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친척집에 갔습니다. 점심 식사를 한 후 밖으로 나와 산책을 했습니다. 친척집에서 나오자마자 골목길에 접어드는데 뭔가 인기척이 들렸습니다. 근처 단독 주택 난간에 20대 초반의 젊은 여자가 고양이에게 밥을 주고 있었습니다. 속으로 여자가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인가 생각했습니다.

젊은 여자는 지긋한 눈길로 고양이가 밥먹는 모습을 가까이서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줄무늬 고양이였습니다. 저는 골목길을 돌아 다시 그 자리로 왔더니 고양이는 없더군요. 여자는 그냥 혼자 난간에 앉아 있었습니다. 고양이는 어디로 간 것일까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검은 색 고양이 한 마리가 어디서 나타났는지 저를 졸졸 따라왔습니다. 사람을 피하지도 않고 다가오더군요.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더니 검은 고양이는 제 곁에 바짝 붙어 따라왔습니다. 길고양이로 보이는데 사람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더군요.

어느새 저는 친척집 앞에 왔습니다. 그러나 검은 고양이는 다른 곳에 가지않고 집 앞까지 따라왔습니다. 집 앞에 신발을 벗어둔 계단이 있었는데 거기로 내려왔습니다. 집 안으로 들어올 기세였습니다. 친척에게 어떤 고양이인지 물었더니 집에서 키우다 버려진 고양이라고 하더군요.

                     배고픈 검은 고양이가 밥달라고 시위를 하고 있는데 알고보니 임신한 상태였다

그런 후 다시 문 밖을 쳐다보다 깜짝 놀랐습니다. 검은 고양이 이외에 줄무늬 고양이 두 마리가 또 와 있었습니다. 고양이들은 서로 잘 아는 듯 친해 보였습니다. 그리고 생각을 더듬어보니 줄무늬 고양이 한 마리는 좀 전에 난간에서 본 고양이였습니다. 결국 줄무늬 고양이도 길고양이였던 셈입니다. 20대 젊은 여자는 길고양이가 예뻐서 밥을 주고 있었던 것이지요.

줄무늬 고양이 2마리는 서로 형제처럼 닮은 모습이었습니다. 한 마리는 검은 고양이 바로 뒤에서 밥달라고 시위하듯이 앉아 있기도 했습니다. 다른 줄무늬 고양이는 다소 멀리서 눈치를 보고 있었습니다. 그 고양이는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오지는 못하더군요.

그리고 이들 길고양이들이 친척집 부근을 자주 찾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친척집에서 가끔 고양이에게 남은 밥을 주곤 했기에 배고프면 찾아온다는 것입니다. 저희 큰 딸이 검은 고양이를 만져주자 가만히 있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검은 고양이는 배가 나와 있었습니다. 임신한 고양이였던 것이지요.



그리고 밥을 준비하러 잠시 집 안에 들어갔습니다. 다시 나와보니 고양이들은 모두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골목길을 나와봤지만 흔적도 없이 고양이들이 사라졌습니다. 골목길에 고양이가 먹을 밥을 놔두고 기다려 보기로 했습니다. 잠시 후 검은 고양이가 나타났습니다. 검은 고양이는 조금 망설이더니 이내 밥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검은 고양이가 밥을 먹던 곳은 아까 난간이 있던 장소 바로 곁이었습니다. 아직도 난간에는 20대 여자가 앉아 있었습니다. 그 여자는 검은 고양이의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더군요. 줄무늬 고양이는 기다리는 듯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 사이 검은 고양이는 밥을 조금 먹더니 또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주변을 찾아봤지만 전혀 찾을 수 없더군요.

아마도 검은 고양이는 자기만의 거처에서 휴식을 취하지 않을까 생각됐습니다. 길고양이에다가 임신한 상태라서 괜찮을까 걱정도 되더군요. TV 동물농장 방송 프로그램을 보면 집에서 기르다 버려지는 동물들이 많다고 합니다. 주로 개나 고양이이지요. 단지 호기심에 애완동물을 기르다 버려버리는 것은 동물학대행위와 다를 바 없어 보입니다.


검은 길고양이에 이어 2마리의 줄무늬 길고양이도 나타났고, 검은 고양이는 밥을 주자 맛있게 먹었다

특히 여름 휴가철에 유기동물이 많아진다고 합니다. 반려동물이 유기동물이 되는 것이지요. 우리나라 한국의 유기동물(버려지거나 잃어버린 동물) 발생량은 2003년 2만5278마리에서 지난해 무려 10만899마리로 크게 늘어났을 정도입니다. 이들 유기동물은 동물보호소에 인도돼 결국 안락사를 당하는 경우가 대다수이지요. 안타까운 반려동물의 죽음인 셈입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동물학대나 유기동물이 줄어들 수도 있지 않나 기대해 봅니다. 최근 농림수산식품부는 동물학대자에 대한 벌칙을 강화한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에서 통과됐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동물학대자에 대한 벌칙이 500만원 이하 벌금에서 내년부터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강화된다는 것입니다. 함부로 동물을 학대하면 최고 징역형에 최대 10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어 조심해야 하겠지요.

