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010년 초 방송된 무한도전 여자 복서편을 기억하시나요? 탈북 소녀 복서 최현미와 일본의 쓰바사 덴쿠의 복싱 경기를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보여주었던 감동의 장면이었습니다. 누가 우승자인가를 떠나 모두가 자기와의 싸움에서 승자인 경기였지요. 각본없는 드라마나 다름없었습니다. 그래서 더 감동적이었지요.

실제 드라마같은 복싱 시합이 또 벌어지고 있습니다. 각본없는 복싱 드라마의 여배우는 이시영입니다. 여배우 이시영이 복싱을 한다고 할 때 사람들은 반신반의했습니다. 설마 얼굴이 생명처럼 소중한 여배우가 진짜 복싱 선수로 나설 수 있을까 하는 의혹의 눈초리였지요. 게다가 나이가 29세인 이시영이 사각의 링에서 1회전이나 제대로 버틸 수 있을까 의문의 꼬리를 물었습니다.

그러나 이시영은 보란듯이 의혹의 시선을 잠재웠습니다. 이시영은 경북 안동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7회 전국여자신인아마추어 복싱선수권대회 여자 48kg급에 출전한 것이지요. 그저 생활체육 복싱 경기가 아닌 정식 아마추어 전국 복싱 대회였습니다. 이시영은 이 대회에 출전한 선수 중 최고령 여자 선수였습니다.

무한도전에 등장한 탈북소녀 최현미와 쓰바사 덴쿠의 감동 재연


그리고 이시영은 자신 보다 무려 12살이나 나이가 적은 17세의 신소영 양과  준결승전을 치뤘습니다. 이시영의 준결승 상대는 자신과 띠동갑이었던 셈이지요. 체력적으로나 유연성 측면으로나 이시영이 밀릴 수 있는 경기였지요. 그렇지만 이시영은 난타전 끝에 판정승을 거두고 결승전에 진출했습니다. 이시영은 승리가 확정되자 기쁨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경기를 잘못한 것 같아 창피하다면서 겸손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그 자리에는 또 다른 복싱 챔프 출신 남자 연기자가 있었습니다. 한국 밴텀급 챔피언을 지낸 바 있는 조성규였습니다. 조성규는 작년 무한도전 여자 복서편이 방송된 후 시청자 게시판에 감동의 시청소감을 남겨 화제가 된 바 있었지요. 당시 저도 그 글을 보고 블로거 정신을 발휘해 정식 전화 인터뷰로 조성규의 사연과 인생 역정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전 복싱 챔프 출신 연기자 조성규의 이시영 경기 이심전심 응원

당시 조성규는 방송 전에 이미 펼쳐진 최현미와 쓰바사 덴쿠의 경기 현장에 있었다고 했습니다. 조성규는 스폰서를 못구해 복싱 경기도 치를 수 없는 열악한 현실에 마음이 아팠던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탈북 소녀 복서 최현미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지만, 쓰바사 덴쿠가 아버지 임종도 못보고 경기에 임해야 했던 현실이 더 가슴아팠다고 했습니다. 조성규는 자신이 20년 만에 권투 복귀 전을 치르며 어머니 약값을 마련하려 했는데 경기 시작 1시간 전에 돌아가셨기 때문에 쓰바사 덴쿠의 사연이 이심전심 오버랩되며 눈물이 났던 것이지요.

            작년 초 '무한도전'에서 큰 감동을 주었던 최현미와 쓰바사 덴쿠의 복싱경기 직전 모습

조성규는 나이가 49세이지만 여전히 권투 챔피언 선수 출신으로서 치열했던 열정을 품고 살고 있었습니다. 그의 곁에는 친구 최수종이 코치로 있어 그래도 마음이 든든했지요. 그러나 이제 50이 다 된 나이에 복싱 경기를 한다는 것이 걸림돌이었지요. 아쉬운 패배였지만 열정은 승자였지요. 조성규가 복싱 경기를 치른 후 유재석이 전화로 위로와 미안한 마음을 전했던 사연도 찡하더군요. 유재석과 조성규는 1991년 연예계 데뷔 시기가 같았고 무명 시절을 함께 보내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할 수 있었겠지요.
[참고] 무한도전 조성규 "유재석, 감동해 울었다" (직접 인터뷰 전문)

그렇습니다. 조성규가 침체된 복싱 활성화는 물론 이시영 경기를 찾은 것은 옆에서 응원해주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조성규는 이시영과 가까운 사이는 아니지만 세계 복싱챔피언 홍수환 선배를 통해 소식을 접한 후 복싱에 꾸준히 애정을 갖고 있는 후배를 응원해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조성규는 이시영의 준결승 경기를 본 후 이시영의 신체적 능력도 뛰어나지만 의지와 집념의 마음가짐을 더 칭찬했습니다.

