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 회사에서 퇴근해 집에 오면 TV에서 흘러나오는 장면은 '지붕뚫고 하이킥'입니다. 초등학생인 두 딸이 가장 좋아하는 프로가 '지붕뚫고 하이킥'이기 때문입니다. 중간부터 방송을 시청하게 돼 전체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신세경이 윤시윤(준혁 역)을 위해 피아노 연주를 해주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연주하는 장면을 보던 둘째 딸과 아내가 서로 대화를 나눕니다. 
"눈물 흘리면서 어떻게 피아노를 치지?"
"왜 눈물 흘리며 피아노를 못치겠어. 칠 수도 있지."

사실 둘째 딸은 피아노 연주를 좋아하고 잘 치는 편입니다. 아마도 눈물 흘리며 피아노 치는 신세경의 모습이 신기해 보였거나 윤시윤과의 풋풋한 사랑(?)이 재밌게 느껴졌는지도 모릅니다. 

신세경이 친 피아노 연주곡은 알고보니 '리버 플로우스 인유(River Flows In You)'라는 곡이었습니다. 유튜브에서 화제가 됐던 이루마의 연주곡이었습니다. 피아노곡을 한글로 풀이하면 '강은 당신 안에 흐른다'는 뜻 정도가 될 듯 합니다. 사람 마다 사랑이든 추억이든 여러가지 상념이 들게 하는 곡이었습니다. 약간 슬픈 사랑 곡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피아노 치던 CEO가 머리 속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신세경이 윤시윤을 위해 갑자기 피아노 연주를 한 이유?
 
사실 신세경이 피아노를 연주한 이유는 윤시윤의 생일 기념으로 함께 영화를 보기로 했는데 지키지 못했고 생일선물로 산 컵 마저 깨져버려 미안한 마음에서 였습니다. 그 전에 신세경은 최다니엘(지훈)의 병원에 들렀다가 최다니엘이 동료들에게 자신을 '가정부'라고 말하던 모습을 우연히 엿듣고 놀라 급히 자리를 옮기다 최다니엘이 준 빨간 목도리를 잃어버린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신세경이 오지않아 병원에 들렀던 윤시윤도 우연히 신세경이 최다니엘을 향한 슬픈 짝사랑을 보게 됐습니다. 윤시윤도 신세경을 짝사랑하는 마음이 슬픈 눈빛으로 변했습니다. 

신세경은 윤시윤과 서로 아무 말없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피아노 가게로 들어갔습니다. 신세경은 윤시윤에게 이렇게 말하며 눈물의 피아노 연주를 합니다.
"생일 축하한다. 지금 해줄 수 있는 게 이것 밖에 없어." 

저는 신세경의 피아노 연주를 보면서 한 분이 생각났습니다. 예전 제가 모시던 사장님이었습니다. 직원들과 함께 불우이웃돕기 바자회 행사를 하던 때 였습니다. 대표이사 CEO인 사장님은 바자회 행사를 자원한 직원들과 열심히 물건을 팔며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나이 지긋한 50대 나이의 사장님이 피아노 연주한 까닭?

그런데 그 행사 매장에는 피아노 한 대가 있었습니다. 사장님은 갑자기 피아노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손님들과 직원들을 향해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여기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여러 분들을 위해 피아노 연주를 해드리고 싶습니다."

언제나 다정다감하면서도 열정을 가진 사장님이었습니다. 한 밤 중에도 직원이 전화해 고민이 있다고 하면 술자리를 찾아 소주 한잔을 기울일 수 있는 분이었습니다. 그런 사장님이 피아노를 치는 모습을 처음 보게 됐던 것입니다. 50대 지긋한 나이의 사장님이 피아노를 치는 모습이란 감동적이었습니다. 제가 난생 처음 본 피아노 치는 사장님이었습니다.
   
