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경영컨설턴트인 구본형 씨가 쓴 글을 하나 읽었다. '회사는 왜 무능한 상사들을 그대로 방치할까?'라는 주제이다. 글의 제목이 다소 자극적이어서 더욱 관심을 갖고 읽게 됐다. 구본형 씨가 쓴 <구본형의 더 보스, 쿨한 행동>이란 책에 나오는 내용이다.

사실 나도 직장에서 중간 간부이다보니 상사의 입장도 되고 부하 직원이 되기도 한다.  직장 생활을 하다보면 직장 상사와의 관계도 중요하다. 대개 직장 상사가 부하 직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상사의 고충도 이해하지만 한편으로 나는 팀원들이나 다른 후배 직원들에게 어떤 상사로 비추어질까 자기 성찰도 하게 된다.

구본형 씨의 이야기는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도 있지만, 무능한 상사들을 아예 '쓰레기'라는 다소 저급한 표현을 쓴 것은 아쉽다. 흑백논리식의 이분법적 표현은 지금과 같이 다원화된 사회에서 양자택일의 대결 구도로 현상을 규정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직장 상사 중에는 쓰레기 같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도 사원 대리 시절에 나의 관점에서 나쁜 상사로부터 괴롭힘과 업무 과다에 의한 스트레스로 인해 머리에 원형탈모가 생긴 적도 있으니 말이다.
 
과거 90년대 이전까지 우리나라 기업문화를 보면 군사문화의 잔재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수직적인 조직구조 하에서 상명하달식 업무 처리 중심이다보니 다양성이 설 자리가 없었다. 아직까지도 일부 대기업이나 제조업에서는 군대식 문화가 상존하기도 하지만 2000년대 이후에는 개성과 자율성을 바탕으로 한 수평적 문화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그렇다보니, 기존의 군사문화 속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해 지금과 같이 수평적 자율문화가 자리잡은 시대에 중간 관리자로서 생활한다는 것은 소위 샌드위치 세대, 즉 '낀 세대'로서 혼돈스럽기도 하다. 윗 사람들도 잘 맞춰야 하지만 아랫 사람들의 분위기도 맞추어야 하는 시대적 비애를 안고 산다. 선배 세대가 누렸던 고도 성장의 시대에 절대 권한을 누려보지도 못했고 그렇다고 개성과 자율의 문화를 만끽해보지도 못하고 어정쩡하게 시대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사실 중간 관리자로서 보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후배 직원들도 존재한다. 그러나, 당장 보기에는 무능한(?) 후배들도 성공과 발전을 위해 함께 가야 할 동료이다.

어느 누가 보더라도 회사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치는 '태만하고 무능한' 관리자는 적절한 전환 배치 또는 좌천 등 인사 조치를 통해 자연스럽게 갱생(?)의 기회와 퇴출 경고의 메시지를 주는 방법도 좋다고 본다. 내가 관리자를 위한 변명이 되었는지 모르지만 사실 관리자도 사원부터 많은 노력과 성과를 있었을 것이다. 절대 무능하고 태만한 관리자가 떵떵거리는 회사가 있다면 그 회사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본다. 그런 회사는 이미 망했어야 할 기업이기 때문이다.

어려운 경제 환경 속에서 오늘도 최선을 다해 일하시는 직장인들 모두가 행복했으면 한다. 기업에서 선배 후배 모든 동료들이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면서 서로 발전하는 회사 생활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유토피아는 없다. 그래도 사람이 희망이기에 서로 서로를 배타적 대결 구도가 아니라 같은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존중과 배려 속에서 상호 발전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직장은 절대선과 절대악이 존재하는 조직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부터 실력있고 훌륭한 관리자가 되도록 더욱 공부하고 노력해야 겠다. 

그러면 구본형 씨의 글 전문을 소개해 본다. 기업 마다 다르겠지만 내용이 참고가 될 만한 회사라면 해결책을 모색해 봄 직하다.

회사는 왜 '무능한 상사들'을 그대로 방치를 해둘까?
 
