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13세 아빠에 대한 뉴스를 읽다가 궁금증이 발동해 우리나라와 세계의 조혼(早婚 : 어린 나이에 결혼) 역사를 찾아보았습니다. 영국의 13세 소년과 15세 소녀가 아이를 낳은 과속스캔들 소식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 국가 사람들에게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와 세계의 역사를 찾아보면 10대 초반에 결혼하는 조혼의 관습은 오랜 역사입니다. 현재도 조혼 풍습을 유지하는 국가가 상당수 존재하기도 합니다.

영국 일간지 '더 선'은 영국의 13세 소년인 '알피에 피턴'과 15세 여자친구 '스테드먼'이 딸 아이를 낳은 사연을 소개했는데, 어린 부부의 딸 양육비는 피턴의 아버지가 부담을 하기로 했으며, 스테드먼의 어머니는 젊은 38세의 나이에 할머니가 됐다고 합니다.


세종대왕은 몇 살에 결혼했을까?

세종(충녕군)은 1397년생인데 1408년에 결혼을 했습니다. 우리나라 나이로 12살입니다. 만으로 11살입니다. 그리고 세종과 결혼해 왕비가 된 소헌왕후는 세종 보다 두 살이 많은 14살이었습니다. 조선 시대 왕실에는 이미 조혼 풍습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증명입니다. 조선 왕실에서는 10세 전후의 세자나 왕자가 조혼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조선 세종 때 상소문 중에는 중국 황제가 10세 소녀만 공녀를 요구한다는 내용도 있다고 합니다. 이는 조혼을 통해 공녀로 끌려가는 것을 피하기 위한 방편으로 활용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조선시대에는 일반 백성들도 대개 15세 전후에 결혼을 했습니다. 춘향이가 16세에 이몽룡과 혼례를 치르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조혼은 갑오개혁에 와서야 금지되지만 근대에도 조혼 관습은 계속 유지되어 왔습니다.

[세종대왕 영정]

소헌왕후 (昭憲王后)
1395(태조 4)∼1446(세종 28). 조선 제4대왕 세종의 비. 성은 심씨(沈氏). 본관은 청송(靑松).
문하시중 덕부(德符)의 손녀이고, 영의정 온(溫)의 딸이며, 어머니는 영돈녕부사 안천보(安天保)의 딸이다. 1408년(태종 8) 충녕군(忠寧君) 도와 가례(嘉禮)를 올려 빈(嬪)이 되고, 경숙옹주(敬淑翁主)에 봉해졌다.

간디는 13세 동갑 소녀와 결혼했다

[마하트마 간디 사진]


20세기 인도의 위대한 민족주의자이며 비폭력주의 창시자인 간디는 13세 때 같은 나이의 소녀와 결혼한 기록이 나옵니다. 간디는 결혼 이후 1년 휴학 후 중고등학교 생활을 거쳐 나중에 봄베이의 대학입학시험에 간신히 합격합니다. 간디는 종교적 신념이 강한 지도자적 면모를 지니고 있는데, 사실 힌두교도가 대부분인 인도는 조혼 관습이 지금도 만연하고 있습니다.

네팔도 힌두교도가 많은데 지금도 조혼이 일반화되어 있습니다. 힌두교는 기원전 200년 전부터 조혼이 관례화되어 현대에 이르기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조혼의 이유는 결혼도 못하고 죽으면 지옥에 떨어진다는 믿음에서 사춘기 이전에 결혼이 의무화되면서 더욱 확산되었다고 합니다. 지금도 네팔에서는 10대 후반 학생 중 50% 이상이 기혼자라고 합니다. 심지어 시골에서는 지금도 6살 조혼의 전통도 남아 있다고 합니다.

마리 앙뚜와네트는 루이16세와 14살에 결혼
[루이 16세와 앙투와네트]
유럽도 마찬가지로 조혼이 유행했는데 프랑스의 루이16세 황태자와 결혼한 오스트리아의 공주인 마리 앙투와네트 왕비도 당시 14세의 나이였습니다. 1789년 절대 왕정에 대한 민중의 분노가 폭발해 프랑스 혁명이 발발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앙투와네트의 인생은 정략결혼부터 운명을 예감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역사에서 데릴사위 제도나 민며느리 제도는 조혼의 역사가 얼마나 오래 되었는지 알려주는 사실입니다. 고려시대에도 송나라와 원나라가 공녀를 요구해 조혼이 유행했습니다. 원나라가 요구한 공녀의 나이는 13세에서 16세 사이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고려시대에는 10 전후의 신부가 많았습니다.

