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귀군경(民貴君輕). 교수들이 선택한 새해 희망의 사자성어입니다. '민귀군경'은 맹자의 '진심'편에 나오는 사자성어로 '백성이 존귀하고 사직(社稷)은 그다음이며 임금은 가볍다'는 의미입니다. 백성이 가장 고귀한 존재이고 그 다음은 나라이고 임금은 가장 낮다는 것이지요.

이번에 민귀군경은 교수신문에 발표가 됐습니다. 지난 2010년 12월 8일부터16일까지 전국 대학교수 2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입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전체 교수 중 39%가 새해 희망의 사자성어로 '민귀군경'을 택했다는 것. 그리고 민귀군경에 이어 한마음을 가지면 큰 의미의 대화합을 이룰 수 있다는 뜻의 '보합대화(保合大和)'가 21%의 지지를 얻어 2위에 올랐습니다.

또한 국민이 화합하고 궁극적으로 지구촌의 화합을 지향한다는 조민유화(兆民有和, 20%), 술자리에서 적의 창끝을 꺾는다는 뜻으로 남북이 마주 앉아 술잔을 나누며 평화를 이루자는 의미를 담은 준조절충(樽俎折衝, 8%), 소매가 넓으면 춤도 잘 춘다는 뜻으로 재물이나 기반이 넉넉해지면 하는 일도 성공할 수 있다는 뜻의 장수선무(長袖善舞, 5%)가 뒤를 이었습니다.

그런데 민귀군경이 2011년 새해 희망의 사자성어로 선정이 됐다고 생각하니 상당히 의미심장합니다. 우리나라의 현실을 고스란히 나타내주고 있기 때문이지요. 민귀군경은 민주주의 가치가 제대로 지켜져야 한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 1항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이고 2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되어 있습니다.

                          

                        대물은 사회악인 정치를 방치하면 국민들만 피해를 본다고 했다 

그러나 현재의 우리나라는 권위주의적인 제왕적 통치 국가로 전락한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대통령에게 나오고 정부는 군림하고 국민은 숨죽여 엎드려 있는 듯 합니다. 백성이 존귀하고 나라가 백성에 봉사하고 임금은 가장 낮은 위치라는 민귀존경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오는 이유입니다. 수천년전 맹자 시대에도 백성 즉 국민은 가장 소중한 존재였습니다.

맹자는 '춘추좌전' <상서>에서도 '백성 보기를 다친 사람 보듯 하라' '백성을 갓난아이 돌보듯 하라'며 민본주의 사상을 강조했습니다. 어쩌면 맹자는 민주주의 혁명 사상가인 셈입니다. 맹자는 '사람은 언제나 부끄러운 일을 저지를 수 있다. 이를 깨닫고 부끄러워한다면 이 세상에 부끄러운 일은 줄어 들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부끄러움을 모르고 뻔뻔하게 거짓과 위선을 저지르는 위정자들이 많습니다.

부끄러운 것을 알아야 사람인 것입니다. 맹자는 성선설을 통해 사람들은 착하고 선한 존재로 봤습니다. 그러나 순자는 반대로 성악설에서 인간을 악한 존재로 규정짓기도 했지요. 사람 세상은 악한 자들도 공존하는 셈입니다. 지금은 2011년인데도 불구하고 맹자의 민주주의 민본주의는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오히려 대한민국이 수십년간 쌓아온 민주주의가 역주행 퇴보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나만 아니면 돼'라고 생각하면 국민 모두가 불행해진다