또한 이번 동물보호법 개정안은 그동안 지방자치단체장이 자율적으로 시행해 오던 동물등록제를 의무 시행으로 바꿔 반려동물을 키우는 소유자로 하여금 2013년부터 시·군·구에 반려동물과 관련된 정보를 등록토록 했습니다. 이는 반려동물을 잃어버렸을 때 주인을 쉽게 찾아주기 위한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유기견 등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이기도 합니다. 


작은 애완견에게 다가가자 배를 보이고 누웠는데 배를 자세히 보니 임신해 곧 출산을 앞두고 있었다

무엇보다 애완동물은 심심풀이 장난감이 아니고 함께 사는 가족이라는 인식이 먼저 필요할 것입니다. 항상 관심과 배려가 필요한 것이지요. 만약 여름휴가를 가야 할 경우 반려동물과 함께 가면 좋겠지요. 요즘은 피서지에서 맡아주는 장소도 있더군요. 휴가 전에 이름이나 주소 등이 적현 인식표를 애완동물에 붙여두면 좋겠지요. 그리고 애완동물을 못데려 갈 때에는 미리 식사를 챙겨줄 이웃이 있다면 부탁하거나 애완동물 관리해주는 곳에 맡기는 방법도 있겠습니다. 구청 차원에서 휴가철 반려동물 임시보호 지정 동물병원도 운영하는 경우도 있어 찾아서 활용하면 좋겠지요. 

다시 친척집으로 돌아와 볼까요. 친척집은 반려동물로 애완견을 키우고 있습니다. 나이드신 친척 부부가 개를 키우며 소일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애완견을 보니 배가 불룩했습니다. 알고보니 임신한 상태였습니다. 앞으로 2주 정보면 새끼를 낳을 예정이었습니다. 애완견은 매우 작은 편인데 임신하다니 신기했습니다. 새끼가 새끼를 임신한 것이나 다름없어 보였습니다. 원래 작은 크기의 애완견이라 오해를 살만도 했습니다.

사실 친척 부부에게 있어 애완견은 소중한 반려동물입니다. 나이가 드신 부부에게 애완견은 무료하고 적적한 시간을 달래주는 존재였지요. 그러다보니 애완견이 또 하나의 가족이었습니다. 진정 반려동물이란 이러한 모습이 아닌가 생각됐습니다. 그저 잠시 호기심으로 애완동물을 키우다 쉽게 버리는 세태와는 차이가 있었지요. 올해 여름휴가도 이제 곧 본격 시즌인데 반려동물을 함부로 유기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 하루였습니다.

Posted by 진리 탐구 탐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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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sepaktakraw.life BlogIcon 모피우스 2011.07.23 14:50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점점 시대가 흘러갈 수록 애완동물 관리가 절실하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공감가는 글 잘 읽고 갑니다. 행복한 주말되세요.

  2. Favicon of http://kingo.tistory.com BlogIcon 하늘엔별 2011.07.23 14:54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요즘 길고양이들이 너무 많더라고요.
    저희 아파트 단지에도 수 십 마리가 어슬렁거리고 다닙니다. ^^;;

  3.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1.07.23 15:27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책임지지 못하면 기르지 말았음 하는 맘입니다.

    자 ㄹ보고가요

  4. Favicon of https://rja49.tistory.com BlogIcon 온누리49 2011.07.23 20:33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분이네요
    이런 분들이 있으니 길고양이들도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주말 잘 보내시고요

  5. Favicon of http://racyclub.tistory.com BlogIcon racyclub 2011.07.23 22:10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좋은글 잘보고 꾹~꾹~ 누르고 갑니다.^^

  6. Favicon of https://hansik07.tistory.com BlogIcon Hansik's Drink 2011.07.24 00:10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너무 좋은일 하셨네요 ㅎㅎ
    고양이들은 보통 도망가 버리던데
    많이 길들여졌었나봐요 ^^

  7. 뭉치마미 2011.07.25 08:08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오늘 아침에도 멍하니 주차장에 서있는 고양이를 봤습니다...
    먹을거 없이 떠돌아다닌다는거 얼마나 황망하고 기막힌 일일까요?..
    먹을거 주면 안된다는 사람들 이해할 수 없어요...단지 지져분해진다고
    그래도 이런 마음 가진 분들이 많아 세상은 유지되어 가나봅니다

  8. Favicon of http://01047680992.tistory.com BlogIcon 가을사나이 2012.04.04 13:42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고양이가 얼마나 배고팠으면 도망을 안가겠어요...
    불쌍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