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은 훨신 넘어보이는 할머니를 유모차에 모시고 공원에 나들이를 나온 분이 있었습니다. 나이가 40대 전후의 손자 정도로 보였습니다. 직접 물어볼 수는 없어 잠시 지켜봤습니다. 할머니는 거동이 불편했습니다. 손자는 할머니를 예쁜 꽃들이 활짝 핀 곳에 내려드렸습니다.
그리고 활짝 핀 꽃들의 거리에 자리를 펴고 할머니가 앉아서 쉴 수 있도록 정성껏 보살폈습니다. 그 후, 손자는 할머니가 좋아하는 것으로 보이는 뻥튀기와 음식들을 하나씩 준비해 드렸습니다.
그 장면을 보면서, 꽃 보다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할머니는 거동이 불편해서 혼자는 아름다운 꽃들을 구경할 수도 없어 보였습니다. 그러나, 그런 할머니를 위해 유모차에 모시고 공원에 나타난 손자의 모습은 요즘 시대에 보기 드문 광경이었던 것입니다.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를 위한 손자의 모습은 어떤 아름다운 꽃들 보다 더 아름다운 '효심'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들의 인생 살이를 보면 부모님과 자식, 그리고 손주의 관계는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변함이 없는 것 같습니다. 나이 팔순인 아버지와 외출하는 오십대의 아들과의 대화의 한 토막입니다.
"아버지, 밖에 다녀올게요."
"애야, 항상 차 조심하거라!"
부모가 자식들 걱정하는 마음은 나이가 들더라도 한결같기 때문일 것입니다. 자식들이 아무리 부모님께 효도한다고 하더라도 어머니의 사랑 만큼에는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사실 저희 할머니도 중풍으로 인해 거동이 불편합니다. 큰 삼촌이 모시고 있는 안산에 가끔씩 찾아뵙곤 합니다. 할머니는 늘 손자가 보고싶은 모양입니다. 할머니는 나이가 들어도 손자를 만나는 것 만으로도 행복해 하십니다. 오래 오래 건강하게 사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호수공원에서 만난 백발의 할머니와 손자의 모습을 보면서 세상에는 참으로 건강하고 훌륭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특히 어버이날을 맞이하니 더욱 아름다운 감동의 장면으로 다가옵니다. 현대 물질문명이 발달하면서 점차 부모와 자식 사이에, 그리고 손주 사이에 훈훈하고 따뜻한 관계가 소원해지기도 한데 물질 보다는 정성어린 마음이 더 소중한 것 같습니다.
아가를 유모차에 데리고 나온 엄마(왼쪽)와 가족이나 친구들 끼리 나온 나들이객(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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