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농장 텃밭에 가는 길은 시골길 비포장도로(신작로)가 떠오릅니다. 한 주 동안의 피로를 씻고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시간입니다.

텃밭 입구에 해바라기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기나긴 장마가 지나간 후, 이글거리는 태양을 이고 해바라기는 그렇게 해를 바라보고 서 있었습니다. 노란 꽃잎이 가지런히 둘러싼 해바라기꽃은 작렬하는 태양을 닮았습니다. 그래서 영어도 선플라워(sunflower)인가 봅니다. 우리말 해바라기가 은유적이라면 영어로는 더 직설적 표현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해바라기꽃을 바라봤습니다. 강렬하고 화려한 모습이 취해서 바라본 해바라기꽃에는 꿀벌들이 가득했습니다. 꽃을 찾는 꿀벌들, 아니 꿀을 찾는 꿀벌들의 향연입니다. 꿀벌들이 사랑한 해바라기꽃인가 봅니다. 꿀벌들의 다리에는 꿀이 가득히 모아져 있었습니다. 꿀벌들이 있어 꽃들은 암술과 수술이 만나 소중한 생명의 새 열매를 맺겠지요.



공존입니다. 대자연의 생명은 혼자가 아니라 서로 도와가면서 살아가는 공존의 존재이겠지요. 인간도 대자연의 한 부분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숙연해 집니다. 해바라기는 한 여름날의 햇빛을 향해 활짝 미소를 짓고 하늘을 향했습니다. 꿀벌들도 다가와 윙윙 거리며 노래를 했습니다. 땅을 딛고 하늘을 향한 해바라기, 그리고 꿀벌들이 함께 공존하는 자연인 것이지요.


해바라기꽃을 보면서 고독했던 천재화가 고흐가 생각났습니다. 고흐는 해바라기꽃을 사랑했습니다. 그래서 화폭에 해바라기꽃을 자주 그렸습니다. 꿀벌이 해바라기꽃을 찾아 머무르듯이 고흐는 그렇게 머물며 그림을 그렸습니다. 고흐는 이렇게 썼습니다.

"나는 외톨박이 화가야. 누구도 내게는 관심을 주지 않는다. 이글거리는 태양마저도 나를 보고는 외면한다. 내 심장은 항상 사랑과 열정으로 고동치는데, 그야말로 고독한 외침일 뿐이구나."

                        고흐의 해바라기꽃 유화 그림이 화가의 일생을 닮아있는 듯 강렬하다

외롭던 고흐에게 해바라기꽃은 희망이었는지 모릅니다. 사랑과 열정이 가득했던 해바라기꽃은 고흐를 닮았고 고흐는 해바라기를 닮았습니다. 이글거리는 태양을 보며 다시 고독을 생각했던 화가 고흐가 남긴 해바라기꽃은 그 안에 고흐가 그대로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꿀벌은 해바라기꽃을 어떻게 알까요. 재미있는 실험이 있더군요. 몇년전 영국 퀸즈메리대학의 라스 치트카 교수는 3개의 꿀벌 집단을
실험실에서 키우면서 꽃을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들 꿀벌들에겐 꽃에 대한 기억이 없었습니다. 

연구팀은 이후 벌들에게 다양한 화가의 그림을 보여주었습니다. 실험 결과 고흐의 '해바라기'그림에는 146번 날아가 15번 내려앉아 최고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그 다음은 고갱의 '꽃병'으로 81번 접근해 11번 내려앉았습니다. 팝아티스트인 코필드의 병 그림이나, 큐비즘 작가 레제의 가하학적 도형의 꽃 그림에는 각각 138회, 117회 접근했지만 각각 4번씩 내려앉는 데 그쳤습니다.

치트가 교수는 "꽃은 꿀벌에게 꽃가루와 꿀을 제공하는 식량원이기 때문에 꽃 그림에 대한 '미적 선호도'가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꿀벌은 본능적으로 꽃을 찾는 미적 감각이 있는 것이 아닐까요. 그것은 꿀벌이 살아가는 방법이 유전자 속에 자연스럽게 남아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생명도 없는 해바라기꽃 그림에 그렇게 벌들이 반응한 이유일 듯 합니다.

                  꿀벌들이 해바라기꽃을 향해 날아들어 꿀을 모으는 모습이 대자연의 공존 같다

무생물도 영혼이 깃들어 있는 것일까요. 고흐가 해바라기꽃을 그릴 때 영혼을 담아 그림을 완성했듯이 꿀벌은 그 기운을 받아 날아갔던 것은 아닐까. 꿀벌이 고흐의 해바라기꽃을 찾아 날아 앉았다는 사실이 참으로 특별한 이유입니다. 고흐는 해바라기꽃 그림에 얼마나 열정을 바친 것일까 생각하게 합니다. 벌들도 찾는 고희의 그림이니까요.




그렇게, 한참 동안을 해바라기꽃에 취해 있다가 텃밭으로 향했습니다. 옥수수가 수술을 많이 드러냈습니다. 거기에도 꿀벌들이 많았습니다. 옥수수가 영글어가는 모습도 반가웠습니다. 아이들이 옥수수를 좋아해 올해는 좀 더 많이 심었습니다. 그러나 잘 자라지 않아 절반은 실패한 듯 합니다. 그래도 꿀벌들이 찾는 옥수수밭을 보니 기분이 상쾌했습니다.