민귀존경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고려대 철학과 이승환 교수는 "관권이 인권 위에, 부자가 빈자 위에 군림하고 힘센 자가 힘없는 자를 핍박하는 사태가 심화되고 있다. 새해에는 나라의 근본인 국민을 존중하는 정치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서울대 철학과 강진호 교수도 "과거 정부가 그랬듯 현 정부도 임기 후반부로 갈수록 주요 정책을 실현하려고 조급해 할 가능성이 높다. 그럴수록 민귀군경의 뜻을 되새겨 국민이 피해보는 일이 없도록 했으면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이승환 교수의 표현대로 관권이 인권 위에 있고 부자가 가난한 자 위에 군림하고 힘센 자가 힘없는 자를 핍박하는 사회는 불행합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강식이 판치는 정글같은 동물 세상입니다. 동물과 사람이 다른 것은 생각할 수 있는 사고능력이 있다는 것이겠지요. 정글세상은 힘센 동물이 약한 동물을 잡아먹지만 인간 세상은 상식과 원칙 그리고 법규가 존재합니다. 정글같은 무법천지를 방치하지 않는 도덕성과 인륜이 작동한다는 것입니다.

네티즌이 뽑은 현실풍자 사자성어는?
 
네티즌들은 도대체 어떤 사자성어를 선택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서프라이즈를 비롯한 인터넷 상에서 네티즌들은 시벌노미 (施罰奴美), 시발노미(始發露尾), 명박상득(命薄相得) 등을 각박한 현실을 해학으로 풍자한 사자성어를 선택했더군요.

우선 시벌노미(施罰奴美)다수의 생각있는 네티즌들이 뽑은 사자성어라고 합니다. 그 사자성어 어원 뜻을 보면 베풀 시(施), 벌할 벌(罰), 종 노(奴), 미국 미(美)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 의미는 '미국의 종노릇을 하는 정치인에겐 벌을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배경은 국가정책 및 외교관계에 있어 지나치게 미국에게 종속된 정책을 펴는 정치인을 꼬집는 말입니다.



그 다음은 
시발노미(始發露尾)인데 일부 성깔있는 네티즌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라는 것입니다. 그 한자어 어원은 첫 시(始), 떠날 발(發), 드러날 노(露), 꼬리 미(尾)로 이루어져 있으며 '첫 출발부터 꼬리가 드러났다' '시작할 때부터 알아봤다'는 뜻이랍니다. 시발노미의 배경은 정권 출범 이후 발생하는 사건마다 의혹의 꼬리가 삐져나온 모습을 보고 네티즌들은 '첫 출발부터 이미 꼬리가 바짓가랑이 사이로 드러나 있었다'며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한 것.

최근에 인기 사자성어로 급상승 중인 명박상득(命薄相得)도 있습니다.
일부 통찰력깊은 네티즌들이 뽑은 사자성어입니다. 최근 국회 날치기 파동으로 국민 세금 문제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었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사자성어이지요. 그 어원은 목숨 명(命), 엷을 박(薄), 서로 상(相), 얻을 득(得)이며 의미는 '명이 짧을수록 서로가 이득이다' '대충 끝내고 내려오지'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그 배경은 국가의 발전과 미래를 위하여 정권이 출범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생각이라는 데에 모든 지각 있는 네티즌들이 공감하여 선정한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지난 한 해를 보내면서 교수들이 뽑은 2010년 연말 사자성어에 '장두노미(藏頭露尾)'가 선정된 바 있습니다. '장두노미(藏頭露尾 감출 장, 머리 두, 드러낼 노, 꼬리 미)'란 머리는 숨겼지만 꼬리는 숨기지 못한 모습을 뜻하는 말입니다. 사냥꾼에게 쫓기던 타조나 꿩이 머리를 덤불 속에 처박고서 꼬리는 미처 숨기지 못한 채 쩔쩔매는 모습에서 생겨난 어원이지요. 결국 은폐된 진실은 언젠가 반드시 밝혀진다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4대강 사업 논란, 천안함 침몰, 민간인 불법사찰, 영포회 논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협상, 예산안 국회 날치기 처리, 보수 일색 무더기 종편 사업자 선정 등 많은 사건이 있었지만 뻔뻔한 행태를 보인 정부를 지탄하는 지성인 교수들의 심경이 담긴 사자성어인 셈입니다. 국민적 의혹 사건 마다 정부는 국민을 설득하고 의구심을 깨끗이 해소하려는 노력보다 오히려 진실을 감추려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지요. 말로는 공정한 사회나 친서민을 외치면서도 오히려 불공정한 행태와 부자 정책을 반복하는 문제점을 비판한 것입니다.

