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아니면 돼?"
강호동이 1박2일에서 자주 외치던 말입니다. 1박2일 제작진은 친절하게도(?) 그 말을 방송 자막에 넣기도 했지요. 아무리 복불복 게임이라고 하지만 자라나는 아이들이나 청소년들이 많이 시청하는 방송에서 적절했는지 의문이 듭니다. 물론 요즘은 강호동도 자제하고 있지만요.
초근 MC몽이 고의로 생니를 발치해 병역기피 비리 사건을 보면 '나만 아니면 돼!'라는 말이 소름끼치게 느껴집니다. 결국 편법과 불법을 저지르더라도 '나만 걸리지 않으면 괜찮다'는 양심불량의 부도덕성이 숨어 있기 때문입니다. MC몽은 부정한 수법으로 생니를 뽑고 임플란트 치료도 하지 않은 채 군면제를 받으려 했다는 사실이 탄로나지 않을 것으로 믿었을 테니까요.
게다가 황당한 거짓말 변명을 미니홈피에 올릴 정도로 철면피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요. 재수없게 걸렸다 생각하는 것인가요. 경찰은 병역 브로커에게 250만원을 주고 허위로 디자인학원 수강증명을 발급받는 등 구체적인 병역기피 내역과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병역법 위반과 위계공무방해 혐의로 MC몽을 불구속 입건했고 검찰 수사에 넘겼습니다. 자세한 경찰 수사 내용과 발표 전문은 더 보기에 잘 나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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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아니면 된다'는 천박한 이기주의가 공정한 사회 가로막는 망국적 폐해
1박2일은 MC몽과 같이 나만 걸리지 않으면 된다는 불순한 생각을 부지불식간에 시청자들에게 오염시키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올해 2월 방송된 1박2일 시청자투어를 보면 '나만 아니면 돼.'를 참가자들도 함께 외치는 모습이 여과없이 나왔습니다. 어느새 시청자들과 일반 국민들에게도 당연시 되는 말이 된 것이지요.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사회에서 '나만 아니면 된다'는 이기적이고 교활한 개인주의 발상은 매우 위험합니다.
설령 복불복 게임이라고 하더라도 사회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표현은 조심해야 합니다. 특히나 KBS는 국민의 세금인 시청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입니다. 최근 몇 년 사이 낙하산 사장에 의해 관제방송이란 오명도 있지만요. 그래도 1박2일 나영석PD를 비롯한 일부 제작진은 공정방송을 위해 총파업에도 참여할 정도로 올바른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나만 아니면 돼'라는 생각을 방송을 통해 지속적으로 주입한 것은 문제가 있었던 것이지요.
가까운 예를 들어 볼까요. 우리나라 사회는 언젠가부터 매우 개인 이기주의와 집단 이기주의가 판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올해 들어 김길태의 성폭행 살인 사건, 부산 도끼 만행 등 끔찍한 흉악범죄가 많았습니다. 지난 6월에 있었던 제2의 조두순 사건이라 불리는 김수철 성폭행 사건을 기억하시나요? 흉악범 김수철에 의해 8살 소녀가 학교 복도에서 480m를 울먹이면서 끌려가는데 아무도 신경쓰지 않아 발생한 사건입니다. 만약 길거리의 시민들이 경찰에 신속히 신고라도 했다면 미연에 범죄를 막을 수도 있었던 것입니다.
