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글을 보면 주차해 둔 자동차가 긁혀있어 분노한 분들을 보게 됩니다. 자동차 운전자들이라면 누구라도 황당한 일일 것입니다. 저는 그런 글이나 이야기를 듣게 되면 남의 일이라 생각되지 않습니다.

지난해 초의 일입니다. 아내가 한 숨을 쉬면서 둘째 딸아이 이야기를 했습니다. 당시 초등학교 2학년이던 딸아이가 다른 사람의 자동차에 낙서를 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현장에서 자동차 주인에게 붙잡혀 왔는데 15만원을 변상해 주었답니다. 그리고 그 변상한 돈은 딸아이가 그 동안 저금해 돈으로 대신했습니다. 딸아이가 스스로 저금한 돈이 약 15만원 정도 있었다고 합니다. 딸아이도 자신의 잘못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아내는 생각하고 가장 강력한 조치를 취한 셈입니다.

아내가 작은 딸아이에게 "왜 그랬느냐?"고 물어보니 "그냥 다른 아이들이 자동차에 낙서하는 걸 보니 재밌을 것 같아서."였다는 것입니다. 아내는 어이가 없었습니다. 딸아이가 자동차에 낚서한 사연은 이렇습니다.

딸아이는 학교 수업을 끝내고 아이들과 귀가하는 길이었습니다. 다른 아이들이 낙서하는 모습을 처음 봤습니다. 그러나 다른 아이들과 헤어져 혼자서 집으로 오는 길이었습니다. 딸아이는 호기심에 돌을 하나 주워 길가의 자동차에 낙서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자동차는 모 기업체의 A/S 차량이었습니다.
 

당시 자동차 주인은 차를 정차해두고 잠시 차 안에서 쉬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차가 긁히는 소리를 들은 주인은 현장에서 딸아이를 붙잡았습니다. 자동차에는 초딩 아이답게(?) '메롱'하는 그림을 그려놨다고 합니다. 차 주인은 아이를 다그쳐 아파트 경비원에게 데려왔습니다. 아내는 경비원의 연락을 받고 내려갔는데 딸아이는 무서운 마음에 울고 있었습니다.

아내는 거듭 사과를 하고 차 주인이 요구한 변상금을 곧바로 해주었습니다. 그 후 아내는 딸아이가 그 동안 꼬박꼬박 저금한 15만원을 잘못에 대한 책임을 물어 압수해 버렸습니다. 둘째 딸은 당시 1주일 용돈이 1천원이었습니다. 그리고 딸아이는 큰 돈을 받으면 저금을 하곤 했습니다. 둘째는 자신의 평생(?) 재산을 한순간의 실수로 날린 셈이었습니다.

그리고 둘째는 그 후 다시 저금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둘째 아이가 얼마나 저금을 했는지 아내에게 물어봤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사이 15만원 가량을 저금했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지난 1년여 동안 용돈이나 세뱃돈을 받아서 한 푼 두 푼을 저금을 했답니다. 그렇게 악착같이 돈을 모은 것입니다.

당시 초등학교 2학년이던 둘째는 아무 것도 모르고 호기심에 자동차에 낙서를 했습니다. 그러나 아내는 교육적 차원에서 둘째에게 잘못에 대한 책임을 지는 법을 가르쳤습니다. 딸아이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새롭게 저금을 하기 시작했고 1년여 만에 다시 15만원을 모은 것입니다.

비록 둘째 아이가 큰 실수를 했지만 자신의 잘못을 알게 되고 깨우치게 됐습니다. 그리고 무일푼에서 다시 저금을 해서 자신의 재산을 만회한 것이었습니다. 아내가 아이의 잘못에 대해 현명하게 대처했고 둘째도 엄마에게 원망하지 않고 자숙하는 태도가 대견했습니다. 마침내 둘째는 지난해 실수로 변상했던 재산을 1년여만에 모으는데 성공한 것입니다. 아마도 둘째는 앞으로도 평생을 살면서 잊지않을 실수로 기억되겠지만 한편으로는 실수를 반성하고 극복해가는데 있어 소중한 자산이 될 듯 합니다.