▲ 장두노미

그러나 우리나라 현실을 돌아보면 제왕적 대통령 통치 아래 정부가 있고 정부는 국민들을 억압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세금 309조원은 국회 날치기를 통해 형님예산을 비롯한 실세 정치인들이 나눠먹고 서민복지 예산은 모두 삭감되어 버렸습니다. 가난하고 힘없는 국민들은 비참하게 살아가야 합니다. 부자 재벌과 권력 그리고 거대 보수언론은 하나로 결탁해 기득권을 극대화하고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것이 2011년을 살아가야 하는 국민들의 팍팍한 현주소입니다.

새해 사자성어 화두로 이명박 대통령은 일기가성(一氣呵成)을 내세웠더군요. 기회가 오면 단번에 순식간에 일을 처리하겠다는 것입니다.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일사천리로 일을 불도저처럼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들려 섬뜩합니다. 대통령이 국민을 무시하고 마음대로 일처리를 하면 국민만 힘들어지겠지요. 대한민국은 주식회사가 아닙니다. 국가운영을 기업 CEO처럼 일해서는 안됩니다. 대통령은 선서를 했듯이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 나온다는 헌법1조를 다시 한번 새겨봤으면 합니다. 국민을 두려워하고 국민 앞에 자신을 낮추는 나라, 진정한 민귀군경의 세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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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시집을 한 권 받았습니다. 문득 시를 좋아했던 소년을 회상하게 됐습니다. '진달래 먹고 물장구 치던 어린 시절' 이란 노래 기사가 고향 마을의 추억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시는 자연과 인간에 대한 풍부한 정서와 심상에서 우러나오는 마음의 노래가 아닌가 싶습니다. 어렸을 때는 그저 눈 앞에 보이는 아름다운 자연과 느낌 그대로를 끄적였습니다. 그 날 그 날의 특별한 하루 기억을 일기장에 적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중학교 시절에 운좋게도 학교 대표로 서울시 백일장에 나가서 장원 바로 아래 등급인 차상으로 2등을 차지한 적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다음에 시와 특별한 인연을 맺지를 못했습니다. 아마도 강원도 비무장지대에서 아름다운 처녀림과 기암괴석을 느끼며 가끔 시적 감성을 깨우치곤 했던 것 같습니다.

정말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시와의 만남인 셈입니다. 
"아무리 아니라 하여도 혹시나 그리움 아닌가"

전경자 시인의 시집이었습니다. 시집 제목이 인생을 달관한 경지의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될 정도로 선문답의 아로새겨져 있었습니다. 사실 그 전부터 시집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시집을 담은 봉투가 작은 띠와 같은 새끼줄로 묶여 있어 독특한 느낌이었습니다. 아마도 '도서출판 띠'라는 출판사의 이름에서 기인하지 않나 생각됐습니다.



시집 안 쪽에는 전경자 시인의 친필 싸인이 곱게 적혀 있었습니다. 아마도 태어나서 처음 받아본 시인의 싸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직접 싸인된 책을 받다니 영광입니다.

전경자 시집 "아무리 아니라 하여도 혹시나 그리움 아닌가"

시집 소개 내용을 인용해 봅니다. 한국 문학번역상을 여러번 수상하며 번역가로 꾸준히 활동해 온 전경자 작가의 첫 시집입니다. 사랑을 희구하고 그 고단함으로 쓸쓸해하던 2~30대를 시작으로 세상을 꿈꾸고 그 세상에 탄식하는 4~50대, 상실감이 추억을 불러오는 60대까지의 모습들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편안한 시어 속에 그려내었다고 합니다. 날카롭고도 절제된 시인의 언어감각 속에서 빛나는 사랑과 단절, 죽음 그리고 자연과 인생에 대한 성찰이 묵은 세월만큼 입체적이면서 다양한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고 합니다. 차곡 차곡 언어를 쌓아왔던 시인의 40년, 그 그윽한 세월의 깊이를 가득 맛볼 수 있는 작품집이라는 설명입니다.