다른 풍뎅이같은 곤충도 보였는데 이름을 모르겠더군요. 꿀벌들의 향연을 보면서 싱그러운 여름을 느끼는 날이었습니다. 해바라기꽃과 옥수수가 여름을 지나 가을을 부르고 있습니다. 그 때는 가득한 열매가 우리를 반기겠지요. 우리 모두, 오늘 하루도 해바라기처럼 하늘을 바라보고 굳게 땅을 딛고 힘차게 살아가야 겠습니다.

Posted by 진리 탐구 탐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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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lmpeter.tistory.com BlogIcon 아이엠피터 2011.07.22 07:34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저희 집에는 해바라기꽃은 없습니다. 그러나 꿀벌들이 이름모를 꽃들 주변을 다니다가
    가끔은 집안까지 들어오기도 합니다. 그들을 죽여야 하는 운명이지만, 그들의 모습을 보노라면
    자연의 신비로움을 가끔 느낍니다. ^^

  2. Favicon of http://waarheid.tistory.com BlogIcon 펨께 2011.07.22 07:35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해바라기를 보니 정말 반 고흐가 생각나는군요.

  3. Favicon of http://garden0817.tistory.com BlogIcon garden0817 2011.07.22 07:44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저는 해바라기를 볼때마다 고희가 생각이 나더라구요 ㅎ
    잘보고갑니다 좋은하루되세요~!

  4. Favicon of http://1evergreen.tistory.com BlogIcon ♣에버그린♣ 2011.07.22 07:45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옥수수가 잘 안되셧군요~
    그래도 마음만은 부자 이신듯합니다.

  5. Favicon of http://blog.daum.net/saenooree BlogIcon 耽讀 2011.07.22 09:16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고흐 해바라기 퍼즐 2000개를 아내와 일주일 동안 밤잠을 새워가면서 맞춘 생각이 납니다

  6. Favicon of http://solblog.co.kr BlogIcon 솔브 2011.07.22 09:24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해바라기하면 한사람만 바라보는 해바라기가 떠오르네요 ㅎㅎ
    직접 본적이 한번인가 밖에 없는데
    사진으로 보니 새롭네요!

  7. Favicon of https://semiye.com BlogIcon 세미예 2011.07.22 09:30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고흐의 작품이 따로 없군요. 고흐를 감상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고흐같은 예술적인 하루 되세요.

  8. Favicon of https://slds2.tistory.com BlogIcon ★입질의추억★ 2011.07.22 10:11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어릴적 해바라기 씨앗을 빼 먹는 재미도 있었는데
    요즘 동네주변에선 보기가 힘들더라구요.
    고흐도 고독속에서 누군가에겐 해바라기 같은 존재였을까요.
    잘 보고 갑니다~

  9. Favicon of https://neonastory.tistory.com BlogIcon 네오나 2011.07.22 10:12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올해 처음 본 해바라기 같아요.
    도심에서 보기 참 어려운 꽃이라 기분이 아주 좋네요.
    어릴 때 집에 있던 큰 해바라기 아래서 찍은 사진이 있었는데 갑자기 생각도 나구요 ㅎ

    재미있는 실험인걸요. 벌들도 고호의 예술성을 안 건지, 아님 말씀하신대로 그 혼을 읽은 건지 신기하네요.

  10. Favicon of https://love-pongpong.tistory.com BlogIcon 사랑퐁퐁 2011.07.22 11:43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더운건 싫지만, 정말 나무며 각종 꽃등의 싱그러움의 절정은 여름에 볼수 있죠^^
    근데..
    고흐의 글이 너무 슬퍼 가슴이 먹먹해지네요ㅠ

  11. Favicon of https://love-pongpong.tistory.com BlogIcon 사랑퐁퐁 2011.07.22 11:43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더운건 싫지만, 정말 나무며 각종 꽃등의 싱그러움의 절정은 여름에 볼수 있죠^^
    근데..
    고흐의 글이 너무 슬퍼 가슴이 먹먹해지네요ㅠ

  12. Favicon of http://ptnet.tistory.com BlogIcon 진율 2011.07.22 11:48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도심에서는 보기 힘들어 졌어요~!
    갑작이 옥수수 먹고 싶네요
    잘보고 갑니다.~!

  13. Favicon of https://donjaemi.tistory.com BlogIcon 돈재미 2011.07.22 11:49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해바라기 꽃이 참 예쁩니다.
    더운 날씨가 기승을 부립니다.
    즐거운 시간되세요.

  14. Favicon of http://life-lineup.tistory.com BlogIcon +요롱이+ 2011.07.22 14:27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해바라기 참 예쁘네요ㅎ
    해바라기는 더운 날씨를 참 잘 즐기는 것 같아요 ㅎ
    잘 보구 갑니다^^

  15. Favicon of http://blog.daum.net/teriouswoon BlogIcon 테리우스원 2011.07.22 17:10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아주 멋진 작품 잘 감상합니다
    즐거운 주말로 행복하세요 파이팅 !~~~~

  16. Favicon of https://hansik07.tistory.com BlogIcon Hansik's Drink 2011.07.23 00:49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여름하면 떠오르는 꽃이 해바라기 인것 같아요 ㅎㅎ
    꿀벌들도 오랜만에 만나보는것 같네요 ^^

  17. Favicon of https://donjaemi.tistory.com BlogIcon 돈재미 2011.07.23 13:12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어느덧 주말이네요.
    즐거운 휴일 되세요.

  18. Favicon of http://life-lineup.tistory.com BlogIcon +요롱이+ 2011.07.23 14:20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잠시 들럿어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