Posted by 진리 탐구 탐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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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착한마음 2009.07.02 09:24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멋있는 엄마 / 멋있는 딸

  3. Favicon of http://www.indianabobs.com BlogIcon 인디아나밥스 2009.07.02 09:31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탐진강님이나 사모님께서 속상하셨을텐데 전 따님 행동이 귀엽고 자꾸 웃음이 납니다.^^
    저도 어릴때 동네 집 담벽에 낙서를 참 많이 했었습니다. 천원씩 모으고 모은 15만원을 한방에
    날렸으니 다신 차에 낙서하는 일이 없겠죠.ㅎㅎ

  4. Favicon of http://bomdol.kr BlogIcon 봄돌 2009.07.02 10:13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그 운전자는 좀 심하시네요.
    그렇게 윽박지르지 않아도 충분히 사는 곳을 알 수 있을텐데...
    보상 받는 것만 중요해서 아이를 윽박지르다니...

  5. Favicon of http://blue-paper.tistory.com BlogIcon blue paper 2009.07.02 10:21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아이가 예쁘게 잘 자라고 있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듯 하네요 ^^

  6. Favicon of http://blog.daum.net/mohwpr BlogIcon 따스아리 2009.07.02 10:22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실수를 값진 경험으로 바꾼 엄마 그리고 잘못을 뉘우치고 더욱 성장한 딸도 모두 멋지십니다~ ^^
    즐거운 하루 되시고요~ ^^

  7.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09.07.02 10:28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현명하게 대처한 엄마와 그 뜻을 헤아린 장한 딸이네요.

    잘 보고 갑니다.

  8. Favicon of https://sohocafe.tistory.com BlogIcon 아빠공룡 2009.07.02 11:24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현명한 부모 아래 현명한 아이가 되는법이죠...^^
    뿌듯하시겠네요...^^

  9. Favicon of https://realog.net BlogIcon 악랄가츠 2009.07.02 11:36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따님이 기특하네요~!
    저였으면 좌절모드, 땡깡모드로 일관했을텐데 ㅎㅎㅎ
    훌륭한 어머니와 기특한 따님의 모습에 훈훈해요~! ㅎㅎ

  10. 애기천사 2009.07.02 11:39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호~어머니 정말 현명하십니다.
    따라주는 아이도 대단하지만,
    부모님의 올곧은 기준이 없으면 힘든 일이지요.
    큰 사람으로 키우실 거 같네요^^

  11. BlogIcon 연e 2009.07.02 11:41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저희집 애도 그랬던 기억이 나네요.*^^지금은 중 학교 1학년인데요.4-5살쯤에 골목에서 놀던 아이들이차주변에서 웅크려 놀고 있길래 .설마 차에 낙서를 할거라곤 생각은 못한거예요.근데10분후에 골목에서 놀던 애들이 단체로 우는거예요.5-6여명이우는소리에 엄마들이 다 쫒아 나가서 봤는데요. 그골목에서 젤 호랑이 할아버지로통하시던 분은 회초리를 들고 계시고.애들은 울고.
    ㅎㅎ 근데 더 웃긴게. 다른애들은 그냥 그림만 그렸는데요 저희딸은 이름 석자에 전화번호를 쓸줄안다며 차에다가 아주 큼직하게<김경민>그리고저화번호를 올려놓은거예요. 졸지에 그거 보시고 저희애가 주동자라며.차값배상 해달라는 말씀에 울며겨자먹기로 20만원을 드려본적이 있던 기억이 나네요.ㅎㅎㅎ제 딸은 농담삼아 그 얘기만하면 경기를 할 정도랍니다.

  12. 정말 2009.07.02 12:04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현명하신 어머니이네요. 보통 자기 자식이 남의 차에 실수하면 "애가 살다보면 그럴수 있지, 낙서좀 했다고 당신이 죽기라도 해?" 이렇게 반응하거든요. "더런 15만원 받아쳐먹어!"
    제발 남의 소중한 재산에 피해를 줬으면 가혹하게 배상하고 스스로 희생하는 습관을 길러줘야합니다.