제가 보기에도 시집 설명처럼 인생과 세월의 그윽한 향기를 맛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전경자 시인은 문학영문번역가이자 가톨릭대학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제가 한달 전에 군대 시절의 시를 하나 블로그에 쓴 적이 있는데, 아마도 그러한 글을 보고 시집을 선물한 듯 생각됩니다. 그 간 잊고 지냈던 시에 대한 추억을 되새길 수 있어 단숨에 시집을 읽어 내려갔습니다. 마음으로 느끼면서 줄줄 읽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시나 소설은 쉽게 읽힐 수 있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라서 그런지 전경자 시집은 깔끔하게 다가왔습니다. 단어 구사나 시의 내용이 복잡하지 않고 단순 명쾌했습니다. 제가 눈으로 보고 느꼈던 시의 심상을 연상하게 했습니다.

그러나 다시 한번 읽어보니 그리 단순하지 않아 보였습니다. 단지 눈으로 보이는 자연과 인간에 대한 시가 아닌 그 깊이에는 인생을 달관한 그 무엇이 내재돼 있는 듯 했습니다. 읽을 수록 독자를 끄는 매력이 있는 것입니다. 시를 읽고 첫번째 드는 생각은 아름답고 쉬운 언어의 표현이지만 한번 더 생각하면 인생달관의 깊이와 4차원적 생각이 퓨전 음악처럼 녹아들어가 있는 것입니다.



시를 몇개 살펴볼까요? 이런 것 인용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일부만 언급하겠습니다. '빼기 더하기'라는 시는 인생을 말하고 있는 듯 합니다.
'너 빼기 나는 너,  生 빼기 死는 空, 人 빼기 神은 無'

삶과 죽음이 빼기 관점에서는 허무하고 공허한 일이지만 다시 더하기 인생으로 생각하면 우리가 되고 행복한 인생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심장한 뜻이 담겨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인생의 시가 있다가도 온난화와 같은 사계절과 자연 그리고 세상에 대한 폭넓은 심상도 시집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관계'라는 시를 보면 전경자 시인의 깊이가 어디까지 이어지는지 모를 지경입니다. 아이티 강국이나 푸성귀 파는 할머니나 우리네 인생은 함께 사는 세상의 소중함을 인식하는 바로미터가 바로 관계에서부터 시작이 아닌가 생각되는 대목입니다. 객기로 계단에서 넘어진 사연의 시는 웃음을 짓게 만들기도 합니다.



가장 인상깊은 시는 '바닥'이었습니다. 사진에서 보는 시 그래도 느껴보면 바닥이 어딘지 알 수 있습니다.
'높낮이가 없어서 좋다'

어디가 높낮이인지 그리고 왜 바닥이 좋은지 잘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옵니다. 처음에 시가 왜 이렇게 생겼을까 생각했는데 시의 의미를 생각해보니 참 4차원적 발상이구나 라고 감탄했습니다. 도서출판 띠는 인쇄부수의 10%를 선물하고싶은 분에게 시집을 선물하는 독창적 이벤트도 하고 있었습니다.

날로 메말라 가는 세상입니다. 봄이 다가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3월에는 자연의 향연을 시와 함께 즐겨보는 것도 의미있을 듯 합니다. '우리는 읽는 것으로 만들어진다'는 독일 대문호 마틴 발저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는 느낀 것으로 행복해진다'는 시적 공감이 더 아름답고 행복한 인생과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시작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전경자 시집은 가격도 5,400원으로 착하고, 125페이지 분량으로 얇아서 지하철이나 버스로 이동할 때 단번에 읽을 수 있을 듯 합니다.

작은 시집 한권을 읽으며 사랑과 그리움을 느껴보지 않으시겠어요?
시가 있어 싱그러운 봄날 3월 첫 날에.