       전 한국 권투 챔피언 출신 연기자인 조성규는 이시영의 의지와 집념에 놀랐다(사진 마이데일리)

이시영과 조성규, 서로 잘아는 사이는 아니지만 복싱이란 극한의 열정을 보여준 배우의 공감대가 형성된 셈입니다. 무한도전에서 보여준 최현미와 쓰바다 덴쿠의 경기가 비록 한국과 일본의 한일전이라는 특수성도 있지만 모두가 인간 승리였던 것처럼. 배우가 드라마에서 연기로 보여줄 수 있던 각본이 아니라 권투는 스스로 만들어가는 현실의 모습 그 자체이니까요.

저도 삼촌이 과거 권투선수였기에 권투가 얼마나 힘든 스포츠인지 조금은 아는 편입니다. 게다가 여자가 권투를 한다는 것은 참으로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그런데 이시영은 여배우에다가 나이도 30에 가까운데 복싱선수까지 하다니 놀랍기만 합니다. 이시영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매일 아침 5~6㎞씩 달리고 오후에 기술 훈련을 2시간씩 소화했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29세의 여배우의 의지와 집념의 무한도전 열정이 아름다운 이유

이시영이 복싱을 하게 된 계기는 지난해 여자 복싱선수를 주인공으로 한 단막극 주인공으로 캐스팅되면서부터 였습니다. 드라마를 앞두고 열심히 복싱을 배웠지만 드라마는 아쉽게 무산됐습니다. 그러나 이시영은 복싱을 그만두지 않았습니다. 복싱에 재미를 붙인 이시영은 아예 지난해 11월 사회인 복싱대회인 KBI 전국 생활체육 복싱대회 48㎏급에도 출전해 우승을 해버렸습니다. 또 올해 2월에는 서울지역 아마복싱대회인 제47회 신인 아마추어 복싱전에 출전해 우승컵을 거머쥐었지요.

단 1년만에 아마추어 복싱 우승자가 되다니 이시영의 근성이 정말 대단하다 하겠습니다. 더욱이 늦은 나이에 복싱에 입문해 이 정도 실력을 갖추다니 놀랍기도 합니다. 이시영은 영화 '위험한 상견례'의 개봉을 앞두고 이번 전국 아마추어복싱선수권대회에 출전했습니다. 영화 '위험한 상견례'가 이시영에게는 바로 복싱경기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한편으로 보면 영화 홍보에도 이시영은 큰 활약을 한 셈이나 다름없습니다.

오늘(17일) 오전 11시에 열리는 결승전에서 이시영은 16세의 성소미 선수와 승부를 겨루게 될 예정입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성소미는 복싱 밴텀급 유망주 성동현의 친동생이라고 합니다. 성동현의 여동생이지요. 게다가 성동현은 지난해 중국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여자 수영 평영에서 200m 금메달을 딴 정다래 선수가 수상소감에서 외친 '동현이'의 주인공이기도 하지요. 또 성동현의 아버지 성광배 관장은 전 국가대표 복싱선수이자 현 전남복싱연맹 훈련이사이기도 합니다. 기막힌 인연의 연속입니다.

무엇보다 이시영의 결승전은 의미가 더 큽니다. 이시영은 결승전의 우승자 챔피언을 가리는 경기가 아니라 이미 자신과의 투쟁에서 승리한 승자일 수 있습니다. 물론 결승전 경기는 남아 있습니다. 최선을 다한 경기를 치르겠지요. 매 경기 하나가 자신과의 끊임없는 의지력 싸움이니까요. 이시영이 어떤 여배우 보다 아름다운 이유입니다. 얼굴이 망가질 수도 있는 극한의 복싱이지만 가장 극한의 무한도전 열정을 보여준 진정한 승자이기 때문입니다.

[추가] 이시영 우승 챔피언, 일방적 상대 압도 RSC 결승전 승리


오늘(17일) 오전 11시 진행된 제7회 전국여자신인아마추어 복싱선수권대회 48kg급 결승전에서 이시영은 상대 성소미 선수를 압도적으로 제압하고 승리해 우승 챔피언을 차지했습니다. 2분 4회전 경기인데, 이시영이 일방적으로 공격을 하자 3회에 심판이 RSC(Referee Stop Count )로 이시영의 승리를 선언했습니다. RSC는 일종의 KO승이나 다름없습니다. 정말 놀라운 경기력이지요.

이시영은 결승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실력이 출중한 것도 아니고 그냥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연예인이기 때문에 나한테만 관심이 집중되는 것 때문에 다른 선수들에게는 미안하다. 많이 응원해주셔서 감사하지만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48kg급 출전자 중 최고령임에도 10대 선수들이 따라오지 못할 기량으로 승리한 이시영의 겸손한 소감입니다. 결승전까지 간 것도 대단한데 우승까지 차지하다니, 여배우 이시영이 이러다 정말 런던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은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이시영 결승전 경기 동영상 : TV데일리]

Posted by 진리 탐구 탐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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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avicon of https://doctorcall.tistory.com BlogIcon 닥터콜 2011.03.17 06:54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이시영 복싱 사랑이 대단하더라구요 ㅋㅋ 들리는 소문으로는 영화 홍보까지 거부하고 운동하러 갔다던데..특이한 소녀라는 생각은 했는데 정말 대단하네요^^