 쓰레기 같은 상사들이 기업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치는 것을 모두 알고 있는데도 그들이 여전히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2가지다. 다른 이유가 있다면, 그것은 이 2가지에서 파생된 것에 불과하다. 2가지 중 하나는 경영자의 의도적 배치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회사의 무책임한 방치 때문이다.
 
 의도적인 배치는 경영자가 충성도를 기준으로 중간관리자를 통제할 때에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이다. 경영자가 회사 전체를 감시하고 통제하고 싶어 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야비하고 증오심이 강하지만 맹목적인 충성심을 가진 저질 중간관리자들을 필요한 자리에 정치적으로 포진시킨다. 이는 히틀러가 친위대와 비밀경찰을 육성했던 방법이다. 이런 회사에 다니는 직원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하나다. 빨리 나와 다른 회사를 찾는 것이다. 상사를 바꾸기보다는 회사를 바꾸는 것이 쉽다.
 
 맥킨지의 에드 마이클스는 무능력하고 나쁜 관리자들에 대한 인사조치가 빨리 내려지지 않은 결정적 이유를 이렇게 봤다. 즉, 경영진들이 지난날 회사에 공헌을 했던 사람들이나 오랫동안 함께 일했던 사람들을 해고하거나 좌천시키는 것을 즐기지 않기 때문이란 얘기다.
 
 그런 사람들의 경력 전체를 놓고 보면, 과거에 이들이 회사에 공헌을 많기 했기에. 지금 이들이 태만하고 무능력해도 괜찮다고 경영자들이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들이 태만하고 무능력해도 회사 경영자들이 묵인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나쁜 관리자들은 당연히 재배치하거나 해고해서 조직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이런 당연한 결정을 뒤로 미루는 것은 경영자의 무능이다.
 
 경영자가 조직에 대해서 가져야 할 책임은 분명하다. 동료들로부터 존경도 받지 못하고 기대되는 성과도 못 내고 있는 사람들이 자존심을 잃어 가면서 계속 일을 하게 하는 건 잘못된 것이다. 이는 인간에 대한 불경이다. 동시에 이는 경영자의 직무유기다.
 
 무능력한 중간관리자들을 다루지 못하는 경영자는 똑같이 무능력한 사람이다. 이는 경영자의 실패다.
 
 그러므로 전문가들은, 나쁜 쓰레기 같은 상사들은 신속하고 과감하게 정리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절차는 간명하다.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서, 정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되면 재빨리 한 단계 낮은 직위로 좌천시키거나 다른 부서로 배치하는 것이다.
 
 이때에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기준이 있다.
 
 첫째 나쁜 상사가 원하는 일이나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아 주려는 성실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적절치 못한 역할은 신통치 못한 결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따라서 먼저 그 사람에게 어울리는 제대로 된 자리를 배정해주는 게 좋다.
 
 둘째 중간관리자를 강등시킬 때에도, 가능하면 그들이 권위와 위엄을 유지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홈 디포(미국 최대의 주택자재 및 인테리어 관련 제품 유통업체)' 같은 회사는 지역관리자를 점포관리자로 강등시킬 때에 강등당한 이들의 과실이 새로운 부하직원들 눈에 잘 띄지 않도록 한다. 이를 위해 강등당한 이들은 대개 새로운 지역으로 발령를 낸다.
 
 인생과 마찬가지로, 회사에서 경력을 쌓는 것도 '새롭게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기회와 함께 적절한 환경을 제공하는 게 좋다. 그래야 성공율도 높다. 경영자가 확고한 기준과 의지를 가지고 부적절한 중간관리자에게 좌천이란 분명한 경고의 메시지를 주어야 한다. 또한 적합한 프로세스을 통해서 다시 좋은 성과를 내는 중간관리자로 복귀시킬 수 있다면 그보다 바람직한 결과는 없다. 그러나 계속 해서 성과를 내지 못하거나 팀워크를 엉망진창으로 만든다면 해고시키는 방법 외에는 달리 쓸 수 있는 카드가 없다.
 
