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딸이 오늘이 화이트데이라면서 아빠에게 사탕을 사 달라고 합니다. 상업적인 데이 이벤트는 다소 거부감이 있는지라 고민을 했습니다. 그래서, 두 딸이 가장 좋아하는 아빠표 라면을 점심 식사로 끓여주기로 했습니다. 아내도 점심은 쉴 수 있어 좋아했습니다.

어제부터 화이트데이 이야기를 하는 두 딸. 어느새 초등학교 고학년이 된 첫 딸과 3학년인 둘째 딸이 내일이 화이트데이라면 아빠에게 은근히 압력(?)을 넣었습니다. 게다가, 곁에 있던 아내 마저 "나는 뭐 없어?"하며 긴장감을 높여주었습니다. 저는 "그런 상업적인 데이는 별로 좋아하지 않잖아."하면서 얼렁뚱땅 넘어가려 했습니다.

오늘 아침부터 두 딸은 다시 '오늘이 화이트데이인데...'하면서 어제의 이야기를 상기시켜 줍니다. 그래서 요즘 초등학교는 어떤가 싶어서 두 딸에게 질문을 해봤습니다.

"그런데, 너희들 남자 친구에게 사탕 선물 못받았니?"
"사탕 선물 받았어요."

"그래. 그러면 아빠가 사탕 선물 안해도 되잖아."
"아니. 그래도 아빠가 사주면 좋잖아요."

"화이트데이는 남자 친구에게 사탕 받으면 됐지. 아빠에게도 받으려고 하니?"
"남자 친구에게 받은 게 아니라, 여자 애들이 준 거야."

아빠는 속으로 두 딸이 학교에서 남자 아이들에게 인기가 없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요즘 초등학교 아이들도 과거 처럼 남자 아이들 따로, 여자 아이들 따로 노는 경향이 많은가 봅니다.


[기존 보관 중이던 초콜릿과 함께 아빠가 건네 준 사탕들]


그래서, 저는 아침에 가게에 가서 약소한 막내 사탕과 청포도 사탕 한 봉지를 샀습니다. 아무 것도 안해주자니 서운해 할 것 같아서 최소한의 지출을 하고야 말았습니다. 아내와 두 딸이 좋아하는 사탕 종류입니다.

그리고, 점심은 두 딸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인 라면을 끓여주기로 했습니다. 다행히 제가 끓여주는 라면을 아이들과 아내가 항상 맛있게 먹기 때문에 자원 봉사하기로 했습니다. 아내도 오늘 점심 만큼은 쉴 수 있으니 좋아합니다. 설겆이도 물론 제가 했습니다.

아빠표 맛있는 라면을 조리해 봅니다.


라면의 원조 삼양라면 쇠고기면입니다.



적당한 물에 라면 4봉지를 넣었습니다.


라면이 끓으면 계란 2개를 넣어 줍니다.


대파를 적당히 잘라서 넣어 줍니다.


아빠표 라면이 완성되었습니다. 라면에 밥 말아먹는 것도 좋습니다.


두 딸이 맛있게 라면을 먹습니다. 김치 하나면 반찬도 충분합니다.


아내와 두 딸이 아빠표 라면이 최고라고 해주니 기분은 상쾌합니다. 오늘은 사진도 찍느라 실패작인데 언젠 맛있게 먹어주는 가족들이 고맙습니다. 오늘 화이트데이는 저비용으로 고효율의 마케팅 효과를 거둔 날입니다. 이건 저 만의 생각일까요?

매번 돌아오는 '데이 이벤트'가 좋은 의미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너무 상업적인 날은 고민도 됩니다. 저녁에 겸사겸사 해서 가족들과 서점에 가서 책을 서로 선물할까 합니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화이트데이를 가족과 보내는지 궁금해집니다. 

Posted by 진리 탐구 탐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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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구규섭 2009.03.14 17:30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참 재미있게 사시네요...행복한 고민 부럽습니다. 저는 결혼 3년차인데...지금에서야 오늘이 화이트 데이인줄 알았네요..ㅋㅋ 저도 오늘 집에가서 라면 끓여야 겠습니다. 아이디어 감사..^^

  2. Favicon of http://blog.daum.net/chamkkaegoon BlogIcon 참깨군 2009.03.15 01:35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저희집 아빠표 맛있는 라면에는 된장도 들어갑니다.
    어릴적 형이 비명을 질러가며 강제로 먹었던 그 라면...
    (안먹으면 뭐가 막 날라옵니다...)

    • Favicon of https://jsapark.tistory.com BlogIcon 진리 탐구 탐진강 2009.03.15 01: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빠표 된장 라면인가 봅니다. 가족들이 함께 정겨운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았습니다. 늦게까지 초롱초롱한 눈으로 잠이 오지 않습니다. 참깨군님도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3. Favicon of https://highconcept.tistory.com BlogIcon 하이컨셉 2009.03.15 08:48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오호 라면 맛있게 끓이시네요 ^^; 우리 딸은 아직 어려서 화이트데이 안 챙기네요 ㅎㅎ

    • Favicon of https://jsapark.tistory.com BlogIcon 진리 탐구 탐진강 2009.03.15 10: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요리할 수 있는 종목이 별로 없어 대체로 라면으로 승부합니다. 잘 끓이지는 못하고 대략 맛있는 시간과 물의 양을 조절하는 편입니다. 이번엔 사진 찍느라 시기를 놓쳤다는...ㅠ 하이컨셉님은 아직 따님이 어린가 봅니다. 조금 더 크면 아빠가 끓여주세요.^^

  4. Favicon of http://minceo.tistory.com BlogIcon 민시오 2009.03.15 16:55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저도 내가 해준 음식 라면일지라도 맛있게 먹어주는 가족을 보면 입가에 미소가 번집니다^^
    이런게 행복인듯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