[참고] 시집 '아무리 아니라 하여도 혹시나 그리움 아닌가' 구경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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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년전 군사독재 정권 시절, 1987년의 봄은 교수들을 비롯한 지식인 집단에서 시국선언의 형태로 민주주의 요구가 못물처럼 터져 나왔습니다.

서울대를 비롯해 고려대 연세대 등 전국 교수들이 민주화 요구를 시국선언으로 발표합니다. 이 시국선언문들은 곧바로 각 대학의 대자보로 옮겨졌습니다. 대학생들은 "교수님. 힘네세요" 라고 응원하면서 민주주의의 열망을 반영했습니다.

특히 군사정권의 고문에 의한 박종철 학생의 죽음은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에 의해 그 진실이 폭로되면서 종교계까지 들불처럼 불타올랐습니다. 그리고 이한열 학생이 전경들이 쏜 최루탄에 맞아 사망하면서 민주주의 열망은 더욱 가열차게 불타오릅니다. 전국 대학생들은 1987년 6월 10일을 전후해 민주화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전국 곳곳에서 전개하고 시민들이 학생들을 지지하면서 결국 군사독재 정권에 6. 29 선언을 통해 항복하게 됩니다.

그리고 2009년 6월 오늘, 서울대 교수 124명이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했습니다. 우리가 한 눈을 파는 사이 독재의 그늘은 드리워지고, 그렇게 역사는 반복되는가 봅니다.

이한열 열사가 전경이 쏜 최루탄에 맞아 숨진 후 6월 항쟁의 도화선인 영결식이 열리고 있다.


[서울대 교수들의 민주주의 요구 시국선언 전문]

이명박 대통령과 현 정부는 국민적 화합을 위해 민주주의의 큰 틀을 지켜나가야 한다


우리 국민은 누구나 전직 대통령의 비극적인 죽음 앞에서 큰 아픔을 겪고 있다. 그러나 전국 각지에 길게 늘어선 조문 행렬은 단지 애도와 추모의 물결만은 아니었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착잡하기 이를 길 없는 심경으로 나라의 앞날을 가슴속 깊이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서로 다른 정치적 입장을 넘어서서 각계각층의 온 국민이 하나 되어 전직 대통령의 국민장을 치러낸 것을 계기로 우리 모두는 새로운 길을 열고 있으며 또 열어야만 한다.

지난 수십 년간 온갖 희생을 치러가며 이루어낸 민주주의가 어려움에 빠진 현 시국에 대해 우리들은 깊이 염려하고 있다. 작년 '촛불집회'에 참여한 일반 시민들에게까지 소환장이 남발되었고 온라인상의 활발한 의견교환과 여론수렴이 가로막혔으며, 이미 개정이 예고된 집회 관련 법안들의 독소조항도 시민사회의 강한 비판에 부딪히고 있다.

현 정부가 출범한 이후 언론의 자유와 독립성 또한 훼손되었다. 주요 방송사가 바람직하지 못한 갈등을 겪는가 하면, 국회에서 폭력사태까지 초래한 미디어 관련 법안들은 원만한 민주적 논의절차를 거쳤다고 말하기 어렵다. 여야의 동의로 지난 3월 미디어발전 국민위원회가 국민적 합의 도출을 위해 출범했지만, 여당 측 위원들이 회의 공개나 국민여론 수렴을 반대함으로써 위원회는 표류하고 있다. 국민 다수가 언론법 처리 강행 방침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를 굳이 상기하지 않더라도, 이런 흐름은 민주주의의 기반인 언론의 자유를 허물어뜨리는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 뿐 아니다. 현직 대법관의 '촛불집회' 재판 개입 사건에서 보듯이, 현 정권은 사법부의 권위와 독립성에 대한 국민적 신뢰에 상처를 입혔으며, 그에 따라 재판의 독립을 수호하려는 전국 법관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국민여론에 따라 일단 포기했던 '한반도 대운하'는 '4대강 살리기'로 탈바꿈하여 되살아나고 있으며, 지난 십여 년 동안 대북정책이 거둔 성과도 큰 위험에 처했다. 특수고용직 노동자가 목숨을 끊고 비정규직 노동자가 기본권 보장을 요구할 때 집회의 강제 해산과 노동자 대량연행과 구속으로 맞서는 일 또한 구시대적 대처임이 분명하다.

