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궁 밀리어네어> 특집은 신선한 시도였습니다. 무한도전 6명의 멤버들이 릴레이 형식으로 총 12단계의 문제를 풀어 최종 누적상금 500만원에 도전하는 형식이었습니다. 예능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역사공부와 재미를 동시에 추구한다는 것은 시도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었습니다.

가족과 함께 즐기는 <무한도전>에서 교육적인 감동을 느낀 셈입니다. 즉, 예능 프로그램이 단순한 웃음만이 아니라 교양과 오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무한한 잠재력을 보여준 사건입니다. 과거의 역사는 진부하고 재미없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존재의 의미를 되새기게 했습니다.

<무한도전>이 찾은 5개의 고궁은 조선시대 500년 역사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고궁은 역사 관광지 차원을 넘어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는 역사의 현장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역사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교훈을 줍니다.

자막 센스 속에 나타난 교훈과 역사의식

이번 특집에서 박명수와 노홍철이 고종황제에게 진상을 하기 위해 물건을 사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런데 두 사람이 선물을 사는 과정을 보면 김태호 PD의 놀라운 자막 센스가 선보입니다. 조선 말 고종 황제 시기의 역사에 빗대 우리나라의 현실을 꼬집고 있었습니다. 국민의 소리에 귀기울이지 않고 소통도 안되는 현재의 시국은 백성과 선비들의 상소에 귀기울이지 않고 궁에서만 맴돌던 조선왕조와 다를 바가 없어 보였습니다.


조선왕조는 백성의 소리를 듣지 못하고 궁에서 곪아터진 왕들의 무능으로 일본 제국주의에 의해 나라가 망하는 수난을 당하게 된 역사와 맞닿아 있는 것입니다. 지금도 우리 시대의 청와대는 국민과의 소통은 없고 오만과 독선이 지배하고 있습니다. 역사 속에서 교훈을 얻었으면 하는 대목입니다.

그리고 <무한도전> 궁 특집에서는 부엉이 모양의 저금통이 등장합니다. 자막만 보아도 "사연이 있어 보이는 슬픈 부엉이..."라고 나옵니다. 최근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연상하게 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엉이 바위 위에서 삶을 마감했듯이 부엉이 저금통은 슬픈 사연을 담고 있는 셈입니다. 국민의 마음을 몰라주는 이씨 조선의 모습과 현실은 우연일지라도 닮아 있습니다. 게다가 MBC의 로고가 MB씨로 이해한다면 역사의 오버랩이 현실과 일치하게 됩니다. 이 부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으나 까칠맨님이 블로그 글을 통해 먼저 알려준 내용입니다.

박명수 퀴즈의 달인 vs 노홍철 순간의 망신

박명수는 이번 방송에서 퀴즈의 달인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박명수가 기존 갖고있던 무식 이미지를 한방에 잠재우고 브레인으로 인식을 심어준 것입니다. 박명수는 1단계 문제를 푼 정준하에 이어 등장해 2단계부터 9단계에 이르기까지 파죽지세로 문제를 풀었습니다. 게다가 10단계 주관식 문제도 대기실에서 정확하게 해결했습니다.

박명수는 혼자서 9단계를 통과하고 상금을 200만원까지 적립해 500만원 고지를 거의 눈 앞에 두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박명수는 부담감으로 정형돈에게 10단계 문제를 넘겼고 정형돈도 그 문제를 길에게 넘겼습니다. 길이 맞춘 을미사변-아관파천-대한제국 선포-헤이그 특사파견의 연대기 순서는 이미 대기실에서 박명수가 알려준 것이나 다름없었니다. 사실 어려운 주관식 문제였는데 박명수는 번뜩이는 추리력을 발휘해 정확한 순서를 맞췄습니다.



그러나 길에 이어 등장한 노홍철은 11단계 문제에서 이미 고궁 촬영중 세번이나 외쳤던 '정관헌'을 '낙선재'로 잘못 대답해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무한도전 멤버들로부터 노홍철은 역적이 되고 말았습니다. 참고로 정관헌은 고종이 다과를 즐겼던 장소이고, 낙선재는 왕족이 마지막 생을 마감한 곳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번 퀴즈로 인해 박명수는 퀴즈의 달인으로 등극했으나, 노홍철은 순간 선택의 실수로 망신을 당했습니다. 사실 재미의 요소이기에 너무 멤버들의 잣대로 삼을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역사 공부와 재미를 동시에 준 교훈적 프로그램

이번 무한도전 <궁> 특집은 우리가 평소 잊고 지냈던 역사의 소중함과 더불어 재미를 준 교훈적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아이들을 포함한 온 가족들이 문제를 풀면서 역사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 미리 역사 공부를 더 한 이후 아이들과 고궁을 방문해 보다 깊이 있는 역사를 배우기로 했습니다. 우리가 역사적 사실을 공부하고 나서 역사의 현장을 방문하면 감동과 교훈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예능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역사를 재미와 함께 승화시켜 교훈을 주는 방송을 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태호 PD는 놀라운 연출력으로 새롭고 신선한 시도를 성공했습니다. 아울러, 무한도전 멤버들의 헌신적 노력이 합쳐져 보다 나은 프로그램으로 발전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무한도전 궁 특집은 유익하고 감동을 주는 프로그램으로 역사와 함께 살아 숨쉬고 있습니다.

위정자들의 잘못으로 나라잃은 구한말 농민 민중들이 의병을 조직해 일제와 싸웠다

사실 우리나라가 너무 물질에만 집착하다보니 과거의 전통과 역사에 대해 무관심할 수 있습니다. 황금만능주의와 이기주의가 판치는 세상입니다. 그러나 역사와 전통이 곧 문화이고, 이를 기반으로 오늘의 우리가 존재합니다. 역사와 전통이 없는 민족은 오래 생존할 수 없습니다. 역사는 물질 보다 소중한 세상의 가치를 일깨워 줍니다. 오늘은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역사의식을 심어준 <무한도전> 궁 특집은 그런 점에서 고마운 프로그램입니다. 무한도전의 끝없는 도전정신과 역사의식에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중학교 국사 선생님의 말씀이 기억납니다.
"돈 뒤에 진리가 있다"
"역사적으로 종교가 정치를 하면 나라가 망한다"
Posted by 진리 탐구 탐진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