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중국집을 갔습니다. 새해를 맞이하여 지인들과 모처럼 분위기있는 중국집에서 점심식사를 했던 것입니다. 상당히 고급스러워 보이는 장소였습니다.
 
자리에 앉아서 차를 한 잔 하는 동안에 탁자 테이블 위에 놓인 메뉴판이 보였습니다. 그런데 깜짝 놀랐습니다. 코스 메뉴 이름이 '싼 코스'라는 것이 보이는 것입니다.
 
저절로 제게 소리가 나왔습니다.
"싼 코스가 있네! 그런데 무려 3만원이나 되다니!"

옆에 있던 지인이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그게 아니고요. 중국어로 싼이란 3이란 숫자예요"
"아, 그렇지.(긁적긁적)"

갑자기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습니다. 메뉴판을 다시 살펴보니 '이, 얼, 싼 코스'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사실 중국어로 '이-얼-싼' 정도의 단어는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전체 메뉴판은 보지않고 첫 눈에 들어오는 '싼' 코스만 봤던 것이었습니다. '이-얼-싼'은 우리 말로 1-2-3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코스, 얼코스, 싼코스 식으로 메뉴가 구비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싼코스는 우리말로 '싼' 코스가 아니라 3번째 코스였던 셈입니다.

'싼' 코스가 아니라 3번째 코스인 싼 코스 메뉴



그리고 요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새우로 만든 요리가 입맛을 돋구는 역할을 했습니다. 우리 일행의 식사는 자장면파와 짬뽕파로 각각 비슷하게 갈렸습니다. 저는 자장면을 시켰는데 최근 먹어본 것 중 가장 맛있었습니다.

이.얼.싼에 대한 1995년 중국에서 술자리 에피소드

약 15년전 1995년경 중국에 처음 간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는 중국이 개방된지 얼마되지 않아 기존 공산주의 체제가 강고한 상황이어 분위기가 살벌했습니다.

저는 팀장과 함께 거래처 사람들을 데리고 중국에 간 것이었습니다. 저녁에 우리회사 중국총괄 사장과 거래처 사람들 20여명이 함께 식사를 하게 됐습니다.

중국 사장은 원탁에 앉은 사람들에게 제안을 했습니다. 술잔이 채워지면 모두는 잔을 원탁 바닥을 두드리고 있다가 '이,얼,싼'하면 한번에 마셔야 하며, 제일 늦게 마시는 사람이 벌주로 한 잔을 더 마셔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중국 총괄 사장 앞에서 긴장한 저희 팀장은 술잔을 두드리고 있다가 '이,얼,싼'이 떨어지자 마자 술잔을 제일 먼저 비웠습니다. 저는 팀장의 빛의 속도에 감탄을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이었습니다. 팀장이 제일 먼저 마신 것은 좋았으나 잔을 바닥에 너무 세게 내려놓는 바람에 원탁에 부딪친 잔이 깨져버렸습니다.

중국 총괄 사장은 팀장에게 벌주로 두 잔을 주었습니다. 사실 중국 술을 처음 마시는 자리였고 술의 알콜 도수가 60도에 육박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날 밤, 팀장은 제일 먼저 호텔에 가서 누워버렸습니다. 원래 팀장은 회사내 최고의 주당이었습니다. 중국 총괄 사장은 결국 한 수 위였습니다. 다른 거래처 사람들도 그 날 일찍 잠들었으니 말입니다. 그들도 주당들이었는데 그들을 보필하는 저만 신났습니다.

결국 중국 총괄 사장의 '이,얼,싼' 코스 술마시기가 모든 사람들을 한 방에 보낸 셈이 되었습니다.



그 다음으로 차가 나왔습니다. 연꽃씨 차였습니다. 연꽃씨와 대추 버섯 등을 함께 넣어 달여 만든 차였습니다. 맛이 달착지근하고 독특했습니다.

연과 연꽃씨차의 효능은?