 기업이 좋은 관리자를 양산하지 못하고, 쓰레기 같은 상사를 제재하는데 실패하면 직장은 지옥이 된다. 성과는 바닥을 칠 수 밖에 없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에 인재는 떠나고 회사는 문을 닫게 될 게 불 보듯 뻔하다.
  
 쓰레기 같은 상사들을 관리하고 격리하는 건 조직에게 주어진 커다란 과제다. 쓰레기 같은 상사가 주요 보직을 차지하다록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된다. 경영자는 권력의 비밀을 깨달라야 한다.
 
 <말은 부드럽게 하되 몽둥이는 큰 것을 들고 있어야 한다.>
 
 이 말은 원래 아프리카 속담이다. 미국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가 매우 좋아한 말이기도 하다. 이 말을 가장 미국적인 스타일로 다시 표현한 사람은 바로 1920년대 시카고 암흑가를 휘어 잡았던 <알 카포네>다. 그는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상냥하게 말만 하는 것보다는, 무기를 손에 들고 상냥하게 말을 할 때에, 우리는 훨씬 더 많은 것을 얻어낼 수 있다.>
 
 나폴레옹 역시 권력의 비밀을 잘 알고 있었다.
 
 <사람들은 부드러운 벨벳 장갑 속에 숨어 있는 ‘철의 손(권력이나 힘을 뜻함 )’에 따라서 움직인다>
 
 차갑고 냉정한 철의 손이 있어야 사람들을 이끌 수 있다. 물론 철의 손은 늘 벨벳 장갑을 끼고 있어야 한다. 부드러워야 사람들을 모을 수 있어서다. 냉정함도 필요하다. 그래야 신통치 않은 사람들과 훌륭한 사람들을 가려낼 수 있다.
 
 쓰레기 같은 상사가 판을 치지 않게 하려면 경영자가 먼저 변해야 한다. 충성과 감시의 메카니즘으로 조직을 통제하는 대신에 능력과 열정을 갖고서 조직을 이끌겠다는 결심을 해야 한다. 기업 차원에서, 쓰레기 같은 상사에 대해서는 신속하고 적절하게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해야 한다.
 
 쓰레기는 쓰레기를 낳는다. 이 악순환이 반복되면 피해자는 이내 또 다른 가해자로 변한다. 경멸, 멸시, 분노가 전 조직에 산불처럼 퍼지게 된다. 조직 전체가 나쁜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이다.
 
 회사가 쓰레기 같은 상사에 대한 문제를 처리하지 못하는 동안, 이 쓰레기들이 주는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 직원들이 입게 된다. 이때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은 크게 3가지다.
 
 -회사를 떠난다.
 -지옥이라도 참고 견딘다.
 -쓰레기 같은 상사에 대항하며 나를 지킨다.
 
 더 좋은 직장을 구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지만 이 일은 누구에게나 쉬운 일은 아니다. 또 어느 조직이나 갈등과 긴장과 모욕은 있다. 중요한 것은 어느 때에는 참아야 하고 어느 때에는 참아서는 안 되는가를 아는 것이다. 참지 말아야 할 때에 어떻게 자신의 입장을 효과적으로 호소해야 하는지 그 방법을 알아야 한다. 이제 쓰레기 같은 상사로부터 내 자신을 지킬 수 있는 호신술을 한번 알아보자.


 
 

Posted by 진리 탐구 탐진강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인생 2009.01.23 12:03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사실 윗대가리가 월급 가장 적게 받고, 3년 근속 부터 월급이 많아야

  2. Favicon of https://tellmegame.co.kr BlogIcon tellmegame 2009.01.23 21:53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어려운 문제지요. 특히 책임자가 되고 나면 더욱 어렵지요. 아무튼 술먹으면서 쉽게 상사 씹을 때가 좋았다는 생각을 해보곤 합니다.