내 일 아니면 괜찮은 일일까요.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불의에 침묵하는 이기주의 현주소입니다. 정의롭지 못한 시민의식이 흉악범들이 활개치게 만드는데 일조한 셈입니다. 경찰이 민생치안에 소홀한 측면도 있겠지만요. 그러나 무엇보다 공동체 사회를 보다 안전하고 건강하게 지키는 원동력은 바로 우리 국민들의 깨어있는 정신입니다. 그리고 행동하는 양심입니다. 자기 자식만 아니면 괜찮다는 이기적 생각은 곧 자신의 아들 딸이 흉악범의 범죄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역사적으로도 우리는 나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이 얼마나 국가적 치욕을 가져다 주었는지 사례는 많습니다. 병자호란 때 치욕의 역사 '삼전도 굴욕'을 아시나요? 1637년 조선의 왕 인조가 청 태종에게 세번 머리를 자갈 바닥에 부딪치며 항복을 했던 사건입니다. 삼전도는 지금의 강남 송파구 한강변 근처입니다. 당시 인조는 베옷을 입고 100m에 걸쳐 깔아둔 자갈길을 기어서 무릎이 깨지고 머리는 유혈이 낭자한 가운데 청 태종에게 치욕의 항복을 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삼전도의 굴욕이 과거 치욕의 역사일 뿐일까요? 구한말과 일제 시대, 나라를 팔아먹은 이완용을 비롯 친일파들의 행각은 어떠했나요. 군사독재 시절에 권력에 기생하며 민주주의를 압살시킨 그들은 누구였나요. 치욕의 역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금도 청산되지 않은 친일파들의 반역과 굴욕의 역사는 여전히 유령처럼 우리 사회에 배회하고 있습니다. 안상수 병역기피나 정치인의 각종 비리도 마찬가지이지요. 나만 아니면 되고,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천박한 탐욕의 이기주의 처세술이 우리 사회 곳곳에 넘쳐나고 있습니다.
다소 비약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실제 우리 사회가 천민자본주의가 판치면서 물질만능주의와 이기주의가 심각한 것이 현실입니다. '나만 아니면 돼, 나만 잘 살면 돼.'라는 생각으로 사는 부류가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서 언급한 1박2일의 '나만 아니면 돼.'라는 표현이 소름끼칠 정도로 무섭게 느껴졌던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사회를 만들면 안될까요?
사사로운 의리 보다는 시청자들의 요구에 맞게 멤버교체 포함 특단의 결단 필요해
어제 1박2일은 300회 특집으로 경북 영주편을 방송했습니다. 병역비리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멤버 MC몽이 편집돼 일부 풀샷 등에서만 등장했습니다. 나영석PD를 비롯 제작진은 최대한 MC몽 출연장면을 삭제했지만 전개상 필요한 풀샷일 경우 MC몽이 포함된 것에 대해 양해를 구했습니다. 그러나 MBC가 신정환이 녹화된 라디오스타에서 고난이도 편집기술을 활용해 신정환을 완전히 모두 삭제하고 방송한 것과는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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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영석PD에게는 가장 힘든 시절일 것입니다. 공익 근무 후 합류한 김종민은 시청자들의 원성에도 8개월째 묵언수행 중인 가운데 MC몽의 병역비리가 터졌으니까요. 나영석PD는 시청자들의 봇물같은 하차 요구에도 김종민을 지켜주었으나 개선의 기미가 없고, MC몽은 사실이 아닐 것이라 믿었지만 MC몽에게 배신을 당한 입장입니다. 나영석PD는 1박2일을 최고 시청률 예능프로그램으로 만든 주역입니다. 고생한 멤버들을 믿고 의리로 감싸안아 주었습니다. 사람 좋은 나영석PD인 셈이지요.