문제는 정치노선의 차이나 이념의 대립이 아니라 기본적인 인권 존중과 민주적 원칙의 실천이다. 모든 국민의 삶을 넉넉히 포용하는 열린 정치를 구현하는 정부의 노력이 참으로 절실한 시점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전직 대통령 관련 검찰 수사 과정 또한 이전 정권에 대한 정치보복의 의혹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검찰은 국가원수를 지낸 이를 소환조사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후 3주가 지나도록 사건 처리 방침을 명확히 밝히지 못하고 추가 비리 의혹을 언론에 흘림으로써 전직 대통령과 가족에게 견디기 힘든 인격적 모독을 집요하게 가했다. 이는 엄정한 공직자 비리 수사라고 하기 곤란하며 상식에서 벗어난 것이었다.

되돌아보면 지난 1월 용산 철거민 농성에 대한 무모한 진압으로 빚어진 참사는 올해 벌어질 갖가지 퇴행적 사건을 예고했다. 용산 참사의 희생자들은 아직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있으며, 검찰이 수사기록 중 핵심적인 대목의 공개를 거부함으로써 재판도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월 22일 서울 서부지법 민사12부가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이 "세입자의 재산권, 주거권,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침해한다"며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 사실에 주목하면서 현 정부의 근본적인 자기 성찰을 기대한다.

이명박 대통령과 현 정부가 전직 대통령에 대한 범국민적 애도 속에 주어진 국민적 화해의 소중한 기회를 잘 살리고 국민의 뜻에 부응하기를 우리는 간절히 희망하며, 다음의 구체적 요구사항을 제시한다.

1. 이명박 대통령은 국정의 최고 책임자다. 이 대통령이 스스로 나서서 국민 각계각층과 소통하고 연대하는 정치를 선언해야 한다. 더불어 현 정부와 집권 여당은 다른 정당과 시민사회단체를 진심으로 국정의 동반자로서 받아들여야 한다.

1. 현 정부는 민주사회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 '집회와 결사의 자유', '언론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

1. 현 정부는 전직 대통령 관련 검찰 수사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사죄해야 하며, 정적이나 사회적 약자에게만 엄격한 검찰 수사에 대한 근본적 반성과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1. 현 정부는 용산 참사의 피해자에 대해 국민적 화합에 걸맞은 해결책을 제시하고, 경제 위기 하에서 더 큰 어려움에 처한 비정규직 노동자 등 소외계층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과 현 집권층이 우리 국민 모두의 가슴에서 타오르고 있는 민주적 요구에 대해 진지하고 성의있게 대응함으로써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국민적 화합과 연대를 바탕으로 한 민주주의의 큰 길로 나아가는 전환점으로 삼을 것을 간곡히 바란다.

2009. 6. 3.
민주주의의 후퇴를 우려하는 서울대학교 교수 일동

서명자 명단 (2009년 6월 3일)
강우성 강진호 계승혁 고철환 구명철 구인회 권태억 김길중 김도균 김빛내리 김상종 김세균 김영민 김용익 김월회 김유용 김인걸 김장주 김재법 김종욱 김종일 김진수 김춘수 김현균 김혜란 김효명 남동신 류재명 모경환 문중양 민은경 박경숙 박동열 박명규 박배균 박태균 박현섭 박흥식 박희병 방민호 배은경 배철현 백도명 변현태 봉준수 성노현 손영주 송석윤 신광현 신종호 심봉섭 안광석 안삼환 양동휴 양현아 오명석 오석배 오순희 오용록 우희종 유용태 윤순진 윤여창 윤여탁 윤제용 이강재 이건수 이경우 이병민 이성중 이성헌 이애주 이인호 이일하 이창숙 이철범 이현숙 이형목 임호준 임홍배 장덕진 장승일 전종익 전태원 정근식 정용욱 정원규 정향진 조국 조영남 조현설 조형택 조흥식 최갑수 최권행 최무영 최영찬 최윤영 한상진 한숭희 한영혜 한인섭 한정숙 허원기 홍기선 홍성욱 홍승권 홍재성 홍진호 황상익