조선시대는 병자호란 이후 청나라는 노골적으로 공녀를 요구했고 조혼이 일상화되었습니다. 공녀로 갔다고 돌아오면 오랑캐에게 몸을 버렸다면서 고향에 돌아오는 것은 받아주지 않아 환향녀(還鄕女; 화냥년의 원조)라는 말이 생겼습니다. 의순공주가 청나라 공녀(조공)로 끌려가던 중 '오랑캐에 욕을 당하느니 죽겠다'며 압록강에 투신 자살한 후 생겼다는 의정부 소재 정주당과 쪽두리산소(의순공주가 투신한 후 시신은 못찾고 쪽두리만 남아서 붙여진 이름의 산소)의 이야기가 있기도 합니다.

조혼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 역사에 있어 일반적인 현상 중 하나였습니다. 17세기 유태인들에게는 10세 미만의 신랑과 그 보다 나이 어린 신부가 많았다고 합니다. 고증에 의하면 성모 마리아는 목수 요셉과 14세에 결혼했다고 전해집니다. 유럽의 관습에 영향을 미친 로마법도 결혼 하한 연령이 12세 였다고 합니다.

9살 예멘 소녀의 이혼 사건과 어린 신부 매매 문제

현재도 조혼으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영국 BBC가 보도한 '이혼 투쟁을 벌이고 있는 예멘의 어린 신부들' 소식입니다. 가난한 생계 문제로 인해 돈을 받고 9살 딸을 결혼시켰으나 결국 이혼에 이른 사건이었습니다. 예멘의 법률은 여성의 결혼을 15살 이상으로 정하고 있지만, 가난한 집안에서 신랑에게 돈을 받고 어린 나이의 소녀를 결혼시키는 사례가 많다고 합니다.

조혼은 역사적인 상황을 반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종교적 관습 때문인 경우고 있고, 외세의 침략에 의해 딸들을 보호하기 위한 이유도 있습니다. 가난한 생계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방편으로 조혼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왕실 보호나 권력 장악을 위한 정략 결혼도 있습니다.

현재의 시각에서 다른 나라와 우리 역사의 조혼을 단순하게 평가하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당시의 상황은 매우 심각한 사회 문제였고 가족의 생존을 위한 상황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직도 지구촌 곳곳에는 어린 나이에 원하지 않는 조혼을 통해 고통받는 어린 소녀들이 많다고 하니 안타깝습니다. 인류의 인권 문제라는 차원에서 국제기구나 국제사회가 이들에 관심을 갖고 문제 해결에 나섰으면 합니다.

[영화 과속스캔들 장면]


조혼으로 인한 문제는 '과속스캔들'이라는 영화와 같이 단순히 흥미가 아니라 가족과 아이들의 장래 문제 더 나아가 사회 전체의 문제입니다. 조혼의 역사를 살펴보면서 과거와 현재의 문제 그리고 우리나라와 세계의 역사와 현황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게 된 것 같습니다.

Posted by 진리 탐구 탐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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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theparks.allblogthai.com BlogIcon 단군 2009.02.14 21:21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제 개인적인 생각은요 사건의 요점은 말이지요, 저 애들이 저렇게 어려서 쎅스를 하고 아이를 가진게 문제가 아니라요 "아이를 키울만한 여력이 안되는데도 아무런 사전 지식없이 아이를 가진것" 이라고 봅니다...지적하신데로 세종은 향년 12세에 결혼했는데요 그거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된다는게 어불성설이지요...더군다나 요즘 아이들 거 발육상태가 엄청 빠르지 않습니까?...제 블로그 트랙빽이 불완전해서 이렇게 댓글에 붙입니다...양해 바랍니다...^^
    http://theparks.allblogthai.com/abt_home.php?Check=false&s=CNN&t=0.023987054824829

    • Favicon of https://jsapark.tistory.com BlogIcon 진리 탐구 탐진강 2009.02.14 22: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역시 단군님은 정보가 세계적인 수준인 듯 합니다.^^ 영국의 아이들이 얼레리 꼴레리해서 아이를 낳은 자세한 이야기를 잘 모르겠고 해서 조혼에 대한 이야기를 찾아본 글입니다. 말씀하신 것 처럼 자신이 부모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못하고 사고만 치고 무책임한 상황과는 다른 듯 합니다. 링크 걸어주신 글도 잘 읽었습니다. 행복한 주말되세요.

  2. Favicon of https://infobox.tistory.com BlogIcon 리카르도 2009.02.14 23:15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머릿속에 상상이 안갑니다. 계속 이상한 생각만 나네요 ㅋㅋ
    근데 어찌보면 저게 정상일수도 있는것같습니다.
    신체적인 나이와 정신적인 나이의 역전현상이 지금의 시류이니 말입니다.

    • Favicon of https://jsapark.tistory.com BlogIcon 진리 탐구 탐진강 2009.02.14 23: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신체의 나이와 정신적 나이의 역전 현상이라는 말씀이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 우리 사회의 모습들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듭니다. 리카르도님은 사고의 깊이가 많으신 듯 합니다. 늘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세요.