연과 연꽃은 우리 전통이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왔습니다. 연은 진흙에서 자라면서도 청정한 꽃을 피워내어 불교의 상징화 꽃로 인식되고 있고 신화나 문학, 문화의 모티브로 이용되면서 동양인은 물론 세계인의 사랑을 받아온 식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연은 관상용으로 뿐만 아니라 꽃, 잎, 열매, 뿌리 등 모든 것들이 식품이나 약용으로 애용되어 왔습니다. 

특히 연은 예로 부터 정신을 편안하게 하며 뛰어난 지혈효과와 이뇨작용이 탁월하여 민간요법이나 한약재의 소재로 널리 사용되어 왔습니다.
연은 생명력이 가장 큰 씨앗으로써 1,200여년 된 열매가 싹을 틔운 것이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연의 생명력은 연에 함유되어 있는 항 노화 단백질효소 때문이라고 하는데 연은 미백효과가 뛰어나 피부 톤을 개선시키고 주름살 개선효과가 탁월하여 노화예방 화장품의 소재로도 사용된다고 합니다. 

특히 연의 열매인 연자육은 예로부터 정신을 맑게 하며 오랫동안 복용하면 몸이 가벼워지고, 늙지 않으며 배고프지 않고 수명이 길어진다 하여 한방에서 널리 애용하던 보약재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천년의 생명력을 가진 연꽃씨차는 노화예방효과와 피부미용효과, 이뇨효과 등 사람의 노화를 막아주는 기능성 뿐만 아니라 구수한 맛과 은은한 향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나무통에 담긴 연꽃씨 차를 마시는 방법

사실 연과 연꽃에 대한 설명은 이미 시중에 나와 있는 내용입니다. 실제 대나무통을 그대로 잘라 만든 대나무컵에 담긴 연꽃씨차는 마치 대추차나 한방차의 맛과 느낌었습니다. 한방차를 즐겨하는 분이라면 괜찮을 듯 합니다. 다만 인스턴트 커피나 서양식 차에 익숙하면 다소 거부감도 들 수 있습니다.



대나무통이 일반 컵 보다 크고 외관이 다소 두꺼워서 처음에는 마시는데 다소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분은 솓가락으로 떠서 차를 마시는(?) 진풍경을 연출했습니다.

대만 총통이었던 장개석의 국서, 우리나라에 유일한 국서인 듯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데 중국집 카운터 부근에 한자로 된 특이한 골동품이 전시돼 있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국서였습니다. 카운터 직원에게 물어보니 중국(현 대만) 장개석(장제스)의 국서라고 했습니다. 과거에 장개석이 여러 국가에 국서를 하나씩 보냈는데 그 중 하나인 듯 합니다. 우리가 보기 드문 국서라서 놀라운 광경이었습니다.


장개석의 국서는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지 않나 싶습니다. 한 국가에 하나의 국서를 보냈으니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한 국서일 수 있습니다. 이 국서는 중국집 주인이 직접 별도로 구입해 보관 중이라고 합니다.

국서(國書)란 한 국가의 국왕이나 대통령과 같은 국가 최고지도자가 국가의 이름으로 보내는 외교 문서를 말합니다. 그러니 장개석의 국서는 상당히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이 국서는 아마도 1945년 전후 무렵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장개석이 국서를 보낼 시점은 그가 중국 대륙에서 모택동에 패해 대만으로 쫓겨났지만 총통으로서 상당한 권력을 장악한 시점일 것입니다.

이 날은 싼 코스에서 연꽃씨차를 거쳐 국서에 이르기까지 신기한 체험이었습니다. 중국집과 같은 음식점도 하나의 문화를 담은 독창적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성공 사례를 만드는 듯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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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리 탐구 탐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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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avicon of http://hclife.tistory.com BlogIcon 홍천댁이윤영 2010.01.14 14:46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연꽃씨차는 한번도 마셔본 적이 없지만 그 향이 참 좋을 것 같아요..

  3. Favicon of https://yueun77.tistory.com BlogIcon 안녕!프란체스카 2010.01.14 14:49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요즘은 떠나고만 싶네요..
    이웃님들이 여행사진을 너무 많이 올리셔요^^

  4. Favicon of http://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0.01.14 15:23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ㅎㅎ저도 그렇게 보았어요.