나영석PD의 요즘 마음을 나타내는 내용이 지난번 방송에 나온 적이 있습니다. "나는 잠이 오지를 않아. 너희들 걱정하느라고. 믿어지지 않으면 오늘 새벽 3시에 나한테 전화해 봐. 전화벨 한번 울리면 받는다."고 나영석PD는 고백했습니다. 이승기는 자다가 깨어 전화를 하자 나영석PD는 즉각 받았습니다. 그리고 나영석PD는 이승기가 쉬라는 말에도 "쉬긴 뭘 쉬어. 나는 계속 마음고생할 거야."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나 나영석PD의 의리와 현재 MC몽의 병역기피 비리 상황을 보면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나영석PD는 시청자들의 정서를 충분히 반영한다고 했지만 사적인 정과 의리에 얽매여 시청자들의 분노를 오판하고 있지 않나 우려스럽습니다. 지금은 MC몽의 병역비리가 밝혀진 상태이고 적어도 병역기피는 확실한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공영방송의 책임감을 갖고 시청자들에 대한 공식 사과와 더불어 MC몽의 하차와 퇴출을 확실히 해야 할 상황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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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석PD는 몇 달 전부터 MC몽의 병역비리 혐의가 경찰에 의해 구체적으로 나오고 있었지만 예정된 녹화를 진행하며 MC몽의 말을 순진하게 믿어버렸습니다. 이런 악순환이 어제의 MC몽 통편집 방송 사태를 낳았고 시청자들의 비난은 그대로 받아야 했습니다. 냉혹하게 MC몽을 내치지 못하는 나영석PD의 인간적 고뇌는 이해하지만 그것은 사적인 영역이지 공적인 방송PD의 신분에서 일은 냉철한 시각이 필요합니다.
현재 나영석PD는 1박2일 멤버들과의 의리와 시청자들의 MC몽 퇴출 요구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우유부단한 측면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시청자인 국민들의 정서와 시각에서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지금이라도 시청자들에게 사과하는 반성문을 써야 합니다. MC몽의 병역비리는 설사 법원에서 무죄판결이 나더라도 병역기피와 고의 발치, 거짓말 등 도덕적 비난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나영석PD는 사사로운 정과 의리 때문에 대의를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MC몽은 말해야 뭐하겠냐만 스스로 도덕적 법적 책임을 지고 제작진에게 부담주지 말고 자진 퇴진해야 겠지만 이제는 기대할 가치도 없습니다.
이번 MC몽 병역비리 사태는 앞서 언급한 '나만 아니면 돼!'와 같은 맥락에서 시작된 일이라 볼 수 있습니다. 경찰에서 밝힌 바와 같이, 부도덕한 방법으로 병역을 기피하고 결국 불법적인 생니 발치로 군대 면제를 한 사건인 것입니다. 결국 공동체 사회를 좀먹는 '나만 아니면 돼'라는 편법 처세술이 그대로 나타난 점에서 1박2일 제작진은 더욱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합니다. 학교 선생님들이 '나만 아니면 돼'라고 외치는 일부 학생들로 인해 어떻게 교육할지 한탄하는 한 숨이 왜 생겼을까요. 아이들이 '나만 아니면 돼'라고 말하는 것을 본 부모의 마음은 어떨 것 같나요.
우리 역사에서 보듯이 '나만 아니면 돼'와 같은 망국적 행태는 반드시 제거해야 할 과제인 것입니다. 그럼에도 1박2일은 비리를 저질러도 나만 안걸리면 된다는 사고방식을 가진 MC몽과 같은 멤버를 감싸안고 복불복을 조장해 온 것도 사실입니다. 나영석PD는 1박2일을 사랑하는 시청자들을 위해서라도 지금이라도 그 동안 잘못된 관행과 방조한 책임에 대한 반성문을 쓰고 멤버교체와 같은 특단의 대책도 마련해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기를 바랍니다.
1박2일에 긴급 투입된 외주제작사 PD가 촬영분을 편집하는 사태가 발생하자, 나영석PD는 KBS에 대해서 1박2일의 특색을 무시하고 임시로 투입된 외부 PD가 출연진과 제작진의 창조물과 같은 프로를 편집해 망쳐버렸을 뿐만 아니고 시청자를 우롱하는 행위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나영석PD가 스스로 이율배반적인 시청자 기만의 편집을 하고 있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차라리 방송을 내보내지 말거나 다른 특집 프로로 대체를 하는 결단도 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참고 글] 나영석PD는 1박2일MC몽 편집 스스로 부끄러워 해야 (Post by 갓쉰동님)
나영석PD의 편집 교묘한 MC몽 감싸기 (Post by 늙은코난님)
* 읽을 만한 글 : MC몽 사태로 본 지도층 군면제 현황 분석 (Post by 아이엠피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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