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우체국'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9.04.12 하늘나라 천국우체국의 감동을 아시나요? by 진리 탐구 탐진강 (10)


돌아가신 장인 어른의 기일을 앞두고 충북 제천에 있는 납골당에 다녀왔습니다. 장모님과 아이들을 비롯한 가족들이 모두 함께 3대의 자동차에 나누어 타고 오전 이른 시간에 출발을 했습니다. 햇살이 강하게 내리쬐는 초여름 날씨이고 고속도로가 봄꽃 구경 행락객들로 인해 교통체증이 심해 다소 힘든 일정이었습니다. 그러나 모처럼 납골당에 모셔진 어르신을 뵈러 가는 길이라서 그런지 아이들도 힘들지만 잘 참아주었습니다.

제가 결혼하기 이전에 장인 어른은 이미 돌아가신 터라 생전의 모습을 뵌 적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결혼 후 장모님을 비롯한 가족들과 벌초하러 가면 낫질에 일가견이 있던 저는 열심히 묘지의 잡초와 잡목들을 제거하곤 했습니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던 장모님은 당신의 남편을 위해 뻘뻘 땀흘리면서 쉴새없이 낫질을 하는 사위가 듬직하게 느꼈졌다고 합니다. 그러다 지난해 장인어른의 묘소가 재개발 지역이 되면서 지금의 납골당으로 모셔지게 되었습니다. 장인어른이 돌아가신지 벌써 15년이 넘었습니다.

장모님의 상념과 눈가에 비친 이슬 방울

지난해 당시는 바쁜 업무로 인해 찾아뵙지 못했기에, 올해는 아이들을 모두 데리고 납골당을 찾게 된 것입니다. 장모님은 장인 어른이 돌아가신지 세월이 많이 지났지만 장인 어른을 찾게 되면 여전히 깊은 상념이 드시나 봅니다. 아이들과 사위들도 있어 눈물을 보이지 않으시려 애쓰시지만 어느새 장모님은 눈가에 이슬이 맺힙니다. 가족들이 함께 납골당에 모셔신 장인 어른의 자리에 꽃장식도 새로 하고, 하늘나라에서 편안하게 보내실 수 있도록 가족 예배도 드렸습니다.


가족들과 일정을 끝마치고 납골당을 나오다가 특별한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천국우체국 우체통이었습니다. 그 옆에는 하늘나라로 보내는 글을 쓸 수 있는 공책도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이미 이 세상에는 없지만 그리운 하늘나라의 사람들을 위해 천국우체국이 자리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잠시 천국우체국으로 가는 우편함 앞에서 마음으로 편지를 썼습니다. '결혼하면 장인어른과 술 한잔 기울이는 것을 꿈꾸었는데 비록 함께 할 수는 없지만 당신의 아내와 딸이 사위와 함께 잘 살고 있으니 하늘나라에서 편안하게 지켜보시라'고 마음을 전했습니다. 천국우체국 우체통 옆의 벽에는 꽃잎편지라는 시 구절이 붙어 있었습니다.


사실 납골당에 오기 전 까지는 천국우체국이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일반에도 천국우체국과 같은 곳은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살펴보니, 전국의 주요 납골당에는 천국우체국과 같은 곳을 마련하고 있고 사이버 공간에도 서울시의 추모의집을 비롯한 여러 하늘나라우체국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세상에서 함께 동고동락했던 사람을 하늘나라로 떠나보내고 그리움과 슬픔을 안고 사는 사람들에게 좋은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록 배달되지 않는 하늘나라우체국의 편지이겠지만 그 간절한 마음은 하늘로 닿아 통하지 않을까 기원해 봅니다.

가슴 뭉클한 사연과 애절한 그리움

잠시 둘러 본 하늘나라우체국에는 가슴을 저미는 그리움을 담은 여러 사연들이 가슴뭉클하고 눈시울을 젖게 했습니다. 사랑하는 딸을 일찍 하늘나라로 떠나보낸 어머니는 거의 매일 딸에게 편지를 보내고 있었고 너무나 애틋하고 애절한 사연이라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찡하게 했습니다. 
보고싶은 딸아

잘 지내지.
어저께 까지 쌀쌀하더니만 오늘은 덥다는 생각이 든다.
온도차가 심한 요즘 건강한지.
너무 보고싶어 견딜수가 없어.
일하다가도 문득문들 네 생각에 눈물이 난다.
건강해야 돼. 그렇게 힘들어 했으니 하늘나라에서는 건강하게 하고싶은 일 하면서 마음껏 보내.