                       피아노 연주하는 신세경의 모습을 지켜보는 윤시윤이 애처롭게 보인다

직원들은 사장님과 그 후에도 즐겁거나 괴롭던 일도 함께 이야기 나누며 편하게 소주 한잔을 기울일 수 있었습니다. 한편으론 큰 형과 같고 다른 한편으론 아버지와 같은 존재로 느껴졌던 CEO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사장님을 직원들은 너무나 좋아했습니다.

누군가를 위해 난생 처음 목놓아 펑펑 눈물흘렸던 추억
 
그런데 사장님에게 불행이 닥쳤습니다. 안타깝게도 사장님이 갑자기 몸쓸 병에 걸린 것입니다. 게다가 희귀한 종류의 암이었습니다. 어떤 역경도 이겨내고 살아오셨던 사장님이었지만 희귀종 암은 이기지못하고 운명하고 말았습니다. 저는 매일 장례식장을 지키고 사장님이 하늘나라에서 편히 쉴 수 있도록 기도했습니다. 그러나 눈물은 흘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사장님이 돌아가신지 한 달 정도 지난 때 였습니다. 회사 직원들과 함께 소주 한잔을 기울이는데 갑자기 눈물이 조금씩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거기다 엉엉 소리까지 났습니다. 소리를 내어 펑펑 눈물을 흘리는 저를 아무도 말리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아마도 그 때서야 사장님이 돌아가신 것이 실감이 났나 봅니다. 함께 소주를 기울이던 사장님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태어나 누군가를 위해 그렇게 펑펑 눈물 흘린 것은 그 때가 처음이었습니다.
 
지금은 소주를 마셔도 사장님 생각이 나지는 않습니다. 그 만큼 익숙해진 일상이 되었기 때문일지 모릅니다. 그런데 피아노 치는 장면은 여전히 뇌리에 강하게 남아 있습니다. 신세경이 피아노 치며 눈물 흘리는 모습은 불현듯 사장님을 생각나게 했습니다. 피아노 치는 모습은 곧 사장님의 모습으로 생각나게 하고 신세경의 눈물은 바로 제가 흘린 눈물로 오버랩되어 스쳐 지나갔습니다. 얼마 후면 그 분의 기일입니다.
'피아노 치던 CEO, 사장님 보고 싶습니다.'
 

 * 글이 유익하셨다면 아래 손가락 모양을 클릭해 추천 한방 주시는 따뜻한 배려와 센스를 부탁드립니다.

Posted by 진리 탐구 탐진강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이전 댓글 더보기
  2. Favicon of https://eczone.tistory.com BlogIcon Zorro 2010.01.14 09:36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멋진 사장님.. 하늘위에 어딘가 좋은곳에 편안히 있으실거에요..

  3. 부크맘 2010.01.14 09:52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어떤 일이 계기가 되어
    그와 비슷한 일이 발생되면
    자꾸 클로즈업 되오죠..
    어제 지붕킥은 가슴이 아프더군요...

  4. Favicon of https://icf1998.tistory.com BlogIcon 국제옥수수재단 2010.01.14 09:54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신세경의 피아노 치는 장면에서 아버지 같은 ceo의 피아노 치는 것 까지 ...
    저는 어제 하이킥을 봐서 그런지 마음이 뭉클해지네요^^

  5. Favicon of https://moneyamoneya.tistory.com BlogIcon 머니야 머니야 2010.01.14 09:58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탐진강님께서 주신 댓글에..가락시장이 멀다고 하셨는데... 어디 거주하고 계신건가요? 문득 궁금해서 여쭙게되네요..^^...
    어제 저도 이 시트콤모습을 보았는데...탐진강님께서 남다른 소회를 가지고 계셨었군요..
    그리움이 짙어진 하루가 되셨을듯 싶네여~

  6. Favicon of https://giga771.tistory.com BlogIcon sky~ 2010.01.14 10:05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어제는 가슴이 아리더군요..

  7. Favicon of http://nettenna.tistory.com BlogIcon 넷테나 2010.01.14 10:14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슬픈 드라마의 한 장면에서 지나간 분을 추억하셨군요. 모시던 사장님이 참 따뜻한 분이셨나봅니다.

