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퇴근 길에 '불광동 미륵불서 나왔다'며 접근하는 두 명의 남자를 만났습니다. 최근에 잠이 부족해 버스만 타면 잠을 자는데 이 날도 어김없이 버스에서 잠을 자다가 집 근처에서 깨어났습니다. 아직 잠이 덜 깬 모습으로 집으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찌뿌둥한 얼굴로 터벅터벅 길을 걷는데, 갑자기 나타난 두 명의 남자는 "아버님, 근심이 많으십니다."하면서 말을 걸어 왔습니다. "누구세요?"라고 묻자 "미륵불에서 수행하는 사람입니다."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두 명의 젊은 남자와 선문답(?) 수준의 이야기를 나누게 됐습니다.


“뭐 하시는 분들인데요?”

“미륵불에서 수행하는 사람들입니다. 보통은 머리를 깎고 수행을 하지만 저희는 머리를 깎지 않고 수행하는 사람들입니다.”


“미륵불이 어디 있나요?”

“불광동에 있습니다.”


“불광동이요? 구체적으로 불광동 어디인가요? 주소는 어떻게 되죠?”

“불광동 근처요.”


그러면서, 한 남자는 화제를 돌리려고 하였습니다.


“아버님, 마음이 선하신데 근심이 많으십니다.”

“그래서요?”

(내가 왜 아버님인지 나이가 많아 보이나 봅니다.ㅠ)

“아버님 팔자 좀 펴드려고 그럽니다.”

“왜 자꾸 말을 돌리세요? 그럼 미륵불의 주지스님은 누구세요?”


다시 그 남자는 다른 말로 화제를 돌렸습니다.


“아버님이 의심이 많으십니다. 저희는 수행하는 사람들입니다. 주역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아버님을 도와드리고 싶습니다.”

“그건 알겠으니, 주지스님이 누군지 말씀해 주세요.”


그래도 그 남자는 질문에 답변을 하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했습니다.


(이미지 : 스포츠조선)


“밖이 추운데 좋은 곳으로 가서 이야기를 하실까요?”

“누가 돈은 내나요?”


“아버님이 수행하는 사람들에게 사주시면 되지요.”

“저는 그럴 시간도 마음도 없습니다. 주지스님도 안알려주시니. 그럼 본인 이름이라도 알려주시겠어요?”


“제가 아버님의 팔자 좀 펴드리려고 그러는데 자꾸 의심이 많으시네요.”

“제 팔자는 좋은데요.”


그러자, 갑자기 “@@” 뭔가 들리지 않는 소리를 내더니 두 남자는 빠른 걸음으로 도망가 버렸습니다.


집에 와서 아내에게 미륵불 이야기를 했더니, 길거리에서 “복이 많으시겠어요.”라고 말하며 접근하는 여자들도 가끔씩 있다고 합니다. 아내는 “그래요. 저 복 많아요.”하면서 그냥 피해버린답니다. 어쩌면 부창부수같이 부부가 답변이 비슷합니다. 아내에 의하면 괜히 따라나섰다가 그들의 꼬임에 빠져 돈과 재산을 잃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조상 문제 운운하면서 돈을 갈취한다고 합니다. 미륵이란 것도 다 사실이 아닐 것이란 것입니다. 실제 불광동 미륵불 찾아보니 없었습니다.


대개 길거리에서 ‘도를 아십니까?’ 등과 같이 말하면서 접근하는 사람들도 유사한 경우라고 합니다. 경제가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의 나약한 마음이나 어려운 상황을 악용해 피해를 주는 사례가 발생하나 봅니다. 길거리에서 이런 분들 만나면 그냥 모른체 하고 지난가는 것이 더 좋을 듯 합니다. 그리고 길거리에서 이런 분들 조심해야 겠습니다.


[추가 글]
오늘은 길에서 두 명의 여자가 다가와 "공덕이 많으십니다"라고 했습니다. 조금 관심을 보이자 "마음이 좋으셔서 잃는 것이 많습니다."라고 합니다. 그 여자들은 강원도 절에서 미륵 선사 공부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하며 찻 집에 가서 이야기를 해보자고 했습니다. 길거리에서 절에서 나왔다고 속이는 것입니다. 요즘 경제가 안좋다보니 이런 사기를 치는 분들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만 이렇게 사기치는 도인들이 많이 나타나는 걸까요???
Posted by 진리 탐구 탐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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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highconcept.tistory.com BlogIcon 하이컨셉 2009.03.13 18:55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ㅎㅎ 옛날에는 주로 "도" 였는데 요즘에는 미륵불이로군요 ...

  2. Favicon of http://be-dazzle.tistory.com BlogIcon 이상을 노래하는 새 2009.04.02 00:02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세상이 시끄러우면 미륵이 나오는 법이라지요. 어려운 마음을 뒤흔드는 사람들이 있어 길인심도 더 각박해지게 만드는 세상입니다.

  3. Favicon of https://rainbowpill.tistory.com BlogIcon 레인보우필 2009.04.09 01:10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ㅎㅎㅎ도를 아십니까~가 진화했군요~ ㅎ
    대학다닐때 교내에도 그 도 아는 친구들이 꽤 많았었는데
    대뜸 옆에 붙어 하는 말이 "조상중에 어릴때 죽은 조상이 있어서 앞길을 막네요."
    하더군요. ㅎㅎㅎ 그래서 제가 "그런 조상 집집마다 다 있을겁니다." 그랬더니
    머라머라 그러고 가버리더군요.
    사람 불안한 심리 이용해서 사기치는 인간들
    벌 받을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