    • Favicon of https://jsapark.tistory.com BlogIcon 진리 탐구 탐진강 2009.01.23 22: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사원 때는 빨리 과장 부장 되고 싶은데, 지위가 올라가면 책임의 무게도 커지고 힘든 점도 많은 듯 합니다. 언제나 최선을 다하고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 겠습니다.

  3. 상대방입장에서 2009.01.30 13:42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좋은글 잘 봤습니다^^

    회사원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한번쯤은 느끼는 내용 같습니다.
    때론 저도 만약 상사의 위치에 서게되면 윗글과 같은 말들을 듣지 않을까.생각도 해봅니다.
    당사자 입장에서 윗글과 같은 내용에 해당한다면 탈모뿐만아니라 엄청스트레스 받겠죠.
    나름대로 상사와 사원간의 적절한 업무가 다르기 때문일것같고..

    저도 이런말을 하지만 상사를 모시고 있고.. 사원보다 못할것 같은분이 진급을 하여 상사가 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이해가 안되기도 하더라구요 ㅎㅎ;

    사원에서 상사로 임원으로 올라갈수로 책임감이 따릅니다.
    리더쉽과 팀웍 서로의 신뢰가 중요할것 같네요.

    "무능력보다..."흐르지 않는 물은 썩게 마련입니다" 변화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 Favicon of https://jsapark.tistory.com BlogIcon 진리 탐구 탐진강 2009.01.30 14: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세상은 역시 상대방 입장에서도 이해를 해야 하는 역지사지의 마음도 필요할 듯 합니다. 서로 배려하고 노력해야 할텐데 사실 저도 잘 안됩니다.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4. 우리회사도 2009.01.30 18:14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우리회사에도 쓰레기 상사 한마리 때문에 회사 전체가 분위기도 조오깟고 실적도
    개조오깟다 그래도 사장은 그미친 쓰레기 새끼만 감싸고 잘한다고 칭찬한다 ..니미럴 ..
    하루종일 잠만 쳐자다가 사장만 나온다면 설레발 치고 ㅅㅂ.. 남들이 올린 실적은 꼭 지가
    한것처럼 거짓말하고 ..이런 쓰레기들은 빨리 짤라야 하는데..이 조오까튼 회사는
    전혀 그럴 생각이 없나보다 .. 워드하나 못치는 새끼가 작년엔 진급까지 하고 니미럴 ..

  5. 나경영자 2009.02.12 10:11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아주 좋은글이네요.. 그러나 문제는 이론과 현실이 안맞다는것이죠.

    충성과 감시의 메카니즘으로 조직을 통제하는 한국기업이 능력과 열정을 갖고서 조직을 이끌어가는 일본, 미국 기업을 추월하고 있는것이 세계화의 서글픈 현실이니...

    무노조 전략으로 직원을 혹사시키는 족벌기업 삼성이 지금 승승장구 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건희 아들이 어디 능력이 있어서 회사를 세습 하나요?

    "말은 부드럽게 하되 몽둥이는 큰 것을 들고 있어야 한다"

    이런 말이 본문에 나와 있습니다. 이 비유를 권력과 힘의 관계로만 설명하고 있지만 다른 뜻으로 해석해보세요...

    수평적 구조던, 수직적 구조던, 조직이라는건 알고 보면 아주 원시적이고 동물적이라는것을 반증하는 말이죠.

    일단 기업간 생존경쟁에서 유리하니 경영자도 그런 쓰레기들을 끌고 가는것이라고 봅니다.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은 대부분의 짐승들은 아주 비열하고 교활하고 잔혹하잖아요...

    그러한 잘 훈련된 짐승들이 조직내에서 유약한 DNA를 가진 열성인자들을 도태시켜주니 경영자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죠.

    게다가 과거 일등공신을 회사내 태도가 불량스럽다고 오지로 좌천시키다가는 사내에서 그들을 목표로 노력하던 핵심인력에게 좌절감을 줄수도 있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쓰고 보니 너절하고 불편한 이야기네요... 지울려다 그냥 포스팅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