  8. Favicon of https://nizistyle.tistory.com BlogIcon 한량이 2010.01.14 11:18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지붕킥.. 보고 싶어요..

    주말에 케이블에서 시청해야 겠습니다.

    어제는 슬픈장면이 있었다고 이야기들 많이 해 주시네요..

    그만큼 인기 시트콤인가봅니다.

  9. Favicon of https://blue2310.tistory.com BlogIcon 드자이너김군 2010.01.14 11:35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사람이란게.. 익숙해지고.. 망각을 하기 때문에 살아갈수 있는것 이겠죠.
    사장님도 그 마음을 잘 아실 거에요..

  10. Favicon of https://yureka01.tistory.com BlogIcon 유 레 카 2010.01.14 12:08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울 딸램이도 이거 엄청 좋아하던데 말에요..
    아빠는 블로깅한다고 보지를 못하겟던 ㄷㄷㄷㄷㄷ

  11. Favicon of http://www.markjuhn.com BlogIcon mark 2010.01.14 12:32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옛날하고 지금은 확실히 달라요. TV 드라마에 나오는 탈렌트 예전에는 이름을 다 외웠고 그 얼굴이 그 얼굴이었는데 요즘은 드라마 마다 새 얼굴이 나오니 이름도 모르겠고. 헐

  12. Favicon of http://www.hyongo.com/ BlogIcon 포도봉봉 2010.01.14 12:37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아 ㅠㅠ 탐진강님 어제 지붕뚫고 하이킥도 참 슬펐는데 탐진강님 글은 더 슬픈거 같아요.
    피아노를 치는 CEO.. 정말 멋있는 사장님이셨네요.
    그런 사장님과 함께 일하셨다니 탐진강님은 참 행복하셨을 것 같아요.

  13. Favicon of http://littlehope.tistory.com BlogIcon 작은소망 2010.01.14 12:45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애효 저는 드라마에 통 관심이 없어서
    가끔 케이블 티비에서 지붕뚫고를 본답니다. ^^

  14. Favicon of http://blog.daum.net/hls3790 BlogIcon 옥이 2010.01.14 12:56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탐진강님의 사연이 너무 슬퍼요...
    좋은 사장님이셧네요... 사원들과 가족처럼 지내신분이었고요...
    어제 신세경의 피아노치며 울던 모습보면서 그분이 생각나셧나봅니다...
    춥지요?? 감기조심하시고요...

  15. Favicon of http://blog.daum.net/cola1018 BlogIcon 바람될래 2010.01.14 14:02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지붕킥을 보고 마음이 참 아팠는데..
    탐진강님의 글속에서도 슬픈 사연이 있었네요..

  16. 물탱크 2010.01.14 14:52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님의 글을 읽다가 눈물이 났습니다..그런 사장님도 세상에 있군요..좋은 추억을 갖고 계시네요..님의 글때문에 눈물이 났습니다..좋은글 감사의 마음으로 댓글남깁니다..

  17. Favicon of https://yueun77.tistory.com BlogIcon 안녕!프란체스카 2010.01.14 14:53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어제 지붕킥을 보고 마음이 정말 먹먹해서 죽는줄 알았어요..
    세경이도 불쌍하고 준혁이도 불쌍하고..
    왠지 미래를 암시하는 에피소드인것 같아서 정음이도 불쌍한 날이었네요

  18. 인연이란 2010.01.14 15:54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감동적인 글이네요.. 왠지 모르게 눈물이 나네요. 내 주위에 좋은 사람들.. 그 가치를 모르고 살면서.. 잃은 후에야 그 빈자리가 보이는..

  19. Favicon of https://nutmeg.kr BlogIcon 넛메그 2010.01.14 16:44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탐진강님에게는 어제 에피소드가 더욱 슬프게 와닿으셨겠네요.

  20. Favicon of https://ok365.tistory.com BlogIcon 오지코리아 2010.01.15 02:47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감동입니다.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21. my 2010.01.28 11:29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사연 보고... 정말 눈물이 나네요 잘보고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