김명환(인문대) 김민수(미대) 김정욱(환경대학원) 김현진(인문대) 이건우(인문대) 이근(국제대학원) 이동수(환경대학원) 이상훈(사회대) 이용환(농생대) 이준호(자연대) 장진성(인문대) 전경수(사회대) 최병선(사회대) 최진영(사회대) 이상 124명

가나다 순 정리 (동명이인은 마지막에 나열하고 단과대 표시)

1987년 명동성당에서 민주주의를 요구하면서 끝까지 굴복하지 않고 시위 중인 대학생들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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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정원 관련 모 교수가 북한이 김포까지 땅굴을 파는 등 남침 전쟁이 임박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개인 차원에서 언론사에 배포해 물의를 일으킨 모양이다.

항상 전쟁에 대한 위기의식을 갖는 것은 우리나라와 같이 국가 안보가 중요한 나라에 있어 필요하다. 그러나, 실제 물증과 사실이 아닌 개인적 주장으로 지나친 위기감을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미 우리 국민들은 위정자들이 남북 분단의 냉전 이데올로기를 이용해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나 전쟁 위험을 다소 과장해 국내 정치에 악용한 사례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북한의 전쟁 위협 자체를 너무 과소 평가하거나 무시하는 태도도 바람직하지 않다.


지난 1990년 양구에서 발견된 제4땅굴의 추억
나는 군대 시절에 강원도 양구에서 발견된 제4땅굴 발견 당시 실제 수색 활동에 참여한 바 있어 북한의 전쟁 위협이 얼마나 집요한지 실감한 바 있다. 양구의 제4땅굴은 이미 안보관광시설로 활용되어 관광객이 자주 찾는 곳 중의 하나이다. 제4땅굴은 북한의 새로운 침투 방법으로 모색되어 굴설된 땅굴로 1978년 제3땅굴이 발견된지 12년만인 1990년 3월 3일에 양구 동북쪽 26㎞ 지점 비무장지대 안에서 발견되었으며 군사분계선에서 1,2k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출처 : 데일리NK 뉴스]

이제는 제4땅굴이 있는 안보 관광지이자 남북 분단의 대치 상황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양구의 해안(亥安) 마을에 한번 가보고 싶다. 해안 마을은 펀치볼(punch bowl)이라고도 불린다. 해안 마을이 위치한 분지 형태가 거대한 화채 그릇 모양으로 생겼다고 해서 미군이 펀치볼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 유래이다. 만일 통일이 된다면 나의 가족과 반드시 가보고 싶은 첫번째 장소가 펀치볼과 비무장지대가 될 듯 싶다.

역사 속에서 자주적 국가 안보의 중요성 실감
과거 우리 민족이 당했던 치욕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자주적인 국가 안보는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지금 순간에도 우리가 편안하게 잠을 자고 자유를 향유할 수 있는 것도 24시간 365일 나라를 지키는 군인들이 있기 때문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국가 안보의 중요성을 새삼 실감한다. 20대 초반, 혈기 왕성한 젊은 나이에 군대를 다녀온 우리나라 남성들에게 있어 그 시절은 절대 잊혀지지 않는 소중한 추억이 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그렇지만, 현재 발견된 4개의 북한 땅굴 이외에 추가로 발견된 땅굴은 없다. 제1땅굴은 1974년 11월 고랑포에서 발견됐고, 제2땅굴은 1975년 3월 강원도 철원에서 발견됐으며 제3땅굴은 1978년 10월 경기도 문산에서 발견된 바 있다. 그리고 1990년 3월 강원도 양구에서 제4땅굴이 발견된 이후 북한 땅굴은 더 이상 발견되지 않고 있다. 북한이 1970년대에 여러개의 땅굴을 팠으나 그들이 판 땅굴이 계속 발견되자 땅굴 공사를 포기한 것이 아닌가 싶다. 지하에서 땅굴을 파는 일은 북한군에 가장 힘든 노가다 작업이었을 것이다. 게다가 지하에서 땅굴 공사 작업은 어떤 식으로든 지하에서의 공사 소리나 지하수의 변화 등에 의해 쉽게 노출될 수 있어 효율성이 무척 떨어지는 일이다.