  3. Favicon of https://mikekim.tistory.com BlogIcon mike kim 2011.03.17 07:08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그 열정에 감탄하면서 안그래도 예쁜 얼굴이 몇 백배는 이뻐 보이더군요...완전 팬 되버렸네요^^

  4. Favicon of https://hls3790.tistory.com BlogIcon 옥이(김진옥) 2011.03.17 07:14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좋은글을 통해 잘 알고 갑니다~~~
    탐진강님,,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5. Favicon of https://neblog.com BlogIcon 사자비 2011.03.17 07:24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헉 정말 배우 이시영인건가요. 정말 대단하네요. 다른 여배우라면 돈주고 하라고 해도 쉽게 결정 내릴수 없는 부분일텐데, 너무나 아름다운 도전정신입니다. 결승까지 진출했다니 더욱 그렇구요.

    편견어린 시선도 많았을 텐데, 정말 멋진 여성분이시네요.

  6. Favicon of http://blog.daum.net/2losaria BlogIcon 굄돌 2011.03.17 07:26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아마츄어라고는 하지만 대단한 실력인가 봐요.
    그런데 저 얼굴로 복싱을 하면 사람들이
    얼굴만 바라보지 않을까요?

  7. Favicon of https://nohji.com BlogIcon 노지 2011.03.17 07:38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열정을 가지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너무나도 아름답습니다 ^^

  8. Favicon of http://segama.tistory.com BlogIcon 맥컬리™ 2011.03.17 08:02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이시영~ 본인 하고픈거 하면서 즐기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네요.
    근데 걱정이 되는건 이시영 성형을 많이해서 얼굴 저렇게 많이 맞아도 괜찮을런지
    걱정되네요. ㅠㅠ

  9. Favicon of https://lktough.tistory.com BlogIcon 돈잘 2011.03.17 08:34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이시영 완전멋져부려....
    뭐든지 열심히 한다면 할 수 있는것 같아요...
    즐기면서 ~
    이시영 팬이 되버렸어요 ^^

  10. Favicon of http://blog.daum.net/saenooree BlogIcon 耽讀 2011.03.17 08:36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열심과 성실, 그리고 즐기면서 그 일을 하는 자 행복하리라. 탐진강님 항상 건강하세요

  11. Favicon of https://ddella.tistory.com BlogIcon 2011.03.17 08:57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이시영도 약간 4차원과 같습니다. 이쁜 얼굴에 복싱. 그것도 여배우가
    얼굴 상하는것도 두려워 하고 대단한 열정입니다.
    잘보고 갑니다. 즐거운 하루되세요^^

  12. Favicon of https://think-tank.tistory.com BlogIcon Seen 2011.03.17 09:16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이미 챔피언이지 않나 싶습니다.
    이시영의 열정만큼은 정말 본받고 싶어지네요 ^^

  13. Favicon of http://daywithculture.tistory.com BlogIcon 햇살가득한날 2011.03.17 09:21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열정 하나만큼은 인정해줘야 할 것 같더군요~
    대단하긴 합니다^^

  14. Favicon of https://redtop.tistory.com BlogIcon 더공 2011.03.17 09:28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정말 신기한 여인~~~~
    이시영이라는 배우를 다시한번 바라보게 되더라고요.
    결승전은 TV 중계 해 줘도 대박날 것 같은 느낌이.. ^^

  15. Favicon of http://blog.daum.net/teriouswoon BlogIcon 테리우스원 2011.03.17 09:59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여자의 힘도 아름답군요
    즐거운 시간으로 승리하시길

    사랑합니다 행복하세요

  16. Favicon of https://datafile.tistory.com BlogIcon 신기한별 2011.03.17 10:01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잘 보고 갑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17. Favicon of http://jsj21c2000.tistory.com BlogIcon 바다내음 2011.03.17 10:04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살을 빼기 위한 수단일 거란 생각만 했는데
    대단합니다!!

  18. Favicon of https://lmpeter.tistory.com BlogIcon 아이엠피터 2011.03.17 10:35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저는 방송프로그램도 하지 않고 스스로 저렇게 복싱을 배우고 노력하고
    경기까지 나온다고 하는것은 너무 놀랐습니다.
    그녀의 도전이 아름답고 그녀의 노력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19. Favicon of https://aboutdbms.tistory.com BlogIcon DBKIM 2011.03.17 11:21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정말 대단한것 같습니다...
    결승전까지 간것 만으로도 얼마나 노력 했는지 짐작이 가네요..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20. Favicon of http://blg.bucheon.go.kr BlogIcon 판타시티 2011.03.17 16:53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저는 저번에 생활체육대회떄 실제로 봤는데.
    정말 잘하더라구요 연예인같지 않고
    일반인들중에 복싱 쫌 하는 사람 같았어요.
    암튼 즐거운 하루 되세요^^

  21. 누나 2021.04.15 02:31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시영양은 모든면에 열성적이고 적극적인 노력하는 모습이 늘 보기 좋았고 신선했습니다 이런배우가 사랑받아 마땅하고 행복하길 바랍니다 시영양 늘 화이팅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