    잘 보고 갑니다.

  5. Favicon of https://toyvillage.net BlogIcon 라이너스™ 2010.01.14 16:05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우아~ 음식도 음식이지만 국서라... 대단한데요...
    저걸 보기위해서라도 한번 구경가고싶네요^^

  6. Favicon of http://yureka01.tistory.com BlogIcon yureka01 2010.01.14 16:24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대나무통 연꽃차..맛이 궁금해지는군요 ^^

    국서.이런건 가보 겟군요 ^^

  7. Favicon of http://star-in-sky.tistory.com BlogIcon 하늘엔별 2010.01.14 16:31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식사를 하며 문화를 즐기는 자리가 되었겠네요.
    저를 비롯하여 우리나라들은 너무 먹는데 바빠서 그런 여유가 없지요. ^^;

  8. Favicon of https://lux99.tistory.com BlogIcon 기브코리아 2010.01.14 16:50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중국집 사장님이 낚시를 하신 것 같습니다. 한글로 싼을 써 놓으신거면 낚지 맞지요? ㅋㅋ

    잘보고 갑니다.

  9. Favicon of https://thebetterday.tistory.com BlogIcon 세아향 2010.01.14 17:29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저녁때 보니...배고프네요^^
    이놈의 식성^^ㅋㅋㅋ

  10. Favicon of http://ultimaworld.tistory.com BlogIcon 배가본드(Vagabond) 2010.01.14 19:01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잘 봤어요. 중국음식은 뭐든 맛있어보여요.
    아무리 입맛이 없어도 중국음식은 꼴딱꼴딱 잘도 넘어가더라고요.
    회식때도 중국집 가자 할때가 전 제일 즐겁더라고요.
    참.. 주현미를 초우슈안메이라고 할 수 없듯 장개석도 어쩌면 쟝졔스라고 써주는 게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11. Favicon of https://badjunko.tistory.com BlogIcon 못된준코 2010.01.14 20:01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탐진강님..못된준코가 첫 블로그 이벤트를 하게 됐습니다.
    시간나시면 한번 놀러와 주세요.~~~좋은하루 되시구요~~

  12. Favicon of http://casablanca90.tistory.com BlogIcon casablanca 2010.01.14 21:50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좋은 판매 전략이네요.
    이얼싼 코스,,,,ㅎㅎ

  13. 2010.01.14 21:51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비밀댓글입니다

  14. Favicon of http://www.cyworld.com/ajihompy BlogIcon 아지아빠 2010.01.14 21:58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저두..대번에 싼 코스요리는 어떻게 나올까 하는 심정으로 읽어내려갔다는^^;;

  15. Favicon of http://essayblog.kr BlogIcon 쫀쫀남 2010.01.14 22:12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괜찮은 코스요리가 졸지에 저렴한 요리로...재밌게 읽었습니다.

  16. 2010.01.14 23:10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비밀댓글입니다

  17. Favicon of https://juneymedia.tistory.com BlogIcon 쥬늬 2010.01.15 00:38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연꽃향도 모르는데... 연꽃차라니..
    연꽃향도 맞아보고 싶고 연꽃차도 마셔보고 싶네요.

  18. Favicon of http://bikblog.egloos.com BlogIcon bikbloger 2010.01.15 10:27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아니. 무슨 술이 60도씩이나... 저처럼 술 못마시는 사람은 마시면 바로 쓰러질듯.

  19. Favicon of https://ok365.tistory.com BlogIcon 오지코리아 2010.01.15 13:23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그렇군요,중국어 알더라도 헷갈릴 수 밖에 없도록 해놨군요.주인장의 재밌는 상술.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20. Favicon of https://junke1008.tistory.com BlogIcon mami5 2010.01.15 19:37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연꽃차의 향이 일품일 듯합니다..^^

  21. Favicon of https://filios.tistory.com BlogIcon 필리오스 2010.01.15 21:48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1달전인가. 저도 중국집 큰데 가서 먹었는데 연꽃차가 나왔는데 정말 좋더군요..^^ 중국요리랑 궁합이 좋은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