이별이란게 세월이 흘러도 이렇게 가슴아플까.
점더 잘해줄걸.많이 사랑해줄걸.이별후에야 후회하는 바보같은 엄마였구나.
먹고싶은것 실컷 사 주지도 못했고 갖고 싶은것 다 해주지도 못헀는데
이렇게 쉽게 이별할 줄이야 누가 상상이나 했겠니?
너무나 긴 병원생활에 한없이 지쳐서 힘들어하던 너의 모습이 자꾸만 떠올라서 눈물이 흐른다.

그래도 꿋꿋하게 잘 참아내던 우리 딸이었는데 엄마가 잘 지켜줘야 했는데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다음에 만나면 못해준 사랑 듬뿍 주련다.
엄마 용서해. 그리고 웃는모습 꿈속에서라도 보고싶어.
딸~아 딸~아 사랑해.

먼저 아내를 하늘나라로 떠나보낸 남편이 띄운 담담한 사연은 얼마나 두 부부의 사랑이 아름답고 깊은지 느껴지는 가슴뭉클한 감동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아내에게

어느덧 4월하고도 중순이 다가오네.
잘 지내고 있지..오랜만에 오네..
시간이 이리도 잘 가는지..잡고만 싶어...
당신이 나를 잘 이해해 주고 ..
너무 고마워 ..나만 그리 생각하는 거 아니지...
알지..난 항상 ..아니. 영원히 두 딸만 바라보며 살 거라는 거..

이래야 내가 굳게 맘을 먹을거 같아..핑계라도 좋아..
아니 절대 핑계가 아니라는거 알아줬으면 해..
실수하지 않는 실수를 그래도 맘 단단히 먹고 ..
잘지켜가며 살께.. 미안한 맘은 평생 간직하고 살께..
미안함을 더 이상 안하게끔 할께..

울 딸들 잘키울께...중3이 된 큰 애도 ..열심히 하는거같아..
막내역시도..한차례 혼나고 아빠맘을 알아줬으면 좋겠어..
너무 불쌍하지만 ..강하게 키우려면 ..어쩔수없잔아..
이제 5년생인대..자신이 알아서 ..해야지..물론..뒷바침은 잘 할께..

처형네나 처제..처가집 아버님 어머님..처남..
요즘은 통 연락을 못하고 사네..
내가 먼저 해야지...아무래도 ..
당신보내고...우리랑 연락 자주하면 많이 생각날까 ..그런 걱정도 들어..
서로 그런것 같아..하지만..알잖아..당신과약속..
평생 아버님 어머님으로 모시며..살 거라고...가까이..많이 만나지는 못하지만..

서울 하늘 아래 사는 동안.. 그렇게 살거야...
항상 우리가족들...잘 될 수 있게...도와줘...
아버님 한테도 가봐야하는데.. 나같은 아들도 없을 거야...죄송할 뿐이야..
당신한테도 담주에 갈께...
잘 지내고...
또 올께..

사랑해...나 죽는 그 날까지..
당신밖에 없다...
잘자....미안하구.

하늘나라에 있는 그리운 사람에게 보내는 여러 편지는 다종다양한 사람들의 가슴 아픈 사연으로 가득했습니다. 그러한 사연들을 읽다보면, 우리가 바쁜 일상 속에서 잊고 지냈던 소중한 사람들에 대해 진지하고 숙연하게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하나 하나의 사연들이 감동으로 밀려와 눈물이 자꾸 흐를 듯 하여 애써 참았습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 세상에 함께 살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고 고마운 일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함께 살아가는 행복과 사랑의 우리 인생



장모님이 납골당에서 하신 말씀이 뇌리에 남아 맴돌곤 합니다. 자식들이 미리 준비한 장인 어른의 젊은 시절 사진을 보시고 하신 말씀입니다. "왜 그렇게 젊은 사진을 준비했어? 그러면 나는 늙어보이잖아." 장모님은 첫 사랑과 결혼하신 후 시집살이도 심하게 하셨고 일찍 장인 어른을 떠나보내시고 홀로 자식들을 키우시면서 고생하신 것을 생각하면 당신의 남편에 대한 원망도 있을 법한데, 장인 어른을 사랑하는 마음이 여전히 그 당시 젊은 시절의 마음 그대로 남아계신 것 같았습니다.
 
하늘나라로 보내는 애절한 사연을 담은 천국우체국을 보면서 느낀 점이 많습니다. 우리가 사는 인생이 그리 길지 않습니다. 사랑하기에도 짧은 인생일지도 모릅니다. 영원한 이별과 그리움이 얼마나 가슴 아프고 애절한지 모릅니다. 서로 미워하고 노여워하고 살기 보다는 가까이 있는 사람들과 하루 하루를 더 사랑하는 마음으로 행복과 즐거움을 나누는 것이 진정한 인생이 아닌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오늘 하루도 서로 사랑하며 살았으면 합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진리 탐구 탐진강