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투표소에서 목격한 것과 같이, 이번 경기 교육감 선거는 12.3%에 불과해 최악의 투표율이었습니다. 경기도민이라면 투표에 참가하자고 글도 올렸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서울 부산 대전 등 주요 도시에서 교육감 선거가 있었지만 경기도 교육감 선거는 가장 좋지않은 투표율인 것입니다. 물론 경기도 선관위의 투표참여를 높이기 위한 홍보부족이나 임시 공휴일이 아니라는 이유도 있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 무관심 정도가 심한 편입니다.
내 새끼 이기주의와 부끄러운 어른들의 자화상
사실 어제 교육감 선거 투표율을 살펴보면 실망스런 결과입니다. 어제 저는 오직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투표하러 갔지만, 선거 진행요원 이외는 썰렁한 투표소의 모습이 너무나 부끄럽고 안타까웠습니다. 아이들로부터 "왜 이렇게 어른들은 투표를 안해요?" 질문을 받았는데 "다어른들이 바쁘기도 하고 휴일이 아니라서..."라고 답변을 하면서도 아이들에게 얼굴이 화끈거리고 미안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잘 하라고 야단을 치면서도 스스로는 어른들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는 부끄러운 우리 어른들의 자화상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입니다.
낮인데도 선거 투표소에는 우리 가족 이외에는 투표하러 오는 사람들이 전혀 없었습니다. 선거관리 진행요원들이 무료한 시간을 보내며 있었습니다. 과연 수백억원의 돈을 투입해 이런 낭비의 교육감 선거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답답해져 오는 장면이었습니다.
차라리 온라인 투표와 부재자 투표로 교육감 뽑자
직선제를 반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주민들의 민의가 반영된 교육정책을 위해 교육감의 직선제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대안이 필요합니다. 저비용으로도 주민 참여가 높일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합니다. 차라리 온라인을 통한 투표와 부재자 투표를 대신하는 방안도 연구되어야 합니다. 이미 전국민이 사용하는 온라인은 좋은 투표방안으로 연구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노인과 같이 온라인에 익숙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별도의 부재자 투표방안으로 대체할 수도 있습니다. 선거기간 동안 노인들만을 위한 별도의 간이 투표소를 설치할 수도 있습니다.
내 새끼가 아닌 우리 아이들을 위한 교육에 관심을 가져야
얼마 전 만난 후배에 의하면, 서울의 모 초등학교에서 일제고사를 반대하는 교사를 감금하는 사건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 교사에 항의하기 위해 일단의 학부모들이 몰려가 행패를 부린 것입니다. 그 교사를 보호하기 위해 온 다른 교사에게 "내 새끼 잘되자는데...내 내끼. 개@@"하면서, 폭언과 구타를 하기도 했다는 일입니다. 그 학부모들이 실제 그 학교에 다니는 아이의 학부모인지는 알쏭달쏭한 이상한 사건이었습니다. 내 새끼 이기주의의 단면을 보여주는 씁쓸한 일이었습니다.
우리가 어렵고 못살던 시절에는 '내 새끼가 잘되어야'라는 마인드가 강했습니다. 자식의 성공이 곧 자신의 성공이라는 등식이었습니다. 그래서 자식 자랑이 어른들의 행복이었습니다. 지금도 자식들이 특목고에 입학하는 것을 부모의 최고 자랑 중 하나입니다. 자기 자식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는 부모들입니다. 자식의 성공을 위해 특목고에 보내기 위해, 또는 외국에 자식과 아내를 보내고 기러기 아빠가 되는 것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교육열도 좋지만 가족의 희생마저 강요하면서 무리한 행태까지 보여야 하는지 의문입니다.
자식이 잘 되는 것으로 대리만족을 느낄 수는 있으나 자기 자식 이외에 남의 아이들도 돌아다보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모든 아이들이 보다 건강한 몸과 건전한 가치관을 갖고 성장하여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어른들의 책임과 역할이 아닌가 싶습니다. 교육 당국이나 정부가 가장 책임이 큽니다. 그러나, 이번 경기 교육감 선거를 지켜보면서 우리의 교육 현실을 개탄하기 이전에 학부모들이 먼저 바람직한 교육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도 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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