북한 땅굴 위협은 과거 우리가 그 실체를 몰랐을 때에는 매우 위협적인 것이었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에서 보면 북한 땅굴은 지난 1990년 제4땅굴 발견이후 거의 20년 가깝게 발견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의 가공할 위협 수준은 아닌 듯 하다. 우리나라의 국방 수준이 높아져 북한이 땅굴을 굴착하면 곧바로 탐지할 수 있는 첨단 장비가 있고 아직 발견되지 않은 땅굴이 가동할 경우 즉각 타격해 용도 폐기할 수 있는 첨단 무기들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도한 정치적 위기감 조성은 경계해야
일반 국민들은 북한의 땅굴에 대해 막연히 위기감을 느끼거나 불안해 할 수 있다. 어느정도 국가 안보에 대해 긴장감을 갖는 것은 좋으나 실제와 달리 너무 과도한 위기감으로 스트레스까지 받을 필요는 없어 보인다. 아울러, 정치적으로 국민들에게 국가 안보를 빙자한 실제 이상의 불안감 조성은 정치권에서도 조심해야 할 것이다. 국가 안보는 정치적으로 악용할 대상이 아니라 모든 국민들이 역사 앞에서 가져야 할 민족적 시대적인 소명이기 때문이다.

가볍게 시작한 글이 주제가 땅굴과 안보에 대한 얘기다보니 너무 딱해진 것 같다. 정리하면, 국가 안보는 자자손손 우리 민족이 살아가야 할 존재의 의미 차원에서 중요하지만 한편으로 실제 새로 발견된 땅굴도 없이 과장된 사실과 가능성이라는 미명 하에 너무 과장해 정치적 악용이나 위기감 조성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국가 안보는 외부에 요란스럽기 보다는 냉철하고 착실하게 만일의 위협에 대해 철통같은 준비가 중요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강원도 양구에 위치한 제4땅굴의 관광 안내에 대한 내용을 첨부한다. 땅굴 중 유일하게 내부에 관람용 전동차를 운행하고 있다. 강원도 춘천과 양구를 함께 여행한다면 하나의 선택이 될 듯 하다. 아마도 조국과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이라면 실제 전쟁의 위협에 살고있는 우리의 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http://www.gwhsed.go.kr/cyberschool/gangwondo/yanggugo/dongmul/danggul.htm

관광지명 : 제4땅굴

위 치 : 강원도 양구군 해안면 현3리

개 요

  • 제4땅굴은 1990년 3월 3일 발견되었으며 국내에서 유일하게 내부 관람용 전동차를 운행하고 있습니다.
  • 땅굴광장에는 50여대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공간과 기념비, 군장비 및 안보교육관을 보실 수 있습니다.
  • 안보교육관에는 280여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영화관과 전시관을 비롯하여 북한의 관광지를 필름에 담은 3-D입체영상기가 휴게실에 비치되어 있어 북한에 대한 폭넓은 시야를 갖게 됨으로서 국내안보교육장의 활용되고있다.

규 모

    높  이 : 약 1.7m  
    폭     : 약 1.7m  
    깊  이 : 지하 145m  
    총길이 : 2,052m

관람방법

    통일부 양구북한관에서 출입신청(당일 신청 출입가능)  
    매주 화요일은 관람불가

교 통

    동서울,상봉동터미널에서 양구까지 버스운행, 양구에서 해안까지 4회 운행  
    서울-춘천-양구-해안

관 람 료 : 청소비(대인 1,000원, 소인 500원)  
                ※ 단체(30인이상):30%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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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리 탐구 탐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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