  13. 착각일수도.. 2009.07.02 13:26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아이들의 의미 없는 행동을 보고 부모가 자의적으로 해석을 하는 경우도 많은것 같습니다. 딸아이가 정말로 반성하고 악착 같이 돈을 모았는지.. 아니면 정말 너무한다.. 치사하다.. 생각하고 말았고 돈은 그럭저럭 모인건지.. 알수 없는건데. 저 어릴때 생각이나서요. 110볼트 짜리를 220볼트 구멍에 꼽는 바람에 TV가 고장나 버렸는데.. 초등학교 3학년땐가.. 엄마가 그 수리비 만오천원을 내가 내도록 하셨거든요. 그런데 그게 뭐 대단 교훈이 되진 않았어요. 원망 스러웠을 뿐이죠. 다른 방법으로 해결 하셨더라면 아이 입장에서 더 좋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도 드네요.. 뭐 꼭 어떻게 라고는.. 저도 고민해봐야겠지만요. 저도 고만한 딸이 있어서..

    • 모라즈 2012.04.17 09:25  댓글주소  수정/삭제

      공감합니다. 그게 잘못되었다는 것만 알려주면 되는건데..
      아이에게 너무한듯합니다.

  14. Favicon of http://blog.daum.net/pssyyt BlogIcon 무터킨더 2009.07.02 13:55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꼬마가 알뜰하네요.
    그런데 아이들도 돈이 참 많네요.
    우리 아이들은 한 푼도 없는 것 같던데.
    어릴 때부터 절약하는 습관을 잘 들여주신듯....^^

  15. Favicon of http://www.saygj.com/ BlogIcon 빛이드는창 2009.07.02 14:23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아.. 정말 이 글보면서 참 어린아이가 어떻게 그렇게 꼼꼼하고
    절약정신이 있을수가있나 라고생각했어요..
    역시 현명한부모님 품안에서 자라는 아이들이군요!!

  16. 와.. 2009.07.02 14:32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아이 어머니께서 훌륭하시네요. 자기가 저지른일에 대한 책임감이라.. 15만원보다 더한 값어치가 되는
    교육이 되었겠어요.

  17. Favicon of https://lowr.tistory.com BlogIcon 하얀 비 2009.07.02 16:26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글 잘 읽었습니다. 부모님의 교육 방법도 훌륭하시지만. 무엇보다 아이가 훌륭하게 자랄 것 같습니다. 다시 악착같이 저금을 하는 모습에서...끈기와 인내를 느낄 수 있군요. 분명 전화위복이 되는 사건이었을 겁니다.
    7월도 행복하고 건강하게 보내시고 화목한 가정 꾸리시길^^

  18. Favicon of https://boskim.tistory.com BlogIcon 털보작가 2009.07.02 21:54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한번 실수로 빚어진 사건으로,
    오랫동안 반성할수있는 기회가 되었군요.

  19. 그런 일이~ ㅋ 2009.07.03 02:39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저 어렸을 때 생각이 나네요.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서 무거운 돌을 던져 주차장에 있던 차량지붕 맞히는 놀이를 하곤 했는데
    돌 부딪치는 쩡~ 소리가 20층 옥상까지 들리곤 했었죠.
    유리조각 같은걸로 아파트 자가용들 페인트칠 다 벗겨놓기도 했고요.
    지금 생각해보면 아련한 추억이지만 ㅎㅎㅎ 돌이켜 보니 제가 초등학교때 참 개구장이였던 것 같네요
    서울은 특히 차주인들 인심이 각박한것 같아요

    • 범죄자.. 2009.07.06 13: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범죄입니다. 그걸 서울 차주인 인심 어쩌구 하는건 좀 아니라고 보는데요. 누가 당신 얼굴을 유리조각으로 긁고 치료비 보상하라는 당신에게 인심 각박하다고 하면 뭐라고 대답하겠습니까.

  20. Favicon of http://theparks.allblogthai.com BlogIcon 단군 2009.07.03 18:07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그러면 되었지요...ㅎㅎㅎ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습니다...거기서 배우고, 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게 중요한 가르침 이지요...

  21. sukpa 2009.07.06 15:24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어린 아이가 귀여워서 덧글 남기고 갑니다.(애가 야단도 맞았고, 독한면도 있는데 왜 귀여워 보이는지 저도 모르겠네요..허허)
    어린 아이가 나름 많이 놀라고 마음도 아팠겠네요..
    어휴~~ 아이가 엄청 착하고 귀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