  3. Favicon of https://moneyamoneya.tistory.com BlogIcon 머니야 머니야 2009.02.14 23:32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시대가 변해서..그런거죠..모.. 조혼 개인적으로는 반대인게....어휴...결혼 일찍해봐야..머리에 흰머리만 쌓이는데요..ㅠㅠ 늦게 합시다!! ㅋㅋ

  4. earine 2009.02.15 00:51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사회에서 인정하고 당연시 될 때의 풍습과 나이에 맞는 의무가 있는 때의 상황은 엄연히 다르겟죠. 세종은 한나라를 이끌어 갈 후계자로써 가정을 이끌 덕목과 교리 하다 못해 경제적 능력도 있었고. 그게 당연시 되던 사회에서의 다른 분들의 혼인은 집안은 물론 나라에서도 인정한 것이니 어쩔 수 없었다지만. 아무런 조건도 경제적 능력도 되지 않는 상태에서의 무책임한 행동은. 아무리 생명을 놓지않고 키우겟다고 다짐했다고해도 그게 기특하다고는 하나 차라리 포기했던게 나앗지 않나 싶습니다. 부담은 저절로 아이의 부모에게 양도되고. 후에 서로가 포기한다면 그 아픔은 고스란히 아이에게 다을 텐데 그 아픔은 도대체 누가 안아준답니까. 요즘 애들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저도 물론 애지만. 그래도. 어휴 - 애가 애를 키우니 사춘기도 같이 오지않을까요. ㅎㅎ

  5. 지금이야. 2009.02.15 02:30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미성년이란 개념과 교육이 끝나는 시점이란게 있어서 10대의 결혼이 접하기 힘든게 되었지만.. 우리 아버지 세대만해도 10살 조금만 넘으면 집안 농사일 돕는건 당연했고, 일을하니 어른대우해주는것도 가능하니 조혼이 있던게 아닌가 싶네요.. 외국중 조혼이 많은 나라들도 그런식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 Favicon of https://jsapark.tistory.com BlogIcon 진리 탐구 탐진강 2009.02.15 10: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일을 하고 가족 생계를 부양한 능력이 되고 사회적인 시스템이 뒤받침된다면 가능성도 있겠지만 사회적인 피해만 가중시키는 무책임한 행동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입니다.

  6. 새끼늑대 2009.02.15 10:04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블로그내용과는 상관없지만....

    간디는 노년에는 10소녀와 동침하는 것을 즐겼다고 합니다. 순수하게 잠만 잤다고 자랑하고 다녔다죠. 우린 손만 잡고 자는 거다라구요.

  7. Favicon of http://blog.naver.com/smallfrien BlogIcon 스몰프렌즈 2009.02.18 15:38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세종대왕이 12살에 결혼한줄은 몰랐네요..!
    잘 읽고 갑니다~!

  8. 박혜연 2009.02.23 12:56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유럽은 중세시대까지는 여성들도 10대초반에 결혼했습니다. 그러다가 1600년대에 들어서는 결혼연령이 늦어졌습니다. 17세기~18세기 남녀의 초혼연령을 조사해보면 남자는 20대중반에서 20대후반, 여자는 20대초반에서 중반에 결혼했습니다. 물론 조혼은 흔했지만 그건 가문의 대를 잇기위해 일부러 귀족부모들이 딸들을 14세~20세에 혼인을 시킨겁니다. 인도나 네팔, 방글라데시, 파키스탄등 완고한 봉건국가에서 여성들의 평균결혼연령은 만14세~만18세였답니다. 심저어 14세이하의 딸들도 결혼시켜 일찍 자식을 보게했다는...

  9. 박혜연 2009.02.23 12:59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세계의 남녀의 평균 초혼연령을 조사해보자면 여성의 초혼연령이 높은나라는 캐나다, 스웨덴, 덴마크, 독일, 프랑스등입니다. 반대로 낮은나라는 인도, 네팔,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등입니다.

  10. 타란툴라 2009.03.10 16:43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영조는 11살 성종은 9살 조선태종이 금이야옥이야하며 총애했던 성녕대군도 10살에 한걸로 알고있죠

  11. 타란툴라 2009.03.10 16:44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뭐 알고보면 막내가 조혼하는경우가 허다했는데 이유는 공통적으로 막내에 대한 애정때문이겠죠

  12. pureyes 2009.05.19 15:36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글쎄요... 아주아주 심각하게 잘못 인식하듯합니다..

    당시의 수명이나, 사회상에서 보면 12살이나 10살에 결혼하는 것이 맞겠습니다만..
    (당시 조선 농민 평균 수명이 30~40대, 사대부들은 오래 살아야 60대, 아님 평균은 40~50대)

    요즘같이 사회적 발전 및 여러 수명이라던지, 이런 것을 보면 .. 이건.. 아니죠 ..

    그래서 근대화 과정서 학교라는 과정이 나온건데..

  13. Favicon of http://blog.daum.net/abin1009 BlogIcon 디지털 2009.05.19 16:56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놀랍네요^^간디...세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