화 묘미가 반감되는 '스포일러'로 인해 자세한 내용을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영화에서는 수지는 청소부, 신부, 호스티스 등 다양한 신분으로 자신의 신분을 속여야 하고, 재준도 국제회계사로 신분을 속이면서 서로는 사랑하면서도 오해를 반복하곤 합니다. 자칫 잘못하면 신파극으로 지루하게 전개될 수 있지만 빠른 흐름과 예상치 못한 돌발상황들이 절묘하게 조화되어 재미와 웃음을 선사했습니다.

관객과 소통하는 영화의 지평을 열다

7급 공무원은 영화를 보는 동안에 서서히 관객도 영화 속 주인공들과 함께 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나 대사가 관객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있어 마치 관객이 현장에 참여한 것과 같은 착각을 들게 했습니다. 

특히나 영화 속에 나오는 국정원, 삼성맨, 한국외국어대학교 등 단어들이 우리의 실생활에서 나타나는 현상들을 그대로 반영한 것들이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요인이 되었던 것 같았습니다. 관객이 이미 익숙한 단어들이 영화 내용에서 그대로 비추어지면서 어느새 관객은 영화를 현실과 대비해 몰입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 듯 합니다.

한편으로 재준이 친구가 운영하는 DVD 대여점에서 '검은집'을 흔드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신태라 감독의 전작 영화였습니다. 이미 이 사실을 알고 있는 관객이라면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일입니다. 영화 곳곳에 관객에게 다가가는 소통의 요소들이 숨겨져 있었던 셈입니다.

그리고 이미 어디선가 본 듯한 스토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2005년에 개봉한 미국 영화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를 모방한 듯한 느낌도 듭니다.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가 스파이로서 서로의 신분을 속이는 커플로 등장하고 공무 수행 현장에서 마주치는 설정 등이 유사한 모습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이러한 유사한 부분도 감독이 의도했든 안했든 관객에게는 소통의 통로 역할이 되었다는 생각입니다.

[참고] 김하늘 강지환은 '7급 공무원' 영화 이전에도 '90일간 사랑할 시간'에 이미 커플로 등장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번 영화에서 두 커플이 호흡이 잘 맞았던 것은 이전 영화와도 관련이 있을 듯 합니다.

영화를 보고 난 후 아내는 '과속스캔들 만큼 재미있었다'는 평가를 했습니다. 아무래도 아내가 여러가지 장르의 영화를 즐겨보는 영화애호가(?)인지라, 모처럼 부부가 함께 보는 영화 이벤트로는 만족스런 결과였습니다. 실제 영화를 본 관객들도 대부분 연인이나 가족 단위였고 대체로 즐거운 표정이었습니다.

저와 같이 영화에 취미가 부족한 사람은 영화 감독이나 주인공이 누구인지에 따라 선택을 하곤 합니다. 처음에 '박쥐'를 선택하려 했던 것은 박찬욱 감독과 송강호가 티켓파워로 보면 최강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박쥐를 관람하지 못해 비교 평가는 할 수 없지만, 주변의 영화평을 보면 7급 공무원에 대한 선택이 나쁘지 않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7급 공무원이 '티켓파워 없이도 관객들의 입소문'으로 성공적인 흥행 가도를 달리는 것은 '관객과 소통하면서 웃기는 독창적인 재주'가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 봤습니다. 가족과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를 찾는다든지, 코믹 영화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좋은 선택 중 하나일 것이라 첨언합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진리 탐구 탐진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